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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通] 유튜브 스타, 통기타 가수 강지민 당구 선수·쿵푸 유단자?…콘서트 1천회 하고싶은 '여자 이문세!' | ||||||||||||||||
기자가 지어낸 상상이다. 카리브해 쿠바 수도 아바나 동부의 유명한 사교클럽인 ‘부에나 비스타 소셜클럽’(BVSC)에 한 여가수가 있다. 노래를 너무 사랑한다. 말하듯 노래하고, 노래하듯 말하는 뮤지션이다. 하지만 맑고 맑은 마음속에는 혈육에 대한 아픔이 자리 잡고 있다. 진정한 팬들이 있기에 노래하고, 유명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는 가수다. 쿠바의 ‘여자 이문세’라 불리는 언더그라운드 가수인데, 의외의 재능도 많다. 이 여가수의 캐릭터에는 앞으로 뜰 만한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이젠 상상이 아닌 현실을 얘기한다. 장소는 쿠바의 아바나가 아닌 한국의 서울이다. 통기타 가수 강지민. 2집 앨범을 낸 싱어송 라이터이기도 하다. 1만4천여 명의 팬클럽 가입자를 갖고 있으며, 매월(1∼12월) 계절에 맞는 다른 감성으로 콘서트를 연다. 다재다능함으로는 대한민국 최상급이다. 마음속에 영원한 멘토 어머니가 있다. 노래를 너무 사랑했지만 3년 전 하늘나라로 간 어머니는 며칠 전에도 꿈에 나타나 ‘우리 딸 잘 있냐’고 안부를 물었다. 1남 2녀의 단란한 가정이었지만 10년 전에는 오빠도 하늘이 데려갔다. 두 사람 모두 같은 병으로 이승을 떠났다. 일종의 가족병력이다. 30대 여가수라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사전 정보 없이 지난달 2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강지민을 만났다. 나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노래 부르는 데 지장이 있어, ‘그냥 30대’라고 알아달라고 했다. ‘초반, 중반, 후반’이냐고 살짝 떠봤지만 대답을 얻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학벌에 대해 묻자, ‘평범한 대학의 인문계 학과’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궁금하기도 했지만 더 이상 묻지는 않았고 물을 수 없었다. 거북이처럼 뚜벅뚜벅 가수의 길을 가며, 조금씩 대중에게 얼굴을 알리고 있는 ‘젊고 예쁜 여자 세시봉’ 강지민의 매력 속으로 한번 빠져보자.
★노래가 좋아, 제일 좋아★
강지민은 세상의 많은 즐거움 중 노래가 제일 좋다고 했다. 이문세처럼 평생 음유시인 가수처럼 아름답게 살고 싶다고도 했다. ‘왜 이문세냐’고 묻자, “가수 이문세는 노래하듯 말하고, 말하듯 노래하잖아요. 잔잔하고 따뜻한 인품도 존경하고요. ‘여자 이문세’라 불리면 제겐 영광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고(故) 김광석처럼 평생 콘서트나 연주를 하며 살고 싶어한다. “김광석은 요절했지만 매일 출근해서 관객이 1명이 있더라고 노래했습니다. 1천 회가 넘는 콘서트를 했는데 저 역시 무대가 있을 때 1명의 팬이라도 있으면 노래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월 공연을 해요. 이달에는 24일 장충동 웰콤시어터에서 합니다. 많이 오세요.” 해외 가수로는 ‘첨밀밀’을 부른 등려군을 좋아한다. “등려군의 목소리는 너무 아름다워 주변까지 아름답게 만들어요. 다른 가수들과 함께 노래를 불러도 그의 목소리만 들릴 정도입니다. 저도 그렇게 노래하고 싶어요.” 강지민은 ‘7080’ 노래도 곧잘 한다. 10여 년 동안 라이브 무대를 통해,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진시몬의 ‘애원’, 조항조의 ‘거짓말’ 등 추억의 명곡들을 맛깔 나게 부른다. 이런 탓에 ‘젊은 세시봉, 통기타 가수’라고 불리며, 중년의 팬층도 두텁게 확보하고 있다. 그렇다고 아이돌 노래를 못하는 것도 아니다. 전 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를 다 부르는 가수다. 자신의 노래는 세계에서 제일 잘 부른다. 싱어송 라이터이다 보니 아끼는 곡들이 많다. 2집 앨범 중에는 ‘이별하는 밤’, ‘행복한 우리’, ‘바다여행’, ‘겨울밤’ 등의 노래를 아낀다. 가사들이 너무 아름답고, 선율도 부드럽고 좋다. 이 중 ‘바다여행’은 가수 성시경의 ‘제주도 푸른 밤’처럼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담은 곡이고, '겨울밤'은 하늘나라에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며 애상에 젖도록 만든 노래다. “문화로 숨 쉴 줄 아는 많은 팬들이 있어 항상 행복합니다. 가수로 ‘그 노래 참 좋더라’는 얘기를 들으며 살고 싶습니다. 화려한 음악보다는 편안하면서도 신선한 어쿠스틱 음색으로 아름다운 노래를 많이 부르겠습니다. 평생! 그리고 혹시 50년 후 하늘이 저를 부르면 어머니 곁으로 가서 모녀 듀엣을 할 겁니다. ”
★★다재다능, 삶의 풍요★★
