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일기
화담/고현자
남쪽 나라의 따뜻한 휴양지에 머물러 있는 내가 역마살에 시달린다
사치일까? 허영일까 아니 마음 쉴 곳이 필요해서 일 개다
구조조정에다 해고 통보에다 오십 중반을 넘은 나는
요즈음 시끄러운 직장 생활이 눈치가 많이 보인다
이럴 땐 툴툴 털고 떠나고 싶은 방랑벽이 도진다
겨울철에 여름을 맛볼 수 있는 꽤 괜찮은 유혹의 나라
국가 자체가 수도인 민주주의의 경찰국 미니국가
유교를 비롯한 청교도적 통치 이념으로 묵묵하게 자기 길을 가고 있는
싱가포르를 두 번째 방문했을 때를 돌아보려 한다
역시 여름에 갔을 때보다는 겨울에 갔던 때가 좋았던 것 같다
공항에 도착해 택시로 이동하면서 펼쳐지는 풍경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기에 시선은 줄곧 차창 너머를 달린다
호사스런 초록의 천국이다
어느 곳이든 자리를 깔고 앉기만 하면 뿌리가 내려지고
무성한 잎과 꽃을 피워 눈과 마음을 집어 삼키는
낭만을 즐길 수 있는 기후 조건이기에
방랑자처럼 바람같이 오기도 하고
오대양 육대주를 표류하는 물고기들처럼 빗물 따라가기도 하는
겨우살이처럼 빌붙어 사는 식물들이 지천으로 있어 참 신기하다
사뭇 깨끗한 거리에 예쁘고 화려한 건물들이 줄지어
품위 있는 자태를 맘껏 뽐내고 있으며
거의 반독재 태형이 존재하는 국영기업들이 경제를 이끌어
가장 성공적인 사회주의 경제라고 칭하는
옥시덴탈리즘 2013년 유일한 아시아
선진국 1인당 PPP는 전 세계 톱 권을 달리고
인구 약 530만 명 아시아에서 제일 유명한 창이 국제공항이 있으며
항공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어서인지 다양한 얼굴과 자유로운 도시 분위기가
제일 먼저 내 눈 안쪽에 깊숙이 자리를 잡는다
이번 방문에는 충동구매를 하듯 급하게 휴가길에 오르면서
예약이 쉽지 않아 리틀 인디아, 징소리에 놀란 동물을 의미하는
타운 세랑군 로드Serangoon Road 총 길이 25킬로미터 남쪽부터 북쪽으로
싱가포르에서 가장 긴 부킷(언덕) 티마(주석) 로드는 초창기 거리 중의 하나로
유서 깊은 1819년 영국의 래플즈 경이 동인도 회사를 차리기 위해
약 120명의 인도인 호위대와 함께 첫발을 디뎌
싱가포르가 동인도(동남아시아) 지역의 중개 무역항이 되어
중국인과 더불어 수많은 인도인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19세기 중반에 이르러
캘커타 출신의 유태인계 인도인 Mr. Belilios는 가축 사육에 쉬운 토지와
풍부한 풀이 있는 곳에 인도인들의 상업지역인 동시에 주거지역으로서
여행자들은 인도를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인기 있는 쇼핑 거리
현재의 리틀인디아로 널리 알려진 곳
세랑 군 로드 좌, 우측으로 사원과 많은 인도 레스토랑 재래시장이 들어서
여행자들의 시선을 자극하는 헤나 페인팅으로 문신 같은
자신의 개성을 표출할 수 있는 재미가 있는 이곳에
호텔을 예약하게 되었지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싶다
지난번 묵었던 시내 호텔보다 더 여유로운 공간과
꽤 즐길 거리가 있는 장소였다
짐을 풀고 첫날이라 오차드로드에 가서 식사와 차이나타운 쇼핑을 마치고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수많은 새가 모여 사는
가장 살기 좋은 낙원을 조성해 철조망이 없어도 도망가지 않는
정부 소유의 회사에서 경영하며 1971년 문을 열었다는
싱가포르 도심지에서 약 24㎞ 떨어진 주롱 구릉 지대의 경사면에 위치한
면적 20㏊에 600여 종 이상이나 되는 약 9,000마리의 새들이 살고 있으며
조류 사육장에는 여러 종류의 앵무새 꿩 코뿔새류 극락조 등과
동남아시아산 종들을 포함한 4,000마리의 조류가 분산되어 사육되고 있는
이들은 풀이 우거진 조경과 어우러지게 꾸며져 전시되고 있으며
아름다운 새들이 거대한 울타리 안에서 서식하고 있는 주롱 새 공원엘 갔다
원형극장에서 펼쳐지는 플라밍고 마코무소 새와 앵무새들의 쇼는
재미있고 흥겨운 볼거리다
송버드 테라스Songbird Terrance에서는 새의 노래를 들으면서
아침 식사를 즐기는 색다른 경험도 가능하고 한다
또한 펭귄 퍼레이드Penguin Parade 구역은 남극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펭귄의 안식처이며 바닷새들도 함께 서식하고 있다
