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스님이 미얀마 파아옥 명상센터의 선원장인 우 아찐나 스님의 저서인 The Workings of Kamma [업과 윤회의 법칙-부제 : 생각과 생각의 힘]을 번역 출간하였다.
파아옥 또야 사야도는 미얀마 정부에서 “명상수행을 지도하는 훌륭하신 큰 스님”이라는 칭호를 부여 받은 스님으로 부처님의 수행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업과 윤회 그리고 최고의 행복인 닙바나에 대한 이야기다. 누구나 최고의 행복을 추구하지만 최고의 행복에 이르는 길을 모른다. 때론 알고도 행하지 않는다. 모두가 무명과 업의 작용 때문이다. 여기서 업이란 생각이고, 윤회란 생각의 결과로 경험하게 되는 행복이나 불행한 상태가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닙바나는 고통이 소멸된 최고의 행복한 상태를 의미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가 생각과 생각의 힘이다.
현대인들은 일상의 탈출을 꿈만꾸지 실행에 옮기지 못하여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괴로워하며 등떠밀리며 산다. 이것이 돌고 도는 윤회다. 이 윤회는 갈애와 취착을 원인으로 하고 갈애와 취착의 원인은 무명이다. 무명이란 괴로움, 괴로움의 원인, 괴로움의 소멸된 상태, 괴로움을 소멸시키는 법, 나의 과거와 미래 그리고 업과 업의 과보를 모르는 것이다. 이 무명 때문에 우리는 되풀이 하여 고통을 받는다. 이 무명에서 벗어나는 것은 지금까지 내가 쓰고 있는 안경의 색을 바꾸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해가는 것이며, 나의 의지와는 무관한 현상이고, 이것들의 실체는 씨앗과 조건의 화합물로 나타는 현상일 뿐 여기에는 알맹이도 없고 고갱이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통찰지를 얻어 윤회의 바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최고의 행복을 설하신 부처님의 가르침에 의지하여야 한다. 바로 업과 업의 과보에 대한 이해를 하여야 한다. 이 업과 업의 과보는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이다. 업이란 생각이고 과보란 생각의 결과로 경험하게 되는 행복하고 불행한 상태이다. 생각에는 힘이 있다. 이것이 업력이다. 이 업력이 보이지 않게 존재하다가 조건이 맞으면 꽃을 피우는데 이것이 과보다.
그래서 업의 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행복한 삶의 시작이며 내 삶의 패러다임 변화의 시작이다. 이 책은 수행의 언어인 아비담마(논장)를 뼈대로 하여 법구경, 상응부, 장부, 중부 등의 초기경전과 청정도론 및 각종 주석서를 인용하여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이 책을 번역한 정명 스님은 현 영산재 보존회 회장인 마일운스님을 은사로 상주권공, 각배, 영산을 배우고 선암사에서 득도하고 미얀마와 인도 등에서 수행하였다. 현재 김천 성전사 주지로 있으며 한양대 산업공학과를 나와 청주대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Drexcel 대학에서 최고경영자과정[L-Pineer]을 밟았다.
<업과 윤회의 법칙>(682쪽, 도서출판 향지)은 법공양판으로 출간되어 성전사(054-434-9090)로 연락하면 받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겨져 있고, 읽으면 누구나의 가슴에도 그 의미와 해탈의 향기가 단숨에 스며든다.
<미산 스님의 초기경전 강의>(미산 스님)
-상도선원에서 8주간 진행된 초기경전 강의록. 즐겁고 재미있고 정확하다.
- 불교란 어떤 종교일까. 불교란 말 그래도 불(佛)을 믿는 종교이다. 그렇다면 부처님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부처님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이 무엇이었느냐에 관해서는 논란이 많다. 다른 종교도 그러하듯, 불교 역시 오랜 역사를 거치며 수많은 경전과 인물이 배출되었고 시공간적 맥락에 따라서 불교의 모습이 약간씩 변화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초기경전이다. -이 책은 빨리어 5부와 니까야와 한역 4부 아함경을 포함한 초기 경전을 위주로 불교의 핵심에 대해 논하고 있다. 12연기, 삼법인, 사성제와 팔정도 그리고 윤회 등 불교 세계관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가르침들이 다뤄진다. 특히 저자는 불교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는 팔정도를 강조하며, 아는 불교가 아닌 행하는 불교를 표방한다.
<초기불교 산책>1,2(김재성 교수)
- 이 책만 읽고도 혼자서 정확한 초기불교 지식을 얻고 기초적인 수행까지 하실 수 있어요.
-초기불교는 불교의 뿌리이고, 부처님의 정법.
-한문으로 번역되고 대승의 용광로에 들어오기 전의 부처님의 원래 가르침이 초기불교.
<<아! 붓다>>(틱낫한 스님, 진현종 옮김)
The Heart of the Buddha's Teaching(부처님 가르침의 핵심)
-Transforming Suffering into Peace, Joy, and Liberationl(괴로움을 평화, 기쁨, 해탈로 바꾸기)
-1부 4성제, 2부 8정도, 3부 기타 기본 가르침들(2제부터 12연기까지), 4부 독송할 초기경전
뱐야심경에 나오는 5온, 12연기, 12처, 18계는 물론이고 금강경에 나오는 '과거심 불가득 현재심 불가득 미래심 불가득'
같은 중도연기, 공성, 반야사상을 철학적으로 논리적으로 명확히 알게 한다.
-이 책을 읽지않고서는 입으로 달달 외우는 반야심경도 그냥 암호일 뿐이고, 팔만대장경도 빨래판에 불과할 것이다.
