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에는 산촌유학이 세 곳이나 있다. 이웃이 있다는 것은 든든하다.
세 곳 운영자가 여러차례 모임을 가졌고, 속초 양양 지원 교육청에서 각 학교 교장 선생님들과 워크샵도 했다.
만나면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서로 나누기도 한다.
고마리 작은학교는 초등 유학생과 분리해서 내년에는 중학생도 소수로 산촌 유학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미 중등 담당 교사가 들어왔고 센터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지금 센터와 가까운 곳을 구해 아늑한 가정집으로 꾸밀 예정이다.
현재 영후가 현북 중학교 다니고 있고, 지금 6학년인 승현이가 중등을 갈 예정으로 2학기에 들어왔다.
중등 시스템은 초등과 달리 한단계 높은 인문학 수업으로 교육 하려고 한다.
오늘은 공수전 철딱서니 유학생들과 모여 아랫마을 원일전리 잔디 구장에서 축구를 하는 날이다,
우리는 숫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3 대 1로 졌지만 그보다 경기를 20분 씩 세 번 60분 뛰었다는 것에 박수를 보낸다.
축구 심판인 수미 아버님이 경기를 진행하셨다.
더욱 놀란 것은 주환이, 빈이, 주영이, 남혁이, 유빈이, 은진이는 몸 놀림이 재빠르고 체력이 달렸을텐데도 집중해서 즐기며 축구하는 모습이 멋졌다. 우리 모두 축구 할 때면 혼자 놀던 규현이가 축구하는 모습은 더욱 감동이었다. 영후 언니 발놀림 솜씨도 대단했다.
긴다리로 달리던 권우, 골대에서 공을 힘껏 막은 수근이, 응원하는 나머지 동포들...설아는 마이크를 잡고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흠, 철딱 대단하군요. 하지만 우리도 할 수 있다구요!"하며 기쁘게 해 주었다. 총지휘 짱돌샘 감독은 목이 쉴 정도로 선수들을 지휘했다. 어찌 가슴이 뿌듯하던지.
쉬는 중간에는 마침 양양군 교육을 함께 받는 분들도 체육대회 모임이 있어 우리를 발견하고 음료수를 주셔서(회장님, 개구쟁이) 선수들이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있었다. 그도 감사할 일이다. 사실 군 사람들을 많이 만나 쑥스럽기도 했고 저녁 무렵에는 인사하기 바빴다. 모두 관심을 보여서 감사했다.
마릴라 샘은 경기가 끝난후 남자 동포들 등목을 시켜주는데 다른 사람들은 넋을 보고 있었다. 내 몸이 다 시원했다. 60분을 뛰었는데 어찌 몸과 영혼이 시원하지 않을 수 있겠나. 저녁으로는 삼겹살을 구워먹고 헤어졌다.
흔하지 않은 일상을 보낸 하루는 풍요롭고 행복했다. 다음에는 공수전 철딱에서 하기로 했다.
오늘도 아이들 몸에는 가슴 뛰던 순간을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기억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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