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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금(大長今)] 09
줄거리 :
제조상궁을 비롯한 심사 상궁들은 재료관리 소홀을 이유로
장금에게 어선경연에서 탈락결정을 내린다.
하지만 경연장에 예상치 못한 대비의 등장으로 장금의 요리는 새로운 평가를 받게된다.
공식적인 나인훈육이 시작되기 전날 밤,
훈육장에서는 궁녀들의 묵계식(墨契式)이 행해진다.
묵계식에서 항이의 출생을 둘러싼 궁녀들의 숨겨진 비화가 소개되고,
지금까지 소개된 적이 없는 궁녀들만의 엄격한 법도도 함께 소개된다.
한상궁은 상궁이 된 장금에게 박나인이(장금모) 쓰던 칼을 건네며
절친했던 친구 박나인의 이야기를 장금에게 들려준다.
하지만 한상궁과 장금은 아직 서로 박나인과의 관계를 알지 못한다.
민정호는 여섯 달 전 단도를 맞고 쓰러진 자신을 구해준 여인(장금)을 찾기 위해
치계천을 찾아가 대령숙수 강덕구의 이야기를 듣고 덕구집을 찾아간다.
산 속 왕의 사냥터, 야외 수라간에서 사골 육수를 만들던 한상궁은
육수에 잘못 들어간 소라 독을 먹고 쓰러진다.
한상궁은 금영과 장금에게 야외 수라간의 모든 책임을 맡긴다.
#1 훈육장 안
아이들은 다시 6열횡대로 죽 서있다.
이때.. 들어오는 심사단들..
심사단들 모두 서면..
제조상 : 우선.. 정상궁이 결과를 먼저 발표하시게.
정상궁 : (앞으로 나가서는) 이번 어선경연(御膳競演)의 장원은..
금영 : ......
장금 : ......
정상궁 : 최금영!
금영 : ......
장금 : ......
모두들 : (웅성거리며 서로를 보는 표정들)
정상궁 : 장원을 한 금영에게는 상이 내려질 것이다.
금영 : ......
장금 : ......
정상궁 : 다음은.. 이번 어선경연에서 낙제하여 나가게 될 생각시들이다.
모두 : (바짝 긴장)
정상궁 : 동궁전의 박가 순연..
순연 : (실망하는)
장금 : .....
정상궁 : 동궁전의 김가 오련..
오련 : (실망)
장금 : .....
정상궁이 몇 명의 이름을 더 대고.. 바짝 긴장하고 있는 장금의 모습.
정상궁 : 대전의..
장금 : ......
정상궁 : 서가.. 장금..
놀라는 장금의 표정(8부 엔딩).
안타까운 표정의 한상궁.
금영의 표정.
또 연생의 표정..
장금 역시 충격을 지울 수 없는 얼굴로 서있는데..
연생 : (울먹이며 떨리는 소리로) 마마님..
정상궁 : (본다)
연생 : (더구나 감히 물어볼 수 없는 상황이라 주눅이 들어) 마마님! 죄송하오나
아까.. 장금이의 만두를 맛보신 분들의 표정은.. 모두.. 맛있다는..
최상궁 : 지금.. 어른들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거냐?
연생 : (너무 떨려) 아니..그런 것이.. 아니옵고..
정상궁 : (단호하게) 음식을 하는 자에게 재료 간수는 기본이다!
또한 경연에서 똑같이 주어진 재료를 쓰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
장금 : .....
정상궁 : 하여 실격되었다.
장금 : .....!
금영 : ......
한상궁 : ......
정상궁 : 이번 경연의 평가가 엄격했던 것은 사실이나 이는 전하의 교지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모두 : ......
정상궁 : 낙제를 한 아이들은 오늘밤 짐을 싸 내일 퇴궁하도록 하여라
장금 : ......
이때.. 밖에서 ‘대비마마 납시오’ 하는 소리 들린다.
앞의 내시상궁들.. 모두 문 쪽으로 가 머리를 조아리면 대비와 노상궁.. 등등이 들어온다.
제조상 : 마마! 어인 일로 친히 납시셨습니까?
대비 : 내명부의 큰 일이 아니냐! 내 지밀과 침방의 경연을 둘러보고 이리로 오는 길이다.
제조상 : 마마의 하해와 같은 성은에 감읍할 따름이옵니다.
대비.. 앞에 놓인 음식들을 죽 보며..
대비 : 이것이로구나!
하고는 죽 보다가 특이한 금영의 것이 있자 관심을 가진다.
정상궁 : (얼른 수저를 대령하며) 장원을 한 음식입니다. 젓수어 보시지요..
대비 : (젓가락을 들어 먹어본다)
금영 : .....
대비 : (고개를 끄덕이며) 오오.. 그래.. 그럴만 하구나.
아직도 온기가 남아 촉촉한 것이 맛이 달아나질 않았어.
정상궁 : 진연(進宴)때마다 식는 만두가 안타까워 그리 했다 하옵니다.
더구나 반죽도 육수로 하여 그 맛을 더한 것이 인정되어 장원으로 뽑았습니다.
대비 : 그래..
하고는 또 다음의 음식들을 보다가는 장금의 것이 특이하자.. 그리로 발길을 돌린다.
장금.. 긴장하고.. 다른 상궁들도 모두 긴장하는데..
대비.. 숭채 만두를 먹어본다. 그리고는 음미하는데..
모두들.. 대비만 바라보고..
대비 : 진가루 대신 싼 이 채소는 무엇이냐?
장번내 : 숭채라 하옵니다. 원래는 약재로 들어와 다재헌에서 키우고 있는 것인데..
먹어보니 맛이 훌륭하여 써봤다고 합니다.
대비 : 오오! 그래? (하고는 단호박 만두를 먹어본다) 달콤하여 만두와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단호박도 만두피로 쓰니 아주 맛이 좋구나! 우리 원자에게 주면 아주 좋겠어.
모두 : ......
대비 : 이 음식은 몇위를 하였느냐?
정상궁 : ..낙제하였사옵니다.
대비 : (놀란듯) 뭐라! 낙제? 무슨 연유로?
정상궁 : 나누어준 진가루를 잃어버려 주어진 재료를 쓰지 않은 것이라 실격하였습니다.
대비 : (아쉬운듯한 표정인데) ......이것을 만든 궁녀가 누구냐?
장금 : (나서며) 소인이옵니다.
대비 : 어쩌다가 진가루를 잃었느냐?
장금 : ......
노상궁 : (끼어들어) 마마.. 실은 제 불찰로 그리되었습니다.
장금 : ......
대비 : 노상궁이?
노상궁 : 예.. 사연이 깊사오나 제 실수로 그리된 것이오니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대비 : 그래? (다시 장금을 보며) 진가루를 잃었어도 굴린 만두도 있고 어만두도 있는데
굳이 이것을 쓴 이유가 따로 있느냐?
장금 : (찬찬히 설명하듯) 우선 숭채나 단호박이 만두속 맛과 잘 어울러질거라 생각했습니다.
대비 : ......
장금 : 또한 어선경연은 전하의 음식인데 전하께오서는 위와 장이 좋지 않으십니다.
숭은 장에 좋고 그 즙은 고뿔을 예방합니다. 단호박은 모두 아시다시피
변비를 예방하고 비위를 튼튼히하여 부종을 가라앉혀 준다 하였습니다.
대비 : ......
장금 : 또한 궁중의 음식은 백성이 먹는 음식을 이끌어간다 들었습니다.
숭은 지금은 귀하나 씨앗을 퍼트리면 조선에서 금방 정착할 수 있는 채소이옵고..
단호박은 집집마다 늘어져있는 것이옵니다. 진가루는 너무 귀하여 백성들이 먹기 힘듭니다.
대비 : (그런 장금의 말을 진지하게 듣다가는 호탕하게 웃는다)
모두 : (의아한데)
대비 : (노상궁을 보며) 노상궁은 용서를 받을 게 아니라.. 칭찬을 받아야겠다!
네가 진가루를 없애지 않았다면 어찌 이런 것을 생각해 냈겠어!
모두 : (놀라고)
대비 : 음식이라는 것이 맛좋고 먹는 사람에게 좋고 쉬이 먹을 수 있으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냐!
장금 : ......
대비 : 더구나 이 아이는 재료가 없을 때 순간적으로 생각해내는 머리까지 지녔는데
어찌 궁(宮)밖으로 내치겠느냐?
장금 : ......
금영 : ......
모두 : (각각의 표정이 다르다)......
대비 : 저 아이를 대전에 두어 주상께는 물론이요 백성들에게도 이로운 음식들을 많이 만들게 하라!
모두 : 예.
감격하는 장금.. 장금을 보는 금영..
역시 감격하는 한상궁.. 기분이 상한 최상궁등등..
또한 생각시들도 즐거워하는 연생.. 창이..
열받는 영로..
