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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할 일은 물꼬를 터주는 일"작은 목회로 대형화된 한국교회에 대안 제시하는 권영진 목사
[디인터뷰 = 이유석 기자] 최근 이 나라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대형교회들이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성추행, 폭행, 공금횡령 등 앞 다투어 세상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일들을 잇달아 저지르고 있다. 교회가 세상을 걱정해야 하지만, 지금 현실은 세상이 교회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교회를 향해 쓴 소리를 하는 이들은 없다. 어느 누구도 교회의 비이성적인 일탈행위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기를 꺼리기 때문이다. 교회의 치부를 공론화하는 일이 밖으로 비치는 교회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유형무형의 압력 때문이다. '작은 목회'를 방향으로 삼는 정언향교회의 권영진 목사는 이런 현실에 과감히 메스를 들이댄다. 권 목사는 세상이 교회를 걱정하는 딱한 처지로 전락한 지금의 현실을 냉철히 지적하고 교회가 회개할 것을 촉구한다. 그의 메시지는 지난 해 12월 출간된 <진정 회개할 곳은 교회다>는 책에 압축돼 있다. 권 목사는 자신의 목회활동, 그리고 자신의 책을 통해 지금 한국 교회에 만연된 병폐와 이에 대한 대안을 명쾌하게 제시해 준다. 권 목사는 보험으로 전락한 구원, 과거 교계의 친일행적, 교회 직분제도의 계급구조, 횡행하는 목회자 교권주의, 믿음 그 자체가 아닌 믿음이 가져다주는 유익만 설파하는 교회 등을 한국 교회의 고질적 병폐로 꼽는다. 그런데 사실 권 목사가 지적하는 한국 교회의 병폐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권영진 목사는 처음엔 목회자의 길을 가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인생의 진로를 목회자로 정하게 한 건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어 하는 열망이었다. 권영진 목사의 말이다. "학창 시절 교회를 다니면서 신앙생활 열심히 하라는 권면은 많았었습니다. 그렇지만 살아가는 이유가 단지 예배를 잘 드리는데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래서 전도사님 같은 분들에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를 물어봤었어요. 그러나 그분들은 교회를 열심히 다니다 보면 알게 된다는 식의 모호한 답변만 주었을 뿐, 근본적인 해답은 주지 않더군요. 그래서 회의가 들었고 이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기 위해 신학대학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무엇보다 권영진 목사의 메시지는 이해하기 쉽다. 교회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어려운 신학 이론이나 사회학적 방법론을 동원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신앙생활을 한 기독교 신자들은 물론, 얼마간이라도 교회를 다녀본 적이 있다면 권 목사가 지적하는 문제들에 쉽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최근 언론을 통해 불거지는 교회의 문제들도 권 목사가 지적하는 문제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권 목사는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의 근원으로 교회의 계급구조를 지적한다. "지금 한국의 교회는 꽉 짜여진 계급구조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중심에는 목사가 자리하고 있지요. 원래 교회는 이런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목사는 성도들 가운데 성경에 정통한 사람으로 선발됐었고, 이렇게 선발된 목사들은 평신도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의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성경을 볼 때, 초대교회는 급성장을 경험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을 제대로 가르쳐줄 좋은 교사는 많이 부족했지요. 말하자면 목사는 가르침을 위해 특화된 존재였었습니다. 그리고 실질적인 사역은 집사가 담당했고요. 그러던 것이 로마 시대 카톨릭이 국교화 되면서 '성직자'가 특권화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전 성직자란 말도 좋아하진 않아요. 지금 한국 교회도 중세 카톨릭의 전철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목사가 계급화됐고, 성도들도 이를 당연시하고 있어요. 이런 계급구조가 깨지지 않는 한, 한국 교회의 문제들은 언제 어디서든 되풀이 될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물론 한국 교회 역시 비판, 특히 내부자에 의한 비판을 금기시하고, 동시에 대외적 이미지 관리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해 볼 때, 교회 내 누군가가, 특히 목회를 담당하고 있는 목회자가 교회와 신도를 향해 목소리를 높이기는 쉽지 않다. 권영진 목사 역시 자신의 책으로 인해 교계에서 그닥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교회를 향한 쓴소리가 교회를 무너뜨리는데 있지는 않음을 강조한다.
