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풍 무너진 날..현대백화점 천장 일부 '와르르' 그래도 영업계속해
1층 마감재·덕트 함께 떨어져… 직원 1·고객 5명 부상 병원행
손님대피 안시켜… 안전불감 지적
세계일보 | 입력 2014.06.29 19:14 | 수정 2014.06.29 22:23
쇼핑객들이 붐비는 휴일에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1층 매장 천장의 마감재가 떨어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해 고객들이 긴급 대피했다. 이 사고로 백화점 직원 1명과 고객 5명이 다쳤다. 하지만 백화점 측은 고객 대피 안내에 소극적이었고 안전 점검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고 정상영업을 강행해 비난을 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에도 충북 청주시 충청점 6층 식당가 천장(15㎡)이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29일 소방당국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1분쯤 서울 강동구 천호동 현대백화점 1층 안경점 매장 위 천장 마감재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10여㎡ 크기의 천장 마감재는 덕트(공기용 배관)와 함께 삽시간에 떨어져 내렸다.

29일 오후 2시쯤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천호점 1층에서 천장 석고보드 일부가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이 현장조사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이 사고로 안경점에서 근무하던 백화점 직원 김모(47·여)씨, 고객 고모(34·여)씨와 딸(5) 등이 어깨와 팔 등에 찰과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피해자 고씨의 남편인 정모(37)씨는 "사람이 몰려 있는 곳에서 사고가 났는데, 대피하라는 직원들의 안내조차 없는 게 말이 되느냐"며 "추가 붕괴로 이어졌다면 큰 피해가 났을 것"이라고 안전불감증을 강하게 비난했다.
사고를 목격한 고객 김모(58·여)씨는 "순식간에 천장 일부가 '쿵∼'하고 떨어졌다"며 "사고 직전 '부지직∼'하는 소리를 듣고 고객 수십명은 대피했으나 일부는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고도 사고지만 이후 백화점 측의 대응을 두고 안전 불감증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 측은 사고 직후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고객들을 대피시키지 않았고, 사고 경위를 짤막하게 알리는 안내 방송만 20여분이 지나 한 차례 내보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 목격자는 "당시 지하 2층에 있었는데, 1층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직원에게 물어보니 '별일 아니다'고만 했다"며 "뒤늦게 알고 보니 1층에 있던 사람들은 추가 피해를 우려해 대피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추가 피해 우려와 함께 혼란이 지속됐지만 주변 통제는 뒤늦게 이뤄졌고 그마나 형식적이었다. 백화점 측은 사고 1시간10여분이 지나 현장 주변에 3m 안팎으로 진입통제선을 설치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조치를 완료했고, 평소처럼 영업을 계속했다. 이 때문에 백화점 관계자와 경찰, 취재진, 고객들이 뒤엉켜 혼란을 빚었다. 백화점은 안전사고에 대비해 15명의 안전담당자를 지정했지만 별 소용 없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일부 직원이 경황이 없어 제대로 안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은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져 단일 사고로는 최대의 인명피해(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를 낸 날과 일치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고 소식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과장되는 등 연일 계속되는 사고 소식에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오영탁·정선형 기자 oy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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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6월 29일 삼풍백화점 와르르. 사망 501명, 실종 6명, 부상 93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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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29일 현대백화점 천호점의 1층 매장 천장의 마감재가 와르르 직원 1명,고객 5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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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측은 사고 1시간10여분이 지나 현장 주변에 3m 안팎으로 진입통제선을 설치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조치를 완료했고, 평소처럼 영업을 계속했다니 참으로 현대경제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