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사람이 하는 말과 노래의 중간지점에 서 있습니다 시 그 자체로 보면 시 하나가 바로 문학이지만 음악과 관련시켜 보면 시인이 쓰는 시는 사람들이 평상시에 하는 말을 의미화시키고 소리화시켜서 음악화시키는 중간 단계로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좋은 시는 시 자체로서 많은 가치를 포함하고 있지만 작곡가는 시에 포함 되어있는 그러한 의미나 소리등을 찾아내서 시를 음악으로서 만들어 내는 작업을 합니다
서양의 언어에는 그 자체에 운율법이 많이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그 운율을 음악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언어 자체에 포함되어 있는 운율적인 요소가 작곡을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서양의 기악음악이 서양 언어의 운율학을 기초로 해서 탄생한 성악의 반주를 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것을 생각하면 한국어에는 운율학이 발달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아름다운 성악곡이 탄생하기가 매우 힘이 들고 그에 따라서 좋은 기악곡도 탄생하기가 매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음악에서 좋은 음악이 나오려면 한국어 자체에 운율적으로 풍부한 많은 음악적인 요소가 있어야 그것이 성악곡으로 만들어지고 그 후에 그것이 기악곡으로 승화되어야 하는데 우리글이 과학적인 구조로는 되어 있지만 운율면에서는 서양 언어 만큼 음악적인 요소를 갖지 못해 음악화 되기가 힘든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서양 음악이 서양의 언어구조에서 나왔듯이 한국 음악도 한국어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 음악으로 표현된 것이 판소리 민요등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양 음악과 비교해 볼 때 한국의 전통 음악이 갖고 있는 부족한 요소들이 바로 언어의 차이에서 온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서양 언어에는 풍부한 운율학이 우리말에는 부족해서 판소리나 민요등의 우리 음악에는 화음이나 엄격한 구조들이 결여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말에는 운율학(정확히는 음성율-강약, 장단, 고저등을 말하는 분야)이 원래 발달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국어를 음악화하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그래서 한국인에게서 좋은 작곡가가 나오기가 힘이 든 것 같습니다 음악이라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소리로 표현하는 것인데 사람의 마음을 소리로 가장 근본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이 음악 이전에 바로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 말에는 그 감정을 표현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인 언어에서 음악화가 되어질 수 있는 운율적인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 속에서 아름다운 소리가 상상이 되어지기 힘들고 그에 따라서 좋은 음악이 나오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건 우리가 세계인의 마음을 흔드는 좋은 음악을 만들려면 우리의 언어구조와 감정구조에서 출발하는 음악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한 반성없이 음악을 작곡한다면 세계적인 한국 음악을 만들기는 어려우리라 생각합니다
참고로 서양 언어에 있는 리듬이 작곡가에게 어떻게 음악적으로 도움을 주는지 몇 가지 예를 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양의 언어에서는 음절을 강약에 의해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iamb 약강
anapest 약약강
trochee 강약
dactyl 강약약
amphibrach 약강약
서양에서는 모든 단어들이 이러한 기본 구조에 의해 분석 되어 진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시를 쓸 때에도 그러한 운율을 기초로 하여 쓰기 때문에 시 자체에만도 이미 많은 음악적인 자원이 녹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곡을 하는 사람들도 시를 음악으로 만들기가 어렵지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말에 그것이 없다고 해서 그것을 말에 새로이 만들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한 작업은 작곡가의 몫이라기보다는 국어학자의 몫이라고 보는데 사실 그러한 문제는 그 나라의 언어의 속성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에 언어학자나 국어학자의 몫 이전에 그 나라의 언어가 처음 생성 되어지는 환경에서 문제를 찾아보는 것이 올바를 수도 있습니다 어쨌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한 나라의 민족음악이 탄생하기는 참으로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 글에서는 곡에 대한 형식이나 구조에 대한 분석보다는 주로 시의 가사를 어떻게 선율화했나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이 시는 2 연의 8행으로 되어 있고 각 연마다 정확히 4행으로 되어 있습니다 우선 시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을 해 보았습니다
Im wunderschonen Monat Mai, (이 정말 아름다운 오월에)
Als alle Knospen sprangen, (모든 꽃봉오리가 터졌을 때)
Da ist in meinem Herzen (거기 내 마음 속에는)
Die Liebe aufgegangen.(사랑이 열렸네)
Im wunderschonen Monat Mai, (이 정말 아름다운 5월에)
Als alle Vogel sangen, (모든 새가 노래할 때)
Da hab ich ihr gestanden (나는 그녀에게 고백했네)
Mein Sehnen und Verlangen. (나의 그리움과 열망을)
이 시는 Heinrich Heine의 시로서 남자가 여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마음을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서 작은 꽃봉오리가 터지는 것에 비유한 아주 순수하면서도 아름다운 시입니다 우선 두 개의 연을 비교해 보면 각 연의 첫 행은 Mai라는 똑같은 각운을 갖고 있고 2, 3, 4행은 역시 en이라는 똑같은 각운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연의 첫 행은 완전히 똑같은 가사로 되어 있고 역시 각 연의 둘째 행은 모두 Als alle라는 같은 단어로 시작하며 시의 정형성을 유지합니다 각 연의 3 행 역시 Da로 시작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주목해 볼 것은 두 개의 연에서 비교해 찾아보면 각 연에서 행을 거듭할수록 각 연 사이의 공통단어가 점점 줄어들고(4-2-1로 점점 줄어듬) 각 연의 마지막 행에서는공통 단어가 없고 마지막의 en이라는 각운만 일치합니다 시를 조심스럽게 읽어보면 관심은 각연의 마지막 행에 집중되게 됩니다 시 자체에서부터 완벽한 형식과 음악을 갖고 있다고 아니할 수 없습니다
시를 선율화하는 과정에서는 시어를 나누어 음을 붙이는 과정이 있게 되는데 이 시의 음절을 어떻게 나누어 음을 붙일 수 있는지 아래에 음절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물론 슈만은 완벽하게 이 방식을 적용해 곡을 만들었습니다
Im wun-der-scho-nen Mo-nat Mai,
Als al-le Knos-pen spran-gen,
Da ist in mei-nem Her-zen
Die Lie-be auf-ge-gan-gen.
