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삭은 우정이 뭉쳤다** 2021.3.26.
곰삭은 우정으로 뭉친 친구들과 봄나들이를 했다.
고향 순천으로~~ 코로나의 엄중한 상황에서 다소 망설이기도 했지만,
서로 만나고 싶은 욕구 앞에 모두 굴복이었다.
대신 철저히 안전수칙을 지키며 차 안에서도 4명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나이 들어 고향에 살고 싶은 꿈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현실에서 이뤄지기가 참 힘든데,
정년퇴직을 하고 용기와 열정으로 낙향한 친구가 세 명이나 된다.
초대해준 친구가 있기에 봄나들이 이벤트가 성사됐다.
안산 친구가 운전하고 서울 친구들을 태우고 난 기흥역에서 9시 40분에 만나
순천까지 논스톱으로 달렸다.
수다 삼매경으로 출발부터 지루한 줄 몰랐고 도착하니 벌써 친구들이 마중을 나와
음식점 앞에 도착해있었다. 이게 얼마 만에 만난 친구들인가???ㅎㅎ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잘 차려진 낙지해물찜을 먹으며 수다는 이어졌다.
음식점에서도 철저하게 분리되어 참 이상한 모양새지만 방역수칙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행동이었다. ㅋㅋ
큰 낙지를 잘라 입어 넣으니 낙지 맛이 일품이었다.
전복과 새우 아귀까지 어우러져 맛난 해물찜과 밑반찬으로 나온 미나리 김치며 가지무침 각종 나물이
우리들의 고향 음식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몇 번이나 더 달라고 해서 배가 정말 뻥 하게 먹었다.
밑반찬을 너무 먹어서 오히려 찜을 남기는 오류를 범했다. ㅎ
오후 계획은 섬진강 벚꽃길을 따라 여유롭게 꽃구경을 했다.
청수골 새로운 길을 통해 남원까지 올라갔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정말 화사했다.
하지만 섬진강 주변 수해로 인해 산책길 데크 출입을 통제해서 호젓하게 걸을 수 있는 기쁨을 맛보지 못해 참 아쉬웠다.
언제봐도 이쁜 섬진강 길이다.
벚꽃 터널을 지날 때는 잠시 차를 세우고 우리도 오랜만에 인증을 했다.
다시 순천으로 돌아와 저녁은 고향 친구가 근사한 저녁을 사줬다.
다들 술 한 잔씩 나누며 왁자지껄 수다를 떨다가 내일 일정을 위해 호텔로 돌아왔다.
다음 날은 순천만 갈대습지공원에서 밀물 때를 맞춰 7시에 배를 타기로 했다.
일찍 일어나 안개 자욱한 갈대 습지에 도착하니 친구 지인이 마중을 나와 있었다.
순천만 갈대 습지는 갈대와 갯뻘로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되어 언제봐도 멋지고 아름다운
곳이다. 아직 떠나지 못한 마지막 흑두루미의 우아한 자태를 볼 수 있다면 행운인데
두 마리를 봤다.
아침 안개를 가르며 배를 타고 여자만의 정취에 30분 동안 흠뻑 취했다.
가슴이 뻥 뚤리고 머리는 상쾌했다. 속살까지 스미는 찬바람이 정말 좋았다.
그런데 더 좋았던 것은 배를 타고 습지로 나오니 광활한 갈대 습지를 배경 삼아 찻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우아!!! 세상에나~~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환성이 절로 나오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어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차를 좋아하는 친구는 항상 만날 때마다 차를 준비해오곤 했는데 이번에는 아예 찻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다.
갈대뿌리차를 처음 마셔봤는데 약간 구수하고 맛이 부드러웠다.
찬바람에 스친 몸이 따뜻한 차로 데워서 기분이 최고였다.
몇 잔을 연거푸 마시니 아예 내 곁에 주전자를 주었다. 친구들과 차를 나눴던 그 시간이
지금 너무 그립다. 이번 여행의 임팩트는 이 찻자리가 될 것 같다.
다음 코스는 순천만국가정원이었다.
이른 봄의 정원은 아직 꽃들의 향연은 조금 이르고 새싹이 푸릇푸릇 돋아나고 만개한 튤립이 우리를 반겼다.
정원은 해가 갈수록 나무들이 성장하고 자리를 잡아 더 멋지게 변하고 있었다.
테마공원에는 여러 가지 꽃들이 시기에 맞춰 꽃을 피우기 위해서 준비되고 있는 모습을 봤다.
서서히 친구들과의 시간을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고향 친구가 점심을 준비했다고 전화가 와서 맛집 매운탕으로 함께 식사를 나누며 여행을 마무리하고 각자 다음 일정을 위해 헤어졌다.
나는 엄마를 보고 이틀을 더 머물다 올라왔다.
삶을 더 열정적으로 변화 있게 만드는 마법이 여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짧은 봄나들이지만 갈대 습지를 배경 삼아 마셨던 찻자리가 문득문득 그리워지는 걸 보니
다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다녀와서 너무 바빠서 한 달이 지나서야 그때의 감정을 적어봅니다.
2021.4.22.
순천만의 상징 흑두루미
첫댓글 남쪽정취가 가득한여행입니다
순천에서먹은 짱뚱어속의 부들한시래기도생각나고 ~~
친구들과의 여행은 진리입니다 부라보 !!!
친구들이 있어 고향이 더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너무 일찍 떠난 고향이라 어릴 때 기억말고는
별로 기억나는 게 없어서 아쉬운데 늦게나마 다시 가고싶은 고향이 된 것 같아 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