색깔이 화려한 큰 부리 앵무새와 코뿔새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적도 부근 정글에서 온 새들도 있었다
현대적인 냉방장치가 잘된 파나 레일Panorail은 구석구석 돌며 다양한
구역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니 더운 날씨에 이용하기 딱 좋은 교통수단이다
조금 덥긴 하지만 도보로 즐기며 경비도 줄여가며 휴식을 취하고
맹수와 함께하는 1994년 개장한 세계 최초의 야간 동물원
싱가포르 나이트 사파리를 즐기기로 했다
어둠이 깊어질수록 동물들의 야생본능은 깨어나 바스락거리는 소리 하나에도
온몸의 신경을 곤두세우며 먹이를 찾기 위해 모든 감각과 촉수를 세워
더욱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습성을 모두 볼 수 있는 130여 종 900여 마리
이상의 야행 동물이 서식하고 있어
수차례 관광 명소 상을 받았을 만큼 인기 있는 관광지란다.
입구의 기념품점 옆길로 1~2분 거리에 동물 쇼를 볼 수 있는 야외극장에선
매일 밤 8, 9, 10시에 외국 어느 나라든 동물원에만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동물 쇼가 펼쳐지는데 조금은 괜찮았다
끝나면 같이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따로 준다
전부 돌아보는데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유명하다고 해서 선택한 여행 코스였는데
특별하다거나 그런 점은 없는 것 같았다.
달빛보다 어두운 조명만이 최소한으로 허용되기에 사파리 전체는
어둠에 잠겨 있으며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산속에서 가끔은 워킹 코스로 야행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으며
중간마다 인디아 복장에 안전을 담당하는 보안 팀들이 안내하며 서 있다
천천히 가는 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간혹 자기네들끼리
장난치고 싸우기도 하며 어둠 속에서 번쩍이는 눈빛과 마주칠 때
살아있는 야생의 아름다움은 조금이나마 마음속에 와 닿기도 했다.
가이드가 최선을 다해 관광객들이 무서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설명하려 애를 쓰기도 하는데 영어로만 한다
내내 뭔가 아쉬웠으며 솔직히 돈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낮에 방문하는 것이 낳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야행성을 살리기 위해 철조망이 없는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조성했다는 것이다
맹수들은 폭이 2m가 넘는 깊은 웅덩이를 조성해서 분리해 놓았으며
위험이 덜한 초식 동물들은 낮은 울타리로 나눠놓은 것이 전부였다
이렇게 야간 사파리까지 구경 후
호텔로 들어와 간단하게 맥주 한잔 하고 꿀잠을 잤다
새벽 산책을 위해 밖으로 나왔더니 비가 한바탕 지나가셨나 보다
거리가 촉촉하고 습한 기운이 먼저 인사를 건네 온다
종교를 향한 정성을 엿볼 수 있는 힌두교도들은 저마다 전통의복 차림새에
발가락이 다 보이는 쫄 슬리퍼를 신고 조금은 지저분해 보이기는 하지만
여유와 행복이 묻어나는 게 우리나라 풍경과는 사뭇 다른
아침기도 가는 기나긴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힌두 종교의식을 엿보고자 칼리 여신을 모시는 힌두 사원인
스리 비라마칼리아만 사원Sri Veeramakaliamman Temple을 한번 들러보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힌두교는
특정한 교조나 교리 중앙집권적 권위나 위계조직이 없으며
다양한 신앙형태가 융합된 종교여서 우리나라에서 주로 믿는
석가모니 불교나 하나님의 교리를 배우는 정서로는 정의하기는 어려우나
바라문교에 바탕을 두고 있지만 다른 여러 종족의 토착 신앙을 수용하면서
형성된 힌두교는 굽타(Gupta) 왕조의 성립(A.D. 320년)을 기점으로 한다.