Im wun-der-scho-nen Mo-nat Mai,
Als al-le Vo-gel san-gen,
Da hab ich ihr ge-stan-den
Mein Seh-nen und Ver-lan-gen.
이 곡은 26 마디의 짧은 곡으로 여덟 마디의 1부 형식의 곡을 시의 구조에 따라 그대로 제 2 연에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각 행은 어느 부분에서나 정확히 두 마디로 선율화되어집니다 물론 도입부의 네 마디와 간주의 세 마디 그리고 후주의 세마디가 시상을 도와 주기 위해 첨가되었습니다
도입부(1~4)
A(~12)
간주(~15)
A'(~23)
후주(~26. 끝)
Im wunderschonen이라는 가사를 읽어 보면 Im이 약세이고 wun-der가 강세로 읽혀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역시 슈만이 선율의 강약을 그렇게 배치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Wun-der 역시 wun이 강하고 der가 떨어지는 약세인데 점 8분 음표와 16분 음표로 배치하여 가사의 구조에 충실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시에 대한 슈만의 개성적인 해석이 들어 나는데 wunder라는 말은 놀라운이라는 뜻인데 이것을 선율화할 때 놀랍다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wun이라는 음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계류음으로 처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역시 다음의 schonen Monat Mai,를 선율화할 때도 schonen까지와 Monat Mai가 의미상으로 구분되어지기 때문에 선율 구조를 다르게 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Monat Mai는 첫 행의 끝나는 부분으로서의 역할을 해주기 위해 앞부분이 II6 화음으로 반주되었던 것과는 다르게 V도와 I도로 화성을 구분하고 있슴을 알 수 있습니다
7 마디부터는 2행인데 이 2행이 1 행과 가사의 구조가 다르지만 슈만은 형식의 통일을 위해서 1행에 쓰여진 선율을 그대로 사용합니다 2행의 마지막 음절들인 sprangen은 앞의 1행의 Mai가 한 음이었던 것을 두 음절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두 음으로 선율화합니다 4분음표의 A음이었던 것을 8분음표의 두개의 A음으로 선율화한 것입니다 2, 3, 4행과 6, 7, 8행의 각운에 en이 사용되었다는 분석을 했는데 슈만은 이것을 살리기 위해 이 부분들을 모두 마디의 첫박에 두개의 8분 음표로 선율화합니다 8, 10, 12, 19, 21, 23 마디가 그 예입니다 완벽한 시에다 완벽한 음악을 붙였습니다
9 마디부터는 3 행인데 시상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슈만 역시 그 전환점을 만들기 위해 선율의 진행방향을 순차적으로 상행시켜 가고 있습니다 앞부분의 선율(7마디 둘째 박)이 화음선으로 되어 있는 것과 대조가 됩니다 물론 리듬은 앞(7 마디)의 점 8 분 음표와 16 분 음표를 그대로 사용하여 반복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앞의 1, 2 행과 3, 4 행의 음악적인 구조를 구별짓는 중요한 음이 9 마디의 베이스에 G 내츄럴 음으로 등장합니다 아주 중요한 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음은 다음 박에서 F#으로 2도 하행하는데 이 진행은 10, 12, 21, 23 마디의 선율에서 두 개의 8분 음표로 계속 나타나며 시의 각운을 맞추어 주는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합니다 한 마디로 슈만이 이 곡을 쓰는 과정에서 얼마나 시의 구조에 충실했는지를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11마디부터 4행이 시작되는데 슈만은 3 행과 4 행을 같은 선율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고조되어 가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슈만은 이 두 행을 3도 상승하는 동형진행으로 처리하였습니다 이어서 세 마디의 짧은 간주가 들어가는데 이 부분은 앞의 전주 부분에서 가져온 것이고 앞의 전주 역시 다섯째 마디의 성악 첫마디의 선율 구조에서 기인해서 만들어진 반주를 앞에 전주로서 사용한 것입니다 전주를 우선적으로 만든 것이 아니고 가사에 대한 악상이 마무리 지어진 다음에 그 선율에 대한 반주가 붙여지고 그 반주를 전주(도입부)로서 사용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