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2
풀빵에서 희망을 찾은 실직가장...
토순 에서 보내온 희망의 이야기
네? 빨간 천막 아래서 뭘 먹고 있냐고요? 풀빵입니다.
언제냐고요? 2010년 크리스마스 이브입니다.
춥지 않았냐고요? 몸도 마음도 엄청 추웠습니다.
마음도 춥다니...여자친구가 없냐고요? 네, 서글프게 풀빵 먹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지 않습니까?
그래도.. 풀빵은 참으로 따뜻하고 맛나네요.
먹는 모습이 귀엽(??다며. 빨간마차 아버님은 사진을 찍어주시겠답니다. 그 말씀에 저는 나름대로 귀엽게 풀빵을 물며, 포즈를 취해봅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아버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을 확인하며 선의의 거짓말이었음을 느꼈지만, 마음은 그 어느때보다도 따뜻해져 있었습니다. 추위와 싸워야 했던 2시간 동안의 인터뷰. 그러나 저에게는 고작 2시간의 추위이지만, 빨간마차 아버님께는 앞으로 맞이하게 될 겨울 내내의 추위겠지요.
유쾌하고 즐겁게 일하시는 빨간마차 아버님과의 만남. 지금부터 빨간마차 아버님의 겨울이야기 들어보시겠어요?
한 때는 실직가장이었지만,
지금은 맛있는 풀빵가게 사장님이 된 ‘자랑스러운 아버님’이 있습니다
신년 다이어트 계획 많이들 세우셨죠? 하지만 요 종모양의 풀빵만큼은 ‘주저 없이’ 구매하셔서 맛있게 드셔보는 것은 어떨까요? 왜 ‘주저 없이’ 냐고요? 여러분들이 빨간마차의 풀빵을 사 드시는 돈의 일부는 바로 실직가장들의 자립을 위해서 쓰여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게 바로 풀빵도 먹고 기부도 하는 그야말로 일석이조!
그럼 이렇게 ‘착한 빨간 마차’를 운영하시는 분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바로 한때는 실직가장이었지만, 다시 한번 훌훌 털고 일어나신 불굴의 아버님들입니다. 올해 뜨거운 여름부터 아버님들께서는 구세군과 한 작은 기업의 도움으로 풀빵 만드는 방법을 배우셨습니다. 참! 요리엔 만드는 법과 더불어 위생도 매우 중요하죠? 빨간마차와 같은 ‘이동식 분식집’은 자칫 위생 관리가 소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아버님들께서는 철저하게 위생교육도 받으셨습니다.
거기에 하나 더! 오시는 손님을 기분 좋게 해드릴 수 있는 친절 교육까지! 그렇게 철저한 교육을 끝으로, 작년 2010년 10월부터 아버님들은 본격적으로 빨간 마차에서 풀빵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총 10대의 빨간마차가 서울시 이곳 저곳에서 풀빵으로 사람들의 입안을 행복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사정상 2대가 빠져서 8대가 운영 중입니다. 답십리, 충정로, 북아현동, 망우동, 서대문역 등에 위치해있으며, 차량으로 만들어져서 장소이동이 비교적 자유로운 빨간마차도 있다고 합니다. 자리가 협의되는대로 올해 2011년에는 10대를 더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빨간마차를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빨간마차 아저씨는 글로벌 인재!!!
2010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흘러나오는 맑은 콧물을 얼어버리게 하는 독한 추위. 서대문역 주변을 이미 감각을 잃은 발로 돌며, ‘빨간색 마차! 빨간색 마차! 어디 있지?’ 애타게 찾았습니다. ‘찾았다!’ 얼마나 반갑던지, 빨간마차로 바로 돌진!
“아버님, 안녕하세요?”
“What is your purpose?”
“네???!!!!@_@”
그때 눈에 들어오는 빨간마차 한 켠의 영어책들. 아버님은 영어 공부 중? 알고 보니, 아버님은 외국인 손님을 맞이할 때를 대비하셔서 영어 공부를 짬짬이 하신다고 합니다. 더불어 오시는 손님들께 웃음을 드리기 위해서도 영어를 자주 쓴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버님의 노력 참으로 대단하죠?
