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31일 전라북도 아름다운 순례길을 한옥마을(경기전)에서 전라북도지사와 4대종단 대표들이 선포하였다.
이번에 1차로 선포한 순례길은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하여 원불교 교동교당-한벽루-치명자산성지-상관-월암마을-
만덕산을 넘어-수원지 호반-의암리-화심-무지개마을앞-벚꽃터널-송광사에 이르는 28Km이 첫날 구간이었다.
송광사에서 템플스테이로 하루밤을 지내고 이틀날 송광사를 출발하여-오스갤러리 앞을 통과하여-오도재를 넘고
오덕사-독촉골교를 지나 고산에서 점심을 먹은 후-고산천변-어우리-율곡마을-천호성지에 이르는 26,5Km코스였다.
오늘은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매우 차가운 날씨인데다가 바람막이 하나 없는 들판과 천변을 걸으니 정말 추었다.
3일째는 천호성지를 출발-문드러미재를 넘어-이병기생가마을-여산 성지(뒷말,배다리,옥터,동헌,백지사터)-그리고
여산숲정이-선리교-망성농협-화산교를 거쳐-나바위성지에 도착하였다.(3일째 거리는 27,5Km로 전체 91Km에 이르렀다)
4일째 나바위성지를 출발하여-호남선 기차길을 기고-호남평야 들판을 걷고-중간에 배달해온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고-
(사실은 남원 쌍교동성당 형제님이 격려차 오는 길에 부탁을 하였다)-하루의 목적지 미륵사지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숙소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에, 부근에서 막 개업을 하여 2,000원에 할인요금을 받고 있는 찜질방에서 그동안의
피로를 말끔히 풀게 되는 행운을 잡았고, 부근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알고보니 전 정구 국가대표 은옥 씨가
운영하고 있는 식당이었다. 단체로 기념 사인을 해주며 하루를 즐겁게 마감하게 되었다.(27,5Km, 총 거리 118,5Km))
5일째, 미륵사지를 출발하여 미륵초등학교앞-삼정원-옥용교-만경강선교를 지나 갈대숲과 빈 논을 지나 초남이성지에
도착하였다. 초남이성지 김환철 신부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시시는 가운데, 아름다운 순례길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순례
문화연구원'의 김수곤 이사장님과 조선 상임이사등의 환영으로 피곤함을 잊고 그동안의 재미있는 일화 등을 나누며 함께
하는 마지막밤을 보냈다. (오늘 순례 거리 27,1Km. 총 147,8Km)
마지막날 6일째, 초남이를 출발하여-원동-과수원길-월드컵경기장-서곡교를 지나-맛있는 떡갈비로 배를 채우고-백제교-
우진문화공간-숲정이성지앞-서문교회-서천교성지-초록바위성지를 거쳐-남부시장-풍남문을 지나 드디어 목적지 전동성당
에 도착하였다. 이곳에서 성지해설을 마지막으로 공식 순례를 마치고 '한국순례문화연구원' 사무실에 도착하여 풀코스
완주 증명서를 받고, 그동안 고생하며 서로 격려하고 위로하고, 도와주며 걸었던 완주자 12명과 함께, 중간에 합류한
네명은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오늘 22,2Km 6구간 풀코스 총거리 170Km-원래 180Km였으나 일부 구간에서 현지사정으로 10Km를 변경했다.)
이번의 도보순례 180Km 풀코스에 참가하면서 나는 매우 자만에 빠져 있었다. 이까짓것쯤 문제가 있으리라고~?
그런 자만심 때문에 이틀째 걸으면서 조금 통증을 느끼면서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아 고생을 자초함에
스스로를 책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하루 지나고나니 바로 회복이 되어 나머지 구간은 그리 어렵지 않게
걷게 되었다. 그렇지만 또 다른 어려움에 부닥쳤으니 바로 다른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걷기에 힘들어 하는
것이었다. 물집을 따주고 바르는 약과 피로회복제를 나누어주며 그래도 낙오하지 않도록 격려하며, 어떤 때엔
노래까지 불러주며 함께 걸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완주를 포기한 사람들을 보니 매우 아쉬움이 남게 되었다.
이번 순례길에서는 나는 천주교 성지에 대한 해설을 담당하여 개신교, 원불교, 그리고 무종교인들에게 천주교를
알려주려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멀리 경기도 용인에서 오신 자매님, 나이가 70이 넘은 어르신들, 손자에게 인내심을 가르쳐 주기 위하여 아픈
다리를 절며 끝까지 완주하신 분, 종교를 떠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존중해야 한다고 앞장서 이야기 한 어느 개신교
신자, 다리 통증 때문에 집으로 돌아갔다가 치료를 하고 다시 합류한 함열의 어느 어르신...
모두가 각자의 의지대로 완주를 하고 나서 하는 말,
'앞으로 어느 때 이런 기회가 올지 모르는데 이번 기회에 걷기를 참으로 잘한 것 같다.'고...
완주 송광사의 템플스테이, 그리고 스님방에 초대받아 대접받은 차 한잔, 사미스님과 함께 걸으며 나눈 대화들,
스님과 수녀님과 함께 나눈 그 이야기들, 예약이 잘못되어 하마터면 고생할 뻔했던 나바위성당에서의 일,
들판에서 배달해온 김밥을 먹을 때 그 맛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6일간의 풀코스를 완주하신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