그외의 생각시들도 장금을 바라보는데..
#2 훈련장 밖
컷: 한쪽
삼삼오오 무리지은 각 전각 생각시들이 소근거리고 있다.
동궁1 : 장금이란 애가 도대체 누구야?
동궁2 : 채마밭으로 쫓겨나기까지 했었던 애라는데, 대단하지?
컷: 다른쪽
금영과 영로가 들으며 기분이 좋지 않은 듯 가는데..
대비1 : 이렇게 되면 장원도 바꿔야 되는거 아냐?
대비2 : 그러게! 대비마마도 인정한 맛인데..
영로 : (가던 영로 끼어들어) 그게 무슨 망발이냐? 엄연히 장원은 금영인데..
걔는 소 뒷발에 쥐잡은 거라구!
대비3 : 뒷발에 잡았든 앞발에 잡았든, 대비마마께서 그리 칭찬을 하셨으면 굉장한거지..
영로 : 아니.. 이것들이...
금영.. 그냥 묵묵히 간다. 그러나 모든 화제가 장금에게로 쏠리는 것이 영 탐탁치 않다.
영로 쫓아오며
영로 : 맘 상하지마! 원래 늘 잘하는 사람보다 어쩌다 잘하는 애들한테 더 관심이 많은거야
(하다가 근처에 장금과 연생이 있자) 지까짓 게 해봐야 그렇지..
금영 : (역시 장금을 본다)
컷: 조금 떨어진 곳
연생 :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짜증을 내며) 귀신들 다 어딨어? 저걸 안 잡아가고!
장금 : (웃으며) 그러지 마. 아까는 왜 그랬어? 그러다가 너까지 잘못되면 어쩌려고..
연생 : 나도 몰라 그냥 나도 모르게 니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니까 갑자기 눈에 뵈는 게 없어 가지구..
장금 : ..고마워..
연생 : 아무튼 정말 다행이야..정말.. 그리고.. 노상궁마마님도 너무 고마우셔.
하는데.. 이때 항이가 나인복이 든 보자기를 들고온다.
항이 : (보자기를 주며) 언니 나인복이예요
장금 : .....
항이 : 정성을 다 하였습니다.
장금 : ......
항이 : (곱게 인사를 하고는 가는데)
장금 : (그런 항이를 본다. 그리고는 생각하는데).....
#3 훈육장 밖 외경(밤)
조방은 물론이고.. 각 전각의 나인들이 훈육장을 완전히 둘러싸고 바깥을 향하여 죽 서있다.
잡인의 출입을 막으려는 듯 한데.. 뭔가 굉장히 은밀하고 장중한 분위기이다.
#4 훈육장 안(밤)
바깥의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안에는 수랏간은 물론..
지밀과 침방등 모든 처소의 나인후보들이 모두 모여 약 50명의 나인후보들이 꼿꼿한 자세로 앉아있다.
금영 영로 창이 연생 그리고 장금과 항이의 모습도 보인다.
앞에는 제조상궁과 노상궁, 정상궁과 대전 지밀상궁 감찰상궁등
각 처소의 최고상궁들이 모두 앉아있다.
제조상 : 공식적인 나인훈육은 내일부터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밤 우리가 여긴 모인 이유는..
모두 : (긴장).....
제조상 : 궁녀(宮女)들만의 묵계식을 하기 위함이다.
모두 : ......
제조상 : 이 묵계식은 궁녀가 아닌 누구에게도 비밀이다. 이를 지키겠느냐?
모두 : ..예.
제조상 : (노상궁에게) 하시지요..
장금 : ......
노상궁 : (항이를 보며 어렵게 입을 뗀다) 내가 젊은 상궁시절 내 밑의 나인 하나가
중국사신들을 접대하는 태평관에서 일을 하다가 명나라 사신에게 봉욕을 당하고 말았다.
항이 : (어.. 내 얘긴데.. 이상하다)......?
장금 : (역시 이상하다).....?
노상궁 : 그리고는 아이를 수태한 채 산달이 가깝도록 이를 숨기다가 들통이 났다.
항이 : ......
장금 : ......
노상궁 : 궁녀의 법도는 국법보다 지엄한 법.
아무리 사신의 횡포였다 해도 예외는 없어 그 아이를 내 손으로 자결시켰다.
(입술이 떨려가면서 얘기는 계속 하고)
항이 : (충격으로)......
장금 : (충격적으로 듣는데).....
노상궁 : 허나.. 그 아이가 떨구고 간 갓난아이는 차마 죽일 수 없었다. 하여 내 처소에서 몰래 키웠다.
그 아이는 아직도 내가 제 어미를 죽인 사람인줄도 모르고 나를 제 친 어미로 알고 있지!
(하고는 항이를 보며 감정이 격해지는데)
항이 : ......!
장금 : ......!
제조상 : 우리가 이 얘기를 너희에게 들려주는 이유가 있다.
모두 : .......
제조상 : 첫째는 그 이유가 어떠한 불가항력적 상황이라 하여도 임금을 배신한 행위는
스스로 죽음으로 대신한다는 것이다.
노상궁마마님께서 자신의 혈육과도 같은 아이를 그리 하신 것은 바로 그 이유다.
노상궁 : ......
항이 : ......
장금 : ......
제조상 : 억울하고 불쌍하게 목숨을 끊은 나인의 자식을 거두어주신 것.
상궁들이 돌아가며 그 아이를 처소에서 키워낸 것.
이것이 혈육보다 진한 궁녀들간의 정이며. 이것이 궁녀들의 두 번째 법도이다.
노상궁 : ......
항이 : ......
장금 : ......
제조상 : 마지막으로 우리 상궁들은. 그리고 너희의 선배나인들도 이 이야기를 모두 안다.
허나 누구도 궁녀 아닌 자에게 일체 발설치 않았기에
여기 계신 노상궁마마님도 그 아이도 무사히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모두 : ......
제조상 : 이것이 궁녀(宮女)다.
모두 : ......
장금 : (노상궁을 본다)
제조상 : 너희들이 지금부터 할 묵계의 의미를 알아야 할 것이다.
모두 : ......
제조상 : (정상궁에게) 시키거라..
정상궁 : 따라하거라. 임금을 배신하는 행위는 어떠한 것도 용납지 않아..
모두 : 임금을 배신하는 행위는 어떠한 것도 용납지 않아..
정상궁 : 눈으로도 간음치 않으며
모두 : (따라하고)
정상궁 : 손으로도 간음치 않으며..
모두 : (따라하고)
정상궁 : 입으로도 간음치 않으며
모두 : (따라하고)
정상궁 : 마음으로 간음치 않으며..
모두 : (따라하고)
정상궁 : 그것이 사내가 아니라 계집과 하는 대식(자막 : 대식 : 동성애)이라도 마찬가지이며
따라하는 장금의 모습과 항이의 모습..
그리고 금영의 모습도..
#5 내금위 집합소 마당(밤)
정호.. 나와서는 삼작노리개를 보고 있다.
그리고는 가면서 아무 생각 없이 훈육장 쪽을 본다.
#6 훈육장(밤)
묵계식은 계속되고..
정상궁 : 동무를 제 몸처럼 아껴 배신하지 않으며
모두 : (따라하고)
정상궁 : 궁녀들간에 벌어진 어떠한 일도
모두 : (따라하고)
정상궁 : 외부로 발설치 않는다.
따라하는 장금.. 금영.. 항이 등 등의 모습에서..
#7 궁(宮) 일각(다음날 아침)
항이가 만든 나인복을 입고는 나인식을 하는 장금의 모습.
앞의 대비와 중전에게 절을 하면 중전이 종 9품으로 첩지를 내리는 모습. 등등..
시간이 경과하면..
중전과 대비는 없고 나인과 상궁들이 죽 사열한 채 노상궁을 보낸다.
모두.. 엄숙하고 결의에 찬 모습들인데.. 많은 회한이 남은 궁(宮)을 떠나는 노상궁의 모습.
보는 항이의 모습..
보는 장금의 모습..
#8 궁(宮)일각
장금이 처소로 가고있는데.. 홍이가 온다.
홍이 : 항아님!
장금 : 무슨 일이냐
홍이 : 저기 내금위에서 이걸 항아님께 전해드리라 해서..
장금 : (보니.. 멀리 민정호의 뒷모습이 보인다)
장금.. 보면.. 서경이다.. 고마운 마음이 들고...
#9 처소로 가는 길
장금.. 정호가 준 책을 안고는 설레어 간다.
#10 처소 앞마당
장금 들어오는데..
최상궁이 있고.. 아이들(연생 영로 금영 창이 등)있는데..
연생 영로 창이는 울상이다. 보니 나인 처소가 배정된 분위기.
영로 : 마마님! 저는 연생이랑은 도저히 한방을 쓸 수 없습니다.
연생 : (불쌍한 눈빛으로) 저도 마찬가집니다 마마님! 마마님 제발..
