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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가면 일자리가 널렸다고들 한다.
일자리 구하러 온 젊은 워킹홀리데이 메이커들이 가득하고 언제 어디서든 일자리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결론부터 말하면 그 말이 맞다.
호주엔 일자리가 널렸다.
우선 워홀메이커들이 가장 많이 찾는 농장에서부터 주방보조, 청소, 막노동, 레스토랑 서빙등....(대부분이 3D직종들인데, 호주 워킹홀리데이는 단순히 일해서 돈벌어가는게 아니라 일+여행 이다. 주어진 1년이라는 기간안에 일을 하고 그 돈으로 호주여행을 하는게 일반적이기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무슨 회사취직하는 그런게 아님)
뜨거운 1월의 다윈... 많은 워킹홀리데이 메이커들은 시즌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했고, 이미 12월초 다윈의 농장시즌도 막을 내린데다 관광객이 줄어들어 식당과 가게들이 많이 문을 닫은 상황..
청년실업 100만 한국에서도 구직난에 시달려 본 적 없던 나에게 호주에서의 워킹홀리데이 첫걸음은 쉽지 않았다.
나 이제 막 호주에 도착했고, 워킹홀리데이도 처음이기에 어떤 일이 어떻다 왈가왈부하기엔 지식이 소박하지만, 나같이 여행이 주 목적이고 한 자리에 정착을 오래 하지 않는 사람에겐 농장일이 가장 좋은걸로 알고있다.
농장 경험이 많다면 능력에 따라 돈도 많이 벌 수 있고, 짧은 기간만 일하고 다른 도시로 이동할 수 있고...
농장일 하면 치를 떠는 사람도 있지만, 호주에서의 농장생활을 경험하고 싶어하는 세계 여러나라 젊은이들도 꽤 많다.
그러나 나는..전자에 해당한다.
나, 우리집이 농장이라 농장에 대한 일말의 환상도 없으며-.-, 호주 도착하자마자 외딴 시골농장에서 고립된 생활 하고싶지 않다.
그렇다면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이제 시작이니 농장일 빼고 다 해보고 싶다. 사무실 안에서 컴퓨터 두들기는 일만 아니라면, 모두 생소하고 관심가는 직종들이다.
***호주에서 일자리 구하기.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약 20개국 정도 되는걸로 알고있다.
그렇기에 호주의 특히 대도시 같은 곳을 가면, 20개국이라는 한정된 나라 출신의 아이들이 몰려있고, 그중에서는 한국인 또한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게다가 대도시에는 한국인 이민자들의 식당이나 상점들이 많아 한국인 워킹홀리데이 메이커들은 교민잡지의 구인란을 통해 한국인 업주 밑에서 일을 하기도 하고, 한국인끼리 정보 교류를 통해 일자리를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란다.
그러나 여기 다윈은 좀 다르다.
이제 막 차이나 타운이 들어서는 이곳에 한인촌은 커녕, 한국인 자체도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밖에 눈에 띄지 않는다.
내가 묵는 백패커스에는 몇 안되는 백패커들의 대부분이 독일인과 호주 현지인들이다.
(왜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거의 반이 독일인, 반이 호주인이다.)
비수기의 다윈에 첫 발을 내딛은 나에겐 일을 얻기 위해 좀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했다.
1. 백패커스 게시판 활용하기.
백패커스안에 있는 게시판에 붙어 있는 구인광고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보통 백패커스에서 일자리를 소개시켜주기도 하고, 게시판에는 백패커들을 겨냥한 구인광고지가 많이 붙어있어야 하는데.....
역시 비수기라 게시판이 썰렁하다. 그나마 저중에 절반 이상이 구인광고가 아닌 중고차판매, 혹은 다른도시로 이동하기 위해 오일 쉐어를 하자는 광고들이었다.
그래도 몇 개 안되는 구인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어보았으나, 이미 사람을 구했다고 하는 답변 뿐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2주전부터 붙어있었던 오래된 광고라고... --
내가 묵는 칠리스 백패커스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다른 백패커스에 가서 게시판을 확인해도 된다.
