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질줍니다^^
풍성한 가을날씨와 어울리게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행복하고 즐겁게 잘들 보내셨겠죠.
고향이 저기 머나먼 거제도라 그냥 9일 동안 잘 쉬다가 왔고요, 올라오는 금요일 날 오후에
경부고속을 타고 쭉 올라오면 되는데, 네비게이션이 안내하는 중부내륙고속을 지나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열심히 달리고 있는데, 용인 근처에 있는 터널안에 들어서니 여기저기서 차들이 끼이익소리를 내며 급정거를 하더군요
제 앞엔 벤츠 S500이 멈추어 서고 있는 모습에 놀래서 무조건 박으면 안된다는 일념하에
발목에 힘을 강하게 주고 다행히 거의 몇십cm을 남겨두고 멈춰 섰는데, 앞뒤에서 쿵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벤츠 앞에 있던 차량두대와 제 뒤에 있던 차량 두대가 서로 박치기 했고
중간에 있던 벤츠랑 저랑 살아남았습니다..ㅋㅋ
===============================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평택 대회 후기를 간단하게 적어 봅니다..
이 내용은 저작권은 없고 글의 끝마디가 짧으니 이해하시고 읽어주세요.
금요일 저녁, 2주 만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인라인을 타러 목동 트랙에 자전거를 타고 나가는데
날씨가 제법 싸늘하게 느껴지는게 벌써 가을이 왔나 보다.
오전까지 거제도에서 반팔을 입고 돌아 다녔는데 내 몸이 이상한 것인가?
목동에 도착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MIC분들이 많이 보였고
비룡이가 먼저 와서 K2슈트를 입고 반갑게 아는체를 한다. 얄미운 넘..ㅋㅋ
언제부터인가 에스라인 슈트를 안입고 K2 슈트에 심취해서 잘빠진 에스라인 몸매를 뽐내고 있다.
트랙 주위로는 파워맨이랑 클레오님이 열심히 뜀박질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같이 달려 보려고
한걸음에 달려 갔더니, 클레오님이 "나 다돌았어"라며 그냥 들어가 버린다.ㅋㅋ
열심히 앞만 보면 달리는 파워맨을 따라 갔더니 아는체도 안하고 그냥 냅따 달리는 바람에
닭 쫓든 개 지붕쳐다 보는 식이 되어 버렸다.
난 대기만성형이라 워밍업하는데 시간 많이 걸리는데 왜 그리 빨리 뛰는 것이얌..ㅋㅋ
조금 있으니 회장님이 오셨고 이리저리 자세 연습하다 클레오님 자세 가르쳐준답시고
트랙을 뺑뺑이만 돌았다.
대회날 아침, 어젯밤 취침전에 전화기 알람을 5시에 맞추어 놓았는데 고장이 났는지
내 귀가 닫혀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전화벨 소리에 눈을 떴고,
습관적으로 전화기 키를 눌렀는데 알람이 아니라 저 멀리서 달려 목소리가 들려온다.
"지금 5시 40분이야" 헉, 약속시간에 늦을세라 목동트랙까지 부랴 부랴 얼굴만 씻고
6시까지 트랙으로 급하게 나갔다.
MIC에서 많은 분들이 나와 계셨고 반가운 달리 행님이랑 달려도 이미 와 있었다.
차를 나누어 타고 평택으로 향해 가는 도중에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니
갑자기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한다.
우린 모두가 오늘 대회 못 뛰겠네 라며 투덜대고 있었는데
몇십Km를 지나가니 언제 비가왔냐는 듯이 조금씩 가랑비만 내리고 있다.
"이젠 인라인 탈 수 있겠네"라는 잠시 뿐이었고, 차를 타고 계속해서 남쪽으로 내려가니
비가 또 세차게 쏟아졌다가 조금씩 내렸다를 반복했다.
날씨가 왜 이렇지..서로가 할말이 없어 마냥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볼 뿐이었고,
서평택IC 가지전까지 앞이 안보일 정도로 비가 내렸다.
우린 다시 "그냥 돌아가야 겠다"를 이구동성으로 외쳤는데
서평택 IC에 접어들자 또 다시 비가 내리지 않았다..
차량 5대가 줄지어 대회 코스를 천천히 돌아보고
아산방조제 입구에 마련된 대회 장소에 주차를 한 후에 간단하게 커피와 김밥을 나누어 먹고
도로위에 뿌려진 빗물들이 마르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우리의 기대와는 다르게 빗밧울이 굵어지며 세차게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대회 시간이 가까워진 8시경에 일단 짐을 들고 부스로 가서 짐을 풀었고
일부는 내리는 빗줄기를 보며 부스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입라인 타고 있었고
나와 몇몇 분들은 몸을 풀자며 팩을 이루어 달리기를 했다.
방조제를 나름대로 잘 꾸며 놓았고 여기 저기 휴식 공간들이 잘 마련되어 있어 다음에 기회가 되면
놀러와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을 풀고 부스안으로 왔더니 더욱 세차게 내리는 비때문인지
참가인원 25여명중에 달리겠다는 분들이 겨우 10명정도였다.
나도 "안달려"라고 했다가 여기 저기에 돌아댕기는 쓸모없는 시드 번호표를 보고 갑자기 욕심이 났다..
우중 인라인을 타면 슈즈가 망가지니 베어링이 녹쓰니 넘어지기가 쉽다는 많은 분들의
걱정어린 이야기를 들으며 고민끝에 그래 한번 경험삼아 해보자라고 판단이 섰고
부랴 부랴 슈트로 갈아입고 파워맨 번호표를 달고 대회장으로 몸 풀러 나갔다.