-중론의 가르침은 한마디로 '논리해탈'이라고 할 수 있다. 칸트의 '순수이성 비판'이 '순수이성이 비판한다' 와 '순수이성을 비판한다'를 모두 갖듯이 중론의 '논리해탈'도 '논리로부터의 해탈'과 '논리에 의한 해탈' 모두를 뜻한다. 현대의 과학이론에 따라 누구나 같은 과학 실험을 반복할 수 있듯이, 중론의 논리적 분석을 그대로 따라갈 경우 누구나 '논리와 인식과 존재의 극한'인 공성과 만날 수 있다. 중론에서는 주관적 체험의 영역에 속하는 불교의 깨달음을 치밀한 논리적 진술을 통해 객관화 시키고 있다. 중론은 깨달음의 지식을 제공하는 단순한 이론서가 아니라, 깨달음 그 자체를 맛보게 해주는 살아 있는 책이다. 그 어디에도 고착하지 않는 불교의 지적인 깨달음을 치밀한 논리적 분석을 통해 역동적으로 가르치는 영원한 혁신의 책이다.
-본서는 불교에 갓 입문한 분들에게 용수(龍樹)의 중론(中論)을 소개하기 위한 취지에서 저술되었다. 가능한 한 이해하기 시운 문장을 쓰려고 노력하였고 불교 전문 용어를 사용할 경우에는 다소 지나치다 싶은 감이 있더라도 그 의미를 낱낱이 풀이하면서 논지를 전개하였다. 본문의 내용 가운데 의미의 비약이 있는 곳이나 모호하게 진술한 곳, 또는 적당히 얼버무린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중론 자체의 난해성으로 인해, 일반 독자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본서를 통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주머니 속의 조약돌>(틱낫한 스님, 김이숙 옮김)
A Pebble for Your Pocket(당신의 주머니를 위한 조약돌)
-The Mindful Stories for Children and Grown-ups (어린이와 어른을 위한 마음챙김 이야기들)
- 한글판은 초등학생 이상, 영문판은 중학생 이상이면 읽을 수가 있어요.
한글판은 거의 절판이 된 것 같다. 아쉽다. 한글판은 영문판을 조금 축소하여 옮겼다.
지질이나 판형이나 그림은 영문판보다 월등히 좋다.
-불교의 핵심의 핵심 수행이고 지혜인 정념을 어린이의 언어로 들려주는 이야기
교사불자에게는 어린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어린이의 언어가 절실하다.
새삼 틱낫한 스님의 위대성에 경탄한다.
(신판)
(구판)
<틱낫한의 사랑법>(틱낫한 스님, 이현주 옮김)
Cultivating the Mind of Love(사랑의 마음밭을 일구기)
-The Practice of Looking Deeply in the Mahayana Buddhist Tradition(대승불교 전통의 깊이 바라보기 수행)
-번역자가 이현주 목사라서 그런지 기독교적인 번역이 눈에 띄고,
초기불교가 한국에 아직 전해지지 않은 시점인지라
마인드풀니스(정념, 사띠, 마음챙김, 알아차림)를 '마음 모아' 정도로 번역하고 있다.
- 한글, 영문판 모두 고교생이상이면 읽을 수 있다.
-초기경전-뱀 잡는 경,
대승경전-유마경, 금강경, 화엄경, 법화경의 핵심을 간결하고 쉽게 풀어내고,
그 수행법을 첫사랑 이갸기와 더불어 흥미롭게 제시한다.
-반야심경을 달달 외우고, 금강경을 수도 없이 독송하고, 법화경을 사경하고, 화엄경을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알아듣지 못하면 그런 신행은 도대체 누구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
나도 모르고 너도 모르고 우리가 모르는 암호를 외워받자 무슨 공덕이 있으랴?
-금강경의 4상을 제대로 풀어내고, 그 중에 수자상에 대한 의문을 말끔히 해소시켜 주었다.
대승불교가 어떻게 출발하였는지, 유마경의 위치는 무엇인지, 화엄경이 무엇인지, 법화경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떤 수사법을 동원하는 지, 대승불교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 지....초기경전과 대승경전은 어떻게 연결되는 지
-베트남의 전통불교가 1950년대 이후 어떻게 참여불교로 재탄생하였는지까지....한국과 여러모로 닮아있는 역사 문화 속의
베트남 불교의 변화가 오늘 한국 불교에 선구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운동의 한 가운데에 틱낫한 스님이 있다.
-지구온난화로 생태계 파멸이라는 대재앙의 전주곡이 이미 들려오는 지금,
지구를 살리려는 여든이 넘은 노스승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천둥처럼 들려온다.
어리석음과 탐욕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우리들을 향하여
노스님이 혼신의 힘을 다하여 알아차림의 종을 울려 우리를 흔들어 깨운다.
"우리 모두는 이 지구별을 포근하게 안고 살피는
존재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아이들을 위하여
그들도 우리처럼 이 별을 누릴 수 있도록
우리는 반드시 그 먼 시간을 마음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
지금 그대가 꾸려 가는 이 삶을 세상을 향한
우리의 메시지가 되어야 한다."
-틱낫한 스님
-이 책에서도 예외없이 우리 삶의 매 순간, 숨결마다
알아차림(정념, 마음챙김, Mindfulness) 수행과
연기(Inter-being, 얽혀있음)를 통찰하는 지혜를 설법한다.
개인과 사회와 자연과 지구별의 평화와 생태환경을 지키는 불교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번에도 예외없이 스님의 알아차림과 연기 지혜는 우리들이 부처님의 설법을 온 몸으로 받아들이고
행동하게 한다.
