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다녀왔습니다.
죽곡면은 섬진강의 지류인 보성강을 품에 안은 고장으로 문화유적과 레포츠시설이 잘 구비된 곳입니다.
그중 원달리 골짜기에는 태안사, 조태일 시문학기념관, 섬진강문화학교 김종권 사진전시관 등이 있습니다.
원래 신라 구산선문 중의 하나인 동리산 태안사를 방문하려 했습니다.
여기 태안사 입구에서 산속으로 1km 정도 걸어 올라가야 태안사와 만납니다.
그런데 약 100m쯤 걸어가니 뜻밖에 조태일 시문학기념관을 만났습니다.
민족시인 조태일님은 태안사 대처승의 아들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빨치산 사건에 연루되어 가족을 돌보지 못한 탓에 고난한 성장과정을 겪었다고 합니다.
자세한 설명보다는 사진 몇 장 올리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조태일 시문학기념관에서 다시 한참 올라가면 산중턱 골자끼를 끼고 태안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때는 순천 송광사를 말사로 거느렸던 큰 절이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규모가 작지는 않으나 옛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사찰건물들의 용마루와 처마가 뒤로 보이는 산등성이와 어우러지는 풍경이 가슴을 탁 트이게 할 정도로 일품이었습니다.
사진 몇 장 올립니다.
태안사 관광을 마치고 다시 한참을 내려와 입구로 나오니 식당 겸 민박을 겸하는 석천산장이 있었습니다.
주로 민물고기 매운탕, 다슬기 요리, 토종닭 백숙을 비교적 저렴하게 파는 식당입니다.
저는 다슬기수제비를 먹었는데 주인아저씨가 보성강에서 직접 채취하신 다슬기로 국물을 내어서인지 참 맛있었습니다.
석천산장은 약간 허름한 2층 건물인데 미처 사진에 담을 생각을 못했습니다.
대신에 그 집에서 기르는 털북숭이 검은 개 두 마리를 사진에 담았습니다.
이 녀석들에게 작별인사를 한 후 산책을 할 겸 아스팔트 행길을 따라 보성강 쪽으로 걸어내려갔습니다.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하며 걷다가 시골버스를 만나면 중간에 잡아탈 요량이었는데,
한 1km쯤 걸어내려가다가 뜻밖에 '섬진강 문화학교 김종권 사진전시실'과 맞닥뜨렸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풍경사진의 대가로 유명한 김종권 사진작가가 폐교를 개조하여 자신의 사진전시실을 운영하는 곳입니다.
독도, 백두산, 한라산, 금강산, 지리산, 섬진강, 순천만 등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과 각종 야생화를 탁월한 사진술로 담아낸 김종권 작가님의 노력과 그 결과물에 감탄하였습니다.
사진이 예술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항상 갖고 있었는데,
김종권 작가님의 사진들을 보니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그런 생각 자체가 불경하게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참으로 많은 사진들이 폐교건물 1층과 2층의 여러 교실에 주제별로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독도 사진전시실을 특별히 운영하여 많은 방문객들에게 독도사랑과 민족애를 다시 환기시키려는 듯 했습니다.
관람을 마친 후 화단을 가꾸고 있던 김종권 작가님과 잠시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김종권 작가님은 계절별로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 십수년 동안 독도룰 스물 일곱번, 백두산을 스무번 이상 방문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게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한 소중한 조언도 해주셨습니다.
김종권 작가님의 사진 몇 점을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사실 사진기 배터리가 떨어져 겨우 몇 장밖에 찍지 못했습니다. 여기에 올린 사진이 다입니다. 더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사진들을 담지 못해 무척 안타깝습니다. 다음 기회에 다시 꼭 방문하고자 합니다.)
첫댓글 선생님, 좋은 곳 다녀오셨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이 가장 좋은 공부인가 봅니다. 저도 이번에 대구 테마 관광지 '근대로'와 대마도에 다녀왔습니다. 사진기 배터리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