최상궁 : (둘에게) 뭐가 문제야?
영로 : 연생이하고는 무슨 살이 끼었는지.. 사사건건..
연생 : (OL) 예에 영로는 제가 하는 말마다 사사건건 어찌나 악담을 해대는지..
최상궁 : (OL) 이게 무슨 망발들이야! 동무와 친하게 지내라고 그리 일렀거늘!
뉘 앞이라고 악담을 하고 나서는 게냐!
영로 : 그게 아니오라..
연생 : .....
최상궁 : (OL) 더는 말이 필요 없다! 이후로 잡음이 있을 시에는 모두 매로 다스릴 것이다. 알겠느냐?
하고 최상궁.. 가면..
영로와 연생도 팽 토라지며 서로 각각 가고..
장금.. 멀뚱히 누가 자기 짝인가 보면..
창이 : 우리 셋이 한 방이야.
하고 보면.. 금영과 창이.. 장금이 한 방이다.
#11 연생 영로의 방(밤)
연생 영로 들어와 있는데..
영로는 짐을 풀어놓고는 농에 옷을 정리하고 있고
연생은 돌아앉은 채 거울을 놓고는 머리를 빚고 있다.
영로.. 자신의 짐을 농에 다 정리한 후 옆에 널브러져있는 연생의 짐을 보고는
영로 : 너도 짐 정리해.
연생 : 내일 할래.
영로 : 나 어질러진데서 잠 못 자. 정리해.
연생 : 힘들어 내일 할래.
영로 : (일단 참는데)
연생 : (머리를 다 빚고는 거울만 대충 닫고) 어휴! 오늘 힘들어서 혼났네 빨리 자야지..
하고는 누우려는데..
영로, 이번엔 자신이 경대 앞에서 단장하려다가
연생이 앉았던 자리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보고는 기겁을 하며
영로 : 야.. 여기 이 머리카락들..
연생 : (보며) 내일 또 떨어질텐데 뭐 내일 치울래!
영로 : 야! 빨리 안 치워? 그냥 두면 내 옷에 이 이불에 다 묻을 거 아냐!
연생 : (영로 말에는 신경도 안 쓰고는 영로의 화장품을 보는데)
영로 : 내 말 안 들려? 빨리 치워..
하는데.. 연생.. 치울 것처럼 경대 앞에 와서는 영로의 화장품 중에 하나를 집어들면서..
연생 : 야! 이거 분이야?
하며.. 종이를 펴서는 열어보더니.. 바를 기세다.
영로 : (확 뺏으며) 야! 누가 남에 물건 맘대로 손대래!
연생 : 왜 소리를 지르고 그래? 동무끼리 그 정도도 못해?
영로 : 누가 동무래.. 누가!
연생 : 최상궁마마님이 그러시지 누가 그래. 나는 뭐 너하고 같이 있고 싶은 줄 알아!
하고는 팩 토라져 돌아눕는다.
영로.. 그런 연생을 보며 역시 열 받아 자신의 이불에 역시 돌아눕는다.
연생 : 불 꺼!
영로 : 니가 꺼.
연생 : 늦게 눕는 사람이 꺼!
영로 : (부들부들 떨면서 불을 끈다)
#12 방밖 복도(밤)
불이 꺼진 복도.. 정적이 흐르는데..
잠시후.. 우당탕 쿵탕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영로가 너무 크지 않게 질러대는 소리가 들리고
급기야.. 울면서 나오는 연생.
#13 장금의 방(밤)
울면서 들어오는 연생..
이제 막 잠자리에 들려고 하던 장금과 금영.. 창이.. 놀라 일어나는데..
장금 : 왜 그래? 연생아..
연생 : (엉엉울며) 도저히 영로랑은 못 지내겠어! 어떻해? 장금아..
장금 : ......
금영 : ......
창이 : 왜?
연생 : 몰라.. 자다말고 갑자기 꼬집고 때리고..
창이 : 정말? 아무리!
연생 : 진짜라니까! 내가 자면서 자기를 더듬었다는 둥 잠꼬대를 했다는 둥 쥐어뜯고 때리고..
어떻해? 장금아!
하는데.. 영로 뛰어들어온다.
영로 : 얘 거짓말하는거 봐! 내가 없는 소리하니?
연생 : 없는 소리지 그럼.. 그동안 정상궁마마님은 아무 소리 안하셨는데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영로 : (금영보며) 내가 미쳐.. 정말.. 지저분하기는 또 어떻고!
금영 : ......
연생 : 혼자 깨끗한 척은 다해!
장금 : .......
이때.. 최상궁 복도에서
최상궁 : 웬 소란이야!
#14 방밖
아이들.. 모두 방밖으로 일어서 나온다.
최상궁 : 그리 일렀는데.. 밤중에 이게 웬 소란이야!
연생 : ..마마님.. 정말..
영로 : ..제발....
최상궁 : 이것들을.. (창이에게) 당장 가 매를 가져오너라!
창이 : 예
하는데.. 정상궁 온다.
정상궁 : 무슨 일인가?
최상궁 : 서로 같이 방을 못쓰겠다고.. 이 밤중에 소란을 피우고 있기에.. 야단을 치는 중입니다.
정상궁 : 이런.. 고얀 것들을 보았나!
연생 : ..마마님.. 제발.. 부탁드리옵니다.
영로 : ..마마님.. 제가 더 부탁드리옵니다.
정상궁 : (생각하다가) 허면 종아리 100대를 맞겠느냐? 같이 방을 쓰겠느냐?
영로 : .......
연생 : ..배..백대요?
정상궁 : ......
연생 : 백대.. (하다가는 엉엉울며) 맞겠습니다.
최상궁 : ......
정상궁 : ..(생각하다가) 바꿔주어라! 힘든 궁(宮)생활. 잠자리라도 편해야지!
연생 : (금방 웃으며)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마마님..
영로 : 고맙습니다. 마마님..
하고 정상궁 가면..
노려보는 최상궁.. 허나.. 연생.. 얼른 장금의 옆으로 가고 영로는 금영의 옆으로 간다.
#15 장금의 방(밤)
불꺼진 방에 장금과 연생 누워있다. 누운채로..
연생 : 장금아..
장금 : 응?
연생 : 나 너무 좋아..
장금 : 나도..
연생 : .....
장금 : 내일 집에 다녀올 때 음식을 한 상 차려와야 한다던데 넌 어떡할거야?
연생 : ......
장금 : 너희 집도 사정이 그렇잖아? 나도 그렇고..
하는데.. 연생.. 그새 자는지.. 잠꼬대를 시작한다.
연생 : (허공에 손을 비비며) 마마님 마마님! 제발 한번만 봐주셔요. 마마님!
장금.. 그냥 피식 웃는데.. 잠시후.. 장금에게로 돌아누운 연생..
장금의 저고리에 손을 넣어 몸을 더듬는 연생..
장금.. 놀라.. 벌떡 일어나.. 연생을 본다. ‘영로 말이 맞구나’
이때.. 밖에서..
한상궁 : (E) 장금이 자느냐?
장금 : 아닙니다. 마마님..
한상궁 : (E) 허면 잠시 건너오너라.
장금 : 예.
#16 한상궁 처소(밤)
장금과 한상궁 있는데..
한상궁.. 조용히 장금이 앞에 비단에 쌓인 칼을 내놓는다.
장금 : ......
한상궁 : 음식에 쓰는 칼이다.
장금 : ......
한상궁 : 너도 이제 나인이 되었으니 네 칼을 가져야한다.
장금 : 감사하옵니다.
한상궁 : 이 칼은 세상에서 나와 가장 친했던 동무의 것이다.
(잠시 박나인의 모습을 떠올리는 것은 어떨지요)
그 동무도 노상궁마마님께서 목숨을 거두신 항이의 어미만큼이나 사연이 깊은 아이다.
장금 : 그런 것을 어찌 저에게 주십니까?
한상궁 : (그 말에 대답 않고 그냥) 그 아이도 실력으로 최고상궁이 되보자 했다.
장금 : ......
한상궁 : 너처럼.. 호기심도 많고 의협심도 많았지!
장금 : ......
한상궁 : 다시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지금까지도 만나지 못하는 그 동무를 나는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런 그 동무의 칼이다
장금 : ......
한상궁 : 너에게 이 칼을 주는 이유를 알겠느냐?
장금 : ..예..마마님..
한상궁 : 그래.. 그럼 이만 돌아가 자거라.. 내일 다녀오려면 힘들 것이다.
장금 : 예..
#16-1 덕구네 집 앞(낮)
술독을 낑낑대며 들고 오다가
덕구 : 저기 꼭 장금이 닮은 처자가 오네... (하다가) 아니! 장금이 아냐?
장금 : (빨리 오며) 아저씨!
덕구 : 장금아!
#17 덕구네 집(낮)
장금.. 덕구와 덕구처에게 절을 올리고 있다.