-스님은 특히 사회의 지도자의 위치에 서 있는 우리 교사들에게 간곡하고도 다급하게
지구별을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기를 당부하신다.
앨런 와이즈먼의 서문
1부. 여럿이 함께 얻는 깨달음 1장. 깨어 있는 마음의 종 2장. 지구별 윤리 3장. 지구별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줄 다이어트 4장. 자연 그리고 비폭력 5장. 두려움 극복하기
2부. 우리의 행동이 곧 우리가 전하는 바이다 6장. 아름다운 이어짐 7장. 환경 운동가들을 위한 마음 챙김의 지혜 8장. 한 그루의 나무만 가진 도시 9장. 탈바꿈하는 공동체 10장. 코끼리 여왕의 두 눈
3부. 마음 챙김 삶을 위한 실습 지구가타(Gatha) : 일상생활을 위한 명상 다섯 가지 인식 : 호흡하기 연습 깊은 휴식 다섯 가지 지구와 맞닿기
지구 평화 서약 역자 후기
책속으로
틱낫한은 사소한 행동을 할 때에도 마음을 깨워 함께하자고 한다. 그 길 위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오늘날과 같이 긴박한 요구가 쏟아지는 시대에 그가 다시 우리 앞에 나서 주었다. 너무나도 기쁘다. 그의 덕망 있는 목소리가 우리를 또 다시 일으키고 있다. …… 평화와 환경,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전쟁 중인 두 한국이 그들 사이에 놓인 꽃피는 땅에서 기회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 한국은 세상에 선물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 앨런 와이즈먼의 서문
우리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생명의 미래는 마음을 다하여 내딛는 걸음에 의존한다. 우리는 깨어 있는 마음의 종소리를 들어야 한다. 온 별을 가로지르며 진동하는 그 소리의 울림을 부디 들어야 한다. 아이......
틱낫한은 사소한 행동을 할 때에도 마음을 깨워 함께하자고 한다. 그 길 위로 친절하게 안내한다. 오늘날과 같이 긴박한 요구가 쏟아지는 시대에 그가 다시 우리 앞에 나서 주었다. 너무나도 기쁘다. 그의 덕망 있는 목소리가 우리를 또 다시 일으키고 있다. …… 평화와 환경,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전쟁 중인 두 한국이 그들 사이에 놓인 꽃피는 땅에서 기회를 얻는 것과 마찬가지다. 두 한국은 세상에 선물을 선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 앨런 와이즈먼의 서문
우리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생명의 미래는 마음을 다하여 내딛는 걸음에 의존한다. 우리는 깨어 있는 마음의 종소리를 들어야 한다. 온 별을 가로지르며 진동하는 그 소리의 울림을 부디 들어야 한다.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자손들에게도 이 땅을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기회를 만드는 어여쁜 삶을 배워야 한다. 우리는 이제 그 배움을 시작해야만 한다. - 26p
그대는 붓다를 이어 나가는 존재이다. 그대 안에 붓다가 있다 그러하기에 환경 시스템 파괴를 막아 내는 길을 세상에 놓을 수 있는 힘이 그대 속에 있다. 그대는 비극과 절망의 크기를 줄일 수 있는 한 사람이다. - 33p
나와 타인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해 우리에겐 소비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사려 깊은 소비는 우리 스스로를 치유하고 세상을 치유한다. - 44p
우리는 절제의 규칙을 무시하고 있다. 음식을 먹을 때, 온 마음을 깨워 살피면 우리는 무엇을 먹어야 하고 얼마만큼 섭취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먹을 수 있는 것을 먹을 만큼 섭취해야 한다. 여러분께 제안하건대, 매일 먹어 온 양보다 조금만 적게 먹어 보자. 조금 적게 먹는 사람들이 더욱 건강한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더욱 즐거운 생활을 누린다. - 53p
영원하지 않음의 본성을 거부하고 대항하여 싸울 때 우리는 고통스럽다. 두려움, 화, 좌절이 우리를 뒤덮는 것을 내버려 둘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다른 환경 문제를 다루기 전에 먼저 스스로의 두려움과 좌절에 대해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한 붓다의 견해는 대단히 단호하다. 붓다는 지구를 치유하려 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 90p
생각과 말은 행동을 모양 짓는다. 만약 그대가 오늘 가치 없는 말을 했다면, 오늘 안에 그와 다른 뭔가 가치 있는 말을 찾아 말해라. 뒤이어 행한 말이 모든 것에 변화를 줄 것이다. 긍정적인 생각은 우리에게 물리적, 정신적 건강을 가져다준다. 이는 세상이 저절로 치유되도록 도움을 준다. - 111p
우주 안에 기초부터 우리들에게 관여하지 않는 현상이란 없다. 저 드넓은 바다 밑바닥에 쉬고 있는 조약돌에서부터 수백만 광년 밖 은하계의 움직임까지 모든 현상은 의존적이다. 한 티끌의 먼지, 꽃 한 송이, 그리고 한 인간의 존재만을 생각할 때, 우리의 생각은 틀을 깨고 나올 수 없다. 자아가 있고 고정된 물체라는 것, 그리고 영원할 것이라는 틀에 박힌 생각 말이다. 먼지와 꽃과 인간의 상호 의존적 본성을 진실로 깨달을 때, 다양성 없이는 존재할 수 없는 그 통일을 보게 된다. - 133p
세계적 명상가이자 평화 운동가, 베스트셀러 『화』의 저자 틱낫한 스님의 『우리가 머무는 세상』이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참여 불교’의 선구자이며 달라이 라마와 함께 2대 영적 스승으로 평가받는 저자는 다양한 저서를 통해 호흡 명상, 걷기 명상 등 일상생활에 쉽게 접목할 수 있는 수행법을 소개해 왔다. 이 책에서는 그간의 통찰을 보다 깊이 있게 확장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어떻게 환경을 지키고 자연과 함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려 준다.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상을 수상한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은 이 책의 서문에 스님의 견해를 지지하며, 우리나라 DMZ와 환경 운동을 예로 들어 환경을 통한 통합과 평화의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다. 인드라망 생명공동체를 구성해 참여 불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도법 스님과 희망 제작소의 박원순 변호사 또한 틱낫한 스님의 통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 책은......
