첫 치과 검진은 반드시 돌 이전에
"괜찮아. 어차피 젖니는 빠지잖아. 영구치 나면 그때 관리 잘해주면 돼." 옛날 어르신 말씀 듣다가 후회할지도 모른다.
젖니에 충치가 생겨 염증이 생기면 영구치 치배(齒胚·치아를 만드는 싹)에 영향을 줘 영구치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거나
색이 변한 채로 이가 올라올 수 있다.
심하면 영구치가 제자리에 올라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또 젖니가 썩어서 빨리 빠지면 저작기능(씹는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없어져 이가 바르게 나지 않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큰 이상이 없어 보여도 생후 6~12개월 사이 치과에 가서 첫 검진을 받고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이 나기 전부터 관리해야
이가 나지 않은 아기도 수유한 뒤 하루 두세 번 깨끗한 거즈에 끓인 물이나 생수를 적셔 잇몸과 뺨 사이 혓바닥을 닦아줘야 한다.
아이가 귀엽다고 시도 때도 없이 뽀뽀하는 건 곤란하다. 부모의 충치균이 아이에게 넘어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입안이 깨끗한 상태에서 아이와 뽀뽀하자.
간혹 태어나자마자 이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수유에 방해되거나 이가 빠져 아기가 삼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과에 꼭 가봐야 한다. 이를 뽑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아기 치아가 불투명한 백색으로 변하면 즉시 치과에 가서 예방조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 닦을 때도 입을 잘 벌리지 않는 아이의 입안을 꼼꼼히 관찰하기란 쉽지 않은 노릇. 치아 관리엔 정기검진만한 왕도가 없다.
아기도 치실 사용하세요
칫솔질은 이가 나면 바로 시작해야 한다.
구강티슈만을 사용한 경우가 있는데 구강티슈는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
칫솔질을 너무 싫어하거나 여행할 때 간편하게 쓸 수 있지만 주가 돼서는 안 된다.
이를 닦아줄 때는 아기를 어른의 허벅지에 눕힌 다음 머리맡에서 내려다보며 닦아줄 것.
아이용 칫솔은 브랜드별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연령대만 맞춰 구입하면 된다.
치약은 만 2세 미만이면 먹어도 되는 아기용 치약을 사용하고,
2세가 지나 뱉어낼 수 있으면 불소 성분이 있는 어린이 치약이나 성인용 치약을 사용한다.
치약은 쌀알 한 톨만큼만 쓸 것. 혹 칫솔질 후 아기가 제대로 못 뱉어내면 거즈로 한 번 닦아준다.
칫솔질을 할 땐 한 부위에서 최소한 10회 이상 닦아주고 앞니의 안쪽은 칫솔을 세워 쓸어내리듯 닦아준다.
어금니와 송곳니가 나오면 아기들도 치실을 사용해 보자.
"이도 작은데 웬 치실?"이라고 생각하면 오산.
치실은 이 사이에 낀 음식 찌꺼기를 빼내는 용도가 아니라 치아의 옆면을 쓸어 닦아 주기 위해 쓴다.
칫솔질 전 이와 이 사이를 빠짐없이 닦아준다.
아이들은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일반 치실보다 손잡이가 있고 머리가 활처럼 생긴 치실홀더를 사용하면 관리하기 편하다.
정기적인 불소도포로 충치 방지
불소를 치아 표면에 발라 충치를 예방하는 '불소도포'도 방법이다.
불소는 칼슘 등의 무기질이 치아에 결합하는 과정을 강화해 치아를 단단하게 하고,
충치를 유발하는 세균의 활동을 저지하는 효과를 준다.
불소도포는 아이의 충치 가능성, 섭취하는 음식물의 종류 등에 따라 도포시기, 도포주기, 방법 등이 다르다. 이가 나오기 시작하는 6개월에 불소도포를 시작해야 하는 아이도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한국 아이들은 1년에 최소 두 번 정도의 불소도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은 2만~4만원선. 치과별로 가격 차이가 조금 난다.
칫솔질도 결국 교육
"칫솔을 장난감으로 알아요. 주면 빨고 내던지고…." 많은 아기 엄마가 호소하는 걱정에 대해 소아전문의들은
"칫솔질도 대소변 가리기, 세수와 마찬가지로 교육해야 할 과제"라고 한다. 모든 아이에게 통하는 묘법은 없다.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는 노래를 틀어주고, 율동을 좋아하는 아이는 춤을 추게 하는 식으로 칫솔질을 즐거운 행위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도움말=연세대 치과대병원 소아치과 이제호 교수, 대한소아치과학회(www.kapd.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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