덕구.. 대견스럽고.. 장금.. 앉으면..
덕구처 : 결국 말뚝을 박았네.
덕구 : 이사람이 이제 정식 나인이 되었으니 내명부 종9품의 품계를 받은 분께 말이 그게 뭐야?
안그렇습니까? 장금아..
덕구처 : 안 그렇습니까는 뭐구. 장금아는 뭐야?
장금 : (웃으며) 그러지 마십시오! 그냥 예전처럼 편히 말씀하십시오
덕구 : 아무리 그래도.. 그래도 되겠냐?
장금 : 그럼요.. 제가 두 분의 도움 없이 어찌 지금이 있겠습니까? 제게는 친부모나 매 한가지입니다.
덕구 : ......
덕구처 : (괜히 뭉클해서는) 당신.. 오늘 나가 자
덕구 : 나? 왜?
덕구처 : 내가 친정엄마라잖아! 딸년 시집보낸 날. 우리끼리 할 말 있어.
덕구 : ..나도 들으면 안돼?
덕구처 : 나가!
덕구.. 얼른 나가고..
#18 덕구네 마당(밤)
덕구.. 나와서는 딱히 갈 데도 없어 뻘춤히 앉는데
#19 덕구네 방(밤)
장금과 덕구처가 누워있다.
덕구처: 니가 좋다니 어쩔 수는 없다만.. 궁녀로 산다는 게 지금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힘들거야.
장금 : ......
덕구처 : 부모자식간의 정이 천륜이라면 계집이 사내를 만나는 것도 천륜인데
그걸 못한다는 게 정녕 쉬울 수가 없어.
장금 : ......
덕구처 : (갑자기 한숨쉬며) 허긴 뭐 나도 궁녀나 다름없지만..
#20 덕구네 방밖(밤)
그 말에 뜨끔하는 덕구의 표정
#21 덕구네 방(밤)
덕구처 :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거든. 허나 어쩌겠냐? 어차피 들어선 길 가야지!
장금 : ......
덕구처 : 가긴 가는데 너는 뭣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너무 급해.
힘들면 쉬었다도 가고 앉았다도 가야 끝까지 간다.
장금 : ......
덕구처 : 알았어?
장금 : ..예.
누워있는 두사람.
#22 최판술집 마당(밤)
마당엔 임금이 하사한 상인 듯 보이는 비단이 고사상위에 올려져있고..
큰 잔치는 아니지만 마당엔 잔치가 벌어진 분위기다.
집사는 여기저기.. 음식을 더 주라 하인들을 독려하고.. 소리지르고..
이때.. 이행수가 금영을 데리고 최판술 방으로 안내하는 것이 보인다.
#23 최판술의 방(밤)
판술과 오겸호가 앉아있고.. 한켠엔 박부겸도 앉아있다.
행수 : (E) 항아님 드셨습니다.
최판술 : 그래.. 드시라하게.
하면.. 금영이 들어온다.
들어와서는 오겸호를 보며 목례하고 앉는다.
오겸호 : 역시 집안내력을 무시할 수는 없나보다. 어선경연에서 장원을 했다구?
금영 : 아직 많이 배워야합니다..
오겸호 : 겸양지덕까지 갖추었구나..
금영 : 과찬이십니다.
판술 : 앞으로 최상궁의 뒤를 이을 아입니다. 눈여겨 봐주십시오.
오겸호 : 그래 내 보기에는 최상궁보다 더 포부가 커 보이는구만..
판술 : (웃으며) 어릴 때부터 남다르긴 했습니다.
오겸호 : 그래? (하고는 금영을 보면)
판술 : 이제부턴.. 포부를 이루는 방법을 하나하나 가르쳐야지요.. 때로는 하기 싫은 일도 시켜야 하구요!
금영 : ......
오겸호 : 자네 집안의 훈육이야 정평이 나 있지. 그래서 내가 자네를 좋아하는 거고..
판술 : 그리 상찬해 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금영 : (그렇게 굽신거리는 모습이 좋지는 않은데)......
#24 덕구네 마당(다음날 아침)
장금.. 나와있고.. 덕구 있는데 덕구처 부엌서 큰 보따리를 들고 나온다.
덕구 : 왜 이렇게 일찍 가? 저녁 먹고 가도 되는데..
장금 : 들를 데가 있어요.
덕구처 : (나와서는 장금에게 주며) 자 이거.
장금 : ......?
덕구 : 뭐야?
덕구처 : 원래 첫 나들이에 음식 해가야 잖어?
장금 : (감격스러워) 아주머니..
덕구처 : (일수 책 같은 거 주면서) 고마워할 건 없고 이것도 받어!
장금 : ......?
덕구 : 그건 또 뭐야?
덕구처 : 오늘 음식 열냥 들었거든!
둘다 : (의아)
덕구처 : 나인되믄 녹봉 받게되지?
장금 : .....
덕구처 : 백미 2홉씩 다달이 갚어. 그럼 1년인데 수고비 있으니까.. 뭐 한 일년 반이면 되겠다.
궁(宮)갈 적마다 표시할테니까 넣어둬.
덕구 : 아이구 자린고비! 친정엄마 운운할 때는 언제고..
덕구처 : 그러니까 강하게 키울라고 그러는거지! 세상 그렇게 만만한거 아니다. 너!
장금 : (웃는데)
#25 산 일각
이런저런 생각하며 부지런히 걸어가는 장금..
#26 산 일각
어머니의 허름한 돌무덤이 있는 일각
절을 올리는 장금..
장금 : 어머니.. 저 왔어요.. 나인이 되어 왔어요.
그리고는 저고리에서 낡은 서찰 하나 꺼내어 보는데.. 그위로..
박나인 : (E) 장금아..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어다오.
수랏간 최고상궁이 되어 최고상궁만이 전수 받는 비서에 어미의 억울한 사연을 적어다오.
어미의 억울한 사연은 네 천자문 책갈피에 숨겨놓았느니라.
서찰을 보는 장금의 모습. 다시 그위로
(2부의 씬 플래시백)
장금은 산딸기를 담은 나뭇잎하나를 묘 앞에 놓는다.
장금 : ..어머니....... 이제 저 갈래요.
눈물짓는 장금의 모습.. 다시 그위로
박나인 : (E) 만약 들어가게 된다면.. 대전 퇴선간(退膳間)에
엄마가 적어놓은 음식발기(飮食拔記)가 숨겨져 있다. 필요할 때 보아라.
이 어미의 숨결이 있을 것이다.
눈물을 보이던 장금.. 희미한 미소를 띠더니..
장금 : (E) 어머니! 이제 퇴선간을 들어갈 수 있을 거예요.
어머니의 음식발기를 찾으면 어머니가 음식공부를 어찌하셨는지
궁(宮)에서 어찌 생활하셨는지 알 수 있겠죠? 이제 더는 외롭지 않겠죠?
하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는 장금.
해는 서산에 걸리고..
#27 대궐 전경
#28 식선각(다음날 아침)
상궁들 있고.. 아이들도 있고..
각자 자리에 앉아 아침조회 하는 분위기로 앉아있는데..
정상궁 : 이번 경연에서 장원을 한 금영이는 상찬나인(上餐內人)
금영 : ......
정상궁 : 나머지는 하찬나인(下餐內人)이다..
장금 : ......
정상궁 : 금영이는 퇴선간 일을 주로 하고.. 중찬이하 나인은 퇴선간 출입이 아직은 안되니
수라간 일을 하도록 하여라.
장금 : (실망)......
금영 : ......
정상궁 : 그리고 각각의 업무는 일지에 적혀져있으니 자신의 선임자에게 물어 차질 없이 배우고
당분간은 조방이가 맡아 아이들을 가르치도록 하여라
조방 : 예.
정상궁 : 자.. 그럼 수라를 준비해야하니 모두 바삐 움직이거라
모두들 : 예에.
#29 수라간(水刺間)
수라간 곳곳에 그날 음식의 수량이나 만드는 법(레시피)이 한지에 여기저기 붙어
그것을 보고는 음식을 하고 있다.
생각시 일터와는 달리 두 명 세 명씩 각각 자신이 맡은 업무를 분담하여 이곳저곳에서 움직이고 있어..
굉장히 분주한 듯한 느낌인데..
장금.. 영로.. 연생.. 창이 등도 각각 나눠어져 일하고 있는데..
연생이.. 생선을 손질한 손을 쓱쓱 앞치마에 닦자..
(모두들.. 목소리는 작지만 야단치는 투로 단호하게)
조방 : 연생아!
연생 : 예..
조방 : 앞치마는 옷에 음식이 튀거나 음식찌꺼기가 묻을 까봐 하는 것이지 손을 닦는 게 아니잖아.
연생 : .....
조방 : 더러운 앞치마에 손을 닦고 그 손으로 상감마마의 음식을 만진다는 게 말이 돼?
