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의 작은 꿈 이야기(소리없는 항변일지라도)*
**전제:이 글은 대한연맹이나 혹은 주최측의 특정한 누구를 비방하거나 탓하려는 의도로 작성된 것이 아니며, 수필도 아니고 에피소드도 아니며, 단지 있었던 일을 전지적 입장에서 작성된 것임을 밝혀 둡니다.**
**아줌마:사전적 의미:[명사] ‘아주머니’를 낮추어 이르는 말.
1.들어가며.
대한민국의 아줌마는 강하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는 세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는 한다면 한다.
여기 대한민국 아줌마 이야기 하나를 하려 한다.
대한민국의 철인들 중 아줌마는 몇 사람 정도 있는지 잘 모른다.
다른 운동도 그렇지만 철인3종운동 역시 돈과 시간과 도전정신이 어느 운동보다 필요하다.
아줌마가 철인운동을 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현실에서는 1인5역을 해야 할 수 있는 운동이다.
무엇보다 내조의 여왕으로서, 강한 엄마로서, 엄한 선생님으로서, 때로는 튼튼한 가장으로서, 모든 역할을 해 가며 철인운동을 해야 하고, 클럽활동에도 충실해야 한다.
이러한, 강한 대한민국의 철인 아줌마 중 우리 경주보문철인3종클럽에도 강한 아줌마가 한명 있다.
2010년 7월에 있는 제주킹코스에 도전하려 하는 소박한 꿈을 가진 아줌마다!!
2.서울로.
2010년 첫 대회!
5월 8일 서울국제 트라이애슬론 올림픽코스를 완주하기 위해 경주를 출발.
큰 가방에 짐을 챙기고 자전거를 챙기고 환한 미소로 ‘제주 전초전으로 지금부터 각종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며 웃으며 출발지로 나온 그녀.
남편에게는 조강지처로서, 아이 둘에게는 든든하고 강한 엄마로서, 모든 역할을 충실히 하며, 평소 클럽의 새벽 공동훈련, 주말 공동훈련에도 성실히 참가한 열성파 아줌마, 그렇기에 클럽에서도 든든한 기둥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서울로 향하던 길.
덕평휴게소에서 쇼핑을 즐기려 했으나 토요일 수영 워밍업 시간에 쫒겨 클럽 동행 회원들에게 피해를 입히까봐 곧바로 차로 돌아 온다.
서울요금소를 통과하여 한남대교입구까지 밀린 꽉 밀린 정체를 뚫고 한강 대회장에 수영 워밍업 시간에 맞춰 겨우겨우 도착, 용감하게 물에 들어 간다. 역시 아줌마의 파워였다.
우리는 워밍업 20여분을 체 못하고 호루라기 소리에 밖으로 나와야 했다.
아줌마는 이 정도면 물이 차갑지 않다며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수영워밍업을 마치고 나오니, 경기설명회 장소 안내판조차 보이지 않아 우왕좌왕 하다가 묻고 물어 사람들 많이 있는 곳을 가보니, 북새통.......선수등록을 하는 곳이었다. 보아하니 등록은 나중에 하고 경기설명회 듣기 위해서 있다가 ‘1시간30분 뒤 호텔에서 설명회를 하겠다’는 안내 멘트에 우리는 숙소로 들어가 여장을 풀고 저녁식사 후 등록을 하기로 하였다. 이때부터 뭔가 이상하게 잘못 돌아가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
우리는 저녁식사 시간과 선수 등록 및 검차 시간, 대회 준비 등을 계산해 보니, 경기설명회에는 참석할 수 없겠다는 결론이 나서, 주최측 피성철 대회장에게 책자를 들고 직접 찾아가 책자 내용데로 맞냐고 코스도를 펴 놓고 질문을 하니, 피성철님은 코스도를 상세히 가리키며 친절하게도 설명을 해 주었고 나는 저녁에 숙소에서 우리클럽 회원들에게 그대로 자세히 설명을 해 주었는데, 이튿날 싸이클과 런의 실전코스는 달랐다. 얼마나 당황했겠는가. 경기설명회 장에서는 어떻게 설명했는지 모를 일이다. 순식간에 싸이클 코스가 바뀔수도 있는가..
