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 따라 조금 차이는 있지만 보통 일반아이들은 3~4세만 되어도 자기물건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됩니다. 주변에 있는 물건의 소유가 누군지 알게되고, 다른 아이의 손에 있는 먹을 것이나 장난감은 내 것이 아니기에 갖고 싶어도 참거나 허락을 구하게 됩니다. 내것에 대한 소유개념이 명확해지니 내 것을 빼앗겼을 때의 분노도 커지게 되어 있고 더불어 나눔과 베품의 좋은 자세도 배워가게 됩니다.
내물건에 대한 인식은 자아인식에 대한 개념이 생겨야 가능한 일이라서 사실 ASD와 ADHD아이들은 이 부분이 매우 약할 수 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내것에 대한 인식이 약한 것 이상으로 타인의 것에 대한 인식도 없어서 남이 들고 있거나 먹고있는 것을 그냥 낚아채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특히 패스트후드점에 데리고 갔다가 이런 경험들이 꽤 있을 것인데요, 잠시 안 본 사이 다른사람 테이블에 놓여있는 음료수나 감자튀김을 집어오거나 그냥 먹어버리기 행동 말입니다. 다행히 이해가능한 사람들 만나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 만나면 난감하기 그지없는 행동입니다.
아예 내것 네것에 대한 인식이 전혀 가동되지 않는 완이와는 어찌보면 종일 전쟁을 치루게 됩니다. 뭐든 뒤지고, 뒤져서 나오는 먹을 것들은 당연히 모두 자기것이 됩니다. A를 손에 들고 있다가 B가 발견되면 A들고 있는 사실이 인지되지 못해 그냥 바닥에 내팽겨치고 B에게 새로 끌리기도 합니다.
내것네것 구분하지 못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사회원리에 참으로 큰 치명타입니다. 내것 외에 남의 것을 건드리지 않도록 잘 교육받은 아이들은 그래서 내것네것 구분이 안되는 아이들의 빈번한 공격감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빈번히 남의 것을 빼앗는 아이와 빈번히 뺏기기만 하는 아이로 나누어지곤 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태균이 아기 때부터 거의 10년간 한결같이 사용했던 태균이용 밥그릇 국그릇이 있었습니다. 물론 식사용 그릇만 그런게 아니라 침대 이불 베개 등도 그랬고 옷이야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었지요. 그런 자기소유품에 대한 인식을 어렸을 때부터 해서 그런지 태균이는 자기것에 대한 인식은 어렸을 때부터 나름 잘 되어 있는 편입니다.
태균이 7-8살 때는 아파트 입구 바로 옆 작은 슈퍼마켓에서 자기가 먹고싶은 것 그냥 집어오곤 해서 초기에는 후불로 처리했으나 곧 슈퍼주인과 의논해서 돈내지 않으면 절대 내주지 않는 정책으로 바꾼 다음, 꼭 돈들고 슈퍼가도록 훈련시켰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때 훈련이 큰 도움이 된 듯 합니다. 돈을 지불해야 내물건된다는 인식은 지금까지 아주 잘되어 있어 뭐든 필요한 게 있으면 물주인 엄마를 내세우지 않고는 아무리 필요한 게 있어서 손대지 않습니다.
워낙 신경써야 될 것들이 많다보니 이런 소유개념에 대해 간과하다보면 어느새 아이는 자기것에 대한 인식도, 남의 것에 대한 인식도 생기지 않게 됩니다. 물론 자아인식과 내게 속하는 것들에 대한 개념 등은 전두엽에서 진행되는 개념이라 우리 아이들이 약할 수 밖에 없지만 오히려 거꾸로 내것과 남의것의 혹독한 구분훈련을 통해 전두엽을 자극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몇 개월 동안 눈만 뜨면 여기저기 뒤져대던 완이의 행동은 이제 대폭 줄기는 했습니다. 강제봉쇄 정책이라 뒤져봐야 찾기도 어렵고, 찾아도 압수될 걸 알기에 그렇게 된 것이지만 희미하지만 좀 기다리면 아침식사 시간이라는 것을 깨달아가길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시간흐름 이해는 전두엽의 또다른 중요한 기능이라 이건 따로 쓸 예정입니다.