연생 : ..죄송해요! 습관이 되서
조방 : 너 오늘 점심 없어!
하는데.. 한상궁과 민상궁 들어오고..
한상궁.. 식혀놓은 곰탕에서 뼈를 하나 꺼내어 부러뜨려본다.
잘 부러지자 민상궁에게 ‘되었다’한다.
장금 이를 보고 ‘아 곰탕 다 된 것은 저렇게 아는구나’하고 보는데..
이때, 금화사 소속 관원이 들어오자 한상궁 민상궁 등이 놀라고..
관원 : 불 점검을 하겠습니다.
한상궁 : 오늘은 아침에 웬일이십니까?..
관원 : 나인들이 새로 들어왔다 하여..
하고는 보다가 아궁이 근처에 소쿠리 하나가 놓여져 있는 것을 본다.
관원 : 아니.. 이게 도대체 어찌 된 것이오?
불 옆에 이런 나무재료를 두면 안된다고 그리 일렀거늘! 누구요?
장금 : .. 송구합니다. 제가 깜빡하여..
관원 : 깜빡이라니 불이 그런 걸 감안해 줍니까?
장금 : .......
관원 : (한상궁에게) 나인들 교육을 어찌 시키고 있는 것입니까?
한상궁 : 송구합니다.
하면.. 장금.. 어쩔줄을 모르고..
한상궁은 관원을 따라 소방점검을 당하고 있고.. 조방이 다가와..
조방 : 장금이 너 내가 얘기 했어? 안했어?
장금 : ......
조방 : 너도 점심 없어
컷.
이번엔 장금이 청포묵을 썰고 있는데..
모양과 크기가 잘 맞지 않는다.
한상궁 : 이런..
장금 : .....
한상궁 : 이렇게 삐뚤빼뚤한 것을 전하께 올리란 말이냐?
장금 : .....
한상궁 : 모양도 모양이려니와 이렇게 하면 간이 고르게 배지 않는 것이다.
장금 : ......
하고는 한상궁..
대접에 놓아둔 청포묵을 꺼내어 양옆으로 나무젓가락을 놓더니 칼을 수평으로 하여
깨끗하게 절단시킨다. 보는 장금.
민상궁 : 누구냐? 참나물 삶는데 소금 안 넣은게?
하면.. 야단맞는 창이..
또 다른 쪽..
최상궁 : 무른 호박과 같이 두면 다른 채소도 빨리 상한다고 이르지 않았느냐?
금영 : ......
최상궁 : 사옹원 관원이 불시에 들이닥치면 넌 녹봉 삭감이다!
금영 : ..송구합니다..
컷.
일단 수라가 올라갔는지 조금 한가해진 상황이다.
조방 : 대전에서 상을 물렸다는 전갈입니다. 모두 식선각으로 가 식사를 하시지요..
하면.. 상궁과 나인들.. 나가는데.. 나가고 나면..
갓 들어온 나인들(영로.. 창.. 연생)은 너무 힘들었는지 주저앉고..
장금과 금영도 힘이 쪽빠진다.
#30 궁 일각(저녁)
피곤에 지친 듯 걸어오는 장금..
그러면서도.. 오늘 배운 것을 외우며 가고 있는데..
이때.. 급히 걸어가는 관원1(이정면 내금위장)을 본다.
장금.. 잠시 생각하는데.. 그위로
8부 교서각에서 이정면이 자신에게 누구냐고 했던 장면과
삼작노리개가 놓인 책상에 앉았던 모습이 플래시백되고..
장금.. 이정면을 따라간다.
#31 내금위 집무실앞 일각
급히 가는 이정면.
따라 온 장금.
이때.. 내금위 군관 하나가 어딘가로 가다가 내금위장 이정면을 보고는 급히 정면에게 다가온다.
이정면 : 잡혔다는 것이 사실이냐?
장금 : (일각에서 듣는다)
군관 : 예.
이정면 : 확실히 단도를 던졌던 그 여인이 맞느냐?
군관 : 예.
하는데.. 일각에서 듣던 장금..
‘단도라면..’하고는 정호를 봤던 그 상황이 플래시백된다.
(6부 55씬)
정호는 천천히 삿갓에게 다가가서는 삿갓이 가지고 있는 지도를 꺼내려는데..
순간 놀란 장금의 눈.
민정호의 뒷쪽에서 단도를 던지는 여인.
이미.. 민정호의 허리에 단도는 꽂혔다.
으윽.. 신음하는 민정호..
연달아 또 하나의 단도가 어깨에 꽃히자 쓸어지는 민정호
재빨리 다가선 여인, 민정호의 손에서 지도를 뺏어 들고는 바람같이 사라진다.
생각에서 깨어난 장금.. 이정면을 바라보며 ‘저 사람이 맞구나’ 생각하는데..
뭐라 말을 걸 새도 없이 이정면과 군관은 어딘가로 들어가고 있다.
장금, 더 따라갈 수 없자.. 그냥 바라본다.
#35 내금위 취조실
따로 취조실이 있는 것은 아니나.. 특별임무인 관계로 의금부로 보내지 않고..
내금위의 빈 헛간 또는 집무실을 취조실로 이용하고 있다.
내금위장 이정면 들어오면..
민정호가 여인을 취조하고 있다. 옆에는 군관이 보좌하고
이정면 : 이 여인인가?
민정호 : 예.
이정면 : 그래? 지도는 모두 뺐었는가?
민정호 : 예.. (하고는 지도 열장 정도를 보여준다)
이정면 : (보는데)
민정호 :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산세를 자세히 담았을뿐더러 알 수 없는 표시들도 많이 되어 있습니다.
이정면 : 그래? (하고는 여인의 턱을 손으로 들어서는 보며) 왜인인가?
여인 : (적대적 눈빛으로 보는데)
민정호 : 예에! 지난 삼포왜란 당시 아비가 죽었답니다.
이정면 : 자신들이 노략질한 잘못은 생각도 않고 복수를 한답시고 나섰나 보구만!
민정호 : ......
이정면 : 어쨌든 애썼네! 이로써 밀정들은 모두 소탕하였으니 나도 한시름 놓았네.
민정호 : 하오나 왜인들이 전국 각지를 침투하여 샅샅이 조사하고 다닌 것이 수상합니다.
이정면 : (대수롭지 않게) 왜구들이니 사고 팔 물건을 찾으려 한 것이겠지..
민정호 : ......
이정면 : 아무튼 난 마무리되었다고 의정부에 보고 할 것이니 종사관은 이자를 의금부로 넘기게.
민정호 : ..예
하면.. 이정면은 나간다.
민정호.. 잠시 생각하다가는 여인에게서 뺏은 지도를 다시 보고는
민정호 : (어딘가를 가리키며) 여기..이 점 표시가 되어있는 곳은 무엇이냐?
여인 : 의금부로 넘기라는데 무얼 하는 게냐?
민정호 : 답변을 듣기 전엔 못 넘긴다
여인 : 네놈이 상사의 명을 어길셈이냐!
군관 : 아니 이년이! (하며 후려친다)
여인 : 으윽! (신음한다)
민정호 : (군관을 제지하고) 네가 얘기하지 않아도 난 이 지도를 들고 전국을 돌아다녀서라도
이 표시들이 무엇인지 다 알아 낼 것이다.
여인 : ......
민정호 : 그러니 괜한 시각 허비케 하지말고 얘기하거라.
여인 : (보다가 혼잣소리로) 그때 금계를 들고있던 년을 죽였어야 하는데...
민정호 : ..으응? 금계를 들고 있던 년이라니?
여인 : ..분명 네 놈의 급소를 찔러, 화타 편작이 와도 살릴 수 없다 생각했는데 용케도 살려냈어.
민정호 : (아.. 나를 살린 여인이구나 생각하고는) 누굴 보았느냐?
여인 : 살려둔 게 내 불찰이다.
민정호 : 누구였느냐? 어찌 생긴 여인이었어?
여인 : ..모른다..
민정호 : (노려본다)
여인 : (만만찮게 마주보고)
그렇게 생각하다가는 ‘금계라면.. 명나라서나 들여오는 귀한 것인데’ 하고는 되뇌이는데..
#36 치계전(雉鷄廛)
장금이 6부에서 왔던 치계전이다.
역시 닭과 꿩들이 많고.. 치계전주가 왔다갔다하는데..
갓 도포차림의 민정호가 들어온다.
치계전주가 반가이 맞으며..
치계 : 예.. 선비님.. 무얼 찾으십니까?
민정호 : 여기 금계를 취급하는가?
치계 : (실망하여) 에이 금계는 만상(灣商, 의주상인)이나 취급하지..
저희같은 치계전에서는 취급을 안합니다요..
민정호 : ..그런가? 만상이 언제 들어오는가?
치계 : 아마도 내달 초 이튿날에 들어올겁니다.
