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삼경 외엔 잠자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 ①
【本文】
其五는 除三更外에 不許睡眠이어다. 기오 제삼경외 불허수면
曠劫障道는 睡魔莫大니 광겁장도 수마막대
二六時中에 惺惺起疑而不昧하며 이륙시중 성성기의이불매
四威儀內에 密密廻光而自看이어다. 사위의내 밀밀회광이자간
다섯째는 삼경 외엔 잠자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
아득한 옛부터 도에 장애가 되는 것은 수마(睡魔)보다 더 큰 것이 없는 것이니, 하루 12시 어느 때나 또렷또렷하게 의심을 일으켜서 어둡지 않도록 하며, 행주좌와(行住坐臥)에 있어 항상 끊임없이 빛을 돌이켜 스스로 마음을 살필지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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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解說】
其五는 除三更外에 不許睡眠이어다. 기오 제삼경외 불허수면
다섯째는 삼경 외엔 잠자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
자경십문(自警十門) 중 다섯째는 삼경(三更) 외엔 잠을 자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삼경(三更)이란 말이 나왔으니 삼경(三更)이란 무엇인가 살펴보고자 합니다. 삼경은 밤을 나눌 때 쓰는 용어 중 하나입니다. 옛날에는 밤을 나눌 때 다섯 등분을 해서 구별하였습니다. 알기 쉽게 적어 보고자 합니다. 이에 앞서 하루 12시(時)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하루라 하면 24시간이라 알고 있지만 옛날에는 12시로 사용했습니다. 그것도 12지(支)를 사용해 자시ㆍ축시로 불렸던 것입니다. 지금도 그 영향이 남아 있습니다. 오전(午前), 오후(午後), 혹은 정오(正午)니 자정(子正)이니 하는 말이 그것입니다.
12시(十二時)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시(子時) : 오후 11시 ~ 오전 01시 축시(丑時) : 오전 01시 ~ 오전 03시 인시(寅時) : 오전 03시 ~ 오전 05시 묘시(卯時) : 오전 05시 ~ 오전 07시 진시(辰時) : 오전 07시 ~ 오전 09시 사시(巳時) : 오전 09시 ~ 오전 11시 오시(午時) : 오전 11시 ~ 오후 01시 미시(未時) : 오후 01시 ~ 오후 03시 신시(申時) : 오후 03시 ~ 오후 05시 유시(酉時) : 오후 05시 ~ 오후 07시 술시(戌時) : 오후 07시 ~ 오후 09시 해시(亥時) : 오후 09시 ~ 오후 11시
밤을 나누는 오경(五更)은 다음과 같습니다.
초경(初更) : 밤 07시 ~ 밤 09시 .......... 술시(戌時) 이경(二更) : 밤 09시 ~ 밤 11시 .......... 해시(亥時) 삼경(三更) : 밤 11시 ~ 새벽 01시 ........ 자시(子時) 사경(四更) : 새벽 01시 ~ 새벽 03시 ..... 축시(丑時) 오경(五更) : 새벽 03시 ~ 새벽 05시 ..... 인시(寅時)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삼경(三更)이란 밤 11시~ 새벽 01시 사이를 말합니다. 즉 자시(子時)를 삼경이라 합니다. 그러면 잠을 겨우 2시간만 자라는 것이냐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두 시간만 자고 수행할 수 있는 분은 득력(得力)을 갖춘 수행자가 아니고는 힘들 것입니다. 물론 고승 중에는 장좌불와(長坐不臥)하시며 수마(睡魔)를 물리치신 분들도 계시지만 일반적인 수행자들은 무척 고되고 힘든 일일 것입니다.
생리적으로 잠은 일상생활의 피로를 풀어 줍니다. 잠을 충분히 자야 피로가 풀어지기 때문입니다. 보통 잠을 못자면 스트레스가 생겨서 일상생활에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됩니다.
그래서 삼경(三更)이란 자시(子時)를 말하는 삼경이라는 뜻도 있겠지만, 자경문이 초심 수행자들에게 널리 읽히는 글이고 보면, 그보다는 밤을 다섯으로 나눈 이경(二更)부터 사경(四更)까지를 삼경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밤 9시부터 새벽 3시까지를 말합니다. 승가(僧伽)에서는 일반적으로 밤 9시에 취침하여 새벽 3시에 기상하여 도량석(道場釋)을 하게 됩니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정신이 맑아집니다. 오늘 날 수행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은 이행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하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저도 한때 이렇게 일찍 자고 일어나 보니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적응하기 나름일 것 같습니다.
이렇게 6시간 수면을 취하면 잠은 충분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야운 스님께서는 하루 6시간 잠을 자고 수행에 박차를 가하라고 경책하십니다.
曠劫障道는 睡魔莫大니 광겁장도 수마막대
아득한 옛부터 도에 장애가 되는 것은 수마(睡魔)보다 더 큰 것이 없는 것이니
광겁장도(曠劫章道)란 아득한 옛날부터 도에 장애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광겁(曠劫)이란 영겁(永劫)과 같이 아득히 오랜 시간을 말합니다. 광(曠)이란 '오래'라는 뜻이고, 겁(劫)은 겁파(劫波)의 준말로 오랜 시간을 말합니다. 과거의 오랜시간을 광겁(曠劫)이라 하고 미래의 오랜 시간을 영겁(永劫)이라 합니다. 장도(障道)는 도를 장애한다는 말입니다.
