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강진/진도 답사 (첫째날): 월남사 -＞녹차밭 -＞무위사

[과천거사]

일 자: 2010년 12월25일(토)-26일(일)

가는 곳:

(첫째날) 오전 맑음 / 오후 눈발 날림

07:30시 서울 지하철 2호선 교대역 앞에서 출발 -> 13:00시 점심식사 (병영 설성 식당) -> 강진 하멜기념관 -> (월남사 -> 녹차밭 -> 무위사) -> 해남 녹우당 -> 저녁식사 (해남 천일식당) -> 숙소 (두륜산 온천랜드)

휴일 아침, 날씨가 제법 추워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졌다. 요즘 12월 추위는 30년만의 추위라고 한다. 날씨가 추워서 외출을 삼가서 그랬는지 아침 7:30시에 서울시를 출발하여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차가 그리 많지 않아 예정보다 강진에 2시간 가까이 일찍 도착하였다. 일찍 도착한 김에 예정에 없던 강진 병영 인근의 유명한 답사지인 월남사와 무위사를 답사하는 호사를 누렸다. *^^*

월남사터의 3층 석탑. 탑은 탑파(stupa)의 줄임말이며 본래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보관하는 곳이다.

월남사는 월출산 남쪽의 큰 절로서 세워진 연대는 정확히 모르나,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고려시대 진각국사 혜심(1178 ~1234 )이 처음 지었다고 한다. 이 시기는 몽고의 침입으로 강화도로 천도한 고려 최씨 무신정권 시절이다.

고려시대에 세워진 탑인데도 마치 백제 부여에 있는 정림사지 5층 석탑을 보는 듯 백제계 양식의 고려시대 석탑이다. 백제계 석탑의 특징은 기단부 폭이 지붕돌 폭보다 좁은 것이 특징인데, 이로인해 대지에 뿌리를 박고 힘차게 서 있다는 느낌보다는 우아하다는 느낌을 많이 준다.

월남사 뒤에 있는 월출산의 어느 봉우리(해발 705m의 구정봉?)에 구름이 걸렸는데 경치가 기가 막히다.

월출산이 바라다 보이는 가장 멋진 장소에 월남사가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3층 석탑만 남은 폐사지인데... 언제부터인지 탑 뒤편에 월남사란 간판이 걸린 자그마한 절이 들어섰다.

3층 석탑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월남사를 창건한 고려 무신정권 시절의 진각국사 혜심의 비가 서있다.

월남사 창건에 최씨(최우? 또는 최항?) 무신정권의 지원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고려시대 조형물답게 크기가 크고  우람하며 힘이 넘쳐 보인다. 불행히 탑신의 상단부가 잘려 나갔다.

비각 주변에 심어놓은 동백나무엔 붉은 동백이 피었다.

다음 행선지는 무위사. 월남사에서 무위사로 넘어가는 산허릿길엔 유명한 차밭이 펼쳐져 있다.

이 차밭의 소유주는 설록차로 유명한 (주)태평양이라고 한다.

차밭 아래 풀 섶엔 찻씨앗이 떨어져 있었다.

그리고 길 주위엔 잔설이 녹지 않고 남아 있었다. 날이 점차 흐려지면서 간혹 눈발이 날린다.

무위사(無爲寺) 일주문 앞에 도착하였다.

무위사도 답사처로 유명해지면서 요 근래 불사가 한창이다. 불과 2년 전만해도 고즈녁했던 절인데... 

 

사천왕문을 지나 새로 지은 2층 누각의 아랫부분을 통과하여 계단을 올라 설라치면 극락보전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길을 올라가는 동안 왠지 갑갑한 느낌이 들었다.

 아래 사진은 불과 2년전인 2008년 1월 10일에 찍은 것이다.

올라가는 길에 번잡한 건물이 없어 무위사 극락보전이 바로 보이고, 한적한 분위기가 훨씬 좋은 것 같다. 

절 이름이 무위사(無爲寺)이므로 인위적인 것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무위사를 왜 찾아가냐면 .... 바로 이 건물, 극락보전을 보기 위해서 간다.

무위사 극락보전은 조선 초 성종 7년(1476년)무렵에 세워진 우리나라 대표적인 목조건축의 하나이다. (국보 제13호)

예산 수덕사, 안동 봉정사 극락전, 영주 부석사 조사당같은 고려시대 맞배지붕 주심포집의 엄숙함을 이어받으면서 한편으로는 조선시대 종묘나 명륜당 대성전에서 보이는 단아함이 여기에 그대로 살아 있다. 거기다 권위보다는 친근감을 주기 위함인지 용마루의 직선을 슬쩍 공글린 것이 더더욱 매력적이다.

-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 제 1권 -

극락보전의 측면관

기둥과 들보를 노출시키면서 조화로운 면분할로 집의 단정한 멋을 은근히 풍기고 있다.

-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 1권 -

극락보전 앞 뜰 바닥에 있는 석조물은 배례석(拜禮石)이라고 부른다.  

이렇게 완벽하게 배례석이 남아 있는 것은 무위사가 유일하다고 한다. 배례석의 최외각은 땅을 상징하는 4각형이며, 4각형 바로 안쪽엔 사람을 상징하는 8각형 테두리가 있고 한 중앙에는 하늘(부처님)을 상징하는 원형의 연꽃 문양이 부조되어 있다. 

극락보전 내부 불단 뒷면의 벽화, 수월(水月)관음도

손에 정병과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있기에 관세음보살 (=관음보살)을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극락보전 건물의 왼쪽편에 있는 선각대사 편광탑비

선각대사(864-918)를 기리기 위해 고려 정종 원년(946년)에 세운 것이다. 선각대사는 남북국시대 신라 말의 명승으로 법명은 형미이다. 그는 무위사 주지로 8년간 머물렀고 어려울 때 왕건을 도와준 바 있다.

무위사 (2010년 12월25일)

무위사 (2008년 1월10일)

무위사에 다시 등장한 누렁이.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권에 무위사 능구렁이 누렁이 개 얘기가 나온다. 그 후 제 3권의 말미에 답사지를 다시 답사하면서 변화가 있었던 내용에 대해 간단히 적어 놓은 페이지가 몇장 있는데... 제 1권에서 달라진 점을 설명하면서 무위사 누렁이는 수(壽)를 다하여 이 세상에 없으니 이제 무위사에 가서 쓸데없는 개소리는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근데 이번에 가니 한마리도 아니고 두마리의 누렁이가 사람을 반기고 아이들이 주는 과자를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행동이 능구렁이인 것은 그대로 인 것으로 보아 책에 나오는 누렁이의 후손이 아닌가 싶다. *^^*

[베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