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듯이' 영어 공부하는 강사 김은영◈
지금도 나는 영어공부를 한다. 학생들에게 받는 질문 중에 가장 당혹스러운 질문중에 하나가 “영어를 어떻게 하면 잘하는냐?” 라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남들에게 내세울 만큼 그다지 열심히 한 것도 아니어서 가끔은 피하고 싶어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언어는 습관이기 때문에 잠시 손을 놓으면 그 감을 다시 잡기가 힘들어진다. 그래서 학생들앞에서는 잘난척(?) 하며 강의하고는 있지만 난 여전히 끊임없이 영어공부를 하려고 한다.
♠ 노출?? 아침에 난 영자신문을 빠지지 않고 보려 한다. 한국사람들이 출근길에 신문을 들고 전철을 타듯이 나는 영자신문을 들고 버스를 탄다. 그리고 아침 출근준비를 하면서 여러 영어 채널의 뉴스를 본다. 일부러 시간을 낼 수 없기 때문에 짬짬이 보는 뉴스나 저녁에 잠자기 전에 시트콤을 보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일단 영어환경에 노출을 많이 시키면 본인이 알고 있는 표현 하나라도 눈과 귀로 받아들이게 되니까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때는 반드시 신문을 본다든가 영어회화교재를 하나 마스터하려는 노력이 함께 병행이 되어야 한다. 알고 있는 단어나 표현이 있어야 들리고, 들어야 다시 기억된다. 그렇지 않고는 안들리는 내용은 영원히 안들리니까 (four letters(욕)은 어찌 그지 잘 들리는지 ㅎㅎ) …
♠ 영자신문은 재밌다?? 돌이켜보면 내가 영어에 많은 집착을 보였던 시기는 대학 1학년 때가 아니었나 싶다. 고3을 지나서 대학 1학년 때는 너무 많은 시간 때문에 한번씩은 방황을 할텐데, 나도 그 무료함을 참을 수 없어서 시작했던 것이 영어공부였던 것 같다. 일단 매일매일 영자신문이나 영문잡지를 읽었다. 그 당시에는 영자신문기자를 꿈꾸며 열심히 읽으려했던 것은 기억나지만 하루에 기사 몇 개 읽는 것으로 끝이 나야했고 그 기사도 읽고 나면 내용도 가물가물 했던 것 같다. 첨에는 지루하고 끝도 없어보이고 밑줄치고 외운 단어는 그 다음날이면 까먹고…. 참 답답했었다. 라면 한박스나 되는 대학노트에 적었던 단어들이 지금 봐도 왜 이리 생소한지… 영자신문에 실렸던 사설은 논리적인 발표를 할 때 많이 도움이 되었고, 영자신문에 실렸던 만화는 가볍지만 만만하지 않은 생활영어를 익히기에 좋았고, 영자신문마다 있는 Ann Landers 또는 Dear Abby 같은 칼럼이 문화를 이해하는데 좋았고, NEWSWEEK 이나 TIME과 같은 영문잡지에 실린 기사는 처음에는 많이 어렵겠지만 역사적, 사회적, 정치적 배경을 이해해야만 하므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우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기사는 일단 모두 읽으려 하면 한숨만 나오니까 일단은 제목부터 읽기 시작하고 관심있고 쉬운 기사부터 읽어나가면 나중에는 기사 하나를 읽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게 되고 고급영작이나 비즈니스 영작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일단 인내심을 가지고 1년은 꾸준히 해야 도움이 많이 된다.
♠ 영화는 살아있는 영어다 영화대사를 외웠던 것이 회화와 청취공부에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다. 드라마 같은 쉬운 내용의 영화를 선택해서 영화대본을 외우고 그 내용을 테이프에 녹음해 하지고 다니면서 그 문장들을 한 템포씩 뒤 좇아가면서 외우려고 노력했던 것이 도움이 많이 되었다. 언어는 모방이고 습관이기 때문에 배우들이 말하는 억양과 발음을 그대로 따라하려고 하면 스스로가 발음과 억양 교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반드시 회화클럽에 가입을 해서 내가 외웠던 표현들을 반드시 주위사람들에게 제대로 표현할수 있어야 한다. 입밖에 내지 못하는 표현은 영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너무 힘이든다면 좋아하는 짧은 팝송가사를 외우는 것도 좋다.
♠ 영어공부는 미친짓이다 참 지독히 공부했었다. 스파게티 봉지에 표시되었던 요리법을 외우기도, 아스피린 종이상자에 들어 있었던 사용설명서까지 몽땅 외우고 심지어 아침에 도서관에 갈 때 라커에서 사전을 다섯개나 짊어지고 도서관을 올라갔었으니 지금 전자수첩 세대는 이해 못할 것도 같다. 게다가 도서관의 내가 앉은 자리에는 전공서적보다(실제 나의 학부전공은 이과계통이다) 영어에 관한 책이 많았기 때문에 나를 흠모(?)했던 남학생들은 영문과에서 나를 찾으려 했다는 어설픈 전설도 …ㅋㅋ
♠ 참지 못하면 도달하지 못한다. 언어란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많은 인내력을 요구하는 분야다. 끊임 없이 하지 않으면 잊어버리게 되고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수도 있다. 그럼 다시 시작할 때는 그 포기한 부분에서 그 동안 잊어버렸던 부분까지 다시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힘들어서 다시 포기하게 된다. 끝이 없는 싸움일 것 같기는 하지만 어느 순간 영어가 재미있어지기 시작하는 순간부터는 이제 영어 때문에 행복해질 것이다.
♠문화를 이해해라. 두서 없는 나의 영어공부로 나름대로 자신감은 있었지만 졸업후 갖게된 호주에서의 초기직장은 생활은 편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다. 호주공항에서 인사로 들은 Good day mate!(구다이 마이트)도 못알아들어서 세번이나 Excuse me?를 외치다가 알아듣는척 쓴웃음으로 게이트를 빠져나오기도 했고, (호주에서는 A(에이)를 A(아이) 라고 발음한다, Good morning만 듣다가 갑자기 생소한 표현에 당황해서^^;;) 상사에게 걸려온 메시지를 받아 적는데도 분명 James(제임스) 였는데 철자를 불러달라고 했더니 (제이 아이 엠 이 에스)였다. 그래서 Jimes 라고 적었다가 챙피함에 눈물 콧물이 났던 때가 있다. 지금은 그때의 기억도 내가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될 나를 겸손하게 하는 귀중한 경험이다.
포기는 실패보다도 무섭다. 지금 여러분들도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거나 포기하려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포기하면 다시 시작하는 것은 더 힘들고, 쉽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도전하고 싶기도 하다. 영어공부 때문에 혹시라도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다면 나의 두서없는 이 경험담이 다시 여러분들이 힘을 내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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