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의사자성어(22)>
지족자부(知足者富)
알 지(知), 족할 족(足), 놈 자(者), 지족자(知足者)라함은 ‘족함을 아는 사람’을 뜻하고, 넉넉할 부(富)는 ‘ 부유하다’‘여유가 있다’라는 의미이다 . 따라서
‘지족자부’라 함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라는 뜻이다.
노자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아감에는 천차만별(千差萬別)이다.
된장국에 나물밥으로 만족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맛 집을 찾아 다니면서 비싼 요리에 엄청난 돈을 들이는 사람도 있다.
한 두벌 옷으로 몸을 가리면 족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유행을 따르다 못해 새롭게 창조를 해가며,
값비싼 새 옷을 주문해서 걸치는 사람들도 있다.
버스도 마다하고 걸어가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좁은 골목길을 자가용을 타고 으시대면서 다니는 사람들도 있다.
친구를 만나 포장마차에 들어가 지나간 시절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고급 요정에 가서 비싼 양주를 마시면서 호기를 부리는 사람들도 있다.
자기 인생을 자기가 사는데 무엇이 좋다 나쁘다 따질 필요는 없다.
그러나 위와 같은 경우, 과연 어느 쪽이 더 넉넉한 사람일까?
물량으로는 펑펑 쓰는 사람이 풍족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마음가짐은 반드시 그러지만은 않을 것이다.
「아흔 아홉 섬 가진 사람이 한 섬 가진 사람보고 백 섬을 채우자」고 한다는 말이 있다. 이는 아흔 아홉 섬 가진 사람이 한 섬 가진 사람보다 마음이 가난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가 한 섬 가진 사람에게 자기 것을 주어 똑 같이 오십 섬씩 가졌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더라면, 그는 천 섬 가진 사람보다 더 마음이 풍족한 사람일 것이다.
부(富)는 마음에 있다. 된장을 먹더라도 마음이 편하면 그가 부자이며, 고깃국을 먹어도 마음이 항상 앙앙불락(怏怏不樂)하다면 그가 빈자(貧者)인 것이다.
그래서 「부는 만족할 줄 아는데 있고(富在知足:부재지족), 귀함은 물러가기를 구하는데 있다(貴在求退:귀재구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현재 자리에 만족해 하면서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 귀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결국에는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는 것을 필자는 정부의 인사국장 경험을 통하여 많이 보아왔다.
국공내전에서 모택동에게 패하고 대만으로 쫓겨간 장개석은 공무원들에게 엄격한 오수원칙(五守原則)을 준수케 했다. 오수원칙이란 수시(守時:시간 지키기), 수법(守法:법질서 지키기), 수분(守分:분수 지키기), 수비(守泌:업무상기밀 지키기), 수신(守信:언행일치 하기)을 말한다.
이 중 분수를 지키는 수분(守分)의 구체적인 실천지침으로, 대만 공무원들은 유흥업소에의 줄입이 절대금지 되었다. 이러한 엄격한 도덕적 강령에 힘입어 대만정부는 청렴도가 우리 보다 앞서고, 경제소득도 한국을 추월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분수를 지킨다는 것은 개인이나 조직에 있어사 중요한 것이다
“만족할 줄 알면 모욕당하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知足不辱 知止不殆:지족불욕 지지불태)고 노자는 말하고 있다.
필자는 바둑을 좋아한다. 아마추어3단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있으면 아무 기원이나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하고 즐겨 바둑을 두곤 한다. 그런데 바둑 둘 때 그만하면 넉넉하게 이기고 있는 국면에서도, 대마잡고 크게 이가겠다고 욕심내는 바람에 오히려 내가 져서 후회한 적이 적지않다. 만족할 줄 모르고 그치지 않았기 때문에 승패가 역전되었던 것이다.
그침과 물러남은 때를 잘 맞추어야한다. 때를 맟춘다는 것을 시중(時中)이라고 한다. 인사 청문회에서 어느 장관후보자는 일지감치 자진사퇴했는데 ,또 다른 장관후보자는 총리인준 가결 후에 비로서 사퇴했다고 해서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물론 본인은 이렇다 할 잘못도 없는데 국민의 눈높이 차원에서 사퇴가 이루어진 것이라고 한다. 물러섬의 때를 맟춤(時中)이 쉬운 일이 아님을 알 수있다.
봄은 봄이 해야 할 일을 끝내면 그 지위를 여름에게 물려준다, 여름이나 가을도 각각 잎을 무성하게하고 열매를 맺게 했으면 겨울에게 그 지위를 물려준다.이것이 자연의 질서이며 도리이다.
인간도 일단 일을 수행하여 공적이나 명성을 이루었으면 그 자리를 물러나는것이 하늘의 도리에 따르는 것이다. 이를 노자는 공적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리라고 했다.(功遂身退 天之道:공수신퇴 천지도)
물러날 때는 조용히 물러나야 한다, 자기가 한 일을 자랑하거나 떠벌리지 말아야 한다. 잘한 것보다도 잘못한 것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잘한 것만을 끄집어내어 자랑하는 것은 소인배(小人輩)나 할 짓이다.
“무릇 하늘과 땅은 만물이 잠시 쉬어가는 곳이고, 세월은 백대의 과객”이라고 당나라 시인 이태백이 춘야도리원서( 春夜桃李園序)에서 읊었다.
인생이 긴 것 같아도 ,지내고 보면 잠시 세상에 소풍 나왔다가 돌아가는 것과 같다, 사람이 한평생 산다는 것이 꿈과 같고, 누리는 기쁨도 얼마 되지 않는 다. 모름지기 분수를 지켜야 인생이 풍요로워 짐을 선현들이 가르치고 있다. (2022.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