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서 하루를 묵은 후 우리 일행은 다음날 오전 10시경 버스편을 이용해 금강산으로 향했다. 3시간 후 원산에 도착해 동명호텔에서 점심을 먹었다. 백도라지무침이 진미였다.
다시 2시간을 달리자 금강산 1호 여관 앞이다. 오후 4시경이었다. 저녁은 관동팔경의 하나인 삼일포로 나가서 먹었다. 호수로 둘러싸인 곳이 아직도 깨끗한 절경이었다.
4월 22일 드디어 금강산 산행에 나서는 날이다. 오전 8시 45분 호텔을 출발한 버스는 15분쯤 후 목란관에 도착했다. 그곳부터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됐다. 골짜기가 자아내는 분위기는 설악산 천불동계곡과 비슷했다. 우리 일행은 여기서 암벽등반은 구룡폭포의 오른쪽 암벽에서 시작되었는데 높이가 250m 쯤 되어 6마디로 나눠 등반했다. 나는 암벽을 기어오르며 깜짝 놀랐다. 일행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바위에는 김 부자의 이름이 커다랗게 조각되어 있었다. 나도 모르게 불만스러운 말이 나왔으나 일체의 정치적인 발언을 삼가기로 약속되어 있어 입을 다물었다. 대원은 북측 1명을 포함해 5명이었다.
정상부근에 노란 슬링을 기념으로 걸어두었다. 루트 이름은 “동서남북길”로 명명했다. 남한과 북한, 서쪽의 LA와 동쪽 뉴욕의 산악인들이 하나가 되자는 뜻에서 였다. 산행조는 구룡폭포에서 상팔담 전망대를 다녀왔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등산로는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는 매우 가파른 길이었다 구룡폭포에서는 1시간쯤 걸렸다. 전망대에는 바람이 대단했다. 멀리 비로봉이 가늠되었다. 구룡폭포로 돌아온 일행은 세존봉을 향해 출발했다.
곳곳에 철계단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눈이 있는 곳에서는 위험을 느꼈다. 2시간쯤 올라가자 세존봉이었다.
위의 글은 1995년 4월 평양을 경유해서 금강산을 다녀온 뉴욕한인산악회 김경배 고문의 등반기의 한 부분이다. 금강산에 관한 많은 글들이 있지만 산악인이 금강산에 들어가 암벽등반을 하고 그 기록을 남긴 가장 최근의 글일 것이다.
이제 우리도 금강산을 가고 있다. 설레는 마음으로 동해항 부두에서 유람선을 타고 그립던 금강산으로 가고있다. 금강산행 유람선이 떠나는 동해항이 있는 바닷가 도시 동해시는 산사람들에게는 이미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두타산과 청옥산이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