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중앙 골프장 가는 길의 풍광은 가히 아름답다. 작은 저수지를 지나 구불구불한
배티고개를 넘어서는 길. 그 길 중간에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석남사와 석남계곡이 숨어
있어 들러볼만하다. 안성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포도와 유기다. 포도밭이나 유기만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하기에는 미흡한 편이다. 하지만 이웃하고 있는 용인, 광주, 이천 등지
보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아 한적한 여정을 만끽할 수 있는 곳.
안성 지방도로의 특징은 잘 알려진 저수지를 감싸안고 있다는 것이다. 청룡사가 있는
곳에는 청룡저수지가, 석남사 가는 길에는 마둔 저수지와 금광면의 금광저수지가 있어
드라이브 묘미를 더해준다. 안성에서 가장 내로라 하는 산은 서운산(547m)이다. 서운산
남쪽 기슭에 청룡사가, 그 너머 동북쪽 기슭에 대한불교 조계종 제2교구 본사 용주사
말사인 석남사가 있다.
석남사는 안성읍에서 들어오는 방법과 청룡사에서 충북 진천을 거쳐 배티성지로 넘어
오는 방법이 있다. 안성 드라이브를 즐기려면 청룡사로 코스를 이용하는 편도 권할만
하다. 새로 뚫린 지방도로는 초보자에게는 쉽지 않을 듯하다. 구불구불한 배티고개가
보기만 해도 아찔할 정도이기 때문이다. 초보자라면 안성읍내에서 석남사 방면으로
들어오는 313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마둔 저수지 위에 그럼처럼 떠 있는
낚시좌대가 우거진 신록과 어울려 아름답다.
석남사 가는 작은 산길은 환상적인 오솔길이다. 마주오는 차가 있으면 통쾌하게 비켜줄
수 없을 만큼 작은 시골길. 길 옆으로는 계속 계곡이 따라 붙는다. 넓고 광활하지는
않지만 풍광이 좋고 나무가 울창하여 햇볕을 가려주기 때문에 한여름이면 인근사람들의
피서지로 큰 인기를 누린다. 석남계곡은 승방골, 주왕골, 험한골, 대밭골, 방아골 등
열두굽이가 있으며 여름이면 짙푸른 녹음이 앞을 가린다.
호젓한 산길을 10여분 오르면 세월과 역사의 기품을 간직한 고찰 석남사가 웅자한
자태를 드러낸다. 큰절은 아니지만 곱게 매만진 흔적이 서리서리 정성이 녹아 있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절에는 최근 건립한 요사채와 대웅전, 영산전이 돌계단과 이어진다.
대웅전으로 오르는 계단 양 옆은 손끝에서 뭍어난 정성이 가득 배어 있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석남사는 삼면은 산줄기가 에워싸고 있고 앞골은 트여 있는데 계곡물이 절 앞으로 흐르고 있어 가히 고찰다운 느낌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석남사에는 현재 영산전과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8호인 대웅전, 향토유적 제11호인 고려시대 오층석탑 2기가 있고 절 입구에 향토유적 제28호인 석종형 부도 2기가 있다. 절 왼쪽 등산로를 따라 10여분정도 오르면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09호로 지정된 마애여래불상이 있어 찾아볼만 하다. 울창한 숲과 계곡의 물소리. 그리고 여름에는 풀벌레 소리와 진한 꽃향기가 코끝을 진하게 간지럽힌다. 한적한 여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자가운전 : 안성읍에서 옥천교를 지나 진천 방면으로 이어지는 313번 지방도로로 11.4km
쯤 가면 배티고개가 막 시작되는 지점에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좁은 시멘트 포장 도로가 있다.
이 도로로 1.3km쯤 올라가면 석남사이다. 읍에서 석남사 가는 길목 6km 지점에 마둔저수지가 있다. 배티고개 정상에는 중앙CC 입구가 있다. 또는 진천에서는 34번 국도를 서쪽(성환, 입장 방면)으로 가다보면 백곡저수지를 지나 진천기점 10km 지점에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313번 지방도가 있다. 이 지방도로를 8.5km 달리면 배티고개 정상이다.
별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