빨간마차 안은 훈훈함이 가득했습니다
손님들이 올 때마다 기분 좋은 웃음과 위트를 선보이는 아버님 덕분에, 풀빵 봉지를 들고 빨간마차를 떠나는 손님들의 입가는 함박 웃음이 가득합니다. 공부하는 자식을 위해 사가시는 아주머니, 회사동료를 위해서 사간다는 아저씨, 친구랑 나눠 먹기 위해 사는 아가씨들^///^, 두 손 꼭 잡고 풀빵 사는 환상의 커플(ㅡㅡ+)등 정말 다양한 분들이 빨간마차를 찾아오십니다. 수익의 일부가 실직가장들의 자립을 위해 쓰여진다는 것을 아신 손님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흔쾌히 지갑을 여시며 말합니다.
“아저씨, 한 봉지 더 주세요~!”
잠시 손님들이 없는 시간, 아들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으신 아버님의 얼굴은 흐뭇함이 묻어납니다. 왕년에 대기업의 건설회사에 근무하셨던 아버님은 자식들에게 남들만큼 다 해줄 수 있는 가장이었습니다. 그러나 IMF가 터졌을 때, 회사는 무너졌습니다. 그리고 나도 함께 무너졌다며, 씁쓸하게 옛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렇게 아버님께서는 실직가장이 되셨습니다. 그런 어려웠던 환경에도 불구하고, 잘 자라준 아들이 정말 대견스럽다고 얘기하십니다. 현재 오로지 본인의 힘으로 대학원까지 다니고 있는 아들 자랑에 아버님의 입가는 침이 마르지 않습니다. 그런 아들에게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자 아버님은 오늘도 열심히 풀빵을 구우십니다.
▲맞습니다. 이게 바로 서대문역 근처에 빨간 마차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을 다해 만든 풀빵이에요!
아버님과 얘기를 나누는 두 시간 동안 풀빵은 정말 한 없이 먹었답니다. 풀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구세군의 종모양을 닮은 풀빵은 저의 뱃속을 따뜻하게 해주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이 너무나 추워서 저절로 덜덜 떨리는 몸. 두 시간 서있는 저도 이런데, 아침 8시부터 밤11시까지 매일 15시간씩 밖에서 장사하시는 아버님은 오죽하실까요. 추위로 새빨개진 아버님의 코는 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그래도 이 일 덕분에 하루 하루가 보람차다는 아버님입니다.
빨간마차는 실직가장들의 희망입니다.
서대문역에서 빨간마차를 운영하시는 우리 아버님과 더불어 다른 7대의 빨간마차 안에서 추위를 견뎌가시며 풀빵을 판매하시는 분들께 따뜻한 겨울 보내실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지금 8대의 빨간마차를 운영하시는 아버님들 외에도, 앞으로 생겨날 빨간마차를 운영하시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계시는 아버님들도 실직가장을 위한 사랑방에 계십니다. 이 분들은 모두 인생에 있어서 큰 실패를 겪으시면서 상처를 입어 한때 주저 앉으셨지만, 사랑하는 식구들을 생각하며 다시 한번 일어나고자 하십니다. 빨간마차라는 희망을 가지고 다시 한번 의미있는 삶을 살아가려고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둘도 없는 아버지들입니다.
이 분들께서 이 추운 겨울 따스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조그만한 난방기기를 선물해드리고자 합니다. 빨간마차 운영자 분들이 추위 속 장사의 고단함이 녹아 내릴 수 있도록, 또 사랑방에 계신 실직가장 분들께서 빨간마차 운영을 위한 준비를 잘 하실 수 있도록, Daum 네티즌 여러분들께서 응원을 해주세요!
▼참, 저도 돌아올 땐 풀빵 한 봉지 사가지고 왔습니다. 새빨개진 제 손 보이시죠? 엄청 추운 날이었어요!>0<
지금 Daum 희망모금에서는
빨간마차 아버님들을 위한 모금이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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