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라면 이내 배고픔을 달래주는 좋은 간식거리가 된다.
이러한 만두가 제갈량이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에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지? □ 인동왕만두 (283-9712)
원래 만두는 중국 남만인(南蠻人)들의 음식이라 한다. 삼국지에 따르면 제갈량(諸葛亮)이 멀리 남만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길에 심한 풍랑을 만나게 되자 부하들이 풍습에 따라 사람의 머리 49개를 수신(水神)에게 제사 지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제갈량은 살인을 할 수는 없어 머리 모양을 밀가루로 빚어 제사하라고 하여 풍랑이 가라앉았다는 고사가 전해져 온다. 인명을 아끼는 마음에 만든 이것이 만두의 시초라고 한다.
인동에서 찾은 만두의 참맛
동구 인동은 푸근한 옛 대전의 흔적과 체취가 남아있다. 대전의 오랜 역사와 함께한 인동시장 그 어귀엔 대전시민에게 변함없는 맛으로 25년간을 지켜온 인동만두가 자리잡고 있다.
25년 강산이 변했다면 두 번 변하였고 대전 또한 많은 모습으로 바뀐 21세기를 사는 지금 인동 왕만두의 맛은 70년대 인심을 담은 그 맛 그대로이다. 그래서인지 왕만두를 잊지 못하는 단골손님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인동만두의 매장은 좁은 탁자 3개가 전부. 대부분의 손님들은 만두를 사가기 위해 가계 문 밖에 줄지어 서 있는다. 사장님과 인동만두의 식구들은 커다란 도마 위에 쉴새 없이 만두소를 만두피에 넣고 왕만두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주먹만한 왕만두 쫄깃한 만두피
인동만두의 대표 메뉴는 다름아닌 왕만두다. 실제 어른 주먹만한, 흡사 찐방과도 같은 왕만두는 보기만 해도 푸짐하다. 보통 왕만두는 퍽퍽하다고 생각하는데 인동왕만두를 먹어보는 순간 그런 생각은 싹 가신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섞어 넣은 만두속은 인동만두만의 비법으로 섞어 특유의 맛을 간직하고 있다. 20여분간의 반죽 후 20여분간의 발효 그리고 초벌찜과 2차 발효 후 다시 찜통에서 쪄 나오는 과정을 통해 인동만두에서만 맛 볼 수 있는 만두피의 쫄깃함이 나온다. 실제로 살살녹는 만두속의 고소함에 취하다 보면 커다란 만두가 게눈 감추듯 없어진다.
왕만두와 같은 속에 내피를 얇게 내어놓는 고기만두는 두툼한 만두피를 다이어트하고 왕만두의 맛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얇디 얇은 통만두는 보드라운 만두피가 입안에서 살살 녹는 매력 만점이다. 그밖에 집에서 직접 담근 김치로 만든 김치만두와 고기만두를 고소하게 튀긴 군만두 등 다양한 차림표는 어떤 만두를 먹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만두뿐만 아니라 인동만두에서 만드는 찐빵도 무척 크다. 팥이 달고 많이 들어서 보통 슈퍼에서 파는 사먹는 찐방과는 비교불문. 가격은 5개에 3천원이란다. 요즘 같은 겨울 따끈한 찐빵과 호호 불어 먹는 만두의 참맛을 느껴보면 어떨까.
인동만두는 인동 4거리에서 원동 4거리 방향으로 건축물 특화거리 첫 입구에서 하늘 높이 솟는 수증기 기둥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영업을 한다.
(대전교차로 맛기행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