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두봉
@ 해발 : 1,017m
@ 위치 : 전북 진안군 주천면
전북 진안군 정천면과 주천면 경계를 이루는 운장산(1,126m)은 금남정맥상에 솟아 있는 산이다.
금남정맥은 운장산에서 북진하며 대둔산(878m)~계룡산(845m)에 이른 다음, 계룡산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틀며 부여에 이르러 백마강에다 여맥을 가라앉힌다.
복두봉은 운장산에서 동쪽 구봉산(980m)쪽으로 뻗어나간 능선상에 솟아 있다.
진안고원 북서쪽에 울타리를 친 듯 자리한 운장산~복두봉~구봉산 능선은 금강과 만경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복두봉 북쪽 아래에는 유명한 운일암 반일암 협곡이 있고, 또 주능선에서 운일암 반일암 방향으로는 아직 비경으로 남아 있는 늑막골과 물탕골이 있어 어느 방향에서 오르내리던지 시원한 계곡산행을 즐길 수 있다.
복두봉에서 남동쪽 청천면 갈용리 방향으로 깊고 길게 패어져내린 계곡이 갈거계곡이다.
길이 약 7km에 달하는 이 계곡은 원시림이 울창하고 수량이 풍부해 여름철 납량코스로 손색이 없다.
계곡 안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200여 평에 달하는 마당바위를 비롯해 해기소, 정밀폭포 등이 구색을 갖추고 외지인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갈거계곡 최상류인 민듬분지에는 6.25동란 전까지 화전민이 살았던 농장터가 있어 가을이면 수만 평 억새군락을 이루고, 산허리에는 황홍색 단풍물결을 이뤄 한 폭 그림같은 풍광을 자아낸다.
@ 드라이브 코스
진안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충북 영동에서 무주를 거쳐가는 길을 비롯, 남원에서는 임실~성수~백운을 경유하거나, 88고속도로를 타고 장수나들목~장수~천천면을 경유해 진안에 이를 수도 있다.
수도권에서는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전주에 이른 다음, 전주에서 26번 국도를 타고 화심온천 앞에 이른 다음 좌회전해 소태정고개를 넘어서면 진안이다.
전주시내를 통과하기 짜증이 나면 익산나들목에서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봉동사거리~용진면사무소 앞을 지나 나타나는 Y자 갈림길에서 왼쪽 2차선 도로를 타고 소양천을 끼고 6.4km 주행한 다음, 오른쪽으로 굽도는 지점에서 소양천을 건너 26번 국도로 들어서면 전주시내를 통과하는 것보다 30분 가까이 단축된다.
화심온천 앞 삼거리에서 소태정고개로 오르는 널찍한 길은 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를 개최하며 새로 만든 도로다.
이 도로를 따라 5분 가량 주행하면 완주군 소양면과 진안군 부귀면 경계를 이루는 소태정고개를 넘는다.
고개를 넘어서면 오른쪽으로 소태정휴게소와 '진안 17km' 라고 쓰인 이정표가 나타난다.
여기서 6~7분 거리인 신정리를 지나면 정면으로 마이산이 마주보이고, 이 방향으로 곧게 뻗어나간 도로를 따라 7~8분 달리면 진안읍이다.
진안읍에서 북쪽 795번 지방도로를 타고 15분 거리에 이르면 왼쪽으로 정천지서가 보이고, 곧이어 정천교를 건너면 왼쪽으로 정일상회가 있는 삼거리에 닿는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정육점 방면은 용담으로 가는 길이고, 갈용리로 가려면 직진하여 주천 방면 725번 지방도로를 탄다.
이 도로를 따라 불과 3~4분 거리에 이르면 갈용리 갈거계곡 들머리인 갈거 마을에 닿는다.
■ 갈거계곡 코스
갈거계곡 들머리인 갈거 마을에서 서쪽 계류를 거슬러 500m쯤 가면 오른쪽으로 산제당이 나타난다.
수백 년 전부터 매년 정월 초하루에 마을에서 행실이 가장 깨끗한 사람을 선발해 제주로 삼아 산신령에게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사를 올리는 장소다.
산제당 앞에서 왼쪽으로 계류를 건너가면 길은 북서쪽으로 이어진다.
계곡길을 따라 약 1.5km 가량 들어서면 계류쪽으로 주차장이 나타난다.
중간터라 불리는 주차장까지 승용차로 들어갈 수 있다.
서쪽 산기슭으로는 8채의 통나무집이 있다.
자연휴양림 조성을 위해 미리 지어놓은 건물로 아직은 이용이 불가능하다(99년 현재).
계속 북서쪽으로 패어져 들어간 계곡 안으로 30분 거리에 이르면 오른쪽으로 구봉교를 건넌다.
구봉교 오른쪽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널찍한 너럭바위가 마당바위다.
마치 마당 가운데로 물이 흐르는 모습이다.
마당바위로 내려서면 움푹움푹 패인 곳이 시선을 끈다.