세계적 명상가이자 평화 운동가, 베스트셀러 『화』의 저자 틱낫한 스님의 『우리가 머무는 세상』이 판미동에서 출간되었다. ‘참여 불교’의 선구자이며 달라이 라마와 함께 2대 영적 스승으로 평가받는 저자는 다양한 저서를 통해 호흡 명상, 걷기 명상 등 일상생활에 쉽게 접목할 수 있는 수행법을 소개해 왔다. 이 책에서는 그간의 통찰을 보다 깊이 있게 확장해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어떻게 환경을 지키고 자연과 함께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려 준다. 미국 최고의 과학 저술상을 수상한 『인간 없는 세상』의 저자 앨런 와이즈먼은 이 책의 서문에 스님의 견해를 지지하며, 우리나라 DMZ와 환경 운동을 예로 들어 환경을 통한 통합과 평화의 가능성을 역설하고 있다. 인드라망 생명공동체를 구성해 참여 불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도법 스님과 희망 제작소의 박원순 변호사 또한 틱낫한 스님의 통찰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이 책은 환경 보호의 취지를 살려 재생 종이를 사용하였으며, 간행물 윤리 위원회가 인증하는 녹색 출판 마크를 획득했다.
▶ 가까운 일상에서 우리의 마음을 돌봄으로써 환경을 지킨다
“우리가 걷는 모든 걸음은 치유와 전환의 힘을 가지고 있다. 이 걸음걸음은 우리 스스로를 치유할 뿐 아니라 지구와 환경을 치유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우리는 누구도 자연을 외면하고 살 수 없다. 우리가 자연을 외면한 결과 자연은 파괴로 신음하고 있으며 그 불편이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누구나 이러한 상황을 돌이키고 싶어 하지만 나 하나가 나서서 될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주저하고 만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어 미처 자연을 돌볼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틱낫한 스님은 우리의 마음을 돌보는 것이 곧 환경을 지키는 일임을 일깨운다. 스님은 일상생활에서 당연시 여기던 작은 행동들을 조금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바꾸고 자연을 지킬 수 있다고 한다. 밥을 먹고 손을 씻으며, 쓰레기를 버리면서도 이를 실천할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서로 이어져 있으며 상호 의존적으로 존재한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지구와 맞닿는 행위, 호흡을 가다듬는 행위만으로도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 조금 적게 먹는 것만으로도 세계 기아와 지구 온난화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다
“우리가 자비로운 마음을 깨워 소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이들의 살점을 탐욕스럽게 뜯어 먹고 있는 것과 같다.” 틱낫한 스님은 우리의 무절제한 소비가 지금과 같은 환경 위기를 불러일으킨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먹기 위해 가축을 키움으로써 수많은 자원이 소비되었고, 지구 온난화와 같은 비정상적인 자연의 흐름을 불러 일으켰다는 것이다. 동물을 먹잇감으로 길러 온 그동안의 관행은 가장 나쁜 환경 파괴를 일으켰으며, 온실가스 배출의 4분의 1이 고기를 먹으려는 데서 나왔다고 한다. 축산을 위해 들인 엄청난 양의 곡식과 맑은 물이 지구를 고갈시키고 있는 것이다. 붓다는 비구와 비구니 수행자들에게 공양 그릇을 들고 길을 나서라고 권했다고 한다. 이 탁발하는 그릇을 불교에서는 ‘발우’라고 부르는데, ‘적당한 양을 담는 밥그릇’이란 뜻이다. 항상 똑같은 크기의 그릇을 사용하기 때문에, 늘 얼마만큼 먹었는지 알 수 있었다고 한다. 과식은 몸에 병을 부르기 때문에 수행자들은 결코 넘치게 먹지 않았던 것이다.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매끼 밥상을 마주한 그 자리에서 바로 시작될 수 있다. “오늘 뭘 먹을까?” 하는 질문이야말로 매우 의미 깊은 물음이 된다. 마음을 불러내 소비를 돌아보는 수행을 시작한 것이다. 스님은 채식주의 다이어트로 식사법을 바꾼다면 세계 기아와 지구 온난화에 가장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으며, 육식을 조금씩 줄이는 작은 노력으로도 생명을 되살리는 기적을 보여 줄 수 있다고 말한다.
