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신(銅神), 수호신(守護神)
처음으로 소나무가 등장하는 것은 고구려 무덤에서이고,
고려시대 일연이 쓴 「삼국유사」에 보면 "환웅이 무려 3천을 이끌고 태백산 꼭대기 신단수(神檀樹)밑에 내려와 여기를 신시(神市)라 이르니 이가 곧 환웅천왕이다."
신단수, 단수신, 사당목, 본향목, 당산나무는 소나무였다. 이 나무는 홍익인간의 이념이 새겨진 나무이다.
소나무는 신성한 나무이기 때문에 하늘에서 신등(神燈)이 하강할 때에는 높이 솟은 소나무 줄기를 택한다고 믿었다. 신목(神木)으로 정해진 소나무는 신성수로, 함부로 손을 대거나 부정한 행위를 하면 재앙을 입는다고 믿었다.
마을을 수호하는 동신목(洞神木)중에는 소나무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산에 있는 산신당의 신목은 소나무가 제일 많다.
민속의 소나무는 집을 관장하는 최고의 신이고 집이 중심인 대들보에는 신의 몸, 신체가 보관되어 있었다. 소나무는 무속에서 동신(洞神)이나 수호신이 되기도 한다.
단청(丹靑)의 종교적 색채 기원을 보면 솔의 몸은 사악한 기운을 제압하고, 푸른솔잎은 생명의 창조와 번영을 뜻한다.
솔을 집 주변에 심으면 생기가 돌고 속기(俗氣)를 물리칠 수 있으며 소나무 순이 많이 죽은 해에는 사람이 많이 죽고 소나무가 마르면 사람에게 병인 생긴다고 했다.
소나무 가지는 제의나 의례 때, 부정을 물리치는 도구로서 제의 공간을 정화 하고 청정하게 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동제를 지낼 때, 제사 지내기 여러 날 전에 신당은 물론, 제수를 준비하는 도가집, 공동 우물, 마을 어귀 등에 금줄을 친다.
금줄은 왼새끼를 꼬아 만든 중에 백지 조각이나 소나무 가지를 꿰어 두는데,
이는 밖에서 들어오는 잡귀의 침입과 부정을 막아 제의 공간을 정화 또는 신성화하기 위해서다.
세시풍속에서 정월 대보름 전후에 소나무가지를 문에 걸어놓아 잡귀와 부정을 막는데 동지 때 팥죽을 쑤어 삼신과 성주에게 빌고, 병을 막기 위해 솔잎으로 팥죽을 사방에 뿌리는데 솔잎과 팥죽도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출산 때에도 장을 담글 때에 치는 금줄에도 숯, 고추, 백지, 솔가지를 끼워 넣는데 잡귀와 부정을 막기 위해서다.
젖먹이가 갑자기 아프면 삼신할미께 빌기 전에 바가지에다 맑은 물을 떠서 솔잎에 적셔 방 안 네 귀퉁이에 뿌리는데 부정을 씻어내어 제의 공간을 정화하기 위한 것이다.
역병이 창궐할 때 지붕 꼭대기에 푸른 솔을 꽂아 두는 것.
솔가지를 꽂아두면 비가 내린다는 풍습.
손각시에 걸려 죽은 처녀시체를 간에 매장할 때 주위에다 생솔가지를 넣는 것.
그네를 매는 나무 꼭대기에 솔가지를 꽂아 두는 것.
풍물놀이 할 때 농기 끝에 솔잎을 꽃는 것.
성황당을 지날 때 솔가지를 놓아서 액막이와 정화의 수단으로도 사용되었다.
유교의 풍습에서
무덤 주위에 둘러서 소나무를 심고 관리하였는데 "도래솔"이라 하며
묘지를 보호하고, 좋은 환경을 만들고, 묘지 안 저승에서 지내는 영혼의 명복을 빌고
이승의 일에 관심을 갖지 말아 달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