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고이유 보충서(2)

[산과수]

상고이유 보충서

사               건   2003다 9742 손해배상(기)

원고(피상고인)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

피고(상 고 인)   김 원현

    위 사건에 관하여 원고(피상고인, 이하 “원고” 또는 “원고회사”라고만 합니다)가 제출한 2003. 7. 28.자 상고이유에 대한 답변 보충서에 법리 오해 및 사실 오인이 있어, 피고(상고인, 이하 “피고”라고 합니다)의 소송대리인은 다음과 같이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참고의견을 개진합니다.

다    음

1. 임의재평가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원고 주장의 요약

  ① 보험사업자의 경우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 이외에 임의재평가를 허용하는 근거 규정이 없으므로 임의재평가가 허용된다고 보기 힘든 점,

  ② 임의재평가가 가능하더라도 임의재평가를 통한 고정자산평가익을 당기순이익에 반영하기 위해서는 재정경제원 장관의 허가가 필요한데, 당시 원고회사는 대규모 결손을 예정하고 있을 만큼 보험금지급능력이 약화되어 있었으므로 재정경제원 장관이 고정자산평가익을 전액 준비금으로 적립하거나 결손보전 등에 사용하지 않고, 결과적으로 원고회사의 보험금지급능력을 잠식하도록 당기순이익에 반영하여 추가계약자배당을 할 수 있도록 허가한다는 것은 기대할 수 없었다는 점에서, 피고의 임의재평가를 통하여 합법적인 흑자결산이 가능하였다는 주장 자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을 전제로 한 것으로 타당하지 않음.

나. 임의재평가 근거 규정

    ‘임의재평가’라는 것은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 이외의 재평가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보험업법 제97조는 제3항에서 제1항 및 제2항의 내용과는 별도로, 보험사업자가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를 한 경우 자산재평가법에 의하여 적립한 재평가적립금의 처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바, 보험업법 제97조 제1항 및 제2항에서 말하는 ‘고정자산의 평가’는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 이외의 평가 즉 ‘임의재평가’를 의미합니다. 참고자료 8 ‘고정자산 평가익에 대한 미적립허가’는 임의재평가익을 손익에 반영하는데 대한 보험감독원장의 허가 서인데, 여기에도 임의재평가의 근거 규정으로 보험업법 제97조를 들고 있습니다. 또한, 생명보험회사 회계규정(참고자료 3) 제15조 제1항에서 말하는 ‘보험업법에 따라 자산을 재평가한 한 경우’ 역시 임의재평가의 또 다른 허용 규정이며, 원고가 참고자료 2로 제출한 보험감독규정 제70조에서 말하는 ‘법에 따라 자산을 재평가한 경우’가 바로 위 ‘임의재평가’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원고는 원고가 참고자료 1의 1로 제출한 생명보험회사 회계규정(생보 22330-66, ‘92. 7. 23.) 제28조의 규정을 인용하면서 마치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위 제28조에서 말하는 ‘취득원가’는 최초 취득가액 뿐만 아니라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 또는 임의재평가에 의하여 취득원가가 재평가되는 경우에는 그 재평가액을 취득원가로 하는 것을 배제하는 규정은 아닙니다(더욱이 이 규정은 ‘96. 10. 9. 참고자료 3과같이 전면 개정되어 임의재평가의 분명한 근거규정이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임의재평가를 허용하는 근거 규정이 없다는 원고의 주장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다. 임의재평가의 실행 및 준비금 미적립

  (1) 원고회사는 1990 회계연도(1990. 4. 1.～1991. 3. 31.)에 재평가를 실시하여 손익계산서에 ‘고정자산 평가익’ 93,826,563,920원을 계상하였으며(참고자료 4 ‘1990. 4. 1.～1991. 3. 31. 손익계산서’ 참조), 1991 회계연도(1991. 4. 1.～1992. 3. 31.)에도 재평가를 실시하여 손익계산서에 ‘고정자산 평가익’ 97,248,046,755원을 계상하였습니다(참고자료 5 ‘1991. 4. 1.～1992. 3. 31. 손익계산서’ 참조).

   또한, 관련 서증에 의하여 원심판결에서도 인정하고 있다시피, 원고회사는 1997 회계연도(1997. 4. 1.～1998. 3. 31.) 결산시에 본사 및 지방 사옥의 토지․건물 일체를 임의재평가하여 재평가차익이 발생하였으며, 단지 당시 미국의 메트라이프 보험회사와 투자협상이 진행되던 시점이었기 때문에 오랫동안 누적되어 온 책임준비금 축소의 관행을 일시적으로 정상화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어, 지방 사옥의 재평가이익만을 결산에 반영하였습니다(이는 참고자료 6 ‘1997. 4. 1.～1998. 3. 31. 손익계산서’상에 ‘유형자산처분이익 136,932,179,926원’이 계상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됩니다).