확인해본 결과, 다른 백패커스 게시판은 더 썰렁하였음. --;
일주일이 지나도 게시판은 업데이트 되지 않았고, 지금도 그대로다...
백패커스 게시판 활용 실패.
(아마 성수기때는 활용성 높을 것으로 봄.)
2. 구인광고 신문활용하기.
우리나라 교차로나 벼룩시장에 해당하는 신문이 호주의 주(州)마다 있는데,
이곳 Northern Territory주에서는 Northern Territory News라는 신문을 사면된다.
매일매일 발행되는 신문인데, 구인구직란은 토요일날 신문에 가장 많은 정보를 볼 수 있다.
구인광고란에는 우리나라 교차로 마냥 경리, 회계직서부터 서빙일 까지 다 나와있다.
(농장일은 없었음)
그런데 다윈뿐 아니라 NT(Northern Territory)주에 있는 여러 도시 광고가 섞여 있기 때문에 그중에 내가 묵고 있는 동네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추려내면 해당사항이 그리 많진 않다.
여튼 신문을 보고 전화를 걸면 된다.
역시나 그리 완벽한 영어실력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한 번은 전화를 걸자 발랄한 누군가가 전화를 받았다.
순간 당황해서 내가 한 말 "저... 한국인 인데요.." 풉~ 마치 세상에 한국인은 나 한 명인양..
여튼 커피숍이든, 레스토랑이든, 호텔이든 전화를 걸면 이메일로 레주메(resume;영문이력서)를 보내달라고 한다.그래서 도서관으로 가 순식간에 대충 레주메를 만들어서 이메일로 몇 군데 뿌렸으나...
대충 만들어서 그런지 역시 소식이 없었다 --;
나중에 알고보니, 레주메에 반드시 해당분야의 경력을 써 넣어야 한다고...
나 이런 직종에 경력이 없다하니..
베테랑 워홀메이커들 말로는 없으면 그냥 만들어서라도 써 넣으라고.. ^^;
3. 잡센터 활용하기.
일 소개소를 활용하는 일이다.
이 작은 다윈에서도 일 소개센터를 4-5개 정도 발견했으니, 더 큰 도시에는 더 많지 않을까.
다윈에서 가장 좋은 소개센터는 백패커(배낭족)들 전문 소개소가 있는데... 비수기에 접어들어서 그런지 얼마전에 문 닫았다고...
그리고 소개센터의 경우 호주 영주권자들만 상대로 하는 곳도 있다.
잡센터를 활용하는 방법은 레주메(영문이력서)를 갖고 가서 전달만 해주면 된다.
그러면 이력서를 보고 일자리가 생기면 핸드폰으로 연락을 준다고...
그런데 난 왜 연락이 안오지...풉..--;
잡센터에 따라서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댓가로 커미션을 받는 곳이 있고 그렇지 않은 곳이 있다고 함.
핸드폰으로 전화받았을 때 상대방의 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실력이 필요하다.
참고로, 본인의 영어실력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 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아야 한다.
연실낭자 영어 어학연수 한 번 다녀온 적 없고,
벨리즈라는 나라에 본의 아니게 이틀동안 체류했던거 외에는 영어권 나라에 가본 적도 없으며,
가깝게 지내는 영어 네이티브 친구 한 명 없고,
한국에서 영어학원 한 번 꾸준히 다녀본 적 없다.
나 유창한 외국어 실력 갖은 사람 아니지만, 살짝 조언하고 싶은건....
외국어는 학습이 아니라 반복이다.
혼자서라도 아는 단어, 아는 문장에 껴 넣어가며 대화하고 반복하고...
여행하다보면 매일 매일 다른 사람을 만나도 거의 항상 똑같은 대화가 반복된다.
어쩌면 오히려 어학연수보다 여행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영어로 대화하는게 더 효과적일지 모른다.
