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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30구간(우두령-석교산-밀목재-삼막골재-삼도봉-전망대-부항령)
1.일시: 2018년 5월 18일 금요일~ 19일 토요일
2.참가인원: 전과 동+ 딱선생
3.날씨: 비는 아니오시는데 옅은 운무가 잎새에 머물다 우리가 지나갈 때를 놓치지 않고 물폭탄 세례를 퍼붓는다. 이렇게 계속적으로차가운 물폭탄을 맞다보니, 양팔이 얼얼할 정도로 시리다.
제대로 소나기를 맞는 것보다 쥐똥만큼은 견딜만한데 이 물폭탄에 오래 노출되다 보니 몸이 말 그대로 개떨듯 떨린다.
결국 소나기와 진배없이 온몸은 물에 빠진 생쥐 꼴이다. 부항령 다와서 하늘이 열리는데햇볕이 그리 따뜻하고 좋은 줄 몰랐다.
4.산행거리 및 시간
대간 산행 전 전날부터 시작해서 전날까지 비가 장맛비 처럼 내리더니, 일기 예보는 대간 산행 당일엔 비가 안오시고 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기예보를 찰떡같이 믿었다가 개떡이 되어 개떨듯 떨었다.
비는 예보대로 안오긴 안왔고 다른 것이 우리를 엄습했다 물폭탄이!
김천 날씨가 13도로 되어 있는데 우린 왜 개떨듯 떨었을까~잉?
현재 지도에서 보듯이 우리의 대간상의 진로는 동에서 서남 방향으로 에둘러 돌아간다.
다음 다음 구간은 덕유산 구간이다.
삼도의 경계점을 이리 저리 스쳐가며 충북, 경북, 전북의 냄새를 한번에 온몸으로 받아 들인다!
삼도봉은 전국 통 털어 이곳이 유일이지 싶다!
아! 또 하나가 있으니 지리산 삼도봉(전북,경남, 전남)이다!
이것 이외는 결단코 음따!
찾는 사람에게 상을 주마 밥상을...
이다음 구간에도 삼도봉이 있던데 뭣이여 누가 진짜여?
저녁도 먹을 겸 내일 우리의 양식도 챙길 겸 해서 스파랜드 찜질방 근처 선술집엘 들어갔다. 깔끔하면서 가격도 저렴하여 우선 마음에들었는데 오잉 맛까지 좋으다!
밥이 없다기에 어짜피 주먹밥도 싸야 하고 저녁도 먹어야 하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달라고 부탁했다.
우리가 목구멍으로 알콜을 집어 넣는 시간에...
대체적으로 반찬이며 안주류가 깔끔하고 맛이 있었다.
앞으로 마지막 남은 한번의 김천행에 다시 들르기로 약조하고 취침하러 스파랜드로 고고!
약국 간판인줄 착각했다!
알콜스! 술집 간판이 이렇게 생긴 건 머리털나고 처음본다. 그러나 값싸고 맛만 있으면 그만 아닌가!
다음 번에는 안먹어본 걸 먹어보리라!
김천 스파랜드를 택시로 출발하여 이곳 우두령으로 오는데 이 기사 우두령을 정확하게 모르는 모양이다.
간헐적으로 빗방울이 차창을 들이치기는 하지만 걱정할 정도는 아니어서 풍경을 감상하며 지나는데, 촉이 발달한 '그윽한 미소'가 우두령가는 풍경이 아니란다.
허거걱! 결국 온다는 것이 덕산재와 소사고개 사이에 있는 삼도봉에서 분기하는 수도지맥상의 우두령 입구로 온 것이다.
그러니까 이곳에는 우두령이 두개가 있다.
하나는 수도지맥상의 우두령과 백두대간 상의 우두령이...
해서 한시간을 고스란히 까먹고 우두령에 도착했다. 기사는 연신 미안하다고 하지만 어쩌겠는가 모르는 것을!
택시비는 허비한 거리를 뻬고 이전에 냈던 요금 삼만오천원을 냈다.
우두령에 도착하니 벌써부터 한기가 쏴악하고 전신을 끼친다.
봄이 하마 지나갈까봐 부지런히 옆구리로 얼굴을 들이밀고 있다. 바쁘다 바빠!