이 사원은 신성의 개념 또는 의인화한 여성
때로는 위대한 이란 창조적인 힘 우주와 상호 의존적인
파괴의 칼리 여신으로
무시무시한 힘을 갖고 있지만, 사람들이 잊고 지내는 죽음을 일깨워 주고
전염병과 질병을 치료하는 힘이 있다고 알려진 시바 신의 아내이기도 하며
용감한 어머니 신이기도 한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시바와 칼리의 관계를 자료의 힘을빌려 찾아보았다
시바는 힌두교의 주요 신 중의 트리무르티(삼주신) 중의 하나이다.
시바라는 낱말은 본래 힌두교 경전 (리그 베다)에 등장하는
바람과 폭풍우의 신 루드라Rudra의 별칭 또는 존칭이었다.
원래 시바는 부와 행복, 길조를 의미하는 신이었으나,
나중에 창조와 파괴의 신이 되었다. 시바가 지상에 인간으로 나타난 것이 왕이며,
왕은 신과 인간 사이의 중재자라고 믿었다.
시바를 최고신으로 숭배하는 힌두교 종파를 시바파라 한다.
인도 서사시에선 10개의 팔과 4개의 얼굴을 가졌으며, 눈은 셋이고
용의 독을 마셔 목이 검푸르다고 전해진다.
또한, 생식과 뱀을 관장하는 신이기도 하다.
시바는 춤의 왕이라는 뜻의 나타라쟈Nataraja라는 별칭을 갖고 있으며,
불교의 부동명왕不動明王은 그의 또 다른 호칭에서 나온 말이다.
또 다른 호칭으로는 마헤슈바라Maheśvara 혹은 마헤시바라가 있는데
이 이름이 불교에 수용되어 대자재천大自在天 또는 자재천自在天이 되었다
대자재천大自在天의 한자어 문자 그대로의 뜻은 '크게大 자재自在한 천신
즉 '커다란 역량이 있는 신'으로, 우주를 생성하고 유지하고 파괴하는
역량이 있는 신을 뜻한다.
즉, 3주신의 교의에서 말하는 브라만의 한 측면으로서의 시바를 뜻한다.
그의 아내 칼리또는 칼리카는
힌두교 전통에 따르면 우주의 영원한 에너지와 관계가 있는 여신이다.
칼라는 검은색 시간 죽음의 신을 뜻한다.
칼라카는 "시간에 관계된"의 뜻이다.
칼리는 "검은 피부색을 가진 자" 또는 "파괴의 여신"으로 해석된다.
시바의 배우자 여신은 영원한 시간 또는 영원한 존재라는 뜻에서 칼라라고도 불린다.
이러한 측면에서, 칼리는 "시간"과 시간이 흐르면서 일어나는 "변화"와 시간이
다 흐르고 나면 반드시 오게 되는 "죽음"을 상징하는
시간과 변화와 죽음의 여신인 것으로 여겨지게 되었다.
때때로 칼리는 어둡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칼리의 가장 초기의 모습은 "적멸 상태의 고요annihilation still"를 상징하는 모습이었으며,
칼리의 이러한 면은 여러 힌두교 전통들에서 지금도 일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예를 들어 여러 샥티파 전통의 우주론과 샥티파 탄트라의 교의에서
칼리는 궁극적 실재인 브라만으로 높이 여겨지고 있다.
칼리는 또한 우주의 구세주라는 의미의 바바타리니Bhavatarini라고도 불리며
이런 뜻으로 숭배되기도 한다.
비교적 최근에 성립된 철학적 성격과는 대비된다는 의미에서의
헌신적 종교적 성격의 힌두교 분파들은
대체로 칼리를 자애로운 어머니 여신Mother goddess으로 여긴다.
