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0일 부산구덕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가운데 승부차기에서 3-5로 무릎을 꿇었다.
이로써 한국은 13일 오후 4시3분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준결승에서 일본에 패한 태국과 3·4위전을 벌인다.
이란은 82년 뉴델리아시안게임 예선에서 한국을 1-0으로 물리친 데 이어 90년 베이징대회 때도 준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해 번번이 한국의 덜미를 잡은 팀.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발목을 잡힌 ‘이란 징크스’를 탈피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짧은 훈련기간 때문인지 조직력 난조와 골결정력 부족을 드러냈다.
이동국 대신 김은중을 최전방에 포진시킨 한국은 기동력을 앞세워 골사냥에 나섰지만 미드필드에서 패스연결이 끊기고 골결정력이 떨어지는 단점을 드러내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절호의 득점찬스는 일찌감치 찾아왔다. 전반 9분 최태욱의 프리킥이 이란 골키퍼 미르자푸르의 손을 맞고 나오는 것을 달려들던 김두현이 오른쪽 측면에서 논스톱슛을 날렸지만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다.
후반 들어 한국은 수비에서 몇 차례 허점을 드러내며 실점위기를 맞았다. 2분에 왼쪽 측면센터링을 받은 이란의 자바드 키제미얀이 골키퍼 이운재와 맞선 상황에서 슬라이딩 헤딩슛한 것이 오른쪽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내주는 순간. 그러나 다행스럽게 선심의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져 골로 인정되지 않았다.
실점위기를 넘긴 한국은 7분부터 반격을 시작,이란을 거칠게 밀어붙였다. 이천수의 절묘한 프리킥을 골문 정면에 있던 김은중이 헤딩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볼은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갔다.
관중의 탄성을 자아낸 아까운 찬스는 계속됐다. 10분 김동진이 왼쪽 페널티라인에서 쏜 총알 같은 중거리슛이 크로스바를 비껴갔고,12분 박지성의 오른쪽 측면슈팅이 이란 수비수의 슬라이딩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후반 14분 김은중을 이동국으로 교체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은 한국은 17분 이천수의 프리킥을 조성환이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핥듯이 지나갔다.
후반종료 직전에는 이동국의 오른쪽 측면슈팅이 왼쪽 골포스트를 지나치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에서도 이동국은 12분 오른쪽 헤딩슛을 날렸지만 골포스트를 벗어났고,13분에는 오른쪽 페널티라인 부근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쐈지만 골포스트를 맞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