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사랑은 오직 사랑입니다
가난한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마을 입구에서 하도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기에 문밖을 나와 봤습니다. 그곳엔 동네 어른들이 모여 있었고 언제부터인가 개 한 마리를 가마니로 둘둘 말아 놓고선 사정없이 몽둥이로 패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니 낯익은 동네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모두 잔뜩 호기심 어린 눈빛이었습니다. 조용한 마을에서 굉장한 구경거리가 생긴 것이었습니다.
가마니 끝에 얼굴을 내민 채 숨을 헐떡거리며 얼굴 가득 거품을 물고 있는 모습이 동네 쌀집 아저씨네 개가 분명했습니다. 평상시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쌀집을 잘 지킨다고 소문났었는데・・・
그 용맹함과 거친 눈빛으로 마을의 다른 개들을 제압하고 개들뿐만 아니라 사람마저도 감히 쌀집을 넘볼 수 없게 했던 그 충견이 이렇게 하루 아침에 몰락 할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다른 개는 몰라도 쌀집 개만은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날이 꼭 복날만은 아니었습니다. 무슨 이유로 주인의 노여움을 샀는지 알 수 없었지만, 너무나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쌀집 아저씨도 마을 사람들 한쪽에서 이 광경을 모두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아저씨 몰래 쌀집 개를 잡아다가 이러는 것이 아님은 분명했습니다.
한참 후, 마침내 쌀집 개가 죽었는지 더 이상 움직일 기색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거친 숨소리와 가느다란 헐떡거림마저도 사라졌습니다. 마을사람들이 가마니를 젖히고서 개를 들어 올렸습니다. 이미 의식이 끊어진듯 온몸이 축 처져있었습니다. 그 옆에 펄펄 끓는 가마솥이 있었고 사람들은 바로 덩치 큰 녀석을 쏙 집어넣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모두 두눈을 가늘게 뜨고서 쌀집 개의 마지막을 담담히 목격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갑작스럽게 끓는 가마솥으로부터 개가 펄쩍 뛰쳐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숨이 끊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살점이 떨어지고 털이 벗겨진 채로 온몸에서 핏물이 뚝 뚝 떨어졌습니다. 그 새 반으로 졸아든 그의 몸에서 하얀 연기가 솟아올랐습니다.
지옥에서 생활한 사자의 포효처럼 쌀집 개가 마을 사람들을 향해 으르렁 거렸습니다. 모두 전혀 예상치 않았던 광경을 목격하면서 넋이 나간 표정으로 뒷걸음쳤습니다. 쌀집 개는 비틀거리면서도 무언가를 찾는 듯 이리저리 고개를 젖히더니 마침내 터벅터벅 앞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마을 사람들 속에 숨어있던 쌀집 아저씨를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모두 침을 삼키고서 가만히 쌀집 개의 다음 행동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놀라운 처절함 앞에 감히 누구도 어떠한 행동을 할 수 없었습니다. 쌀집 아저씨도 꼼짝하지 않고서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지옥의 사자를 지그시 바라보았습니다. 드디어 쌀집 아저씨 바로 앞에까지 쌀집 개가 다가섰습니다. 모두 눈을 돌리고 바로 보질 못했습니다. 순간, 쌀집 개는 주인 앞에서 잠시 멈칫거리더니 주인의 발 앞에 고갤 숙이고 살을 비벼대는 것이었습니다. 전혀 예상치 않았던 반전이었습니다. 처절하게 자신을 버린 주인을 원망한 채 그 주인을 공격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순간에서도 쌀집 개는 자신을 버린 주인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이었습니다. 모두 감탄을 하였습니다. 여기저기서 '저런 하는 놀라움의 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쌀집 아저씨는 꼼짝도 할 수 없었고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충견을 쓸어안았습니다. 마침내 쌀집 개는 마지막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그리곤 평화롭게 숨을 마쳤습니다.
참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자신을 사지로 버린 주인을 원망하여 공격하는 것이 아닌, 마지막까지 주인에게 복종하고 살을 비비다니...
인간도 할 수 없는 일을 개가 합니다. 비록 자신을 버린 주인이라도 개는 최후까지 주인에게 사랑받고 자신의 처절한 심정을 위로받고 싶었던 것이지요.
아무리 사납고 거친 속성이 꿈틀거렸어도 주인에게 충성하고 사랑반고 싶었던 본성이 더욱 컸던 것이지요. 그러기에 몽둥이를 맞으면서도
충성스런 개는 주인에게 마지막 미소를 남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린 지금 한 마리 개보다 더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있는지요?
사랑은 오직 사랑입니다.
사랑은 변질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유통기한이 없습니다.
사랑은 방부제가 필요 없습니다.
사랑은 표백제가 없어도 항상 깨끗하고
사랑은 광택제가 없어도 빛납니다.
사랑은 아무런 첨가제가 필요 없습니다.
사랑은 사랑 자체로 완벽합니다.
사랑은 사랑 자체로 완전합니다.
사랑은 오직 사랑만을 보게 하며
사랑은 오직 사랑만을 듣게 합니다.
사랑은 오직 사랑만을 감촉하게 하며
사랑은 오직 사랑만을 느끼게 합니다.
사랑은 오직 사랑입니다.
사랑은 오해하지 않고
사랑은 무시하지 않고
사랑은 사랑을 존중합니다.
사랑은 속상해하지 않고
사랑은 원망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미움이 없고
사랑은 오직 사랑일 뿐입니다.
그래서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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