벵골 1881년 건설 노동자의 발상지인 리틀 인디아 거리에 있는 사원으로
1827년부터 16년 동안에 걸쳐 타밀의 한 무역상인 나라이나 필라이Naraina Pillai가
개인재산을 들여서 드라비다 양식Dravdian style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신화에서나 볼 수 있는 15m의 탑에 신들과 소 사자 뱀 전사 등의
조각상으로 둘러싸여 있는 장엄하고 화려한 고푸람과
비슈누신이 그려진 제단화와 기이한 벽화에 다신교인 힌두교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천장화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사원 내에서 칼리의 이미지는 두개골의 화환을 입고
피해자의 내부를 추출하고 칼리가 그녀의 아들과 함께
황금으로 색칠된 상반신은 코끼리, 하반신은 인간의 모양인 가네샤,
남인도에서는 가장 영험 하다는 엄숙한 종교의식을 펼치는 곳이다
무슬림과는 달리 이방인이라도 신발만 벗으면 누구나 집회에 참석할 수
있다기에 들어갔더니 신발을 잃어버릴까 걱정도 되고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탓인지 아니면 교도들이 청결하지 못한 탓인지
발바닥에 이물질이 많이 밟혀 그리 기분이 좋지는 않았지만
다양성을 통일하여 하나의 종교로서의 구체적인 기능을 가능케 하는 것은
카스트 제도인 스리 비라마칼리아 만 사원에서의 경험은 해볼 만했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동네 한 바퀴 후 샤워를 마치고
대표적인 인도 공동체 구역 길거리 점쟁이와 앵무새, 자스민 화환을 파는 꽃장수,
짐수레에서 카창 푸테(볶은 땅콩)를 파는 장수, 길가의 신문팔이 등
향신료와 꽃들이 진한 향기를 내뿜는 세랑군 로드Serangoon Road와
캠벨 레인Campbell Lane, 던롭 스트리트Dunlop Street, 힌돈 로드Hindon Road
같은 작은 골복길에 오일, 금, 향 다양한 원단을 파는 노점들과
헤스팅스 거리 닥슨 로드의 레스토랑과 중국계 주민이 운영하는 커피숍들
코말라 빌라스Komala Villas, 바나나 잎 아폴로Banana Leaf Apolo,
무투즈 커리Muthu’s Curry음식과 구 테카 마켓Tekka Market과 푸드 센터에서
로티 프라타(납작한 빵)와 토사이(인도식 팬케이크)같은 인도 호커푸드hawker food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면서 두루 둘러보고
각종 양념의 냄새가 조금은 비위에 거슬렸지만
아침 식사를 위해 언제나 그렇듯 지역 음식을 맛보아야 하지만
비위가 약한 탓에 늘 실패를 했었다
이날도 고심 끝에 가격이 저렴해 마음 편히 인도식 요리인
에디야팜, 삼바, 소씨, 쏘사이스, 차파티스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난번 고생했던 기억이 나 우선 눈에 조금 익숙한 재료가 들어 있는
음식을 한 접시 비우고 차도 한잔 하고 일어났다
가끔은 익숙하지 않은 별난 냄새가 뿜어져 코를 자극하면 그리 상쾌하진 않지만
그들만의 요리인 카레 의복 꽃장식 종교의식에 쓰이는 집기 등이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냄새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매일 저녁 무렵부터 온갖 네온사인이 켜지는데 주점 앞에서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지나는 관광객들에게 호객 행위가 심하다
못 이기는 척 흥정을 마치고 전통 맥줏집에서 근사한 저녁 식사와
술도 한잔 하고 포켓볼도 치고 한바탕 피로를 풀고 쇼핑을 했다
세랑군 로드와 사이에드 알위 로드Syed Alwi Road
모퉁이에 24시간 쇼핑센터 무스타파 센터Mustafa Centre는
가정용품 장식물 음식물 인도 향신료 의상과 직물 전자 기기 등
많은 보석점 레코드 카세트 행상들이 길을 메우며
또
다른 모습으로 밤거리는 북적거려 모든 물품 가격이 저렴하기에 몇 가지
선물용품과 액세서리 몇 점을 구매하기도 했다 특히 핸드폰 가게에는
삼성 핸드폰 앞에 늘 사람들이 붐비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던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싱가포르에서 가장 활기차고 전통문화가 돋보이는
영국의 식민지 정책 시 남인도에서 이주해온 인도 사람들이 모여 사는
리틀 인디아에는 진한 카레 냄새만이 아직도 코끝을 자극한다
삼 일째 되는 날
시원하고 쎅시해 보이는 의상으로 한껏 멋을 부리고 머라이언 파크에 들려
리버 크루즈에 몸을 실어 주변 관광을 마치고 지갑만 두둑이 채우면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는 마리나 베이 샌즈호텔 건물로 달려갔다
