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주 제23일(5/30. 성암리-단양). 충주호반 길 따라

[시몽]

종주 제23일(5/30)

성암리-단양

-충주호반 길 따라-

어제밤 내 발 치료 때문에 여자방이 임시 진료소로 변했다. 엔젤이 소독도 해주고,약도 발라주고, 붕대도 감아준다.

옆에서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걱정스런 얼굴을 하고있는 두 여인의 표정은 영락없는 모성애의 발로 그 자체다.

갑화백이 알면 별걸 다 부러워 하겠지.

잠결에 잠시 눈을 떠보니 옆자리에서 자던 짬송이 안 보인다. 이 잠꾸러기가 벌써 기침하셨을 리 만무고 어딜갔지?

이부자리도 안보이네. 다시 잠이 들었는데 얼마후 짬송이 들어와 눕는 기척이 난다.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확인한

결과, 원인은 내 코 고는 소리였다. 얼마나 크게 골았기에 그랬을까. 짬송아, 미안 하데이.

아침 식사는 올갱이 해장국. 식사 후 화백들과 아쉬운 작별을 한다. 

화백들이 민박집에 남아서 잠시 주변 구경을 하고 있는 동안 윤선생 차로 우리는 성암으로 갔다.

08:20. 또 걷기 시작한다.

36번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은 처음부터 오르막 길이다. 수산리에 도착하여 잠시 쉴겸해서 길옆 교회 마당안으로

나무그늘 벤취에서 쉬는데 교회 안에서 젊은 여자분이  커피를 석 잔 타가지고 쟁반에 받쳐들고 나와서 마시라고

권한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얼마 전에는 논 가에서 새참을 먹는 농부들을 이번 여행에서 처음 보았다. 지나는

들판에서 새참 먹는 농부를 처음 본다는 말이다. 그만큼 우리 농촌도 변해가고 있다. 우리보고 함께 먹자고 하면서

손도 흔들어 준다.

당초 오늘 코스는 청풍으로 해서 금성, 제천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옥순대교를 지나기 직전 윤선생과 통화를 해보고

코스를 단양으로 변경하였다. 제천 방면으로 가는 길이 공사중이라서 장난이 아니더라는 것이다. 단양은 윤선생이

살던 곳이라 이곳 지리는 훤히 꿰차고 있다. 우린 즉석에서 단양으로 해서 영월, 평창으로 가기로 결정한다.

계란재를 넘는데 날씨가 상당히 덥다. 온도계는 30도를 가리키고 있다. 배낭에서 우산을 꺼내 양산처럼 쓰고 걸었다.

내리막 길을 1km 정도 내려가니 장회나루가 나오고 식당이 있다. 유람선 산착장이다.

오늘은 조설모가 크게 쓰기로 작정했는지 아니면 더위를 먹어서 그러는지 '메기매운탕'을 시켜준다.

사실 어제부터 갑화백이 메기매운탕이 먹고싶다고 노래를 불러오던 차였다.

메기매운탕를 먹고 있는데 서울에서 직장 후배 주미향 선생이 남편 조장현 사장과 지금 여기 거의 다 오고 있다는

반가운 전화가 걸려 온다. 조장현 사장은 지난번에 주간조선 기자를 대동하고 보성으로 내려왔던 우리 3인방의

숨은 후원자다.

우리가 식사를 끝내고도 식당에서 구담봉과 충주호가 내다 보이는 시원한 창가 자리에 앚아서 기다리니 언제나

처럼 씩씩한 모습으로 애처가 조사장이 나타난다. 왕비처럼 받들어 모시는 아내를 대동하고.

두 분이 식사를 끝내자 우린 출발. 조사장이 함께 걷기로 한다. '아름다운 동행'은 조사장이 지어준 이름이다.

무더운 날씨에 아스팔트 길 걷기가 그리 수월치 않을텐데 두 시간 정도 함께 걸었다. 우리는 힘들어 하는 조사장에게

써비스 차원에서 강이 내려다 보이는 정자가 나오거나 풀밭이 있으면 자주 쉬어갔다.

오늘 따라 뻐꾸기 소리가 왜 안 나나 했었는데 이제사 뻐꾸기 소리가 난다. 우리가 갑자기 코스를 바꾸는 바람에

이넘도 잠시 햇갈린 모양이다.

호반식당 휴게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조사장 내외와 작별을 했다. 단성 안내판을 지나 단양 방면인 5번 도로로

접어드니 갑자기 차량이 늘어난다. 트럭이 많이 지나다니는데 바퀴가 18개나 달린 덤프트럭이 먼지바람을 일으키며

과속으로 달린다. 그래도 경치 하나는 그림같다.

드디어 단양읍으로 들어섰다.

갑화백이 목욕탕을 보더니 몇시까지 하는가 물어보려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고 벌게진 얼굴로 후다닥 튀어 나온다.

하마트면 망신 당할뻔 했다면서. 알고보니 여성전용 목욕탕이다.

우리는 아침에 얘기 들은 윤선생 동창생이 운영하는 식당을 찾아갔다. '우삼탕'으로 저녁을 먹고 미리 예약해 둔

모텔에 들었다.

오늘 걸은 거리 : 33km.  9시간(휴식 제외)

코스 : 성암리-(36)-수산리-계란재-장회나루-단양

[시몽]

(신현식)세분 선배님 잘하면 난생 처음보는 좋은 구경할 뻔 하셨는데 아쉽습니다. 06.05.31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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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아이고 아쉬움을~ 다 보셨죠.... 06.05.3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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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백)캡화백 주위엔 늘 재밌는 일들이 따라 다니는군요. 혹시나? !! ㅋㅋ 06.05.3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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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백)아름다운 동행을 지어준 조사장 이번엔 예쁘니와 함께 나타났군요. 고마운 분들이네요. 06.05.3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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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nju42)조사장님 정말 정성이 대단하십니다. 제가 고맙다는 인사해도 되는건지요? 06.05.3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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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푸른)그저 주간조선에 마치 "황야의 3인방" 나온 멋진 사진을 보여드리려는 맘에 부랴사랴 찾아가 보니 빈손인 제가 죄송하였습니다. 한일은 아이스크림과 물 한병 대접해 드린 것뿐. 죄송... 땡볕에 세분 두고 서울로 향하는 맘이 짜안하였지만, 울 짝은 자기도 기회되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이라 하네요. ^^* 06.06.01 11:54

[시몽]

(캡화백맏딸)아빠~ 아쉬우셨나요? 놀라셨나요? ^^ (이거이거.. 엄마께서 아시면.. ^^;) 06.06.01 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