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도 모르고 읽는 성경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요. 비몽사몽 바치는 염경기도나 집중하지 못하는 미사 참례도 효과가 있는지요? 모두, 그분을 우롱하는 일이 아닐지요.
잠결에 기도를 바쳐도 효험이 있을지, 졸면서라도 미사에 참례하는 편이 나은 것인지 궁금하신 모양입니다. 또 성경만 거푸 읽어대면서도 삶이 변화되지 않는 누군가를 딱하게 여기신 듯합니다.(예리하고 정확한 형제님께 두루뭉술한 제 답이 군더더기로 여겨지지 않기 바랍니다.^^) 모든 신앙인의 바람은 늘 깨어 기도하는 영혼으로 살아가는 일일 것입니다. 더해서 읽으면 ‘척’ 깨닫는 지혜가 있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제일 원하는 일이니 두말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그럼에도 허술한 인간들은 ‘입으로만’ 기도하고, ‘눈으로만’ 성경을 훑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딱한 일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거푸, 연달아, 성경을 읽도록 해 주신 점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다시, 거듭, 새 마음으로 기도하라고 당부하신 걸 기억하면 어떨까요? 성경 읽기는 이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분을 느끼는 기도입니다. 믿음은 지식의 능력으로 판별되지 않습니다. 더디어도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들이 정말 소중한 이유입니다. 뜻을 몰라도, 깜빡 졸더라도,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의 행위라면 모두 믿음이며 희망이며 사랑의 모습입니다. 그분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진한다면 모두 완덕을 향해 나가는 바람직한 모습입니다.
=장제봉 신부님의 소곤소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