[추천평] 이 아름다운 지구별을 지켜야 하는 이유와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 지킬 수 있는 구체적 방법을 이토록 간명하게 설파한 책을 나는 이전에 읽지 못했다. 가장 조용하고 담담한 목소리로, 그러나 가장 강력하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틱낫한 스님은 우리를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으로 이끈다. 이 책을 한번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람이 된다. - 박원순(희망 제작소 상임 이사)
‘참 좋고 반갑고 흐뭇하다. 눈이 환하게 밝아졌다.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해졌다. 삶의 활기가 살아났다.’ 『우리가 머무는 세상』을 읽은 나에게 소리 없이 나타난 현상이다. 오래전부터 삶에 대해, 현대 문명에 대해 불교적, 사회적 대안으로 생명 평화 운동을 모색해 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종교인들을 위시로 한 시민 활동가들과 함께 대안을 찾고 만들고 다듬어 온 것이 있는데 놀랍게도 그 내용과 일치함은 물론 훨씬 구체적이고 탁월했다. 진정 우리가 사는 삶을, 우리가 머무는 세상을 사랑하는 친구라면 반드시 한번 읽기를 권하고 싶다. - 도법 스님
이 책을 옮기는 시간은 내 스스로의 가치를 찾아 가는 번역 명상이었다. 후다닥 해치우려 했던 허드렛일이 나와 가족, 우리별을 지키는 생명 줄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설거지물은 이제 세 바가지면 충분하다. 시간은 더 오래 걸리지만, 개수대 앞에 서 있는 나는 뒤치다꺼리나 하는 잔손이 아니라 지구의 생명을 살피는 요원이 되었다. 이 책이 여러 지구인의 숨길을 틔워 주는 통(通)이 되었으면 한다. - 역자 후기 중에서
-머리 속에서, 관념으로 불교를 받아들이지 마시고
방학 때, 간화선, 사마타, 위빠사나 수행처(선원)에 가셔서
1박 2일 초심자 코스 또는 집중코스(1주일 정도) 라도
수행 체험하시길 바랍니다.
여기에 다녀오면 혼자서 얼마든지 집에서 수행할 수 있어요.
아래와 같은 책들을 읽어보고
계발활동 부서, 파라미타 학교분회를 신학기에는 조직하여
학생들과 함께 산사를 찾아가서 전법과 공부를 하여봅시다.
저자/사진 권중서 1955년11월13일 경북 풍기에서 출생하였다. 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에서 불교미술 전공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1993년부터 '문화사랑 걸망 메고' 를 운영하여 우리문화 알리기에 주력하는 한편, 현재 조계종 전문포교사로서 법무부 교정위원, (사)한국국가상징디자인연구협회 이사, 경기불교문화원 이사, 경기문화연대 운영위원 등 대사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Ⅰ. 사찰에 숨은 동물 찾기 토끼와 거북이 / 토끼야 나만 믿어라! 용 / 가문의 치욕, 너 용 맞아? 호랑이 / 산신의 승용차, 호랑이 원숭이 / 부처님을 향해 여의주를 바치는 원숭이 물고기 / 술병을 끼고 극락에 간다고? Ⅱ. 불법을 수호하는 호위병 장승 ·사자·용 / 물샐틈없이 부처님의 도량을 수호하라! 사천왕 / 발밑에 숨겨놓은 익살 금강역사 / 사홍서원을 지키는 힘센 두 남자 긴나라·마루라가 ·건달바 / 부처님을 지키는 세 명의 건달 가루라와 판다라 용왕 / 불보살님의 후방경계를 철저히 하라! 아수라 ·야차 / 하늘의 신 천(天)과 싸움의 신 아수라, 야차 가릉빈가 / 구멍 없는 피리를 불어라 Ⅲ. 근엄한 부처님, 장난치는 아라한 석가모니불·신중 / 여우의 대갈통을 깨어 평등을 일깨우다 관세음보살 / 중생의 모든 고통 없애주시는 관세음보살 미륵불 / 지팡이 짚고 오시는 부처님 가섭·아난·아라한 / 10년 수행은 참아도 가려움은 절대 못 참아! 아라한 · 나한전 / 장난좀 그만쳐라 부처님 말씀 중이시다 나반존자 / 나반존자님, 눈썹이 길어서 불편하시지는 않나요? 천진불 / 자식을 향한 아버지의 웃음! 부처님의 미소 Ⅳ. 나무와 돌 그리고 쇠에 새긴 해학 범종 / 거미보살의 중생구제 서원 석등 / 빛으로 느끼는 또 다른 부처님 석탑 / 백성들이 받드는 부처님의 집 석가탑 · 다보탑 / 두 부처님의 어깨동무 명부전· 윤장대 · 변상도 / 까막눈도 깨달을 수 있어요 사자좌 / 부처님 모신다고 뻐기는 사자 미워! 수미단 / 불단에 펼쳐진 파격적인 부부 사랑 부도 / 안에 스님 계십니까? 천불전 / 마음속에 천불났다! Ⅴ. 그림 속으로 들어간 부처님의 일대기 도솔래의상(兜率來義相) /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그분이 오시다 비람강생상(毘藍降生相) / 부처님의 탄생, 중생의 근심 걱정 뚝! 사문유관상(四門遊觀相) / 싯다르타의 동네 구경 유성출가상(踰城出家相) / 부처님의 위대한 출가에 나타난 해학 설산수도상(雪山修道相) / 부처님의 머리 위에 까치가 앉았네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1 / 줄다리기를 이기면 부처가 안 된다? 수하항마상(樹下降魔相) 2 /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루시던 날 녹원전법상(鹿苑傳法相) / 나의 깨달음을 배울 사람은 누구? 쌍림열반상(雙林涅槃相) / 편안하고 성스러운 열반 Ⅵ. 수행과 염원의 승화 간화선 / 깨달음에 이르는 특급열차 반야용선 / 극락 가는 배도 등급이 있어요 불교의 효 / 앗! 부처님이 젖을 먹이시네? 달 / 어머니의 마음 보름달 백중과 49재 / 효도하는 자식 덕에 극락 가네 복 / 복아! 쏟아져라 지옥 / 지옥에서 피우는 담배 맛 극락이 따로 없네 차 / 한 잔 차에 나타난 해학 지옥의 옥졸 / 격을 깨서 더욱 아름다운 불교미술의 해학
책속으로
통도사 나한전 불화를 보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주책을 부리는 용이 있어 재미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 극락세계의 장엄함을 말씀하시니 6보살, 10제자, 팔부중 등 모든 성중들은 조용히 합장을 하고 경청하는데 주책없는 용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숨바꼭질 놀이를 하자며 탁자 밑에서 기어 나와 때를 쓴다. 혹시나 부처님께 야단이나 맞지 않을까 걱정되어 주변의 동물들은 대꾸도 하지 않는다. 맨 앞의 양은 못들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고, 곰과 개는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척 눈을 맞추고, 그 밖의 호랑이, 사자, 코끼리는 아예 고개를 돌려 못 들은 척 딴청을 한다. “야! 금방 놀던 아이들이 왜 이러지? 같이 놀아줘” 하며 때 쓰는 듯하여 많은 재미를 준다. 27쪽 「가문의 치욕, 너 ......
