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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산 애타는 마음
울긋불긋한 단풍전선이 하루 평균 15~20km의 속도로 북쪽에서 발빠르게 남하하고 있다. 설악산. 오대산 등 중부지방의 전국 주요 유명산들이 벌써 단풍으로 물들었고. 계룡산. 팔공산. 내장산. 무등산 등은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기온이 내려가면서 잎속의 엽록소는 광합성을 멈춘다. 그리고 잎은 빨갛거나 노랗고. 갈색으로 변해 산 전체를 눈부신 자연의 색깔로 덮어버린다. 올해는 일교차가 크고 강우량이 적어 유난히 단풍색이 아름답다. 이번 주말은 등산장비를 챙겨 단풍놀이를 즐기기에 적격이다. ▲강원도 설악산 - 천불동계곡·토왕성폭포 절정 설악산은 철마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지만 그 중 가을 단풍이 백미다. 대청봉. 중청. 소청봉을 필두로 화채봉. 한계령. 대숭령. 공룡능선이 그 다음으로 타오르다 용아장성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온 뒤 장수대와 옥녀탕까지 빠른 속도로 붉게 물들인다. 이 중 공룡능선은 산악인들이 설악단풍산행의 으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곳이며. 외설악의 암릉미가 동해와 화채릉이 짙푸른 사면과 어우러진 데다 서쪽의 용아장성과 기암이 장관이다. 단풍은 대청봉을 물들이고 소청봉. 화채봉. 마등령으로 빠르게 하산한다. 10월 중순에는 토왕성폭포와 양폭. 천불동 계곡에서 절정을 이루고. 하순에는 비선대와 백담계곡 일대까지 퍼져나가 장관을 연출한다. ▲강원도 오대산 - 소박하면서도 고운 때깔 중후한 산세가 품어 키운 울창한 숲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은은한 단풍빛이 가을 분위기를 풍겨준다. 신선골과 중대사 인근 지역이 인파를 피해 찾아 볼만한 곳이다. 오대산 단풍은 소박하면서도 때깔이 곱다. 진부에서 월정사. 상원사를 거쳐 북대사까지 승용차로 단풍 절경지대를 관통할 수 있다. 10월 중순이 절정이며 월정사 반대편 북쪽 지역인 명개리쪽에서 오대산으로 들어가면 한결 나들이가 쉽다.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오대산의 주봉인 비로봉이 마주보이고 이어지는 능선의 단풍들이 한눈에 들어와 장관을 이룬다. 상원사에서 중대사로 가는 길. 비로봉 정상. 월정사 입구에서 청학동 소금강으로 이어지는 50리길 진고개 등에서 펼쳐지는 단풍잔치는 말 그대로 장관이다. ▲경기도 소요산 - 문화재와 어울린 오색 단풍 수도권에서 단풍 으뜸 비경은 역시 소요산이다. 경기의 소금강이라는 칭호에 걸맞게 가을 소요산은 오색 단풍이 각종 문화재와 기암괴석 등과 어울려 한 폭의 동양화와도 같은 정경을 연출한다. 동두천시에서 동북쪽으로 5km 정도 떨어진 소요산은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가을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산이 높지 않고 평탄해서 가족산행 및 가벼운 하이킹 코스로도 적합하며. 호젓한 가을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단풍길은 소요산 주차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맑은 계곡수에 비친 단풍잎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속리교와 원효대를 지나면 자재암으로 고찰과 경내의 진홍빛 단풍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경기도 용문산 - 1천년 넘은 은행나무 장관 경기도 양평의 용문산에 위치한 용문사의 1천100년이 넘은 은행나무는 단풍철만 되면 노랗게 물든 잎으로 눈부시다. 정상에서 뻗어 내린 수많은 바위들 사이에 발달한 계곡은 사시사철 사람들의 눈길을 잡지만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청명한 물과 단풍의 색깔이 오묘하다. 등산로엔 기암괴석들과 약수터들이 등산객들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용문사. 상원사. 사나사 등 용문산 자락엔 가볼만한 사찰들이 자리잡고 있다. ▲충청도 계룡산- 기암절벽·울창한 수림과 어우러져 빼어난 풍경 계룡산은 조용한 산줄기 곳곳에 암봉. 