잘 하지 못하더래도 천천히 말하면 상대방이 주의깊게 잘 들어주니, 부담갖지 말고 자꾸 말하려고 노력하고 상대방이 말하는 것도 주의 깊게 들어두었다가 나중에 써먹으면 된다. 잘 못알아 듣겠으면 미안하지만 천천히 좀 말해달라고 하면 된다.
본인이 영어가 꽝인거 같아도 우리 중학교, 고등학교때 비록 영어 중간고사 50점 맞았어도 어쨌든 배운 가락이 있기 때문에 말하려고, 들으려고 노력하면 결국엔 된다.
한국인과 일본인 영어 못하기로 유명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다 영어 잘할것 같은 유럽인들도 우리처럼 버벅거리는 사람들 많다.영어를 제2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스페인,프랑스,이탈리아...다 우리랑 똑같은 사람들이다.
(그러나 대체적으로 북유럽계들은 영어가 유창함)
4. 직접 발로 뛰기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레스토랑이나 호텔, 옷 가게등 상점 윈도우에 붙어 있는 '직원구함' 포스터를 보고 안에 들어가 직접 어플라이 하는 방법이다.
이것 역시 레주메가 필요하다.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이것 역시 지원하는 직종에 따라 레주메에 적당한 경력을 만들어서 써야한다는...ㅋ
위 사진에서와 같이 주방보조를 구하는데 아예 '현지인만(Local Only)' 구한다고 적어 놓는 경우도 있다.
들은바에 의하면 사실 레주메를 갖고 여기저기 지원하는 방법은 연락오기가 좀 힘들다고 한다.
그래도 지금 다윈에서는 어쩔 수 없다.
다른도시처럼 게시판보고 연락해서 왕창 사람모아 농장이나 공장으로 떠나는 그런건..지금 다윈엔 없다.
'사람구함'이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지 않아도 큰 호텔이나 레스토랑같은 곳에 무작정 그냥 들어가 사람구하냐고 묻는 방법도 있다.
그러면 사람을 구하지 않더라도 레주메를 놓고 가면 나중에 필요할 때 연락주겠다고 한다.
바로 내가 일자리를 구한 방법이다.
다윈시내에 있는 별 다섯개짜리 크라운 플라자 (호텔).
Northern Territory News에 구인광고도 나와있지 않았지만, 용기내서 찾아들어가 리셉션에 가서 사람구하냐고 물었다. 역시 안구하지만, 레주메 작성해놓고 가면 혹 필요하면 연락주겠다고...
가능성은 희박해도 그냥 여기저기 다 후벼 보는거다.ㅎㅎ
그리고 약 3-4일 후 전화가 왔다.
하우스키핑(House keeping) 일인데, 하겠느냐고...
나 웨이츄리스 지원했으나..--;내가 지금 이것 저것 가릴 상황이 아니니 아주 강렬하게 OK!! 해버렸다.
그리고 타이완(대만)에서 온 친구가 한 명 있는데, 혹시 사람이 한 명 더 필요하면 함께가도 되겠느냐고 묻자, 때마침 그곳에서도 사람이 더 필요했는지 아, 그러냐고 하면서 OK!
호주에 도착한지 일주일째, 이것 저것 시도해 본 땀 흘린 노력끝에 구한 일자리,
연실낭자는 같은 방에 사는 대만 친구 Eva와 함께 크라운 플라자에서 하우스 키퍼로 일하게 되었다.^^v
***
일자리를 구하는 더 쉬운 방법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처럼 발품파는 노력하지 않고도 쉽게 일자리를 구했다는 사람들도 분명 많을거다.
호주 워킹홀리데이에 있어서 처음 시도해보는 구직활동이 이었고, 아무것도 몰랐던 나 비록 수십번의 실패를 겪었지만 그 과정이 있었기데 위와 같은 여러가지 방법을 알아내고 터득한게 아닐까.
오히려 단 한 두번이 아닌 여러번의 실패를 거듭한 노력끝에 일자리를 얻게 해준 하늘에 감사하며,,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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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화이팅~!!! 이에요~!!! 추억생각나서 오랜만에 들어왔는데 ㅠㅜ 힘들겠지만 마냥 부러운 글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