교회 안에서 서로가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무작정 덕이 안된다고 허물을 덮어주는 일이 능사는 아닙니다. 잘못이 일단 드러나야 하고 이에 대한 공개적인 사과와 철저한 회개가 있어야 합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 주었어요.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의 죄를 친히 담당하시고 십자가를 짊어지심으로써 죄의 결과를 보여줬으며 이를 통해 사람들을 치유하고 죄를 용서하셨어요. 예수와 삭개오와의 만남 역시 같은 맥락입니다. 삭개오는 로마 식민지배 체제에 협력해 동족을 핍박했어요. 그러나 삭개오는 예수를 만나서 부정하게 취한 재물에 대해 네 배의 배상을 하겠다고 했지요. 네 배는 당시 보상법의 최고치였습니다. 즉 부정하게 취한 재물에 대해선 최고의 배상을 하겠다는 뜻이었어요. 그러자 예수는 삭개오의 집에 구원이 임했다고 선포했지요. 한국 교회가 이 대목을 잘 음미해야 합니다. 한국 교회는 착각에 빠져 있어요. 교회 안에서 잘못이 드러나면 덮는 것이 선한 일인 줄로 알고 있지요. 특히 대형교회 목회자의 허물을 들추는 것이 마귀의 소행이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게 한국 교회입니다." 세상 사람들은 험한 세상을 사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할 곳을 찾고자 한다. 그렇지만 교회는 이런 세상 사람들의 기대를 무참히 외면하고 있다. 이런 괴리감에 대해 권영진 목사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답을 제시한다. "전 교회에 다니면서 교회가 좋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꾸었어요. 먹음직한 사과가 보이더군요. 그런데 그 사과를 쪼개보니 속은 죄다 썩어 있었지요. 전 이것이 한국 교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성경에서는 이웃을 사랑하라고 가르치는데 정작 교회 안에서는 성도들끼리 혹은 장로들끼리 싸우는 광경을 자주 봐왔어요. 세상 보다 못한 모습을 일찍부터 봐 왔던 것이죠. 여기서 전 성경말씀은 좋은데 교회의 모습은 아름답지 못하니까 두 가지 가운데 하나는 거짓일 수 있다는 의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최근 계속적으로 불거지는 교회 내부 비리에 대해서 권 목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교회는 물꼬를 터줘야 하는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힘 있는 자들이 갖고 있는 것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흘러 들어가게 하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말이지요. 돈이 모이고 권력이 모이게 되면 교회는 예수의 복음을 떠나 자체의 이익을 추구할 수밖엔 없게 되요." 대형화, 기업화를 추구하는 일반 목회자와는 달리 권영진 목사는 작은 목회를 지향하고 있다. 그의 목회 비전은 멘토에게서 영향을 받기도 했다. 권 목사가 역할 모델로 삼고 있는 분은 답십리 즐거운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박상돈 목사다. "박상돈 목사님은 제겐 목회자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몸소 보여주신 분입니다. 박 목사님은 늦게 목회에 입문하셨어요. 박 목사님은 명문대 법대를 나오신 뒤 목회를 하고자 신학교에 진학했습니다. 그분은 마음만 먹으면 크게 성공할 수 있는 분이셨어요. 그렇지만 그분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분이 담임하시는 교회 성도수는 30명에 불과해요. 그렇지만 그분은 신도들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 없는 신앙인들로 키웠어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형교회에서 탄탄대로를 갈 수 있었던 분임에도 그 길을 포기한 모습에서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그분을 많이 닮으려 했었고, 그분도 저를 아들처럼 아껴주셨어요." 권영진 목사는 인터뷰 전문신문으로 탄생한 '디인터뷰'에 조그마한 바람을 남겼다. "세상엔 저명하신 분들도 많지만,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좋은 일을 감당하시는 분, 귀감이 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있어요. 그런 분들을 계속 발굴하셔서 소개시켜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비쳐지는 세상은 너무 삭막해요. 그렇지만 여전히 세상은 살만하다는 걸 보여주는 신문이 되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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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긴장이 많이 되어서 말도 두서없이 한 것 같은데 역시 편집을 잘 해주신 것 같습니다ㅎㅎ
사진이 멋 있으세요 ^^
ㅜ.ㅜ 위로해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ㅎㅎ
매스컴은 사람을 변하게 만드는 요상한 마력이 있습니다. 물론 목사님께는 그런 마력을 뛰어 넘는 신앙이 가득 하시겠지요.
그렇습니다. 헛된 명예나 허상을 쫓는 사람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요. 조언 감사합니다.
소위 그 '패거리 문화'라는 것이 복음으로도 치료가 안 되는 곳이 대형교회인 것 같습니다
복음으로 치료가 안되는 것이라기보다는 그 '패거리'들이 복음을 거부한다고 봐야 하겠죠. 대형교회는 말씀대로 하면 운영이 안됩니다. 자본과 세속의 논리는 복음과 융화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오래간만에 들어와서 이 글을 읽어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에 권 목사님 같은 분이 권 목사님 한 분인줄 알았으요. 그런데 박상돈 목사님도 계시내요. 참, 목사님 같은 분이 이 땅에서 많이 나와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