  특히, 원고회사는 2001. 11. 5.자 준비서면과 함께 갑 제10호증의 2 ‘1998. 12. 21.자 감정평가서’를 제출하면서, 서증목록에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소재 여의도 남동쪽에 위치한 대한생명 63빌딩에 대한 원고 소유의 지분에 대한 감정평가서로 1998 회계연도에 반영하였음”이라고 기재하였는바, 이는 본사 사옥에 대한 재평가이익이 1998 회계연도(1998. 4. 1.～1999. 3. 31.)의 결산에 반영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위 사실은 참고자료 7 ‘1998. 4. 1.～1999. 3. 31. 손익계산서’상에 ‘기타투자이익 406,782,044,561원’이 계상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하게 확인됩니다. 원고는 ‘재평가에 의한 흑자결산(및 준비금 축소의 해소)’이 하나의 가정일 뿐이고 전혀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 사건 이후인 1998. 12. 31.에 이미 원고회사는 ‘재평가에 의한 준비금 축소의 해소’를 실현하였던 것입니다.

  (2) 위와 같이 원고회사는 1990연대에 4번의 재평가를 실시하였고 이로 인하여 발생한 재평가이익은 전부 ‘재평가적립금’으로 적립하지 않고 재정경제원 장관(또는 보험감독원장. 1996년 이후에는 허가가 보험감독원장에게 위임되었습니다)의 허가를 얻어 당기 손익에 반영하였습니다. 당시 K율이 100%에 미달된 회사가, 재평가적립금을 적립한 경우에는 재평가적립금의 10～30% 이하를 자본전입으로 처분함으로써 주주 몫으로 할 수 있으나, 재평가적립금을 적립하지 않고 당기 손익에 반영할 경우에는 주주에 대한 배당이 금지되고 전액 미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사내 유보되도록 규정하고 있었는바(참고자료 1 ‘생명보험회사 잉여금 및 재평가적립금 처리지침’ 참조), 재평가이익을 재평가적립금으로 적립하지 않는 것이 계약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었기에 당시 재정경제원 장관 등의 허가는 하나의 통과의례 또는 요식행위에 불과하였으며, 재평가이익의 미적립 허가를 얻지 못하였던 적은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참고자료 8 ‘고정자산 평가익에 대한 미적립 허가’는 원고회사의 1997 회계연도 결산시 재평가이익을 준비금으로 적립하지 않고 당기 손익에 반영하는 것을 허가한 문서인데, 허가신청일이 1998. 5. 9.이고 허가일이 1998. 5. 12.이라는 사실만 보더라도 재정경제원 장관 등의 허가가 얼마나 요식행위에 불과하였는지를 능히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임의재평가를 통하여 합법적인 흑자결산이 가능하였다는 주장 자체는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이라는 원고의 주장은 매우 잘못된 것입니다.

2. 원심 판결의 의미를 오해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가. 원고 주장의 요약

  ① 현행법상 보험회사의 임의재평가의 가능 여부에 대하여 논란이 있다는 점,

  ② 임의재평가를 통해 흑자결산을 하기 위해서는 재정경제원장관의 허가가 필요한데 당시 그 허가의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였다는 점,

  ③ 원고회사가 실제로는 임의재평가를 하지 않고 책임준비금 과소계상을 통해 초과계약자배당을 하였기 때문에, 향후 고정자산을 처분하거나 임의재평가를 실시하는 경우에 재정경제원 장관 등의 허가를 받아 계약자배당의 재원으로 삼을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를 하게 되면 특별배당을 하게 될 것이어서 과다배당을 받은 계약자들에 대한 고정자산의 가치상승에 따른 배당금지급의무를 면할 수 없다는 것이므로, 원심판결 어디에도 ‘임의재평가에 의한 흑자결산 및 계약자배당’과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차액 및 특별배당’에 대한 법리오해가 없음.

나. 원고 주장에 대한 반박

    원고 주장의 내용 중 위 ①․②의 주장은 원심판결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서 이는 어디까지나 원고만의 생각일 뿐이며, 위 ①․②의 주장이 매우 잘못된 것임은 위 1.항에서 충분히 살펴보았습니다.

    원고 주장의 내용 중 위 ③은 그 의미를 다소 이해하기 힘드나, 아마도 ‘계약자에게 계약자배당이 이루어진 후에 다시 특별배당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결국 당초 계약자에게 지급될 것으로 예정된 금액이 이중으로 지급될 위험이 있는 것이므로 원고회사에게 손해가 발생할 것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인 것으로 보입니다. 원고의 주장이 위와 같은 것이라면, 이 점이 바로 ‘임의재평가에 의한 흑자결산 및 계약자배당’과 ‘자산재평가법에 의한 재평가차액 및 특별배당’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것입니다.