이렇게 기다렸다가 아침식사를 하면 완이만의 그릇, 완이만의 컵을 쓰게하지만, 워낙 무대포 생활습관이 몸에 밴지라 남이 먹다남긴 음식이나 물컵의 물 그냥 눈에 띄는대로 침범하곤 합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것 외에는 절대 남의 것에 손대지 않게 하는 것은 자기물건인식 훈련에 중요한 핵심입니다. 이 훈련만이라도 반드시 시행해야 합니다.
그래야 내 아이로 인해 주변이 힘들어지는 상황을 막아볼 수 있습니다. 차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은 우리는 그래서 때로 많이 힘듭니다. 간식을 담은 가방을 마구 뒤지는 게 지나치게 상습적이기 때문입니다. 마구 꺼내고, 여러 개 꺼내서 흐뜨러놓고, 때로 귀가하는 길에 다먹고 쓰레기정리해 놓은 것까지 다 꺼내 바닥에 내팽겨쳐놓기에 화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아직 과자봉투를 뜯지는 못하기에 마가렛이나 예감같이 작게 포장된 과자는 꺼낸 다음 포장채 하도 주물러대서 포장을 까면 부수러기가 바닥에서 난리를 치는 경험은 하도 많은지라... 이미 주물러댄 흔적이 많은 경우 아이보는 앞에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버립니다. 그런 태도를 계속 유지하면 너는 결코 먹을 수 없어를 눈 앞에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런 단호함은 그래도 마구 뒤져대는 버릇을 아주 약간 줄여주긴 했지만 그래도 잠깐 제가 차를 세우고 자리를 비면 바로 뒤지기모드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요즘은 제가 운전석을 비울 때를 대비해 완이 먹을 것을 왕창 주고가곤 합니다. 가능하면 완이가 아주 좋아하는 것들을 준비해서 기다림을 즐거움으로 연결하게 해주려하지만 그걸 단단한 뇌신경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요.
전두엽이 가동되지 못하니 당연히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이 나올 수가 없는데 이런 행동들에 대한 제지나 통제훈련을 받지 못했으니 더 야생동물과 같은 특성이 강해지는 것입니다. 내게 속한 것을 이해하는 것은 남의 것은 내가 손대면 안된다는 중요한 개념 알려주기 작업입니다. 매일 지치는 때가 더 많이 있지만 그래도 이 작업은 멈춰서는 안될 것입니다.
첫댓글 전두엽의 기능여부가 인생 여정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을 통감하는 뒤늦은 세대들의 고통이 큽니다.
모든아이가 세상을 마주할때 분별해줘야하는 몫이 양육자의 큰사명임을 더욱 깨닫습니다.
저희 택이도 다른 사람 물건을 자주 가지고 가려고 해서 제가 형 방문 앞에는 형 이름, 냉장고 앞에는 제 이름, 택이 장난감 방에는 택이이름 등을 써 두었습니다. 이렇게 해 두니 이제 가지고는 가지 않지만, 한번씩 몰래 제 눈치를 보면서 슬쩍 가지고 도망(?) 갈 때가 있습니다. 전두엽에 대해서 올려주신 내용들을 일상에서 하나 하나씩 실천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희 택이는 나이가 많아서 수정 할 수 있는 부분이 한계가 있지만, 어린 자녀를 두신 분들께는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열심히 정독하고 공부하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3.10.05 11:39
완이는 먹는걸 즐기고 운동 많이 하니 키도 잘 자라고 인물도 준수합니다. 하루 빨리 전두엽 가동이 잘되어 자의식이 생겨 났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