주민들이 공룡발자국이라고 말하지만, 패인 바위마다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다.
마당바위에서 다시 구봉교로 올라서면 왼쪽(서쪽)으로 어두침침한 지계곡이 보인다.
큰맞바위골이라 불리는 이 계곡 안에서 30여년 전 호랑이가 잡혔다고 한다.
멧돼지를 잡으려고 설치한 올무에 호랑이가 걸려든 것이라고 한다.
큰맞바위골 입구에서 곧 나타나는 공터(야영장)를 지나 500m쯤 올라가면 왼쪽 아래로 쪽빛 물을 담은 해기소가 반긴다.
약 40여 평 넓이인 이 소는 상류쪽은 너럭바위 위로 단풍나무와 쌔똥나무가 숲터널을 이루어 다리쉼을 할겸 탁족을 즐기기에 그만인 곳이다.
해기소를 지나서도 급경사는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오를수록 산세가 부드러워지고, 계곡이 널찍이 트여서 시원하다.
갈거계곡의 특징은 하류는 계곡이 좁은 반면 나무가 빽빽하고 오밀조밀한데 비해서 상류는 시야가 트이고 물이 더욱 차갑고 맑아진다는 것.
당연히 숨은 피서지로 꼽을 만하다.
계곡 왼쪽 능선 위로 쌀가마를 쌓아놓은 듯한 섬바위를 올려다보며 약 25분 거리에 이르면 옛터라 불리는 외딴 빈집이 오른쪽으로 나타난다.
30년 전 호랑이를 잡았다는 안운선옹이 젊은 시절 살던 집이라고 한다.
빈집을 뒤로하고 40분 거리에서 S자 굽이길을 돌아올라 6~7분 거리에 이르면 낡은 건물 한 채가 나타난다.
6.25 전에 농장이었다는 곳이다.
여기서 S자 굽이길을 길게 돌아 민듬이라 불리는 분지로 올라서서 30분 거리에 이르면 운장산에서 이어져온 주능선 안부를 밟는다.
안부에서 동쪽으로 바라보이는 복두봉을 향해 수림속 능선길을 타고 30분 가량 올라가면 더 오를 곳이 없는 정상이다.
정상은 집채만한 바위덩어리가 놓여 있다.
예부터 이 정상 바위 속에 송장이 들어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한다.
정상에서 휘둘러보는 조망은 막힘이 없다.
북으로는 운일암 반일암계곡을 감싸고 있는 명도봉과 명덕봉이 멀리 대둔산과 함께 보이고, 동으로는 무주 적상산이 아련하다.
적상산에서 오른쪽으로는 아홉 개의 봉우리가 연꽃잎인양 아름답게 보이는 구봉산 너머로 향적봉에서 남덕유산까지 연이어지는 덕유산이 신기루처럼 시선을 끌어당긴다.
남으로는 갈거계곡 건너 섬바위 능선을 비롯해서 진안 방면 옥녀봉, 부귀산, 만덕산 줄기 너머로 금남호남정맥을 이루는 높고 낮은 산릉들이 일렁이는 파도처럼 시원하게 펼쳐진다.
서쪽으로는 운장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꿈틀거리는 용의 등처럼 힘차게 이어진다.
하산길은 올랐던 코스를 역으로 내려서는 길이 가장 편하다.
갈거 마을을 기점으로 마당바위~해기소~민듬~주능선 안부를 경유해서 정상에 오른 다음, 역으로 다시 갈거 마을에 이르는 총산행 거리는 약 16km로 7시간 안팎이 소요된다.
통나무집이 있는 중간터 주차장을 기점으로 하면 산행거리를 4km 가량 줄일 수 있다.
@ 교통 및 숙박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호남선에서 진안행 1일 4회(09:35, 10:40, 15:05, 16:00) 운행. 3시간40분 소요.
진안에서 정천 경유 갈용리 갈거행 버스 1일 10회(07:00~19:00) 운행. 20분 소요.
갈거에서 진안행 버스 1일 10회(07:40~18:30) 운행.
진안에서 서울행 버스 1일 4회(09:30, 11:00, 13:20, 15:00) 운행
숙박은 진안읍내에 있는 진안장(063-433-6777, 숙박료 2인 1실 기준 25,000원), 마이장(433-0771, 1실 20,000원), 그린여관(433-2671, 20,000원), 문화여관(432-0609, 15,000원) 등 이용.
식사는 진안읍내에서 별미를 겸하여 음식맛이 좋기로 소문난 애저탕(3인분 30,000원)이 전문인 진안관(063-433-2629)을 비롯, 오리주물럭(4인분 25,000원) 전문 영빈관(433-6662), 삼계탕(7,000원) 전문 월랑회관(433-2677), 쏘가리탕(40,000원) 전문 죽산정(433-3542), 버섯전골(1인분 8,000원) 전문 삼성회관(433-2863)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