민정호 : 그래.. (하고는 잠시 생각하다가) ..실은 내가 몇 달 전에 금계를 구입한 여인을 찾네.
만상의 누구를 만나야.. 그걸 알 수 있겠는가?
치계 : 글쎄요.. 저는 만상하고는 거래가 없어서 알 수가 없는데..
민정호 : ..그런가..
치계 : 도움을 못드려 송구합니다요..
민정호 : ..아닐세.. (하고는 돌아서려는데)
치계 : 아! 선비님..
민정호 : (돌아서면)
치계 : 대령숙수 강덕구를 찾아가 보시면 혹시...
민정호 : 강덕구?
치계 : 예.. 실은 그 사람도 몇 달 전에 여기 와서는 금계를 찾다가 만상에게 사러 갔습니다.
(그러더니 뭔가 더 생각난듯) 아! 그러고보니까.. 덕구 그 사람이 금계를 구해야한다며
웬 처자(妻子)와 함께 왔었습니다.
민정호 : 허면.. 그게.. 혹 여섯 달쯤 전 그믐날이 아닌가?
치계 : (생각하며) 그믐날인지는 모르겠고 여섯 달 전쯤인 건 맞습니다.
민정호 : (반색하여) 그래애? (하고는) 그 집이 어딘가?
#37 덕구네 집
덕구와 덕구처가 경계하는 눈빛으로 민정호를 보고 있다.
덕구 : 제가 대령숙수인 강덕구인데요..
민정호 : (기뻐서는) 그럼.. 혹 여섯달 쯤 전에 어떤 처자와 금계를 구했다던데.. 맞소?
덕구 : ..예.. 그런 일이 있긴 한데..
덕구처 : 그건 왜 물어보십니까?
민정호 : 그 여인을 만나려고 하는데 어디 있는지 아시오?
덕구 : (그냥 말하려고) 아..
하는데.. 덕구처 뒤로 덕구의 엉덩이를 꽉 꼬집는다
덕구.. ‘아’ 소리를 지르며..
덕구 : 아 ! 아.. 아이구.. 모르겠는데요? (하며 방으로)
덕구처.. 민정호를 흘끔흘끔 보며 따라 들어가고...
보는 민정호.. 왜 그럴까?
#38 술도가
들어오는 덕구과 덕구처
덕구 : 왜그래?
덕구처 : 아무튼 생각없기는.. 만나만 보는 건지 잡으러 온 건지 알지도 못하는데 덥석 얘기를 하려들어!
덕구 : 잡으러 온 거 같지는 않은데..
덕구처 : 그걸 어떻게 알아. 더군다나 금계얘기를 묻는 거 보면 관(官)에서 나온 걸 수도 있잖아.
덕구 : 그렇지.. 그때 금계 잃어버린 건 숨겼지.
덕구처 : 그거 아니어도 장금이는 온몸이 사연덩어리라고!
아무 얘기나 불쑥 불쑥 해줬다간 무슨 일 당할 지 몰라..
덕구 : (겁먹고)...
덕구처 :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당신은 가만 있어.
덕구 : 어. 알았어.
이때 밖에서 (E) 이보시오 쥔장! 이보시오!
하는 수 없이 다시 나가는 덕구, 덕구처
#39 덕구네마당
다시 나온 덕구와 덕구처..
덕구처 : 이렇게 불쑥 찾아와 처자를 찾는 것은 예가 아닌 줄 압니다.
무엇 때문에 만나려 하시는지 말씀을 해주시지요.
민정호 : 아.. 예.. 여섯달 쯤 전에 나를 구해준 여인이 금계를 가지고 있었다 길래 찾으려는 것이오.
덕구 : (덕구처를 본다)
덕구처 : (덕구를 본다)
민정호 : (삼작노리개를 꺼내며) 그 처자가 이것을 떨어뜨리고 간 것 같아
돌려드리고 고마운 마음도 전하고싶어서요..
덕구 : (잠시 눈을 껌뻑이며 생각하다가는) ..그런 일이라면.. (하고 얘기하려는데)
덕구처 : 접니다.
덕구 : (놀라고)
민정호 : (역시 의외라 놀라) 예?
덕구처 : (태연스럽게) 내가 대감 댁에 금계음식을 해주러 가던 중 웬 사내가 쓰러져 있길래
구해 준 적이 있는데 선비님이셨나봅니다.
민정호 : 그러셨습니까? 감사합니다. (하고는 짐짓 확인해보려) 제가 호랑이의 습격으로
몸이 크게 상했었는데 도움이 없었으면 큰 일 날뻔 했습니다.
덕구처 : (그거구나 생각하고는 신나서) 말도 마십시오.. 제가 처음 봤을 때 사람 몰골이 아니었습니다..
그걸 제가 다 약초를 찧어서.. 발라서.. 속치마를 찢고.. 감아서..
민정호 : (느닷없이) 네 이년!!
덕구처 : (놀라서) 아니..
민정호 : 너희 둘을 당장 포청으로 끌고 가겠다
덕구 : 왜..왜.. 그러십니까요?
민정호 : 아무리 이 노리개가 탐이 나기로 어찌 그런 거짓말을 하느냐!
덕구처 : 아니.. 그게..저어...그게 아니옵고..
민정호 : 여인의 몸으로 단도까지 빼내며 나를 살려준 은인을 찾으려하거늘..
어찌.. 그 틈새로 그런 사악한 마음을 들이대는 게냐! 당장 포박을 받으라!
덕구 : 아니 저어 저어...진짜.. 그런 게 아니오라.. (덕구처에게 작게) 거봐 그냥 얘기하자니까!
덕구처 : (작게) 아직은 모른다니까..
덕구 : 으이 씨.. (하고는 민정호에게) 선비님 송구하옵니다만..
제가 제 내자와 잠시만 다시 얘기를 하고..
하고는 이번엔 덕구가 덕구처를 끌고 기어 들어가는데..
보는 민정호.. 화도 나고.. 실망도 되고..
#40 술도가
덕구와 덕구처 다시 들어와서는
덕구 : 거봐.. 얘기하자니까는..
덕구처 : 저 말도 사실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아?
장금이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얘기했다가 뭔 일나면 당신이 책임질거야?
덕구 : 그래서.. 접니다 했냐? 그냥 노리개에 눈이 확 뒤집혀가지구..
덕구처 : ......
덕구 : 아무튼 난 얘기 할거야..
덕구처 : 장금이한테 물어보고 하자니까.
덕구 : 아무튼.. 어디 사는 뉘신지는 알아보자구..
하고는 나간다.
#41 덕구네마당
덕구와 덕구처 나갔는데..
민정호는 이미 없다.
덕구 : 어라.. 갔네.. (덕구처에게) 갔잖어! 어떡할거야?
덕구처 : 날보고 어쩌라구? (중얼거리며) 성질은 급해가지구.. 그래가지고 무슨 은인을 찾어?
덕구 : 말이나.. 말지..
하고는 바깥을 내다보는데.. 갸우뚱하며..
'어디서 본 얼굴인데..’ 혼잣말하는 덕구.
#42 길 일각
걸어가는 민정호.. 실망 가득한 얼굴이다.
#43 궁궐 문(밤)
들어오는 민정호..
이때.. 군관 하나가 급히 오더니..
군관 : 나으리 안그래도 급히 찾으러 가던 길입니다.
민정호 : 왜그러느냐?
군관 : 상감마마께서.. 닷새후에 가기로 했던 사냥을 갑자기 내일로 당기셨습니다.
민정호 : 왜?
군관 : 관상감에서 닷새 후에는 비가 올지 모른다고 고한데다가
명나라엘 간 사신행렬이 일찍 당도하여 닷새 후쯤 온다는 기별이 온 모양입니다.
민정호 : 그랬구나.. 얼른 준비를 해야겠다. 가자.
하면.. 군관과 민정호 급히 간다.
#44 주자헌
정상궁과 한상궁.. 민상궁.. 조방.. 장금.. 금영 있는데
정상궁 : 갑자기 기별이 와 모두 정신이 없을 것이나.. (일지를 보며)
한상궁 인솔하에.. 민상궁과 조방이 금영이와 장금이가 수고를 하여라.
한상궁 : 예..
정상궁 : 나는 제조상궁 마마님을 뵈야하니 내시부에서 음식발기가 내려오면 준비하도록 해라.
한상궁 : 예.
하고 나가는 정상궁.
한상궁 : 조방이와 금영이는 은기성상(자막 : 왕과 왕비의 수랏간에서 사용하던 은제 식기류를
보관하던곳)에 가서 행차시 쓰는 그릇을 받아오고..
조방 : 예.
금영 : (동시에) 예.
한상궁 : 장금이는.. 사옹원에 가 재료를 받아오도록 하고
장금 : 예.
한상궁 : 모두들 긴급히 움직여야 한다. 알았느냐?
모두들 : 예.
