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배, 감 등이 과일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수박, 토마토, 파인애플 등이 과일인지 채소인지 논란이 있습니다.
아주 단순한 구분으로,
"나무(목본)에 열리는 열매는 과일이고, 풀(초본)에 열리는 열매는 채소다."
라고 단순하게 우기는 사람이 있습니다만, 그렇지도 않는 모양입니다.
(그러면 나무는 뭐고, 풀은 뭐냐는 의문이 연달아 생깁니다. 나중에 쓰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어디에서 열렸든, 과일로 주로 먹으면 과일이고, 채소로 주로 먹으면 채소입니다.
이런 식습관이야 지방마다, 민족마다 다르니, 같은 것이라도 한 지방에서는 과일이지만 다른 지방에서는 채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래전 미국에서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졌는데,
미국 대법원(?)이 "토마토는 채소다."라고 최종 판결을 내렸답니다.
식물 연구기관도 아닌 미국 대법원에서 뭐하려고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따졌을까요?
그당시 미국에서 수입 농산물에 부과하는 관세의 세율이 과일과 채소가 달랐답니다.
토마토를 수입하는 수입업자야 당연히 세금 적게 내려고 토마토를 세율이 낮은 채소라고 우겼을 것이나,
관청(세무서?)에서는 토마토를 세율이 높은 과일로 보고 세금을 부과했나봅니다.
그래서 소송이 진행되었고, 결국 최고법원까지 가서 토마토가 채소로 결정이 났답니다..
판결 이유는 토마토를 먹는 방법이 주로 셀러드로 먹거나, 수프로 끓여 먹거나 하는데, 이건 채소를 먹는 방법과 동일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토마토는 채소이고, 세금도 채소의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것도 미국의 식생활을 기준으로 판단한 것이고, 판단의 목적도 세금 부과하기 위해서이니,
전 세계적으로 어떤 경우에나 적용되는 일반적인 분류의 기준은 될 수 없습니다.
저로서도 몇번 과일과 채소의 분류기준이 우엇인지 고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만,
위의 미국 판례를 보고나서 비로소 고민이 풀렸습니다.
"채소로 먹으면 채소이고, 과일로 먹으면 과일이다." 이렇게 명쾌한 기준이 있으니 더 이상 따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다만 내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우기면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이야 무우(최근에 표준말로는 "무"가 된 모양입니다.)를 과일이라고 우기거나 말거나..
(저도 어릴 때 무우를 과일 대용으로, 아니 과일의 목적으로 먹은 적이 많이 있습니다.ㅎㅎ)
어떤 사람은 강아지를 아기라고도 부르는데...
참고로, 식물 분류학적으로는,
나무(목본)는 줄기에 부름켜가 있어서 목부(리그닌 조직)가 계속 성장하여 굵기가 굵어지는 식물이고,
풀(초본)은 부름켜가 없어서 해가 지나도 줄기가 굵어지지 않는 식물입니다.
부름켜란 나무 줄기의 껍질과 속을 구분하는 미끌미끌한 부분입니다. 여기에 측방 성장점이 있어서 줄기가 계속 굵어집니다.)
대표적으로 대나무는 딱닥한 것이 나무로 불립니다만, 다년생 풀입니다.
그러나 이것도 일상에서 항상 적용되어야 하는 절대적인 분류는 아니고, 나무라고 생각하면 나무고 풀이라 생각하면 풀입니다..
내가 그렇다는데 누가 뭐라겠습니까?
이상 씰대없는 것 꼬치꼬치 따지기를 좋아하다가,
지금의 변리사 일을 하고있습니다.. ㅎㅎㅎ
첫댓글 격물치지. 체와 용(오감에 따른 형상과 쓰임)에 따라 ...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면 구별의 의미가 없겠지요. ㅎ ㅎ
미국 최고법원에서는 분쟁의 대상이 되었으니 구별을 했던 모양입니다^^
ㅋㅋ 딸기, 토마토, 수박, 참외, 바나나 등 다년생 풀의 열매는 많이 있죠... 우리나라에선 다 과일입니다.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