수마막대(睡魔莫大)란 '수마가 막대하다'는 말이니 '수마보다 더 큰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옛부터 수행자들은 잠과의 전쟁을 치루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수마라는 말이 나오고 눈꺼풀이 태산보다 무겁다고 이르고 있는 것입니다. 졸음이 몰려오면 걷잡을 수 없고 정신도 몽롱해져서 도와는 멀어지게 됩니다. 그만큼 도에 장애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유교경(遺敎經)》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마땅히 무상한 불길이 모든 세간을 태우는 것으로 생각하여 속히 자신을 제도할 것이요, 수면(睡眠)에 빠지지 말라. 모든 번뇌의 적이 항상 사람을 죽이려고 엿보는 것은 자기에게 원한을 품고 있는 사람보다 더 심한 것이니 어찌 잠에만 빠져 스스로 깨닫지 않겠는가?"
하셨습니다.
二六時中에 惺惺起疑而不昧하며 四威儀內에 密密廻光而自看이어다. 이륙시중 성성기의이불매 사위의내 밀밀회광이자간
하루 12시 어느 때나 또렷또렷하게 의심을 일으켜서 어둡지 않도록 하며, 행주좌와(行住坐臥)에 있어 항상 끊임없이 빛을 돌이켜 스스로 마음을 살필지니라.
이륙시중(二六時中)이란 '12시 중에서'란 뜻입니다. 즉 하루 24시간 중에서란 말입니다. 옛날에는 하루를 12시라 했음을 앞에서 밝혔지요?
성성기의이불매(惺惺起疑而不昧). 성성(惺惺)이란 '분명한 모양, 마음이 밝은 모양, 정신이 또렷또렷한 모양'을 말합니다. 정신이 깨어 있는 것을 말합니다. 불매(不昧)는 '어둡지 않음'을 말합니다. 정신을 흐리게 가져 미혹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따라서 또렷하게 깨어 화두 의심을 일으켜서 정신이 어둡지 않게 하라는 말씀입니다. 24시간 언제나 말입니다.
사위의(四威儀)란 '행주좌와(行住坐臥)의 네 가지 몸가짐'을 말하는데, 가거나, 머무르거나 앉거나 눕거나 하는 바른 몸가짐을 뜻합니다.
밀밀회광이자간(密密廻光而自看). 밀밀(密密)이란 '조밀하다, 치밀하다, 촘촘하다'의 뜻입니다. 조금도 틈이 없음을 뜻합니다. 회광(廻光)이란 '회광반조(廻光返照)'의 뜻입니다.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돌이켜 안으로 자기를 반성하고 본래의 면목(面目)을 밝히는 일을 말합니다.
야운 스님께서는 하루 24시간 어느 때나 정신을 맑게 가져서 또렷또렷하게 깨어 있어 화두 일념에 집중하여 '이뭐꼬'하는 의심을 일으켜서 어둡지 않도록 정진하라는 말씀입니다. 잠에 취하여 멍하게 무기공(無記空)에 빠져서 헤매서는 안 될 것입니다.
수행자의 일거수일투족은 수행 아님이 없습니다. 특히 다니거나 머무르거나 앉거나 눕거나 하는 네 가지 몸가짐을 사위의(四威儀)라 합니다. 이 행주좌와(行住坐臥) 어느 때라도 끊임없이 화두일념에 경주하여 밖으로 향하는 마음을 돌이켜 안으로 향하게 하여 마음의 본바탕인 자성(自性)을 살펴야 할 것입니다. 그러니 잠에 취하여 취생몽사(醉生夢死) 흐리멍텅하게 지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계속)
감사합니다. 백우 _()_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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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점심을 먹고나니 식곤증이 라붙네요.
잠아잠아 물러나거라 외쳐봅니다. _()_
참으려고하니 이제는 등에서 불덩이가 또
수행자의 적 중에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것이 잠이지요.
수행자로서경(여섯시간)의 숙면 ... _()_
6시간이면 엄청 많이 봐준 것이죠 감사합니다. _()_
성인은 하루 6시간 정도면 충분한 것이죠._()_
하물며 수행자들이야... _()_
정찬주 소설 경봉 스님의 일대기 "야반 삼경에 촛불 춤을 추어라".
치열하게 정진 수행을 하는 모습을 느낄수 있었지요.
감사합니다....나무묘법연화경()()()
예, 그 소설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지금도 무문관에서 정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_()_
원문에 대한 번역과 해설 잘 읽었습니다.경에 대한 해설도 잘 읽었습니다. _()_
수행하는데 잠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몽롱한 상태에서는 안 됩니다.
졸음운전이 생명을 위협하듯이 졸음수행도 수행을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잠은 수행자들에겐 최대의 난적일 것입니다. _()_
일단 난적을 잡으면 도는 성큼 무르익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