#45 몽따주
#은기성상 앞에서 그릇들을 받고 있는 조방과 금영.
#수라간 내에서 음식발기를 보며 양념을 챙기는 한상궁.
#아직 열지 않은 사옹원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리는 장금.
#새벽. 다들 준비가 끝났는지 수랏간 앞에서 한상궁 민상궁 조방 금영이 갈 채비를 하는데..
재료를 받아서는 급히 뛰어오는 장금. 모두 같이 급히 길을 떠나는데..
#46 산 속(낮)
맹렬한 기세로 도망치는 멧돼지, 말을 타고 맹렬히 질주하는 군사들
한켠에선 껄걸 웃으며 화살을 날리는 중종임금과 오겸호를 비롯한 몇몇 중신들
이들이 사냥하는 모습이 보여지고..
#47 야외 수라간
차일 안
장금과 금영은 한쪽에서 채소 등을 썰고 있고 끓고있는 사골육수.. 맛을 보는 민상궁과 조방..
둘이 맛이 이상한지.. 계속 먹어본다.
민상궁 : 이상하지..
조방 : (또 먹어보며) 그러게요! 맛이 좀 이상한 듯 하여 술을 더 넣었는데도
이 묘한 잡맛이 안없어지는데요..
민상궁 : (또 먹어보며) 이상하네.. (하면서 몸을 돌리는데 어질하다!) 어!
한상궁 : (E) 왜그러느냐?
민상궁 : 아뇨.. 마마님.. 육수의 맛이 이상하여..
한상궁.. 먹어보는데.. 이상하다.
한상궁 : (갸우뚱하며) 저기.. 국자를 가져오너라!
조방이 얼른 가져다주면..
한상궁.. 국자로 안의 사골 건더기들을 휘휘 저어 떠본다.
한상궁.. 유심히 보다가는.. 하얗고 치즈처럼 생긴 것을
(실제 동해에서 나는 소라에는 소라안에 하얗고 치즈처럼 생긴 1-2센치정도되는 소라독이 들어있는데..
사골에 붙은 연골이나 지방과 섞이면 잘 구별하기 어렵다)
손가락으로 꺼내 먹어본다.
보는 아이들..
먹어보고 맛을 보던 한상궁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짓더니..
얼른 뱉어내고는 (그러나 이미 먹어 때는 늦었지만)
한상궁 : 아까 소라에서 뺀 소라 독을 어찌하였느냐?
민상궁 : (벌써 어지러워서는 목소리가 희미해지고) 제가 빼서는 저쪽.. 한켠에..
하며 어딘가를 가리키는데..
그쪽을 보던 조방의 얼굴이 사색이 된다.
조방 : 저저.. 저쪽에 있던 하얀것들이.. 저..저는.. 사골의 연골인줄 알고..
한상궁 : (역시 새하얗게 질리며) 뭐라구!
하는데.. 민상궁이 푹 쓰러진다.
장금.. 놀라.. 얼른 민상궁에게 달려와
장금 : 마마님.. 마마님!
한상궁 : 민상궁.. 민상궁!
민상궁 : ..마마님.. 어지럽습니다..
하며 급박한데..
금영 : (역시 급박한 소리로 E) 조방언니! 조방언니!
하여 장금과 한상궁.. 돌아보면.. 조방도 쓰러져있다.
하면.. 당황한 표정의 한상궁과 장금.. 금영..
#48 숙소 차일안
장금과 금영이 조방과 민상궁을 눕혀놓았다.
조방과 민상궁이 정신을 잃은 것은 아니다.
장금 : 목숨이 위태로운 것은 아닙니까?
한상궁 : 그렇지는 않다. 허나.. 앞으로 서너 식경은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할 것인데.. 큰일이다.
금영 : 허면.. 한상궁마마님께서도 덩어리를 드시지 않으셨습니까?
하고 보면.. 한상궁도 눈에 초점을 잃어가고 식은 땀을 흘리고 있다.
장금 : 마마님..
한상궁 : 괜찮다. 그나저나.. 사냥을 가신 상감마마께서 유시까지는 돌아오실 텐데..
장금 : ......
금영 : 내시부의 사람들도 모두 따라갔고.. 있는 사람이라고는 불을 피우는 바지들뿐입니다.
한상궁 : 할수 없다. 일단 우리 셋이 해보자..
하며 차양으로 가는데..
한상궁.. 벌써 휘청한다.
장금 : (잡으며) 마마님!
정신을 차리려는 한상궁.
다시 나가려는데.. 이번엔 나가다가 앞에 놓인 물건을 보지 못한 채 차고.. 비틀..
걱정스레 보는 장금과 금영..
금영 : 이대로는 아니되실 듯 합니다.
한상궁 : (그래도 없는 정신을 차리며 단호하게) 해야한다.
사냥을 하시고 돌아오면 시장기가 크실 텐데.. 전하를 기다리게 할 수는 없다!
남은 고기로.. 전하의 육수라도 내야하니 너희들은 그 육수를 모두 버리거라.
하고는 다시 나가려다가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쓰러진다.
다시 부축하는 장금..
장금 : 안되십니다.
한상궁 : (기둥 하나를 잡고는 이를 깨물며 생각을 하는데)....
금영 : 예.. 저희가 산을 뒤져서라도 장번내시 영감을 찾아보겠습니다.
한상궁 : 찾은들 음식을 어찌하겠어..
금영 : 그래도..
한상궁 : (생각하는데)
장금 : ......
금영 : ......
한상궁 : 장금아..
장금 : ......
한상궁 : 금영이를 도와 주거라.
금영 : ......?
한상궁 : (금영이를 보며) 이제부터 이 수라간은 네가 책임자다.
금영 : 예?
장금 : ......
한상궁 : 너는 어릴 적부터 음식을 직접 해보았으니 이 정도는 충분히 할 수 있다.
다행히.. 몇가지 찬은 있고.. 주 음식은 잡아오신 사냥감으로 숙수들이 할 것이니
너희들은 몇가지 찬과 수라만 지으면 된다. 할 수 있겠지?
금영 : ......
장금 : ..저희가 어찌 이 큰일을..
금영 : ..예..마마님.. 해보겠습니다.
장금 : (내심 놀라고)
한상궁 : 그래.. 내 걸음이라도 떼어지면 가보마.
금영 : 예.. 마마님.. 온 힘을 다해 마쳐보겠습니다.
한상궁 : 그래.. 믿는다. 이미.. 시간을 많이 허비했으니.. 급히 해야한다. 급히!
빛내는 금영의 눈빛과 약간은 걱정스러운 장금의 눈빛
#49 야외 수라간 차일 안
들어오는 금영과 장금.
장금 : (걱정스러워) 제대로 못하면.. 마마님께 누가 될 터인데..
금영 : (무시하고) 우선 식어도 문제가 없는 어선과 오이선을 할 것이니 생선을 씻어둬.
포는 내가 뜰것이니..
하는데.. 바깥에서..
별감 : (E) 이보시오..이보시오!
장금과 금영.. 나가는데..
#50 조리간 밖
장금과 금영 나오면 대전별감 막개가 서있다.
막개 : 한상궁마마님은 어디계십니까?
장금 : ......
금영 : 저쪽에 계시는데 무슨 일입니까?
막개 : 얼음은 들고 왔습니까?
금영 : 예.
막개 : 그럼 되었네요.. 상선영감께서 얼음을 들고 왔는지 물어보고
들고 왔으면 냉면을 준비하라 이르라십니다
장금 : 예? 수라를 아니드시구요?
금영 : ..날씨가 추워졌는데.. 따뜻한 것을 드시는 것이..
막개 : 주상전하의 분부십니다. 힘을 많이 빼시어.. 시원한 냉면이 드시고 싶다 하시니..
다른 왕족분들 것과 함께 준비하시랍니다.
하고는 가는 막개.
낭패라는 표정의 장금과 금영..
#51 숙소 차일
장금과 금영이 급히 들어와..
장금 : 마마님.. 마마님..
하며 깨우는데..
한상궁.. 이제는 완전히 잠에 빠져버렸는지 눈도 거의 뜨지 못한다.
장금과 금영.. 놀라 한상궁의 맥을 짚어보는데..
맥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듯 하다.
금영 : 잠에 빠지신 거야.
장금 : .....
금영 : ......
장금 : 이 일을 어쩌지? 상선영감께 고해야하지 않을까?
금영 : (한참 생각을 하다가) 우리가 하자.
돌아오시고도 우선 잡은 고기를 드실 것이니 시간이 좀 있어.
장금 : ..그렇긴 한데. 너 면 만들어본 적 있어?
금영 : ..아니. (하지만) 할 수 있어.
장금 : 육수도 없어. 지금부터 낸다해도 양도 모자를테고.. 시간도 너무 짧아.
그냥 한다해도 제 맛이 안 날테고.
금영 : ..그렇긴 하지!
