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름처럼 한양대학교 안에서 더 지혜로워지고 싶은 김지혜입니다.
그리고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고민인 김지혜이기도 합니다. 좀 이상하게 들리시나요?
전 지금까지의 제 인생에서 절 움직여온 것은 언제나 “하고 싶다”라는 의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의지는 저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오기도 했지만, 제 주위 사람 특히 가족의 입장에서 볼 때는
가끔 이상한 방향으로 이끌어갔다고 하기도 해요. 한 예로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봄에 갑자기 초등학생 때
그만두었던 피아노를 치겠다고 한바탕 집이 난리가 난 적이 있었습니다.
내내 공부 잘하던 딸이 갑자기 전혀 상관 없는 피아노를 치겠다고 하니까 엄마 아빠가 정말 깜짝 놀라셨던 듯 해요.
그런데 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그 자리에서 당장 시작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그렇게 한달 간 집안이
거의 냉전 상태에 있다가 결국 학교 선생님까지 나서셨던 적이 있어요.
결국 “니가 하고 싶은 만큼 하다가 꼭 다시 공부로 돌아와야 한다.” 이 약속을 받고 전 피아노를 시작했어요.
정말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제가 생각해도 신기한데요, 그 당시에는 정말 이걸 안하면 안될 것처럼 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두달을 하니까 이제 슬슬 질리더라구요. 네, 이것은 또 제 단점이기도 합니다.
제 변덕스러운 성격 탓에 무언가 하나에 꽂히더라도 전 금세 그 마음이 식고 다른 것에 눈을 돌리게 돼요.
이렇게 살아오면서 제가 늘게 된 것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능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마다 설득을 정말 잘해야 됐어요. 그렇지 않으면 어차피 금방 그만둘 거면서 뭐하러 하냐고
엄마 아빠는 마땅치 않아 하셨거든요. 최대한 내가 이것을 왜 하고 싶고 이것이 나에게 어떤 도움을 줄 것인지
마치 프레젠테이션하는 것마냥 저녁 식사 후 엄마 아빠 앞에서 말을 해요. 제가 그 말을 잘하면 잘할수록
부모님께서 어쩔 수 없다고 하시며 허락을 하시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이렇게 시작하고 그만둔 게
아마 50가지 가까이는 될 거에요. 처음엔 저도 “난 왜 이러나” 싶었어요. “나도 성공한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하나에만 열정을 가지고 그것을 밀고 나간다면 뭐라도 하지 않았을까” 하고요. 그런데요, 전 항상 새로운 게 좋더라구요.
제가 도전하지 않았던 것, 아직 모르는 것을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당장 하고 싶고 알고 싶은 마음에 정신을 못차리겠어요.
그래서 이걸 장점으로 삼아 “나는 언제나 새로운 것을 찾는 모험심이 있으며 그것을 다른 사람이 하고 싶어하게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생각하기로 결심했어요. 이렇듯 저는 무척이나 낙천적입니다.
하고 싶은 건 엄청 많고 모든 걸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려 하는 어린애같은 면이 아직 남아있기도 해요.
이런 제가 대학 안에서 지혜를 얻고 싶습니다. 모든 것을 그 때마다 순간순간의 충동으로 시작하고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어떤 궁극적인 목적 안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만드는 지혜를요.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고전을 읽는 것이 정말 이런
지혜를 얻는데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자, 지금까지 이게 바로 저입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나아갈 길이 멀어요.
지금 이 시기는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내가 누군지, 뭘 하고 싶은지 아직 모르겠어서 힘든 시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그런 고민이 있고 아직 치기 어린 생각이
남아있기도 한 이 때가 뒤돌아 생각했을 때 가장 빛나고 있을 때가 아닐까요?
빛나고 있을 때 함께 하게 돼서 반갑습니다.
앞으로 짧은 시간이지만 계절학기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