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 종일 봄비가 대지를 적셨는데, 아침에 하늘을 보니 청명하다.
오늘 산행, 예감이 좋다.
아침에 일년 농사, 된장 버무리기를 시작한다. 40여일 전에 담가 둔 메주를 건져 잘게 부수고 치댄다.
쪼그려 앉아서 일하느라 다리도 저리고 어깨도 아프다. 일 마치고 나서 생각하니 등산용 접이식 의자를 사용할 걸 그랬다.
아무튼 예쁘게 일 마치고 항아리에 된장을 담아 두니 마음이 편타! 이 된장은 아마 내년부터나 먹기 시작할 것이다.
올해는 작년에 담아둔 것을 이제 개봉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간장, 된장, 고추장 직접 담아 먹는 가구가 몇 퍼센트나 될까?
일을 마치고 아이들 하루종일 먹을거리 챙겨주고나니 산행 약속시간이 급해진다.
12시 40분, 집 앞에서 홍고문님을 모시고 출발, 가는 길에 유심근 원장님도 모시고 주유소 들러 기름을 채운다.
약속시간 5분 전에 도착하니 조 국장님 부부와 정해창 원장이 나와있다.
한참 있어도 회장님이 안오시기에 전화를 하려 했더니 바로 전화가 걸려온다. ㅋㅋ 바로 옆 만남의 광장에서 기다리셨단다.
오후 한시가 약간 넘어 출발, 함라산 둘레길 한우촌으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2시 정도에 식당에 도착.
한우 메뉴가 다양하다. 우리는 육회비빔밥으로 통일, 막걸리 세 병과 육회비빔밥을 먹는다. 육회 질이 좋고 가격도 전주에 비해 착하다.(8천원) 함라산 오거나 인근 웅포 골프장 오시면 한 번씩 들러볼 만 하겠다.
배불리 밥을 먹고 이제 함라산 둘레길을 찾아 나선다.
함라파출소를 끼고 우회전하면 바로 주차장이 있다. 여기에 주차를 하고 우선 3부자집 구경을 한다.
첫번째로 만나는 조해영 가옥의 전경이다. 처마끝을 살짝 들어올린 팔작지붕의 모습은 부잣집의 위세를 과시하려는 듯 하다.
여기는 곳간이다. 6칸이나 되는 대규모의 곳간. 만석꾼 소리 들을만 한 규모다.
안채와 바깥채를 가려주는 담벼락. 그림 문양까지 정교하게 새겨놓았다. 주인이 꽤나 예술적 심미안이 있었나보다.
장독대의 규모에서도 많은 식구들을 거느렸음을 짐작하게 한다.
마을의 돌담길이 예쁘다.
두번째로 만나는 김안균 가옥은 전북지역에서 가장 큰 집이었다고 한다.
집 안쪽에 이런 비각을 세워두었다. 비석의 글씨를 보니 통정대부 정삼품 당상관이었다고 하니 권세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삼부잣집 거리를 빠져나가니 둘레길 시작을 알리는 팻말과 주차장이 나온다.
주차된 차는 많지 않다. 마을 주민들의 공용주차장 역할을 하는 듯 하다.
잠시 산길을 오르니 진달래와 왕벚나무의 화사한 꽃잎들이 눈을 호강시킨다. 약간의 경사진 오르막인데 밥을 배불리 먹어서인지 숨이 가쁘다.
함라산은 야생차 북방한계선에 위치하고 있단다. 그런데 온난화가 더 진행되면 이 야생차나무들이 더 북방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아무튼 이 산에 보니 약 2만여평에 야생차 군락지가 조성되어 있었다. 누가 관리를 하는가 궁금했는데 산림조합이라는 곳에서 시설물을 지어놓고 차를 만들어 체험도 시켜주는가보다. 그런데 가 보니 문이 잠겨있다. 예약제로 운영한다나?
등산로를 따라 가다보니 똥바위라는 재미있는 지명이 나온다.
웅포나루를 건너 익산으로 가는 장사꾼들이 여기서 용변을 보고갔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나도 한 번 자세를 잡아본다. 히~
야생차 군락지에서 봉수대로 오르는 300여미터는 이곳이 둘레길만이 아닌 어엿한 산임을 느끼게 해 준다. 왜냐고? 가파르고 힘들다는 이야기지요 뭐!
헉헉대고 오르니 봉수대 위치로는 딱이다. 널찍한 정자가 하나 마련되어 있고, 조망은 근동 백여리는 다 보인다. 금강의 도도한 흐름과 함열평야의 넉넉함이 드러난다. 과연 만석꾼이 나올만 한 지세다. 웅포 골프장의 수려한 조경도 보이고 멀리 오성산의 모습도 반갑게 다가선다. 다소 강한 봄바람에 땀이 식으니 춥다. 산 아래서는 중간에 미리 하산하신 조 국장님과 홍 고문님이 어서 내려오라고 전화가 온다.
봉수대를 떠나 아기자기한 산길로 오르내리며 하산을 한다. 중간에 소로가 보이기에 일행들과 헤어져 나는 그 길로 들어선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내리막길이다. 20여분쯤 내려오니 어느 가문인지 모르지만 일련의 묘지들 정비가 잘 되어 있다. 얼핏 보니 김해김씨 가족묘인듯 하다.
묘지를 지나 잠시 내려오니 금새 마을길로 이어진다.
소를 기르는 축사가 두어개 보인다. 노인 한 분이 밭에 비닐을 씌우고 계신다. 농촌에는 노인들만 일을 하고 있다. 우리 전북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국의 농촌문제다. 이것도 해결해야 할텐데.....
하산을 완료하고 마을길로 들어선다. 마을 한구석에 눈에 확 들어오는 밭이 하나 나온다. 그야말로 문전옥답이다.
오늘은 이렇게 함라산 둘레길 산행을 마무리한다.
첫댓글 소나무, 진래, 왕 벗이 어우러진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동산.
정상 높이가 240.5m인 아름다운 산을
아름다운 분 들과 같이 걷는 행복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갖게 해 주신
우리 산사모 회원님들 감사합니다.
같이 하신 모든 분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