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질게 없어~어쩌구하는 터보의 '선택 96'이라는 노래가 있다.지금 런닝맨에 나오는 김종국이 부른 노래이다.김종국은 요즈음은 노래는 안하고 예능만 한다.오창고에서 1학년부장겸 1반 담임을 맡고 있을 때 일이다.반별로 반가를 만들어서 사용하기로 했다.우리반은 내가 선택 96이라는 터보의 노래에 가사를 붙여 매일 아침 조회시간에 부르도록 했다.문방구에서 선택 96악보를 사가지고 집으로 와서 주말 내내 가사를 만들어 컴퓨터로 뽑아서 가사부분에 붙였다.복사를 하니 마치 내가 작곡한 노래 같았다.젊은 선생님들은 터보 노래인줄 알았지만 교장 교감 교무부장등 나이드신 선생님들은 내가 노래를 직접 작사 작곡한 줄 알고 계셨다.아무튼 매일 아침 교실에 조회를 하러 들어가면 반가 시작!으로 조회를 시작한다.아이들은 잘도 불렀다.중간에 랩도 집어넣었다.반가가 끝나면 조회시간의 훈화를 하곤했다.그때는 그래도 젊은 시절이라 그런지 상당히 무력적인(?)담임이었다.담임을 엄청 무서워했던 것 같다. 1학년 부장을 맡으면서 별명이 ‘에이즈’였다.‘걸리면 죽는다’매일매일 자율학습 감독을 하느라고 몸무게가 75에서 68로 줄어들었다.아마도 자율감독보다는 저녁식사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도 된다.도시락을 아이들과 같이 시켜서 먹었다.오늘 집에가면 그때 그 악보가 있는지 찾아보자.
‘청소’ 담임을 하면서 청소가 이렇게 중요한지는 한 10년이 지나고 알았다.초보교사일때는 우리반 청소구역에 운동장이 들어있으면 운동장 청소담당 아이들 선착순을 시키면서 놀았다.아마 이때 교실청소는 엉망이었을 것이다.젊은 남자교사의 눈에는 교실 지저분한 것이 잘 안들어 온다.꾀제제한 교실 그 자체였을 것이다.그 더러운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찔하다.창의적인 학급경영을 강의한 그해부터 나는 교실을 손걸레로 직접 닦는 청소를 시켰다.처음에는 어려웠지만 모둠별로 돌아가면서 하니 불만이 별로 없었다.그리고 무엇보다 깨끗해진 환경에 아이들도 만족하였다.우리반 수업을 들어오시는 선생님들께서 공기자체가 다르다고 하셨다.대한민국 교육에서 담임은 정말 할 일이 많다.담임의 역할에 대하여 신규교사들에게 강의를 한 이후로 나는 담임의 모델링 역할을 해야했다.그래서 모델의 역할에 맞는 담임을 하려고 무척 노력했다.우선 3월 2일이 개학이면 하루 전날인 3월 1일 출근하여 교실을 완벽하게 청소를 해 놓는다.혼자서 하니 두시간은 족히 걸린다.청소를 마치고 자리배치를 모둠별로 해놓는다.모둠은 총무모둠,학습모둠,웰빙모둠,봉사모둠,놀이모둠,환경모둠 이렇게 5~6명으로 배치한다.다음날 자리뽑기 쪽지를 준비해둔다.자리배치표를 만들어 놓는다.청소배정표를 모둠별로 만들어 앞게시판에 붙여놓는다.뒤게시판을 말씀히 정리해 놓는다.교실이 완벽히 정리되면 사진을 찍는다.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우리학급 홈피를 만들고 거기에 사진을 올려놓는다.자! 아이들 맞을 준비 완료!개학날 아이들을 맞는다.자리를 뽑고 모둠별로 앉힌다.준비한 훈화를 말해준다.모둠별로 노트를 하나씩 나누어준다.발자국노트이다.우리반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자유롭게 적는 노트이다.모둠장을 뽑는다.자유롭게.시작을 말끔하게 시작한다.담임역할은 마라톤이라고 생각한다.마라톤 선수는 급하게 뛰지 않는다.끝까지 일관성있게 뛴다.중요한 것은 힘들어도 걷지 않는다는 사실이다.담임을 하면서 아주 중요한 사실이다.내가 힘들어 하면 아이들은 더 힘들어 한다.빈곤의 악순환이다.그러면 그 반은 나락으로 떨어진다.‘매일매일 너의 해바라기를 넘어라’내가 담임들에게 하는 말이다.해바라기를 심어놓고 넘는다고 가정해 보자.누구나 처음에는 잘 넘는다.그리고는 자만한다.우리반은 참 잘 운영된다고.그러나 매일매일 해바라기를 넘는 연습을 하지 않고 다른데로 고개를 돌렸다 해바라기를 쳐다보면 이미 해바라기는 넘을 수 없을 만큼 커버렸다.담임을 하면서 매일매일 아이들의 상태를 체크해야지 일주일만 관심을 두지 않아도 아이들은 벌써 담임이 넘을 수 없는 크기로 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