숙소 근처에서 우리는 저녁을 맛나게 먹고 선수 등록과 검차를 마치니, 우리의 아줌마는 ‘제주대회 갈려면 미리미리 준비해 두어야 할 것이 많다’며 엑스포에 들러, ‘구’를 한박스 사고, ‘헬멧’도 사고, 타이어도 사고,....철인용품 거금 약50만원 이상을 질러 버린다. 다시 한번 도전의욕과 불타는 용기와 마음속으로 제주대회를 위한 각오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를 보여 준 것이다.
평소 열성적이고 적극적이던 아줌마인 것은 알았지만!
3.대회를 치르며.
이튿날 대회가 시작된다.
시작부터 뭔가 부드럽지 못한 진행의 미숙함이 보인다.
아줌마와 나는 거의 후미 그룹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앞 선수들 들어가는 것을 보고 ‘화이팅, 무사완주!’하며 내가 먼저 수영을 들어 간다.
달리기까지 마친 나는 우리 클럽 선수들이 몇 명 골인 하였나 두리번거린다.
아니, 아줌마가 우리클럽 긴팔 상의 저지를 입고 저 먼곳에 있다. 우리의 노란색 유니폼은 멀리서도 푯대가 나서 금방 알아 보기 쉽다. 아! 이상타!
서울대회 싸이클 난지도 코스!
나도 당황 스러울 만큼 힘들었다. 책자에 있던 코스가 아니었다.
이런 좁은 곳에서 뱅글뱅글 돌면서...크로스 되면서... 유턴을 한다는 것이 아줌마에게는 힘들텐데.... 이런 좁은 공간에서 유턴하는 훈련은 하지 않았는데.....걱정이 많이 되었다.
그렇게 좁은 공간에서 서로 크로스 되면서 얼마나 당황했고 놀랬을까.....당연히 평소 훈련한데로 싸이클을 타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싸이클에서 컷오프 당할 정도로 실력이 나쁘지는 않는 아줌마라 나는 믿었다.
왜냐면, 올림픽코스는 다 수의 완주 경험이 있고, 작년 철원하프까지 완주한 아줌마 였기 때문이었
다.
문제는, 난지도를 빠져 나와 강변북로에 올리려는 순간 누가 앞에서 제지를 하더란다.
불과10미터 앞서가던 선수는 그대로 빠져 나갔고.....
무조건 진입이 안된다며 칩을 빼앗더라며 눈물을 뚝뚝 흘린다. 연약한 여자의 모습이었다.
그 통제원은 누군지, 도데체 누군지 화가 치밀었다.
시간이 그렇게 늦었는가...아닌데.....
그 통제원. 누구로부터 어떤 교육을 받았고 심판자격은 있는지, 그렇게 빨리 제지를 한 것이 맞는지 궁금하기 까지 했다. 물론, 제대로 교육을 받았고 통제하라는 지시를 받았을 것이다.
경기(수영)시작하기전, 작은 스피크에서 '여러분들이 빨리 협조하지 않으면, 싸이클에서 컷오프 됩니다. 빨리 수모색깔별로 줄을 서 주세요'라는 소리를 듣고,
나도 줄을 서기 위해 내 수모색깔을 찾았는데, 내 수모는 어디에 가서 줄을 서야 할지 기준이 없었다. 어디서 줄을 서라는 말인가 오히려 더 섞여 버린다. 내가 경기를 하면서 앞그룹, 뒷그룹 수모 색깔까지 외워 줄을 서야 하나.....
이것이 줄을 서지 않은 선수들 잘못인가. "이곳"에 줄을 서라는 기준도 없이 '색깔별로 줄을 서라"는데....군대에서도 헤쳐 모여는 ‘기준’이 있거늘....
이런 생각들과 연결되니, 그 때문에 ‘우리의 아줌마’가 ‘컷오프’ 된 것인가 생각하니 더욱 화가 치밀었던 것이다.
컷오프!
그것은 상당히 중요하다!
스포츠에서 대회 규칙은 준수되어야 한다.
그것은 미집행도 안되지만 과집행도 안된다는 뜻이다.