기암절벽. 울창한 수림과 층암절벽 등 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답다. 갑사계곡은 계룡산 국립공원의 7개 계곡 중 ‘춘마곡 추갑사(봄에는 마곡계곡. 가을에는 갑사계곡)’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풍이 빼어나다. 진입로인 5리 숲과 계룡산 용문폭포 계곡의 단풍이 장관이다. 갑사~용문폭포~금잔디고개~남매탑~동학사(2.7㎞) 코스가 완만하다. 갑사~연천봉~전망대~은선폭포~동학사(2.4㎞ 3시간) 코스는 조금 가파르나 경치가 빼어나다. 동학사에서 관음봉. 자연석릉. 남매탑을 도는 일주코스 단풍도 볼만하다. ▲경북도 속리산 - 화려하지 않지만 은은한 아름다움 속리산은 산세가 수려하여 한국 8경 중의 하나로 예부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봄에는 산벚꽃. 여름에는 푸른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가을엔 만산홍엽의 단풍이 기암괴석과 어우러지고. 겨울의 설경이 마치 묵향기 그윽한 한 폭의 동양화를 방불케 하는 등 4계절 경관이 모두 수려하다. 최고봉인 천황봉을 중심으로 비로봉. 길상봉. 문수봉. 보현봉. 관음봉. 묘봉. 수정봉 등의 8개 봉우리와 문장대. 입석대. 경업대. 배석대. 학소대. 신선대. 봉황대. 산호대 등 8개의 대가 있는 속리산은 우리나라 교구 대찰 가운데 하나인 법주사를 품고 있어 산행과 관광으로도 이름 높다. 속리산 단풍은 설악이나 내장산과 같이 화려하지 않고 은은하다. ▲경북도 소백산 - 기암괴석 운치 더해 국내 산 중 설악산에 이어 단풍이 빨리 드는 소백산은 10월 한달간이 단풍 기간이다. 다른 산에 비해 단풍 기간은 다소 짧은 편이지만 곳곳에 산재한 기암괴석이나 폭포 등이 단풍 운치를 더해 가을정취를 물씬 풍기게 하는 곳이다. 특히 희방사를 중심으로 희방계곡이 가장 유명하며 비로사 계곡이나 천문대 주변의 단풍도 일품이다. 전북 정읍땅 일대는 예부터 단풍명산이 많다. 내장산은 말할 것도 없고. 백암산도 유명하다. 또 하나의 명소가 변산 내소사이다. 내소사 가는 길은 호젓하기 그지없다. 내소사 입구에 들어서면 울창한 전나무 숲길이 관광객들을 반긴다. 단풍은 내소사 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다. 전나무 숲을 벗어나자마자 자줏빛으로 물든 단풍터널이 100m가까이 이어진다. 인근에 채석강 등의 명소가 많아 연계관광을 즐기기에도 좋다. 절 입구 매표소에서부터 전나무 숲길을 벗어나면 일주문까지 단풍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단풍 나들이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고창 선운사는 동백꽃이 알려져 있지만 오히려 단풍이 더 아름답다. 선운사는 들어가는 길부터 운치가 있다. 울창한 수림과 맑은 계곡. 주변의 기암 절벽이 조화를 이뤄 호젓하기 그지없다.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울긋불긋 단풍이 이어진다. 이곳 단풍은 진홍빛은 아니지만 색조가 부드러워 편안한 느낌을 준다. 단풍 절정기에는 인근 내장산의 번잡함을 피해 선운사를 찾는 것도 좋다. 추월산은 말 그대로 가을산이다. 담양호를 끼고 있는 추월산은 기암괴석과 호수. 관목숲이 어우러져 있어 아름답기 그지없다. 숲이 유난히 깊고. 골마다 약수와 맑은 물줄기가 솟는다. 가을이 되면 숲이 온통 붉은 색을 띠기 시작한다. 산 정상에 올라가면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단장한 산과 호수가 어우러져 찾는 이들을 푹 빠지게 한다. 주차장에서 자연동굴~보리암~신선대를 거쳐 상봉에 오르면 담양호가 보이고 멀리 무등산과 강천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풍이 밑으로 내려가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곳이 바로 전남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한 월출산이다. 월출산은 저마다 전설과 사연을 가진 기암 괴석들이 봉우리마다 솟아 있는 바위산으로 동서남북 어느 쪽이든 색다른 흥취를 느낄 수 있으며. 단풍 또한 절경이다.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물드는 곳은 월출산 국립공원관리소에서 천황봉쪽으로 뻗은 계곡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