여전히 입구엔 호텔에서 운영하는 슈퍼 카 렌트 차량 3대가
나란히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상용건설이 시공한 카지노 고급 쇼핑몰 식당 등이 있는 복합 쇼핑
현존하는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와 내셔널 패션 브랜드의 매장이
관광객들을 붙잡아 들이고 있다
청담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내야 사람들이 알아주듯이 동남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의 마리나 베이 샌즈에 플래그십 스토어가 있어야 브랜드로 인정받는
아시아 금융 허브로 자리 잡은 부가 모여드는 중심지로서 홍콩과 비교하면
말레이시아와 이슬람권 유대인 부호들의 자주 들러는 곳이란다
마천루의 아찔함을 그대로 살린 57층 꼭대기 배 모양 스카이 파크 수영장은
대학생 커플도 하루쯤 들르는 명소로 손꼽힌다
동서 해상 교통의 중요 지점에 자리를 잡고 있어서 자유무역항으로 번창한
현실의 센트럼 말레이어로는 싱아푸라Singapura
'사자의 도시'라는 의미인데 싱가포르 전설에
인도네시아 스리비자야 왕국의 '상 닐라 우타마Sang Nila Utama` 왕자가
여기로 표류해 와서 바닷가에 있는 사자를 보고 붙인 이름
마스코트마저도 머라이언이라 붙였다고 한다
꼭대기 오픈 바 스카이 온 57은 싱가포르 항을 내려다보며 우연한 만남이라도
기대되는 분위기에 취해 마치 지, 덕, 체를 갖춘 우아한 귀부인이라도 된듯했다
쾌적한 연결 통로를 따라 실내 중심을 따라 돌고 도는 수로
깨끗한 물 위에 배를 타고 화려한 조명과 시선을 받으며 낭만을 즐기기엔
매우 사치스럽긴 하지만 천국이 따로 없구나 싶다
요것조것 배부르게 즐길 수 있는 먹거리와 명품 가게 점원 총각은
한국 스터디에 다닌다며 연락처를 교환하기도 했다
사치는 허영인 줄 알면서 유혹을 물리지 못하고 백 단위가 훨씬 넘는
핸드백을 덥석 사고 말기도 했던 쇼핑은 온종일 이어졌고
어둠이 내리자 광장 앞 호수 위에 펼쳐지는 레이저 쇼는 환상 그 자체였다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돌아오니 조금 피곤했다
오늘도 역시 숙소 앞 바에서 간단하게 맥주 한을 하고 깊은 잠을 잤다
다음 날은 엄청나게 더웠다. 습도가 매우 높은 날이었다
방랑자가 되어 유랑을 즐기며 싱가포르 서쪽 지역 Chiness Garden & Japaness Garde
고대 중국의 기상이 날아 숨 쉬는 듯한 차이니즈 가든을 두 날개로 디디고 있었다
북부 황실 조경의 신선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푸른 하늘 가득 핀 꽃 구름이 하나가 된 조용한 산책길을 홀로 서성이는 내 모습을 본다
싱가포르의 후덥지근 습한 냄새가 손끝 세우고 그리움으로 지어 내린
대만 건축가 유엔첸유Yuen-ChenYu의 비상에 곡선이 아름다운 디자인을 뒤덮고 있는
장엄한 탑과 오밀조밀 어우러진 영원히 마음에 담아두고 픈 청정수 같은 고요 속
오솔길은 물 샤워하는 바위틈 식물의 여유로움과
마음마저 초연해 흩어지는 시냇물의 소리가 숲 속의 감미로운 음악회를 연다
아련한 옛 시간으로의 앙증맞은 역사를 담아낸 듯한
긴 여운을 눈에 채우면 수많은 분재가 사랑 빛으로 반짝여
저패니즈 가든Japanese Garden을 바라보는 파이훙치아오Pai Hung Ch'iao
십칠공교 스타일 하얀 무지개다리에서 우연을 가장한 만남이 기다려지는
순정 만화 주인공처럼 짜릿한 설렘이 명치끝을 죄인다
더위를 많이 타는 덕분에 늘 남보다 쉽게 지치고 땀도 많이 난다
시원한 곳에 가서 휴식할 생각으로 보타닉 공원을 선택했다
보타닉가든Botanic Gardens은 아열대 섬의 화려한
52헥타르의 방대한 지역에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이다
전체 규모만 약 63㏊에 달하는 1859년에 개장한 60여만 종의 식물과
3개의 호수 산책로 등으로 구성돼 있어
일상에 지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힐링 공간이다
주제별로 꾸며진 다양한 정원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전 세계의 수천 희귀의 식물들이 있다
최근 식물원을 2016년까지 완료 확장하고 문화유산 박물관도 열어 15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현재 크기의 1/6인 9.8ha를 더 확장하면
총 74ha에 달하는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운동과 산책 등을 즐기며 많은 싱가포르인이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있으며 앞으로도
자손들이 공유하게 될 소중한 녹지 공간으로 도심 속에서 근사한 자연을 만나
사람과 식물이 교감할 수 있는 싱가포르 최고의 공원이다.
