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지?
신촌 고바우집 연탄 불판 위에서 생고깃덩어리 익어갈 때,
두꺼운 비곗살로 불판을 쓱쓱 닦아가며 남루한 얼굴 몇이 맛나게 소금구이 먹고 있을 때
엉치뼈나 갈비뼈 안짝 어디쯤서 내밀하게 움직이던 살들과 육체의 건너편에 밀접했던 비곗살,
살아서는 절대로 서로의 살을 만져줄 수 없던 것들이,
참 이상하지?
새끼의 등짝을 핥아주고 암내도 풍기곤 했을 처형된 욕망의 덩어리들이 자기 살로 자기 살을 닦아주면서,
그리웠어 어쩌구 하는 것처럼 다정스레 냄새를 풍기더라니깐
환한 알전구 주방의 큰 도마에선 붉게 상기된 아줌마들이 뭉청 뭉청 돼지 한 마리 썰고 있었는데
내 살이 내 살을 닦아줄 그때처럼 신명나게 생고기를 썰고 있었는데
축제의 무희처럼 상추를 활짝 펼쳐들고 방울, 단검, 고기 몇 점 맛나게 싸서 삼키는 중에
이상하지?
산다는 게 갑자기 단순하게 경쾌해지고 화르륵 밝아지는,
안 보이던 나의 얼굴이 그때 갑자기 보이는 것이었거든.
김선우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갇혀 있길 거부한다면> 중에서
내가 알고 있던 고바우집이 바로 저 집과 같은 집인지 알수는 없다.
80년대 초, 학생운동을 하다 1주일 만에 군대로 끌려간 이른바 녹화사업화 된 친구 이야기로 울분을 토하며 "빵구난 위장"을 위해 먹던 가루약을 입에 털어 놓고 소주를 "고뿌"로 따라서 넘기던 신촌의 그 집말이다.
밤새 변기를 껴 앉고 자다가 깨다가 새벽까지 토악질을 해 대면서 피를 토하던 그집이 신촌의 형제갈비 옆에 있던 그 고바우집인지 알지는 못한다.
지하철 1,7호선 온수역, 현대자동차 우쯕 끝의 골목길이 입구이다.
장골목이기도 하여 자전거 놓기에 금상첨화라는...
늦가을, 저렇게 쌓아놓고 든든한 표정을 하시던 할머니가 생각 난다는..
....
이 집의 주종목은 "연탄구이"이다.
이 집이 내가 알던 신촌의 그 집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저분이 이집의 주인이며,
일행중 한명이 저 근처에서 자전거를 탈때 마다 "이 근처 같은데, 꼭 찿아 뵈야 하는데"라고 혼자 중얼 거리던 그 여사장님이라는 사실이다...
분명한것은, 로드싸이클로 영흥도인가 어디로 가다가 타이어 뻥크로 일행의 버림을 받아 곤혹스러워 하던 저 친구를 발견 하고서는 스스로 차를 세우고는 멀리 부천까지 안전하게 집에까지 태워준 바로 그 사장님이라는 사실이다.
어떻게 고마움을 표해야 하냐는 저 친구의 물음에, 온수역 근처에서 고깃집을 하니 한번 들리라는 지나가는 말에 우리가 가자고 해서 들린 집이 설마 거기인지 누가 알수 있었겠냐고 신기해 하며 서로 처다 보던 두분의 표정은 잊을 수가 없다...
토요일 신림동순대 타운에서 먹은 순대뽁음이 1인분에 7천원이었스니 얼마나 저렴 한가? 그것도 200g에...
덩어리 생이 1인분에 6천, 돼지 갈비는 만이천원,2인분에...그러면 같다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참으로 오랫만에 보는 2천원짜리 소주까지, 하지만 맥주는 양주라서 그냥 3천원이라 한다....
살아서는 절대로 서로의 살을 만져줄 수 없던 것들이,
참 이상하지?
환한 알전구 주방의 큰 도마에선 붉게 상기된 아줌마들이 뭉청 뭉청 돼지 한 마리 썰고 있었는데
내 살이 내 살을 닦아줄 그때처럼 신명나게 생고기를 썰고 있었는데
축제의 무희처럼 상추를 활짝 펼쳐들고 방울, 단검, 고기 몇 점 맛나게 싸서 삼키는 중에
이상하지?
산다는 게 갑자기 단순하게 경쾌해지고 화르륵 밝아지는,
안 보이던 나의 얼굴이 그때 갑자기 보이는 것이었거든.
내가 알고 있는 배우 "금보라"가 맞는지?
"고바우 식당이 좋은 이유는" 직접 와서 보면 저절로 알게 될 터이니 너무 조급 하게 굴지 마시기를....
그 걸 몸소 체험 하고 계시는 우리 일행들이다.
좌우지간 저집이 80년대초에 내가 즐겨 다녔던 신촌의 그집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사장님의 말씀은 신촌의 맘미2인가 형제갈비 근처에서 저리로 옮겨 왔다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