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쯤 전인가?
대구에 갈때마다 빠에 들려 대구의 스타일을 구경하곤 했다.
대구 살사바에 가면 가끔 사람들이 루에다를 춘다.
처음엔' 뭐니?' 하며 흥미를 느끼며 구경했다.
영화에서나 본 듯한 원형 춤..ㅋ 무슨 민속춤같기도 ...하지만 그건 살사였다.
가볍게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발도 구르고 박수도 치고 원을 빙글빙글 돌며 쉴새없이 파트너를 바꾼다..
점점 흥도 나고.. '와~~ 잼있겠다..'하고 있을때 누군가 나에게 와서 같이하실래요 했다...허걱...
반갑기도 했지만 나름,,, 소심한 성격에 조금 망설이고 있으니
괜찮다고 쉽다고 하며 즐거운 분위기가 물씬 피어나는 그 원형에 나를 끼워 넣었다.
그날..
난 살사 경력 2년 중에 가장 즐거운 춤을 추었다.
수원이나 서울은 루에다를 추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예전에는 그래도 가끔은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그저 두 사람이 손을 잡고 무표정하고 섹시하면서 세련된 동작으로 깔끔한 살사를 춘다.
그나마 수원은 사람들이 표정 좋고 분위기 좋기로 한때 소문날 정도로 파트너에 대해 배려하고 즐거움을 공유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느낀 루에다는 여러사람이 함께 즐거움 속에서 하나가 된다. 표정을 숨기거나 관리할 수 없을 정도로...
그때 생각한 것은 수원에서 언젠가는 루에다를 함께해야겠다는것...
언제부턴가 수원에도 잘추거나 세련되게 추는 것이 중요시되고
멋진 동작과 다양한 패턴에 대한 요구가 늘어가며
끊임없는 강습과 거울앞에서 자신의 동작을 가다듬는 이들로 가득할뿐 정작 플로어는 비어 있을 때도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수준이 오르면 수원보다 훨씬더 잘 추는 사람들로 가득한 또 새로운 파트너들로 가득찬 서울로 가게된다.
어느 순간 나 역시도 강사를 할때 그 누군가에게
" 턴에서 너무 플로어를 좋아라하면 안 늘어요. 그냥 춤추는 것만 즐기지 말고 거울 앞에서 연습을 하세요. 기초가 중요해요."
라고 말하고 있는 것을 발견했을때...
모순된 나를 느꼈다.
토요일마다 3-400명이 북적이는 강남바에 가서 새벽 2-3시까지 땀에 흠뻑 젖도록 춤을 추고도 느껴지는 그 갈증..
어느 순간 나는
춤추는 나만을 생각하고..
춤추는 나의 모습만을 사랑했을뿐..
춤 자체를 사랑하지 않았나...
참붕어옵이 항상 농담처럼 말하는
'춤출때만은 파트너를 사랑하라'는 그말을
어느새 잊고 있었나보다.
살사를 춘지 어언 4년
그동안 나의 살사속에는 음악과 음악속에 움직이는 내가 있었을 뿐 ..
파트너는 내가 음악과 하나되는 내 몸의 움직임을 느끼게 해주는 사람이었을 뿐이라 생각하니 이렇게 미안할 수가~*^^*
태발님이 뒷풀이에서 농담처럼 말씀하신 그 말은 살세로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살사를 정말 잘 추는 고수란
1.춤추는 내내 파트너를 다치지 않게 보호하고
2. 춤추는 동안 파트너가 그지없이 편안해야 하고
3. 파트너의 수준을 빨리 파악해 수준에 따라 맞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결국은 뭐든지 파트너를 배려함에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