통도사 나한전 불화를 보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주책을 부리는 용이 있어 재미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 극락세계의 장엄함을 말씀하시니 6보살, 10제자, 팔부중 등 모든 성중들은 조용히 합장을 하고 경청하는데 주책없는 용이 상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계속하여 숨바꼭질 놀이를 하자며 탁자 밑에서 기어 나와 때를 쓴다. 혹시나 부처님께 야단이나 맞지 않을까 걱정되어 주변의 동물들은 대꾸도 하지 않는다. 맨 앞의 양은 못들은 듯 고개를 숙이고 있고, 곰과 개는 부처님 말씀에 귀 기울이는 척 눈을 맞추고, 그 밖의 호랑이, 사자, 코끼리는 아예 고개를 돌려 못 들은 척 딴청을 한다. “야! 금방 놀던 아이들이 왜 이러지? 같이 놀아줘” 하며 때 쓰는 듯하여 많은 재미를 준다. 27쪽 「가문의 치욕, 너 용 맞아?」 중
제천 신륵사 반야용선을 살펴보자. 신륵사 극락 가는 길은 더욱 역동적이다. 용은 목선을 들쳐 메고 성큼성큼 고통의 바다를 건넌다. 힘들지 않은 듯 장난 많은 황룡은 여의주를 희롱하며 아예 물위를 달린다. 바람도 빨리 가자고 거드는 듯 흰 돛이 펄럭인다. 선두(船頭)와 선미(船尾)에 선 인로왕보살과 대세지보살은 천의를 휘날리며 장대로 노를 젓는다. 중앙의 관세음보살은 인선(引船)관음으로 반반공중으로 구름타고 반야용선을 총 지휘하신다. 화불(化佛)로 자리하신 아미타여래는 공중의 연화좌에 앉으셔서 극락의 즐거움을 설하신다. 아미타불 옆의 지장보살은 마중 나오신 부처님께 합장하고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스님들은 가사를 걸치시고 앉아서 열심히 경청하신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이람? 본선 반야용선 옆에 밧줄로 연결된 조그마한 목선에도 중생들이 가득하네? 같은 극락을 가더라도 전생의 행위에 따라서 자리가 다른가 보다. 반야용선은 에어컨 나오는 특실에다 세 분의 보살님으로부터 서비스를 받고 설법도 듣는 특별대우를 받지만, 작은 목선은 오직 한줄기 밧줄에 모든 것을 맡기고 위태롭게 달려간다. 가다가 줄이라도 끊어지면 그것은 그곳에 탄 사람의 과보인가? 이러하듯 극락도 차별이 있으니 너무나 인과는 분명한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을 이 내영도를 보면 확실히 깨우치리라. 271쪽 「극락 가는 배도 등급이 있어요」 중
포항 보경사 생령좌는 자기의 잘못을 감내하며 고통을 참고 있는 남성의 모습으로, 무척 사실적이다.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으니 벌을 달게 받겠다”는 듯이 꼭 다문 입술과 바로 뜬 두 눈, 고개를 든 얼굴엔 반성의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선운사 여자 생령좌는 사천왕의 다리에 눌려 있으면서도 아직 반성의 빛이 보이지 않는다. “죄를 나만 지었는가?” 하며 원망하는 눈초리가 역력하다. 한쪽 눈은 감고 다른 한쪽 눈은 크게 떴다. 입은 씰룩거리며 쪽진 얼굴을 돌려 원망을 표출한다. 고통스러운 표정이라기보다는 아직 억울하다는 표정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표정이다. 원망의 눈빛에는 오뉴월 서리발이 내려지는 듯한 한기를 느끼게 한다. 잘못을 하고도 감히 신에게 대드는 해학은 상상 초월이다. 63쪽 「발밑에 숨겨놓은 익살」 중
익살과 해학이라는 코드로 풀어낸 불교미술 이야기 “절간 같다”는 말이 있다. 말이 끊겨 고요하고 적막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사찰은 모름지기 수행을 하고 기도를 하는 곳이니 맞춤한 비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곳곳에 해학과 익살을 감춰놓고 은근히 즐겼던 우리 조상들이 이런 ‘거룩한’ 사찰이라고 가만 놔뒀을 리 없다. 법당 천장에는 용과 족제비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고, 불화 속에는 부처님이 설법을 하는데 제자들은 자기들끼리 장난을 친다. 부처님이 앉아계신 대좌 밑에는 비굴한 용이 잠자리에게 쫓겨 다니고, 사천왕의 다리 밑에 깔린 생령좌는 반성하기보다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파격적인 모습도 많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불상이 있어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어느 사찰 벽화에는 술고래 이태백이 물고기를 타고 나타나 놀라게 한다. 어쩌면 사찰과 관련 없는 것 같은 이런 조각이나 그림들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해학을 주기 위한 화승과 조각장의 재치이기도 하며 또 일반 서민이 법당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여유와 해학은 인도, 중국, 일본의 사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 ......
