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31.
달갑지 않은 습관
습관은 또 다른 하나의 나다. 사람마다 강약의 차이는 있겠으나 좋든 싫든 몇 개의 습관은 있을 것 같다. 아들과 아빠의 짧은 대화에서 내가 가진 습관을 알 수 있다.
“아빠는 몇 시에 일어나?”
“뭐! 대충 새벽 5시쯤. 가끔은 그전에도 일어나기도 해.”
“그럼, 잠은 언제 자요?”
“9시 뉴스는 못 봐. 8시 뉴스가 있어서 다행이야.”
아침에 잠에서 깨면 물을 마시는 습관이 있다. 자리끼까지는 아니다. 일어나 곧장 체력단련실로 내려갈 때 물통 하나를 가져간다. 공복 상태에서 한 모금 마시고 운동한다. 토끼처럼 눈 비비고 일어나 마시는 물이다. 열심히 운동하다 보면 대략 500ml 정도 마신다.
기상 후 2시간 정도 지나서 아침을 먹는다. 꼭꼭 씹어서 천천히 먹어야 건강에 좋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 배가 고프다는 핑계로 허겁지겁 먹어 치운다. 고쳐야 할 나쁜 습관 중에 하나다.
아침밥은 먹어야 할 이유가 있다. 다수의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정신적 스트레스 개선, 양질의 수면 촉진, 혈당 상승 개선 등에 이바지하는 바가 크다고 한다. 아침으로 뭔가를 먹어야 뇌가 깨어나고 장의 움직임이 활발해져 변비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는 방송 프로그램도 있었다.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등에 구애받지 않아도 된다. 철에 따라 신선한 재료로 요리된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된다. 굳이 말리고 싶은 것은 과식이다.
나와 아내 아침밥을 거르는 일은 없다. 부모님과 장인어른이나 장모님도 아침을 굶는 일은 본 적이 없다. 어머니가 차려주는 아침을 먹어야 학교에 갔고 아내가 준비해 준 아침을 먹고서 출근했다. 하루 세끼는 반드시 먹어야 하는 필수 항목이지 선택이라고 생각한 적도 눈곱만큼도 없었다. 오늘 내가 건너뛴 점심밥을 저녁에 두 그릇 먹는다고 점심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저녁을 과식한 것일 뿐이다. 그날 건너뛴 점심은 죽는 그 순간까지도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항상 직시하고 살았다.
아들이 아침을 먹지 않는다고 했다. 처음 들었을 때 “이런 미친놈이 있나! 무슨 김밥 옆구리터지는 소리를 하고 지랄이야.”라고 하며 삿대질할 뻔했다. 어머니는 화가 나면 “에라, 이 호강에 받쳐 요강깰 놈.”이라며 나무라셨다. 먹고살 만하니 아침을 굶냐 싶었다. 여하튼 나를 떠난 10년 동안 아들은 아침을 건너뛰는 습관을 만들었나 보다. “아들아! 야식은 금물이다.” 야식을 끊고 싶다면 아침을 먹고, 아침을 맛있게 먹고 싶으면 야식은 바퀴벌레 보듯 하면 된다.
충고는 아빠의 몫이고 판단은 그대의 선택이다.
첫댓글 요즘 젊은이는 아침 먹는 이가 없다는데ᆢ우리 웅이 역시 아침 안 먹을려고 하고 어미는 간단하게 라도 먹일려고 이리 저리 눈치보고 있답니다
닭가슴 살도 줘보고 사과랑 삶은 계란도 줘보고 부담되지 않게 먹을려한답니다 얼릉 얼릉 집밖으로 쪼차 버릴날만 학수고대하고 있답니다
ㅋㅋㅋ 다 같은 생각인가 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