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R(이하 그냥 에메랄로 부르겠습니다)과, 비슷한 가격대로 지금 가장 널리 쓰이는 GARMIN 12 XL (이하 그냥 가민으로 부르겠습니다) 의 두가지 계기를 비교하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두가지 계기는 모두 위성 4개 이상을 접속하여 3D(위도 경도, 고도) 위치를 파악하고, 목표지의 방향과 방위각 제시, 대지속도 측정을 통한 풍속, 풍향 체크, 비행기록 저장등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위 계기가 차이가 나는 것은 결국 경기룰 및 경기상황과 관련이 있습니다.
상당수의 파일러트들이 올해부터 FAI 경기룰이 바뀐 것을 잘 모르시는 것 같아 다시 상세히 설명드리면,
종전의 경우에는 섹터제라고 해서, 종전 턴포인트에서 현 목적지 턴포인트로 진행해 오던 방향과, 현 목적지 포인트에서 다음 턴 포인트로 진행하는 방향의 두 직선을 교차 시켰을때 외곽부분을 기체가 통과하여야 하고(그림으로는 간단한데 말로 하니 어렵군요), 그 통과여부는 지피에스의 트랙로그상으로 위 외곽지점 즉 섹터에 메모리 포인트가 남아 있는지 여부를 보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룰이 바뀌어 섹터 제도가 폐지되고 실린더제로 변경되었는데 그 내용은 특정 턴포인트를 중심점으로 반경 400미터의 원을 그려서 그 원 내를 통과하였으면 해당 턴 포인트를 통과한 것으로 인정되며 굳이 정확한 포인트를 지나가거나 외곽으로 돌아야 할 의무가 없어졌습니다.
따라서 지피에스가 포인트 통과 여부를 표시해 주는 방법도 달라져야 하는 것입니다.
종전에는 완전히 포인트까지 들어가서 외곽에 도달할때까지 지나야 지피에스상의 목표지 화살표가 다음 포인트를 향하여 돌아갔는데 지금 제도로는 반경 400미터 원안에 들어갔으면 목표지 화살표가 다음 턴포인트를 향하여 돌아가 주어야 합니다.
에메랄은 새로운 룰에 맞춰 프로그램 된 계기이므로 현 룰에 따른 경기시에 편안합니다.
더불어 에메랄의 장점은 두가지가 더 있는데,
1. 메모리가 충분하다. 에메랄은 메모리가 4900개의 포인트를 찍을수 있어서 5초 간격으로 설정을 해 두어도 약 5시간 50분 정도의 비행 분량을 저장할수 있습니다. (가민중 12XL이상의 고급기종은 메모리가 충분하고 이 장점은 대중적인 12 XL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메모리가 많으면, 따라서 5초마다 메모리를 찍을수 있으면 실린더 안에 들어가 약 2-3초만 체류하고 바로 돌아 나와도 된다는 이야기이지요.
만일 메모리가 부족하여 20초마다 하나씩 찍도록 설정해 두었다면 실린더 안에 들어갔어도 메모리 찍힐때까지 약 7-8초 이상을 체류 하다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루트 혼선이 아직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경기중 턴 포인트 부근에서 고도를 잡기 위해 계속 굴곡 비행을 했을때 미처 목표 턴 포인트로 가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계기는 다음 턴 포인트를 향햐 화살표가 돌아가는 경우가 흔히 있었습니다.
이때 현재 아직 통과하여야 하는 턴포인트의 위치를 알기 위해서 GOTO 기능을 불러서 턴포인트를 지정하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종종 있었습니다.
현재 에메랄은 위 문제를 해결하였다고 표방하고 있고, 제가 사용해 본 경험에 의해서도 이 문제는 해결된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가민에서 나타나는 위 루트 혼선 문제는 CDI 기능의 문제점 때문인데 이 기능은 예를 들면 A-B-C로 가는 루트에서 A-B간 루트와 B-C 간 루트가 근접하여 (릿지를 타고 되돌아 오는 경우와 같이) 있을때 현재 A-B 루트 도중에 있어도 기체 위치가 B-C 루트에 일정 거리 이하로 접근하면 종전 과정을 생략 하고 바로 B-C 루트에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고 목표지 화살표가 C 를 향하게 되는 결과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직 B를 향하여 가야 되는 파일러트는 공중에서 바쁘게 되는 것입니다.
### 가민에서의 대처방법###
가민에서 발생하는 위와같은 루트 혼선은 가민 자체로 사용 방법을 달리하면 충분히 해결됩니다.
1. CDI설정을 바꾼다 여러분의 가민 계기를 보면 CDI 설정이 플러스 마이너스 1.25 킬로 미터로 되어 있습니다.
위 이야기는 위에서 말한 A-B 간 루트와 B-C간 루트가 서로 1.25 킬로미터 이내로 근접할때 아직 B로 가야 하는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목표 지시 화살표가 C로 돌아갈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위 설정을 0.02(20미터)정도로 최소화 시켜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2. GOTO 기능을 쓴다 A에서 출발하여 B를 경유하여 C로 가야할때 처음부터 GOTO 기능을 작동시켜 B 를 향하게 하여 진행하면 B에 도달할때까지 C로 돌아 가지 않습니다.
그후 B 를 중심으로 한 원내 즉 실린더에 들어간 것을 거리 표시로 확인하면 그때 GOTO를 누르고 그러면 턴포인트 목록이 뜨면서 당연히 루트상의 다음 턴포인트 즉 C에 표시막대가 걸쳐진 상태로 나타나며 이때 엔터를 누르면 C를 향한 지시표지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때는 CDI 기능이 전혀 발휘되지 않는 상태로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제가 쓰는 방법### 이번 문경컵에서는 저는 가민과 에메랄을 모두 사용하였습니다. 에메랄을 메인으로 쓰고 가민을 백업으로 사용하였습니다.
그리고 화면상 디스플레이는 가민이 더 깔끔하므로 비행중 각종 정보의 확인(스피드, 고도, 시간등)은 가민화면을 보고, 턴포인트 통과시에는 철저히 에메랄에 의지하였습니다.
아마도 많은 선수들이 그와같이 사용하였을 것입니다. 어차피 올해부터 공인대회에서는 백업으로 사진을 인정해 주지 않으므로 백업용 지피에스가 필요하고,
두개를 사용한다면 저같이 사용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참고로 스페인 월드에어게임 당시에도 대부분의 선수들이 에메랄을 쓰면서 가민을 백업으로 썼다고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