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진, '로지 모시기' 열풍…유통가 아이콘 된 가상모델, 뉴스토마토, 2021.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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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유통업계가 가상 인플루언서 모시기에 분주하다. 22세 인플루언서 로지, 29세 디자인 연구원 루시 등 연예인 못지 않게 파급력이 큰 가상 인플루언서를 모델로 발탁해 MZ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에서 만든 가상인간 로지는 패션·뷰티부터 자동차, 금융, 호텔 등 각종 분야에서 모델로 활동중이다. 22세의 로지는 인공지능(AI) 기술로 만든 국내 최초의 가상 인플루언서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팔로워 수만 10만명에 달한다. 올해 벌어들인 모델료도 1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패션·뷰티업계의 러브콜이 뜨겁다.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얼굴형을 모아 3D 합성 기술로 탄생시킨 만큼 젊은 소비자들에게 소구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최근 LF의 질바이질스튜어트는 로지를 가방라인 전속 모델로 선정했다. 로지 특유의 발랄한 이미지와 라이프스타일이 브랜드가 지향하는 색깔, 타깃 고객의 특성에도 부합해 모델로 발탁했다는 설명이다.
슈페리어의 골프웨어 브랜드 마틴골프도 로지를 모델로 발탁했다. 로지는 SNS에 마틴골프의 의상을 입은 사진에 '라운딩은 처음인데 너무 재밌네!! 시간 순삭'이라는 내용과 함께 골프장 인증샷을 올렸다. 로지는 아모레퍼시픽 헤라의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중으로, 헤라의 블랙쿠션과 립틴트 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마틴골프와 아모레퍼시픽 헤라의 모델로 활동하는 가상 인간 로지. 사진/로지 SNS
롯데홈쇼핑은 자체 개발한 가상모델 '루시'를 선보였다. 루시는 산업 디자인을 전공한 29세 디자인 연구원으로, 모델로도 활동한다. 지난 2월부터 SNS 인플루언서로 활동중으로, 팔로워는 3만명이다. 무신사 테라스에서 진행한 인플루언서 대상 체험 마케팅에 참여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주얼리 브랜드 OST와 협업한 목걸이, 팔찌의 공동구매를 진행했다.
롯데홈쇼핑은 루시의 움직임과 음성 표현 등을 고도화해 향후 '가상 쇼호스트'로 활동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NEW, 시각 특수효과 기업 엔진비주얼웨이브, 카이스트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CJ온스타일도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와 컬래버레이션 마케팅을 진행했다. CJ온스타일의 더엣지 브랜드 제품을 가상 인플루언서 루이가 직접 입고 패션 콘텐츠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영상 속에서 루이가 입었던 더 엣지의 신상품 데님 자켓은 CJ온스타일 방송에서 30분 만에 약 8000세트가 판매되며 매진을 기록했다.
가상 인플루언서는 SNS, 온라인이 익숙한 MZ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관심을 받는데다, 사생활 논란 등 구설수에 휘말릴 가능성이 없어 활동 영역이 더 커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가상 모델을 활용한 마케팅이 활발하고, 영향력도 큰 편"이라며 "MZ세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스타일로 캐릭터를 구현한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 사진/롯데홈쇼핑
사견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유명연예인과 광고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연예인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가 긍정적일수록, 제품과 연예인의 이미지가 적절히 매치될수록 홍보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
다만, 유명연예인을 광고모델로 선택하는 경우 리스크가 존재한다. 최근 연예계에서는 미투, 학교폭력, 마약사용 등의 논란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대중은 엄벌주의 혹은 응보주의의 관점에 따라 관련 연예인을 매우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만약 광고모델이 위 사건에 연관된다면, 기업 및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역시 부정적으로 변할 수 밖에 없다.
가상인간을 광고모델로 선택한다면 이러한 리스크로부터 상당히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가상인간은 결국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간이 만들어낸 지적•기술적 결과물에 그칠 뿐 별도의 사생활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서는 제품의 스토리, 기업의 비전 혹은 목표에 맞는 가상인간을 제작하여 홍보할 수도 있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더불어 최근의 트렌드는 메타버스를 비롯한 가상현실세계인 것을 볼 때, 새로운 것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이 증폭될 수 있다. 다만 가상인간은 연예인에 비하여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의 방송에 출연할 수 없기에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기업은 소비자가 만족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제품개발에 투자한다. 그 후 잘 만들어낸 제품을 소비자에게 어떻게 홍보할 것인지가 중요한데, 가상인간의 등장으로 종래의 광고계약의 대안이 등장했다. 이 경우 유명연예인을 선택할 것인지, 가상인간을 선택하여 광고활동을 할 것인지, 두 효익을 비교해볼 필요가 있겠다.
첫댓글 매우 흥미롭구나~
나도 처음엔 갑자기 부각되는 어떤 신인 아이돌 인줄만 알았단다 ㅋ
정말 흥미로운 기사입니다.
시간이 더 많이 흐른다면 우리는 AI(인공지능)로봇과 같이 생활하고 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각자의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것이 일반화 되었듯이 각 가정에도 가상로봇이 존재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발전에 따른 흥미로운 기사인 것 같습니다! 인간의 한계점을 가상인간이 보완한다는 측면과 여러 가지 면에서 매우 큰 장점이 있지만, 가상인간과 실제 인간 대한 미묘한 간극 사이에서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