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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출전하는 동아마라톤대회를 일주일 앞두고 임실에서 10Km대회에 출전한다.
날씨가 몹시 춥고 바람도 세차지만 이렇게 무난히 대회가 치뤄진다는 것이 어제 요만때만 해도 확실치 않았다.
100년만의 폭설이 이웃 충청지방에 쏟아졌고 우리고장도 3월 치고는 드물게 혹한과 함께 눈이 많이 내렸기 때문인데 다행이 본래 눈 많은 동네 임실이 이번에는 눈잔치에서 살짝 비키는 바람에....
기존에 10Km대회 출전기록이 38분05초이고 클럽에서 자체 계측했을때 37분49초 기록이 있기 때문에 이번대회의 희망기록은 그 두기록의 범위내이고 37분대는 뛰어야 겠다고 맘을 먹는다.
동아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기록경신을 하려는 생각까지는 엄두를 못내겠고...
출발전에 어림대중으로 페이스를 가늠해보니 38분 기준, Km당 3분48초대가 나오니 만만한 것은 아니다.
날씨가 날씨인지라 워밍업을 오래도록 했는데 정작 출발전에 대쉬는 못해보고(사람들이 많아서) 제자리 뛰기를 두어번 하면서 맥박수를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고 만다.
사람들 참 많고!
출발신호와 함께 쏟아져 나가는 인파가 엄청나지만 비교적 앞자리에 서 있었기에 이리저리 자리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아 다행이다.
정속으로 접어 들기전에 눈에 익은 몇사람들의 움직임을 바쁘게 확인한다.
옳커니!
문선생님이 눈에 띈다.
'저 뒤에만 따라가면 되겠다!'
마을로 들어서서 한동안 뒤따라 가봤는데 속도가 생각했던 의외로 늦은 것 같다.
요주의 인물(?)로 찍어 두었던 몇몇 사람들은 시야에서 멀어져 가는 것 같고...
안되겠다 싶어서 선두대열을 따라 발길을 재촉한다.
이제까지 경험으로는 10Km같이 짧은 거리 대회에서 초반에 떨어지면 만회하기가 힘들기에 내린 판단이었다.
마을을 벗어나고 보이는 5Km반환점 표지 이외에 거리표지는 어느곳에도 해놓지 않은 것 같다.
하프때와는 달리 선두가 눈앞에 보이니까 좋다.
열댓명이 앞에 가는 것 같은데 그중에 주운로도 있고 이정동도 있고 문달교의 번개맨 성용제님도 보이고...
주운로와 나란히 달리던 이정동이 3Km지점을 넘어서며 속도를 높혀 선두를 향해 치달리는 것이 보인다.
고창사람, 현대자동차, 빡빡이....
한번씩 대회때 눈에 익었던 사람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반환점을 향한다.
하프 후미 주자들을 앞질러 가게 되는데 등 뒤가 요란하다.
"강기상 화이팅!"
꼬박꼬박 이름을 외쳐주는 주변분들의 성원이 고맙다.
반환점을 돌고나니 본격적으로 아는 분들이 많아진다.
얼굴을 마주치고 달려야 하기에 표정관리도 신경이 쓰이고....
바람은 어느새 맞바람이 되어 불고 있다.
아까 갈때도 분명히 맞바람이었는데... 이상한 일이다
10Km를 하프를 뛸때와 별차이 없는 강도로 달리고 있다는 생각도 들면서 지금의 속도가 어느정도인지 궁금해지는데 거리표지가 없어서 알수가 없다.
이 정도로 달리면 37분대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인지!
마을을 앞두고
주운로를 추월한다.
뭔가 문제가 있나보다!
번개맨이 저만치 보인다.
'저기까지는 가능할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남은 거리와 힘의 안배를 가늠하고 있는데 ....
갑자기
"강기상 화이팅!"
엥????
문선생님과 김항래님이 나란히 나를 앞질러 가는 것이 아닌가!
이제까지 아무에게도 추월을 내주지 않았었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가까이 다가와 있었나?
앞주자를 따라 잡기는 커녕 뒷사람에게 붙잡혔으니....
한동안 두분의 뒤를 따라가며 또다시 가늠을 해본다.
'별로 빠르지 않으니까 이대로 가면 마지막 스퍼트에서는 충분히 앞서나갈 수 있겠는데!'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1Km남짓을 앞두고
김항래님이 성용제님을 타켓으로 했는지 점점 속도가 빨라진다.
간격이 벌어지며 눈앞에는 번개맨과 김총무의 경합, 그리고 문선생님의 정속처럼 보이는 편안한 가속, 고창분이 죽~늘어서 달리고 있다.
피니쉬 지점200여 미터 앞에서 직각으로 꺾인 다음에 스퍼트를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 갑자기 마음이 급해졌는데 따라 붙기엔 아직은 역부족인것 같다.
고창양반을 추월하고 문선생님 뒤를 이어서 매트를 밟는다.
최종기록 37분 58초,
남자순위로 9위가 나왔다.
언제나 그렇듯 대회후에는 아쉬운 점이 많지만 노력하고 개선 해야 할 것이 있다는 것은 곳 "희망"이니까.....
서길섭 | 일단은 10km에서의 기록 갱신이군요...동아대회에서도 기록 갱신은 물론 sub-3 꼬오옥 달성 하시길.....히~~~ㅁ 2004-03-10 07:40:44 | |
강기상 | 땡큐! 목표와 희망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참 즐거운 일이지요 ♬ 2004-03-10 13:59: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