익살과 해학이라는 코드로 풀어낸 불교미술 이야기 “절간 같다”는 말이 있다. 말이 끊겨 고요하고 적막한 것을 이르는 말이다. 사찰은 모름지기 수행을 하고 기도를 하는 곳이니 맞춤한 비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 곳곳에 해학과 익살을 감춰놓고 은근히 즐겼던 우리 조상들이 이런 ‘거룩한’ 사찰이라고 가만 놔뒀을 리 없다. 법당 천장에는 용과 족제비가 숨바꼭질을 하고 있고, 불화 속에는 부처님이 설법을 하는데 제자들은 자기들끼리 장난을 친다. 부처님이 앉아계신 대좌 밑에는 비굴한 용이 잠자리에게 쫓겨 다니고, 사천왕의 다리 밑에 깔린 생령좌는 반성하기보다는 억울하다고 항변한다. 파격적인 모습도 많다.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불상이 있어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어느 사찰 벽화에는 술고래 이태백이 물고기를 타고 나타나 놀라게 한다. 어쩌면 사찰과 관련 없는 것 같은 이런 조각이나 그림들은 사람들에게 여유와 해학을 주기 위한 화승과 조각장의 재치이기도 하며 또 일반 서민이 법당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나타난 현상이기도 하다. 이런 여유와 해학은 인도, 중국, 일본의 사찰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 사찰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대웅전에는 개구리가 산다 잘 살펴보면 대웅전에 사는 동물은 손으로 일일이 다 세기가 어려울 정도다. 개구리, 토끼, 용, 족제비, 잠자리, 호랑이 등등. 이런 모습은 범부의 눈으로는 쉽게 찾을 수 없다. 조상들은 그림이나 조각 곳곳에 이런 모습을 새겨 여유와 해학을 더해줬다. 100년도 훨씬 전에 만들어진 신륵사 극락보전의 아미타삼존불 후불탱화(본문 125쪽)는 익살의 압권이다. 부처님이 서방극락세계의 장엄함을 이야기하고 있는 엄숙한 순간, 부처님의 제자가 자신이 그린 대나무 그림을 펼쳐 보이며 주위에 자랑을 한다. 주변의 다른 제자들은 서로 보여 달라며 아우성이다. 심지어 한 제자는 잘 안 보인다며 어깨너머로 손을 뻗는다. 물론 부처님께 혼날까봐 곁눈질을 하며 눈치를 보는 제자도 있다. 법문이 설해지는 팽팽한 자리에 잠시 긴장을 풀어주는 여유의 ‘장치’다. 1870년 조선 고종 때 만들어진 남양주 흥국사 만월보전 팔상성도 중 수하항마상(본문 237쪽)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상징하는 보병(寶甁)을 마왕의 군대 앞에 내어놓으며 “너희가 이 보병을 쓰러뜨리면 나는 깨달음을 이루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자 마왕의 군대가 달라붙었다. 보병에 묶은 병을 밧줄로 묶고 당기는 놈, 무는 놈, 다리를 거는 놈, 북을 치며 격려하는 놈들이 들러붙었다. 보병은 끄덕도 하지 않자 마왕의 군대는 목적을 잊어버린 듯 자기들끼리 웃고 떠들며 난리다. 부처님의 깨달음을 그린 그림 한켠의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쉬게 한다. 하지만 해학은 단순한 웃음만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세태를 꼬집고 비웃을 수 있어야 진정한 해학이다. 해인사 대적광전 외벽에 있는 팔상성도 중 쌍림열반상(본문 257쪽)을 보자. 부처님이 열반에 드시자 사리비가 내린다. 오색영롱함에 눈이 멀 지경이다. 그런데 이 장엄의 순간에 이 무슨 일인가? 슬픔대신 사람들은 사리를 받기 위해 치마를 높이 치켜든다. 범부뿐만 아니다. 국왕도, 대신도 이 대열에 동참한다. 심지어 부처님을 지키던 사천왕도 부처님의 사리를 하나 얻을 수 있을까 눈치를 보고 있다. 부처님의 또 다른 외호자 팔부중 한 명은 그릇 속에 얼른 사리를 하나 넣는다. 욕심을 버리라는 부처님의 말씀은 어디로 간 것일까? 이처럼 이 책에는 사찰의 전각, 조각 그리고 그림 등 사찰의 구석구석, 곳곳에 남겨져 있는 불교미술의 해학과 익살에 대해 하나하나 짚어내고 있다. 경전과 설화 등 전거를 제시해 해학의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사찰에 남겨진 그림이나 문양 하나하나는 모두 지혜와 자비를 상징하는 장치다. 하지만 때때로 세속의 염원을 배치해 민초들과 하나가 되기도 했다. 용주사 효행박물관에는 조선시대 만들어진 젖을 먹이는 부처님이 있다(본문 278쪽). 영락없는 조선시대 어머님의 모습이다. 사도세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효행본찰 용주사다운 독특한 모습이다. 선운사 도솔암 내원궁 천장에는 한쌍의 물고기가 마치 교미를 하는 것처럼 엉켜 있다(본문 44쪽). 알고 보면 좀 민망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다산을 염원했던 여인들의 심정이 그런 조각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하면 여유롭게 웃고 넘어갈 만하다. 이밖에도 국가의 안녕이나 왕의 안위를 기원하는 조각 그리고 망자의 슬픔을 달래기 위한 조각이나 문양도 보인다. 사실 이런 모습은 평범한 눈으로 관찰해 내기 쉽지 않다. 이 책은 교육용으로 만든 사찰 안내서와는 많이 다르다. 대신 사찰의 구석구석을 뜯어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특히나 이 책의 미덕은 사찰에 담긴 이런 염원, 해학, 익살을 경전이나 불교설화 등이 뒷받침해주고 있음을 하나하나 전거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 국립박물관장 강우방 선생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엄숙한 법당에 우리 민족의 순수한 익살이 그토록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은 불교사찰이 권위적이 아니고 일반 서민과 가까웠으며 동시에 일반 서민이 법당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음을 알려준다.”