크게 탱글린Tanglin 센트럴 코어Central Core 부킷 티마Bukit Timah등으로
나뉘며 중심부에는 호수와 테마 공원이 있다
호수 안에는 신기하게도 메기가 눈에 보이게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보던 물고기가 반가웠다
힐링 가든은 전통적으로 약으로 쓰이던 식물로 구성된 웰빙의 느낌을 주는 정원을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들었다
제이콥 발라스 정원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과 자연을 그대로 이용한
나무집과 미끄럼틀 독특한 놀이기구 등이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게 했으며 식물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교육 전시물 등이
있어 아이들의 교육장소로도 유익할 것 같다
여러 식물의 진화를 보여주는 에볼루션 가든도
매력적인 정원인 동시에 학습의 장으로 인기가 많다고 한다
국립 난초 정원에는 3,000여 종의 진귀한 난초들이 장관을 이루고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난 꽃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 밖에도 1,000여 종의 생강이 모여 있는 진저 가든과 향이 좋은 식물과
벤치로 구성된 쭉쭉 뻗은 열대수목이 우거진 곳에서 영화 상영이나 공연이 펼쳐지는
심포니 레이크등도 각양각색의 특별한 테마를 가진 정원이 있다.
열대 우림 길 레인 포레스트는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정원 조형물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나무들도 볼 수 있다
마치 자연 속에 도시가 있는 듯한 식물원이자 공원인 보타닉 가든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삼림욕을 하는 기분이 들어 사진도 찍으며 그다지 바쁘지 않게
소풍 온 기분으로 긴장까지 놓아 버리고 쉬었던 끝도 없이 펼쳐진 잔디와
울창한 수목들 60만 종의 식물과 호수 고즈넉한 산책로
고목들의 가지에서 땅으로 공간 이동을 하느라 축축 늘어진 뿌리는
열대 지방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보타닉가든에서의 기억들이
곧, 곰비임비 벙글어질 꽃들과 탱글탱글 가슴 부푼 종달새들이 짝하여
수양버들 넘실거리는 이곳을 원도 끝도 없이 날겠지
오늘은 강변에서 추억의 책장을 넘기고 있다.
곽 짜인 일정에 발리로 날아갔지만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한 일본은
"쇼와의 시대에 얻은 남쪽의 섬" 소남도昭南島라고 불렀다는 싱가포르
눈치 볼 것 없이 자유를 만끽했던 그곳 직업 전향을 해야 하는
마음 시끄러운 요즈음 그곳이 다시 또 가고 싶다
늘 여행을 하며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지만, 싱가포르는 조금 특별하다
섬세한 손길로 조각한 듯 잘 정돈된 도시가 4면의 바다를 열어
세계의 자본과 기술을 받아들인 거대한 인공정원 같았다
철저한 통제와 계획에 따라 좁은 땅을 나눠서 아껴 쓰는 지혜가
절박했던 지난날을 잘 견뎌낸 수확의 보람 아닌가 싶다
강변을 미끄러지듯 멀라이언 공원 클락 키 등 고층 빌딩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조명과
강을 가로지르는 아름다운 빛의 축제들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시작되는
레이저 불빛 쇼의 화려함과 밤이 되면 강가의 카페들도 활기차던 그곳
각 명소를 지날 때마다 얽힌 이야기나 역사적 사실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온다
물론 영어로 말한다. 사전 정보를 알고 가지 않으면 대충 알아들어야 한다
단어 하나하나 끼워 맞춰 가면서 말이다. 밤에 즐기는 히포 리버 크루즈 여행은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화려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오늘도 깔창 밑에 낀 돌 부스러기가 열병을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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