만냑, 주최측에서 그 통제원이 아줌마의 칩을 과집행으로 뺏었다면 그건 단순히 칩을 뺏은게 아니라 아줌마의 꿈을 뺏아 버린 것이다.
그 충격으로 지금껏 우리의 아줌마는 클럽에 얼굴 한번 내 밀지 아니하고, 홈피에도 들어 오지 않으며 마음속으로 울고 있다. 제주대회 가지 않겠다며...
아줌마의 무너져 버린 꿈.... 또 다시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마음 다짐을 해야 할까 생각하니 가슴 아프다.
지난 해 울진대회를 끝으로 겨울 내내 동계훈련한 결과 2010년 첫 대회가 이렇게 되다니.
무엇으로 위로해 주어야 하나.
사람이 의욕을 상실하면 어떤지를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내가 골인 후 울고 있었던 우리 아줌마!
서울은 아줌마에게 너무나 잔인했던 것이다.
경주로 내려와 우리는 아줌마를 위로해 주려 했지만, 다 소용 없었다.
진정 내면으로부터의 위로는 누가 해 줄 수 없기 때문이리라.
누가 내면의 깊은 상처를 치유해 줄 것인가.
누가 무너져 버린 아줌마의 꿈을 다시 쌓아 줄 것인가.
1인5역을 하면서 쌓아 올린 아줌마의 작은 꿈, 아줌마의 이 꿈을 다시 키워 주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하나...
4.소리없는 아우성.
이번 여름엔 꼭 제주에 가서 킹코스를 완주하겠다던 아줌마였는데....그 작고 소박한 철인의 꿈을...지켜 주지 못했으니.....
보이지 않는 아픔에 대하여,
이것이 허공을 향한..보이지 않는 소리 없은 항변이라 할지라도..
무엇이 꿈을 무너져 버리게 한 것인가에 대하여,
누가 꿈을 무너뜨린 것인가에 대하여.
항변을 하고 싶다.
그것이 또한 들리지 않는 항변이라 할지라도.
누구도 들어주지 아니하는 항변이라 할지라도.
메아리 되어 돌아오는 답변조차 없다 할지라도.
허공에다 데고 아우성이라도 질러 보아야 할 일이다.
5.주최측은 작위에 의한 것이든, 부작위에 의한 것이든 진행을 잘못했다면 아줌마에게 사과해야 한다.
우리는 아줌마의 꿈을 다시 일깨워 줄 것이다.
대한민국의 아줌마는 강하다는 것을, 세다는 것을, 한다면 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도록
늘 위로하며 함께 운동해 나갈 것이다.
2010. 5. 18.
광주민주화항쟁 기념일에
서부동에서 눈보라 생각.
첫댓글 한 겨우내 지나 따스한 봄날,
언제 그랬냐는 듯 화사하게 피어나는 복사꽃처럼 우리 아줌마의 꿈도
다시 그렇게 영글어 갔으면 합니다...
바다님 기필코 제주대회완주하시어 연맹관계자 코를 납작하게 해주세요 화이팅입니다
바다누님 무슨말로든 위로가 안되겠지만 누님 곁에는 항상 누님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보문가족이 있다는 것을 아시죠?힘내시고 공훈에서 누님을 다시 뵜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열심히 공훈에 참석할께요..
오뚜기 아줌마~
제주대회 가나? 내가 가면 갈라나?
난 02도 못했어... 운동안하면 배나온데이... 배가 축 처져봐야 아~~~제주대회 갈껄...ㅋㅋ
회장님 제생각에는 연맹 자유게시판에 올리시는것이 좋겠습니다 저희 마음을 너무나 잘 표현하셨습니다
가슴이 찡하고 같은 아줌마로써 공감이 가네요 잘 읽었습니다... 대한민국 아줌마 화이팅!
아줌마!! 어머니라는 이름은 너무도 위대한것같습니다. 언니가 흘린땀을 알기에..
우리다시한번 힘내십시다요^^
우리의 기둥! 다시한번 힘을내요 당신을 지켜보면서 힘을 얻는이들을 위하여 다시한번 도전해주시기를 바람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멋지게 완주하는 모습보여주세요
언제나 쌩글~~쌩글~~ 해돌이 아줌마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