   계약자배당과 특별배당 모두 ‘배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나, 상고이유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위 계약자배당과 특별배당은 그 성격이 전혀 상이합니다. 즉, 계약자배당은 보험계약자가 그동안 보험회사에 납부한 보험료 가운데 안전할증 부분에 대하여 사후에 정산해 주는 부분으로서 이는 보험회사의 영업비용에 해당하는 것이고, 자산재평가법에 의하여 계상된 자산재평가적립금을 재원으로 한 특별배당은 어디까지나 자본잉여금에 대한 일종의 환급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계약자에게 계약자배당으로 얼마의 금원이 지급되었다고 하여 향후 특별배당이 있을 경우 위 계약자배당으로 기 지급된 금액을 공제하는 것이 아니고, 계약자배당은 계약자배당 요건이 충족되면 지급되는 것이고 특별배당은 특별배당대로 그 지급요건이 충족되면 지급되는 것으로서 서로 양립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책임준비금 과소계상과 계약자배당 초과 지출 사이의 인과관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특별배당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입니다.

   더욱이, 향후 자산재평가를 실시하고 이를 통하여 특별배당을 실시할 것을 가정한 ‘배당금 이중 지급에 의한 손실’ 주장이야 말로 전혀 불가능한 가정을 전제로 한 것으로 주장 자체로 모순이 있는 것입니다. 위에서도 지적하였듯이, 원고회사는 이미 1998. 12. 31. 원고회사의 본사 사옥을 재평가해서 준비금의 축소 적립 문제를 해소하였는데(갑 제10호증의 2, 갑 제11호증의 3, 피고가 제출한 참고자료 7 각 참조), 위와 같은 사실을 외면하고 또 다시 재평가익의 특별배당 책임이 바로 발생할 것을 가정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주장하고 있는 바, 이 역시 주장 자체로 모순이 있다 할 것입니다.

3.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소고

  가. 이 사건은 기본적으로 피고에 대하여 직무집행상의 위법행위 내지는 임무해태행위로 인하여 원고회사에게 손해를 끼쳤음을 원인으로 상법 제399조(이사로서의 책임) 및 민법 제750조(보험계리인으로서의 책임) 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구하고 있는 것입니다.

  나. 그러나, 이사의 책임은 무조건적인 결과책임이 아니며, ‘경영판단의 법칙(business judge rule)’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그리고 자신의 독자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에 의해 회사의 이익이라고 생각되는 방법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면 법원이 손해배상책임으로 그 판단의 잘못을 탓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판례 역시 이사의 주의의무는 ‘회사의 이익을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필요하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할 의무’이므로 이사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였다면’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30465, 30472 판결).

   또한, 판례는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도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판시하였습니다(대법원 1996. 4. 9. 선고 95다52611 판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를 보면, 당시 영업경쟁력의 유지를 위해서는 계약자배당이 불가피하였고 이를 위해서는 흑자결산이 반드시 필요하였으며, 흑자결산을 위해서는 책임준비금을 과소계상하든지 아니면 임의재평가를 실시하였어야 했는데, 원고회사는 위 2가지 방법 중 책임준비금을 과소계상하는 방법을 택하였던 것입니다. 또한, 피고가 원고회사를 퇴직한 후인 1998 회계연도에도 원고회사는 거액의 결손에도 불구하고 “적정한 계약자배당이 영업경쟁력 유지를 위하여 긴요하다”는 이 사건 기간 중의 경영판단과 동일한 판단으로 계약자배당을 시행했습니다(갑 제 11호증의 2 “FY 1987～1999 연도별 계약자 배당율 및 배당금액” 참조).

   따라서, 이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위 대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라 경영판단에 관한 사항 및 원고회사의 사정이 고려되어야 합니다.

   다. 가사 피고의 주장과 다르게 피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기업 풍토가 그러하듯이 원고회사 또한 소유주로서 회장인 소외 최순영에 의하여 전적으로 운영되었고, 피고는 최순영 회장의 지시 및 결정을 단순히 따르거나 묵인할 수밖에 없었던 것인바, 손해배상책임 여부를 살펴보는데 있어 이 점 또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참 고 자 료

3.생명보험회사 회계규정

4.1990 회계연도(1990. 4. 1.～1991. 3. 31.) 손익계산서

5.1991 회계연도(1991. 4. 1.～1992. 3. 31.) 손익계산서

6.1997 회계연도(1997. 4. 1.～1998. 3. 31.) 손익계산서

7.1998 회계연도(1998. 4. 1.～1999. 3. 31.) 손익계산서

8.고정자산 평가익에 대한 미적립허가(1998. 5. 12., 보험감독원장)

                                                         2003. 8. 26.

                                                       피고(상고인)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화우

                                                                              담당변호사 OOO, OOO, OOO

대법원 민사2부(타) 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