며 이 책의 의의에 대해 높이 평가했을 뿐 아니라 “낱낱이 경전의 내용들을 인용하여 곁들이기도 하니 학문적으로도 크게 뒷받침 해주고 있다.”며 전문가의 눈으로 봤을 때도 내용이 튼실함을 이야기 하고 있다. 260장의 도판, 발로 답사하고 펜으로 써내려 간 글 이 책에는 모두 260장의 도판이 사용되었다. 모두 저자가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렌즈에 담은 것이다. 저자는 이번 사찰 답사를 통해 사찰의 세밀한 모습을 관찰했음은 물론 그 모습이 모두 경전, 설화 그리고 우리의 삶에 근거하고 있는 것임을 밝히는 데 노력했다. 단순히 유형의 문화를 학술적인 잣대에 들이대 근엄하게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고 다분히 불교 신앙적인 차원에서 접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독자들 역시 이 책을 통해 사찰을 세세히 관찰하는 눈을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찰의 모든 것에 더욱 녹아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사찰과 미술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이 일독할 만한 책이다. 추천사
우리나라 불교미술세계의 새 경지를 열다
강우방(미술사가 / 전 국립 경주박물관장)
불교사찰에는 예배대상인 불상이 있고 탑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불상을 경배하는 신도들이 많아서 법당 안은 항상 붐빕니다. 그런데 법당이라는 건축이 대단합니다. 아마도 우리나라의 법당이 불 세계를 가장 훌륭히 건축적으로 표현했다고 여겨집니다. 그리고 그 건축 안팎을 온통 조각 불화 단청 등으로 장엄합니다. 법당의 안팎의 목조부재에는 물론 벽에는 그림이 가득하고 불화가 걸려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흔히 사람들은 그 모든 것을 그저 무심히 지나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종교의식이 행해져서 엄숙한 분위기를 자아내므로 법당 안 구석구석에 익살이 숨겨져 있다고 감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익살은 유머 혹은 해학이라고도 말하지만 그런 조형에 잘 어울리는 순 우리말인 익살이란 말을 쓰기로 합니다.
권중서 거사님은 전국의 사찰을 누비며 법당에서 그 동안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우리 민족 정서가 듬뿍 묻어나는 익살을 그림이나 조각들의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에서 찾아냅니다. 뿐만 아니라 수미단 ? 공예품 ? 여래탑 ? 선사탑 등 모든 불교미술의 장르에서 그런 모습들을 샅샅이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뛰어난 안목과 관찰력, 그리고 불교철학과 신앙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사찰 구석구석 숨어있는 익살 넘치는 모습들을 발견하여 <불교신문>에 2008년 한 해 동안 연재했습니다. <불교신문>을 받아볼 때 마다 먼저 펼쳐보는 것이 바로 권 거사님의 글이었습니다. 엄숙한 법당에 우리민족의 순수한 익살이 그토록 곳곳에 숨겨져 있다는 것은, 불교사찰이 권위적이 아니고 얼마나 일반서민과 가까웠으며 동시에 일반 서민이 법당 건립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음을 알려 줍니다. 저 자신도 절에 가면 전체를 자세히 살펴보지만 그저 지나쳐 버린 것을 거사님은 잘도 포착하여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권 거사님은 익살스러운 모습들을 찾아내어 불교와 역사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체험을 바탕으로 매우 흥미 있게 해석합니다. 낱낱이 경전의 내용들을 인용하여 곁들이기도 하니 학문적으로도 크게 뒷받침해 주고 있습니다. 자신도 즐거운 나머지 해설도 익살스럽게 하여서 일반인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권 거사님의 마음이 순수하고 익살스러운 구석이 있어서 그런 남이 못 보는 장면들이 보이는가 싶습니다. 전국의 사찰 곳곳의 그런 흥미 있는 장면들을 모두 사진기에 담았으니 그의 불교미술에 대한 애정이 깊고도 깊습니다. 애정과 열정이 없으면 눈에 잘 띠지 않는 곳에서 그런 조형들을 발견할 수 없습니다.
익살은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특징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미술 전반의 특질입니다. 흔히 우리나라 민화에서 그런 뛰어난 감각을 엿본다고 하지만, 불교사찰에는 물론 사대부의 그림이나 궁중미술에서조차 발견합니다. 특히 서민과 관련된 민화나 도자기 그리고 민속예술품 등에 그런 요소가 많은 것은 서민들의 낙천적 성격을 엿보이게 합니다. 권 거사님이 불교사찰에서 새로이 찾아서 밝힌 조형들은 참으로 세계에서 우리나라 불교사찰에서만 볼 수 있는 면모임을 알게 되어 우리나라 불교미술의 새로운 세계를 드러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그런 새로운 면들을 더 찾아내어 우리미술의 특질을 충분히 밝혀주기를 바랍니다. 불교미술연구자들도 찾아내지 못했던 우리 불교미술의 참모습을 밝힌 권 거사님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