강지민은 조금 심할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재능을 갖고 있다. 한 번 손을 대면 일정 정도 수준을 넘어서는 실력을 가진다. 그리고 또 다른 분야로 옮기는 특성을 갖고 있었다. 대략 소개하자면 이렇다. 당구=250, 골프=싱글, 낚시 전문가, 쿵푸 유단자, 자동차정비기능사 및 검사기능사, 카일렉트로닉스 자격증 등. 강지민의 ‘정체가 무엇일까’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당구는 대학시절 남자 동기, 선`후배들과 3, 4년 정도 즐기면서 익혔다고 한다. 특히 쿠션볼에 강하다고 한다. 전국여성당구대회 4강에 진출한 적도 있다. “돈도 많이 잃었기 때문에 이 정도의 ‘수지’에 오른 것입니다.”(호호). 쿵푸는 초`중`고교 시절 8년 동안 연마를 했다. “더 이상 묻지 마세요. 다칩니다. 그냥 유단자로만 알고 계세요. 무용담도 믿지 않을까 봐 말하지 않겠습니다. 지금은 너무 부드럽고 아름다운 여성이니 이런 이미지 좋지 않습니다. (‘부드럽고 아름다운’이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다소 수줍은 미소) 낚시나 여행`요리도 마니아 수준이다. 낚시는 민물, 바다를 가리지 않으며, 최근에는 루어낚시도 즐긴다. 40∼50㎝에 이르는 제법 큰 물고기(우럭 등)도 잘 낚는다. 인증 샷도 찍어두는 센스. 여행은 해외로 가는 것도 좋아하지만 특히 제주도를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매년 제주도에 한두 번 방문하며 제주도에 관한 노래를 작사`작곡했다. 요리도 예술이다. 특히 ‘갈치조림은 식당을 차려도 대박이 날 것’이란 주변 사람들의 평도 들었다고 한다. 이런 특이한 이력 때문일까? 강지민의 팬 카페 아이디는 ‘뽀로꾸’다. ‘어쩌다 맞은 요행수’를 뜻하는 은어인데 과분한 팬들의 사랑에 스스로를 낮추면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담긴 것이다. 그래서 팬들은 강지민의 아이디를 따서 ‘뽀님’이라고 부르고, 본인 역시 그 별칭을 좋아한다. 팬 카페도 한 교수가 만들어줬다. 2008년 5월 경기도 분당의 한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부르는 강지민을 본 이 교수는 팬을 자처하며, 현재의 팬 카페(cafe.daum.net/jiminfanclub)도 개설하고 심지어 가수 강지민의 일정까지 관리해줬다. 현재 강지민의 매니저를 맡고 있는 ‘리즈’(닉네임) 씨는 “옆에서 지켜보면 항상 한결같은 마음을 갖고 있으며, 맑은 영혼을 갖고 있다”며 “모두 많은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한 번쯤 좋은 계기를 통해 더 유명세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일신문 / 2012.03.03 (토) / 권성훈기자, 사진 장기훈 프리랜서 |
"통기타로 소울 전하는 가수 맞지만 '통기타 가수'로 불리는 건 좀∼"
강지민과 댓바람 즉문즉답 | ||||||||||
강지민은 신상에 대한 민감한 질문 외에는 댓바람으로 물어도 거리낌 없이 응수했다. 꾸준한 입소문과 언론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한 그녀와의 솔직한 대화.
-남자 친구 있나, 결혼은?
▶남자 친구는 알아서 생각하시고요. 지금 당장 결혼 계획은 없습니다. 그저 노래하는 것이 좋고, 팬들과 음약적 교류를 통해 교감을 나누는 것이 좋을 뿐입니다.
-통기타 가수인가.
▶전 모든 장르의 음악을 다 소화하고, 저 자신의 색깔로 노래하는 가수입니다. 통기타 하나로 어느 곳에서나 소울을 전하는 그런 가수도 맞지만 통기타 가수로 불리는 것은 좀~ 그래요.
-어머니의 영향이 컸나.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제 맘속에 여전히 살아있는 멘토입니다. 누구보다 음악을 사랑한 어머니의 영혼이 막내딸인 강지민의 DNA에 그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마지막 유언도 ‘너무 닦달하지 말고 즐기며 살아라’는 메시지였습니다.
-학창 시절은 어땠나.
▶솔직히 말해 인기 많았습니다. 노래도 잘하고, 리더십도 있어 반장도 여러 번 했습니다. 공부도 못한 편이 아니고 여러 방면에 소질이 있었으니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법 ‘짱’인 존재였죠.
-온라인 팬클럽 인원이 많은 이유는.
▶편안하게 부르는 제 노래가 듣기 좋은가 봐요. 팬들이 저에게 ‘겉멋이 없지만 원곡보다 더 맛깔 나게 명곡을 부르는 가수’라고 해요. 민얼굴에 청바지, 티셔츠 하나만 걸친 수수한 모습으로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옛 노래를 부르니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는 게 아닐까요? 물론 제가 쓴 노래도 좋고요.
-향후 계획은.
▶아! 올해 상반기에 리메이크 앨범이 나옵니다. 제3집도 준비 중이고요. 매월 콘서트하고,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무대에 서고, 평생 음유시인 같은 가수로 남고 싶습니다.
매일신문 / 2012.03.03 (토) / 권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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