역시 빗물이 고여 있어서 그런지 미끄럽다..푸시가 잘 안되는게 그냥 천천히 갔다 와야지라는 생각과
주위 분들과도 "천천히 갔다 오자"라고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았다.
여자부가 출발을 했고, 21km 남자부문도 데몬과 함께 모여 비가 내리는 와중에서도
꿋꿋하게 버티고 서 출발 준비를 기다렸다.
기다려도 소식없는 출발 신호대신에 갑자기 억수같이 비가 쏟아지는 바람에 정렬되었던 대열이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나도 따라 들어간 대회 본부 텐트안으로 모두 들어가서 비를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텐트안에서는 패트롤 아줌마 두분과 이야기를 나누다
누구 슈트가 똥x에 끼였다는등, 총각 엉덩이가 탱탱하다는 등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긴장되었던 기분이 사라졌고 빗줄기가 약해진 틈을 타서 다시 정렬을 이루어지고
출발 라인으로 서서히 이동하였다.
출발라인에 들어서자 대략 300~500정도의 선수들이 모였고
왕복 4차선에 편도 2차선씩 가는길과 돌아 오는 길로 나누어져 있었다.
먼저 출발한 여자 선수 후미가 2차 반환점을 돌고 난후 에 출발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려 30분이상을 기다렸고, 기다리는 우리의 불만이 최고조에 다다랐을즘에
여자데몬 4명이 결승점을 향해 저멀리 언덕위에서 역동차게 푸시를 하며 달려 왔고
알즈너의 민은실 선수가 먼저 통과하는 것을 보자 마자
갑자기 대기하고 있던 대열이 흐트러지며 앞의 선두가 출발을 했고
조금뒤에 출발을 알리는 축포가 터졌다.
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고여 있는 곳을 피하며 천천히 달리고 있는데
다른 선수들은 평상시와 동일하게 푸시를 하며 빠르게 전진하고 있었다.
어라,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 쯤에 나의 몸과 발도 세차게 달리기 시작했고
선두팩에 붙어야 한다는 생각에 초반부터 무조건 달렸다.
데몬과 같이한 경기라서 그런지 다른때 보다 선두팩의 속도가 더 빨랐고
선두팩에 붙을려고 헥헥거리며 쫓아갔지만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거리는 더 이상 좁혀지지를 않아서
5km를 지나서인지 멀어져 가는 선두팩을 포기해 버리고
치고 올라오는 다음팩에 MIC 오세웅 형님과 합세해서 달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양말이 물에 젖어 흥건했고 슈즈안에는 물들이 여기저기 돌아 다니기 시작하였고
가끔 나타나는 횡단보도의 하얀색 페인트 위에서 푸시를 하다 미끌어지는 감각에 신경을 곤두세웠고
오르막길에 있는 첫번째 유턴구간에 올라가 즈음에 옆에서 선두팩이 지나갔고 뒤에 비룡이가 여유로운 모습으로 앞 선수를 따라가고 있었다.
커브를 틀때 내 앞의 선수가 꽈당하며 쓰러졌지만
뒤에 따라가던 선수들은 이젠 이골이 났는지 자연스럽게 피해서 잘 지나갔다.
빠른 속도로 달리다 두번째 유턴 구간에 다다르자
운영진들의 계속해서 감속하라는 지시에 속도를 줄이고 커브를 틀고 지날때
앞에 있는 선수가 또 넘어졌고 우린 아무일 없다는 듯이
다시 첫번째 오르막길 유턴 구간으로 달리고 있었는데
물에 젖은 슈즈때문인지 양말때문인지 발이 무거워 졌다.
오르막길을 돌면서 한명의 선수가 또 넘어졌는데 , 다른 대회 같은 경우에는
아프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수중인라인이라 그런지 넘어진 사람도 보는 사람도
무덤덤하게 느껴진것인지 내가 적응해가는 것인지 조금 헷갈렸다.
여느 대회때 처럼 15km가 넘어서면 힘들어진다..
푸시하기가 버거워지거나 타고 가는 팩에서 낙오하지 말아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 바짝 긴장하기도 하고
힘이 남아도는 경우에는 이팩을 치고 나가서 앞에 팩에 붙어야 하나라는 생각들이 교차하며
고민속에 빠지는것 같다.
난 앞에 가는 MIC 세웅형님과 덕길 형님을 무조건 앞질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다행히도 팩의 속도가 내 남아있는 체력보다 늦게 갔기 때문에 힘을 조금씩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비가 와서 그런지 몸으로 느끼는 로드 거리가 상당히 길게 느껴졌고,
결승점 가까운 곳에 있는 언덕이 보이기 시작할 쯤에 타고 가던 팩에서 빠져 나와
3명이 전력질주를 하기 시작했다.
저기 앞에 결승점이 보였고 많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사진기를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멋진 폼을 남기기 위해서 팔을 흔들지 않고 뒷짐을 지며
그대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42분 16초....데몬 1등이 38분08초라니..결과에 만족했고
무엇보다도 넘어지지 않고 안전인라인을 했다는 게 더 좋았다.
================================
대회를 참가하지 못하고 비때문에 구경만 하신
달리형님과 파워맨님, 수고했습니다.
2주일뒤면 춘천 마라톤 대회가 있네요
모든 분들이 좋은 기록을 내는 것도 좋지만 항상 안전인란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거운 시간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