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순례여행(32) - 1월 21일: 영주노회에서 만난 목회자들
국토순례여행(32) - 1월 21일: 영주노회에서 만난 목회자들
이번 순례여행 중에 영주노회에서 총회훈련원에서 주관하는 세미나에 특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국토순례여행을 출발한 뒤에 생겨난 일정이지만 이 특강을 해야 했기에
중간에 잠깐 쉬고 특강을 하러 함양에서 영주로 올라왔습니다. 오전 8시 20분에 함양에서대구로 가는 버스를 타야했기에 일찍 조반을 먹었습니다. 사모님이 일찍이 조반을 준비해서식사를 했습니다. 아침식사를 할 때에 종종 민폐를 끼친다는 생각을 합니다. 손님 한명을 치른다는 것은 가정주부의 입장에서 쉬운 일이 아닙니다.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되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여성의 입장에서는 신경 쓰이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여선교회 회장되는 정차순 권사님도 찌개를 하나 준비해 와서 함께 식사를 나누었습니다.정차순 권사님은 엄천교회의 첫 열매인데 여전히 교회를 위해서 가장 헌신적으로 일을하고 계십니다.
이곳에서 목회할 때에 처음으로 신자가 된 정차순 성도님의 생일을 맞이해서 케이크를
사다가 생일파티를 열었습니다. 새로 나온 교인을 섬기려는 작은 배려였습니다. 생일
케이크를 받은 정차순성도님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신앙의 어려움도 많이
있었습니다. 시집간 딸이 힘들게 사는 것을 보면서 이것이 시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권사님은 딸을 험하게 키우면 나중에 결혼해서 힘들게 산다는 풍설을 믿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험한 시집살이를 하면서 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서 딸이 엄마의 사랑을제대로 받지 못하고 성장했고 그 결과로 딸의 삶이 힘들다고 생각하면서 시어머니에게
미움의 돌을 들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목사인 저는 사택을 찾아온 정차순 성도님에게
이제는 지나간 일인데 시어머님을 용서하며 살도록 권면했습니다. 그 시어머니는 이미
천국에 가셨고 그 후에 이 성도님은 믿음이 더욱 성장해 엄천교회의 기둥같은 일꾼이
되었습니다.
김목사님은 함양읍까지 배웅해주셨고 함양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거창을 거쳐 대구까지
88고속도로를 타고 갔습니다. 이 고속도로는 말이 고속도로이지 2차선 국도에 지나지
않습니다. 요즘에는 웬만한 지방도로도 4차선 자동차 전용도로로 되어있는 형편인데
이 도로는 고속도로라기보다는 초라한 2차선 국도입니다. 이 도로에 추억도 있습니다.
부산에서 교회용 중고봉고차를 사서 필자가 운전에 익숙하지 않기에 그 당시 마천교회
문수근 목사님이 차를 운전하고 왔는데 갑자기 나에게 운전을 하라고 해서 88고속도로
한 가운데서 차를 운전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이 고속도로에 거의 차들이 다니지를
않았습니다. 그래도 겁에 질린 체 운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그 당시 함께 섬겼던
주변의 여러 목회자들이 마음속에 그리운 추억을 남기고 있습니다. 순수하게 복음을
위해 헌신했던 아름다운 분들입니다.
대구에 도착해서 영주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동대구터미널로 전철을 타고 갔습니다.
그곳에서 영주가는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영주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신영주교회 담임목사
님으로 섬기는 손의석목사님을 만났습니다. 새로 이 교회에 담임목사님으로 부임해서
목양사역에 분주한데 길손을 위해 시간을 배려해주셨습니다. 손목사님은 장신대 목회전문대학원 박사과정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함께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제했던 아주 신실한
목사님입니다. 여행을 하느라고 강의를 위한 양복이 준비되지 않았기에 손목사님에게
양복을 빌려달라고 부탁을 했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한 뒤에 강의를 위해서 때도 빼고
맵시도 단정하게 하도록 목욕도 함께 했습니다. 자신이 목양하는 교회의 성도님이 운영하는 목욕탕인데 교역자들에게 비용을 받지 않고 섬긴다고 합니다. 목욕을 하면서 목자를 향한 집사님의 섬김에 감사했습니다.
영주노회에서 전인치유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했습니다. 1월 초에 목양사역이 분주한
가운데서도 많은 목회자들이 참석했습니다. 필자가 연구한 전인치유를 내적치유, 인격치
유, 관계치유, 영적치유의 네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서 시간이 짧아서 개략적인 것만을
강의했습니다. 진지하게 참여한 목회자들에게 감사했습니다. 강의를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자 다음 순례여행지인 전남 고흥으로 가지 않고 경기도 남양주시 금곡동의 본가로
갔습니다. 이곳에서 하루 휴식을 취하고 둘째 아들 은섭이와 함께 고흥으로 가서 국토순례여행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동서울터미널에 내렸는데 서울은 추웠습니다. 12월 21일에 출발해서 1월 21일에 서울에
도착했으니 한 달 만의 귀경입니다. 한 달 동안에 경기도에서 서울로 다시 경기도로
그리고 인천으로, 경기도로, 충남으로, 전북으로, 전남으로, 광주로 다시 전남으로
다녔습니다. 국토의 이곳저곳을 걷고 때로는 버스도 타고 때로는 배도 타면서 지나왔습니다. 눈이 엄청나게 내리는 때에 힘들게 걸었던 적도 있었고 눈이 녹으면서 지나가는
차량들이 튀기는 눈녹은 시커먼 물로 세례를 받은 적도 있었지만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이곳에서 추운 서울 날씨를 겪어보니까 그 동안 나는 행복하게도 따뜻한 남쪽
지방에 가 있었습니다. 내 몸은 여러 날 보냈던 남쪽 지방의 따뜻한 날씨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 지켜주신 주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아내와 함께 가정
예배를 드렸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지켜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가는 곳마다 머무는 곳마다 자비와 긍휼을 베풀어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그 동안 나의 가정과 일터를 지켜주신 것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