장금 : (생각에 빠지는)
금영 : (역시 생각에 빠지는)
장금 금영 : (OL) 동치미 국물!
하고는 장금과 금영.. 동시에 얼른 가서는 백자항아리를 열어본다.
보는데.. 양이 반밖에 차있지 않다.
실망하는 장금과 금영..
금영 : 이걸로는 왕족분들 것까지 만들 수는 없는데 배즙을 좀 많이 넣는다해도..
장금 : ......
금영 : 육수를 만들어 같이 넣기도 하지만 육수 때문에 맛이 크게 떨어질 텐데..
장금 : ......
금영 : (포기해야하나 하고는 장금을 보는데)
장금 : ....혹...
금영 : .....?
장금 : ..금영아..
금영 : 왜?
장금 : 나 어디 좀 갔다 올게.
금영 : 이 급한 때에 어딜?
장금 : 맛에 크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
금영 : 글세.. 어딜?
장금 : 미안해. 우선 육수 만들고 면 뽑아. 금방 갔다올게.
하고는 장금.. 나가는데..
금영 : 장금아! 장금아!
하며 뛰어나가는데..
#52 수라간 차일 밖
장금은 급히 물통을 들고는 어디론가 뛰어가고..
금영은 그런 장금을 어이없는 낯빛으로 본다.
이때.. 사냥갔던 일단의 병사들과 말 탄 사람들이 들어오는 상황이 보인다.
당황하는 금영..
뛰어가는 장금도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고..
#53 산길
물통 하나를 들고 죽어라고 뛰어가는 장금.
나뭇가지에 찔리고 찢기면서도 무조건 가는 장금.
#54 수라간 차일 안
처음과 달리 굉장히 초조해진 금영의 모습..
고기를 써는 손이 덜덜 떨리고..
솥에 넣어 뚜껑을 닫는데.. 뚜껑을 떨어뜨린다.
#55 산길
얼굴에 생채기가 난 채로 헉헉대며 산길을 올라가고 있는 장금. 너무나 고통스러운 표정이다.
그러나 한발 한발 포기하지 않고 올라간다.
#56 약수터
장금이 드디어 올라와 보는데.. 약수샘물에서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
그나마.. 웬 할아버지가 물을 두통 째 받고 있다.
장금.. 다가온다.
장금.. 똑똑 떨어지는 물방울로 언제 받나.. 하는 심정에
더구나.. 할아버지의 남은 물통하나를 다 받고 받으려니 언제 다 받나..
장금.. 초조하다..
장금 : (조심스럽게 작은목소리로) 할아버지..
할아버 : (대답이 없다)
장금 : (조금 더 크게) 할아버지 잠시 맛 좀 보겠습니다..
하고는 놓여진 조롱박으로 한 모금 정도만 받아서 먹어보는데.. 원하던 맛이다..
장금 : 할아버지..
할아버 : (대답이 없다)
장금 : (크게)할아버지!
할아버 : (그제서야 돌아보며 큰 소리로) 어!
장금 : (큰소리로) 할아버지.. 제가 너무 급해서 그럽니다. 제가 먼저 받으면..
할아버 : (난데없이) 여기 물맛이 좋아.
장금 : ......
할아버 : 백살도 살거야.
장금 : ......
할아버 : (다시 돌아서서는 물만 받는다)
장금 : (말도 못하겠고 그냥 똑똑 떨어지는 물만 보는데)
할아버 : ......
장금 : (도저히 안되겠다) 할아버지!
할아버 : 응?
장금 : 제가 너무 급해서 그럽니다. 제가 먼저 받게해 주세요.
할아버 : (크게) 어..그래.. 줄서!
장금 : 예?
할아버 : 줄 선다구 안그랬어?
장금 : (이제 알겠다. 목청껏) 아니요!.. 제가 좀 먼저 받아도 되겠습니까?
할아버 : 어?
장금 : (큰소리로) 제가 너무 급해서 그러니.. 먼저 좀 받겠다구요!
할아버 : 진작 얘기하지.. 나야 뭐 급할 게 있다구 그러지 말고.. 내꺼 가져가.
장금 : (감격하여) 예? 그래도 되겠습니까?
할아버 : 나야.. 맨날 먹는 물 뭐..
장금.. 기뻐.. 인사하며 내려온다
장번내 : (E) 이게 무슨 소리냐!
#57 숙소 차일안
아직 정신을 못 차리고 자는 한상궁.
벌어진 상황에 기가 막혀하는 장번내시.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는 금영..
장번내 : 하여.. 이제 갓 나인이 된 너희 둘이 전하의 음식을 한단 말이냐!
금영 : ......
장번내 : 이런.. 이런.. 망극한 일을 보았나..
금영 : 한상궁마마님께서는 끝까지 해보시려다가..
장번내 : 알렸어야지!
금영 : 알린다해도.. 다른 방법이 없을 것이라 하셨습니다.
장번내 : (사실은 그러니) 에이.. 민가에라도 청을 넣어봤을 거 아니냐..
금영 : 영감! 저희 비록 경험 일천하나 수라간 나인이옵니다. 믿어주시옵소서..
장번내 : ......
금영 : 한상궁마마님께서도 믿으신다 하셨습니다.
장번내 : ..좋다! 내 지금 어쩔 수 없으니 너희에게 맡겨보마.
허나 만약 전하나 왕족분들께서 드시고 인상이라도 찌푸리신다면..
너희들은 중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알겠느냐?
금영 : ......
장번내 : 그런 자신도 없이 음식을 하였단 말이냐!
금영 : 아니옵니다!. 그리 알겠습니다.
하면.. 장번내시 가고..
남은 금영.. 초조한 채 나오는데..
#58 조리 차일안
금영.. 급히 들어와서는 자신이 만들어놓은 냉면육수를 먹어보는데.
이맛이 아니다 인상을 찡그리는 금영.
돌아오지 않는 장금 쪽을 보는데.
#59 산길
급히 땀을 뻘뻘 흘리며 오는 장금 내려오다가 발이 삐끗하여 하마터면 넘어질뻔 한다
쏟아지는 물, 간신히 중심잡고 물통을 들고 결사적으로 걷는다
다리를 절룩거리면서...
#60 수라간 차일밖
금영이 초조하게 왔다갔다하며 기다리고 있다.
멀리 대전별감이 오는 것이 보인다.
금영.. 도저히 안되겠다. 장금이 간 쪽으로 가는데..
이때 급히 오는 장금.
금영 : 장금아..
장금 : 금영아..
하고는 장금은 땀을 뻘뻘 흘리며 물을 들고 들어간다.
#61 수라간 차일 안
들어오는 금영..
장금은 금영이 만들어놓은 국물을 맛을 보고 있는데..
금영 : 상선영감께서 알아버렸어.
장금 : ......
금영 : 전하께서 인상이라도 찌푸리면 나나 너는 물론이고
우리를 믿고 맡기신 한상궁마마님께도 큰 누가 될거야.
장금 : ......
금영 : 그 물 자신 있는거야?
장금 : ..아니.. 사실 나도 냉면 육수로는 처음 써 보는거라.
금영 : ..그럼 너!
금영.. 장금을 보다가는 이제는 해보는 수밖에 없다는 듯..
이미 만들어놓은 냉면국물에 장금이 가져온 물을 한 공기 넣어본다.
그리고는 먹어보며..
금영 : 배즙!
장금 : (배즙 주면)
금영 : (넣고) 식초
장금 : (식초주고)....
금영 : (식초 넣고 나머지 설탕.. 소금 등등 갖은 양념을 넣어본다. 그리고는 한 숟가락을 떠 먹어본다)
(그리고는 한 숟가락을 떠 장금에게 준다)
장금 : (먹어보는데 맛이 괜찮다)
금영 : (괜찮은 것 같기는 한데 걱정스럽고)
이때.. 별감 막개 들어오고..
별감 : 냉면을 대령하랍십니다.
장금 : ......
금영 : ......
둘다.. 주사위는 던져졌다는 표정으로.. 발빠르게 움직여..
장금은 다리 한쪽을 끌면서도 대량으로 육수를 만들고..
금영은 그것을 담아놓은 면 그릇에 놓는데..
#62 사냥터 식사 터
앞에 잡은 고기는 꼬챙이에 꽂아져 구워져있으나.. 이미.. 다 먹은 상태고..
나인들이 냉면을 나르고 있다.
왕족들과 오겸호 등 몇몇 중신들에게 올려지고.. 중종에게도 올려지는 냉면..
장번내시.. 얼굴이 굳은 채로 보고있고.. 멀리서 바라보고 있는 장금과 금영.. 초조하기 이를데없고
그런 둘을 멀리서 보고있는 민정호.
드디어.. 중종이 한 젓가락을 집어 먹어보는데.. 불안하게 보는 장번내시.
초조한 금영과 장금의 표정에서 엔딩.
*출처 : 대본과시나리오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