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 사족달기 -
우리의 8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다.
청포도에 나온 칠월은 음력칠월을 이야기한다.
우리의 포도는 원래 청포도였다.
지금이야 검은포도가 대세이고
그 외에 와인을 만드는 종이다른 포도들이 많이
수입되어 재배되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것은 청포도이다.
어릴적 시골집 농가 마당한구석에 푸르른 빛을 띠고
더위에 지친 농민들과 시골아이들을 시원하게
그늘을 제공하고 비타민이 부족한 시대에 풍부한 비타민을
제공했던 것이 청포도가 아이었든가---
우리집에도 마당한구석에 청포도가 있어
여름이면 그아래에 밀집멍석을 깔고 누워 시원한
여름을 보냈던 기억이 새롭다.
어디 그뿐이랴, 커다란 청포알을 하나 따서
입에 콱 깨물면 그 신맛에 더위도 저멀리 달아나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청포도는 우리네 고향의 향수를 추억케하는 식물이다.
이육사님의 시로 청포도는 우리네 기억속에 영원할 것이고
멸종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청포도란 시를 생각해보자.
이육사님은 우리가 배우고 들었듯이 민족시인으로 분류된다.
일제에 항거하고 독립운동으로 숱한 옥고를 치르면서도
자신의 자존심과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지킨 위대한 독립투사이자
또 국문학사에 길이 빛날 시인이다.
본명은 " 이활"이고 이육사란 이름은 교도소에서 주어진 죄수아닌
죄수 번호가264번이었던 것을 이육사로 쓰시게 되었다.
경북의 안동 양반들이 사는 곳에서 태어나 셔서
안동을 우리 국문학도들의 영원한 마음의 고향으로 만드신 것이다.
많은 시를 지으셨고 우리에게 익숙한 교과서에도 등재된
시가 또 " 광야" 를 빼놓을 수 없다.
이 시도 우리 민족의 독립을 노래한 시이다.
이육사시인은 오랜 교도소 생활과 일제에 빼앗긴 조국의 산하와
우리 민족들의 고통속에 몸부림치는 것을
자신의 육신의 고통으로 인식하고 이 고통을 벗어나고자
몸부림친 모습을 느끼게 하는 것이 그 의 시이다.
어릴적 뛰놀았던 아름다운 고향의 풍경을 동경하며 이 시를 쓰셨던 것이다.
청포도가 주저리주저리 열리던 고향, 한가롭고 평화로운
아름다운 시골 풍경, 이육사가 그리워하고 동경하던 고향의 모습이
일제에 억눌려 누군가가 즉 독립투사가 영웅이 나타나
일제를 몰아내고 우리 평화와 자유를 가져다 줄것 같은 막연한
기대감이 들게 되고 그런 영웅을 맞이하는 모습이 연상되어진다.
새햐얀 모시와 은쟁반은 백의 민족인 우리 모습을 형상화 하고
언제 올지 모를 우리네 독립투사 영웅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를 하여두어라.
즉 우리나라가 일제로 부터 행방되는 날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를 맞이 한다는 것은 아마도 우리의 독립을 지칭하신 것이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ㅎ
지금도 어느 시골 허름한 농가마당 한쪽 구석에 포동포동 살이 차오를
청포도가 보고 싶다. 아니 그 그늘아래에 누워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굵은 청포알 하나 따서 입에 물고 추억속으로 잠들고 싶다.
칠월의 끝자락에서 ~ 시인과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