이번 구간 가장 높은 봉우리 석교산 정상이다. 그러나 정상에는 운무만 가득하고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옷매무새는 멀쩡한 것 같지만 물폭탄을 순서에 입각하여 맞는 바람에 온몸이 젖어들고 있다. 제일 마지막으로 따라오는 '딱선생' 만이 물폭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잎새에 맺힌 물방울을 앞에서 흩고 가니깐!
석교산 동영상!
어떤 지도에는 화주봉(석교산)으로 되어 있던디...
산 하나에 두개의 이름이라, 좋은 것이여 나쁜 것이여?
큰앵초!
초원의 신사, 젊은날의 슬픔, 비통, 행운의 열쇠, 소년시대의 희망, 이중에서 택하라면 나는 '행운의 열쇠' 를 택하리!
1,175m 암봉.
분명 날이 맑으면 조망이 죽이는 전망대인데, 아쉬움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발걸음을 옯긴다.
그런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분명 비는 안오시는데 왜 자꾸 옷은 젖어들고 한기가 살갖을 파고들까나?
미나리아재비!
하늘의 노란 별똥별이 땅으로 내려와 하트 모양의 이파리를 가진 꽃이 되었으니 그것이 미나리아재비!
내려온 걸 후회해 다시 하늘로 올라가려 새털처럼 가볍게 대궁을 비웠다는 슬픈 꽃!
감자난초!
공생하는 균이 있어 옮겨 심으면 죽는다는 까탈스런 꽃!
줄기는 약용으로 종기나 담을 없애준다고 한다.
밀목재 도착 10시 9분.
밀목재는 나무가 빽빽하고 울창하게 들어차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 나무들에서 떨어지는 빗물 덕에 우리는 차가운 물에 절어있다.
여기 헬기장 아니면 도저히 점심 먹을 장소가 없을 것 같아 밥상을 차렸다!
바닥도 뽀송 뽀송하고 젖은 옷도 추스를 수 있어 최적의 장소다. 좌우로 바람도 막아주니 한기도 덜하고 말이다.
하도 날이 추워 평상시 같으면 그냥 먹어도 맛있을 주먹밥(볶은 김치가 중앙에 앙꼬로 들어 있음)을, 라면 국물에 첨버덩 담가 다시 끓여 먹었다. 얼었던 내장이 풀리면서 의식이 돌아온다.
차가운 빗물에 계속 노출되면 한여름이라도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굉장히 위험한 상황을 맞게 되는 것이다.
주먹밥의 비주얼!
그 모양 만큼이나 맛이 있다! 지금은 뭐든 더운 것이 들어가줘야 한다! 시원한 막걸리 조차도 입에서 거부한다!
버너에 있는 마지막 기름까지 쥐어짜 몸을 녹이고 있다. 지금이 5월 중순인데 이래도 되는 겨?
자리를 떠날 때까지 불 옆을 벗어나지 않는 우리의 안빈낙도 회원들!
얼마나 추웠으며 이럴까 하지만 격어보면 알 일이다. 운무와 안개비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삼막골재 도착12시43분.
막을 친 것 같이 나무가 울창하고 우거졌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는 조촐한 운동시설이 설치되어 있는데, 글세 여기까지 올라와운동하고 가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아니면 등산하면서 지친 몸으로 운동을 또 하고 가라는 것인가?
삼도봉은 경북 김천시 부항면, 충북 영동군 산촌면, 전북 무주군 설천면등 삼도의 경계에 있는 곳이다.
삼도봉과 민주지산 일대는 백제와 신라가 치열한 영토 전쟁을 치룬 지역이고 삼도가 만나는 곳이라 사투리와 풍속이 모두 확인되는 곳이라고 한다.
삼도의 기를 팍팍!
거북이를 깔고 앉으면 오래 사냐?
쥐오줌풀!
허풍스럽게 생겨 먹질 않았는가?
꽃말이 허풍이란다! 작명 하나 기가막히게 했다!
그런데 쥐오줌풀이 수면제 중독을 막아주는 수면 유도 물질이 들어있는 약초라니 헐 하고도 허거걱!
민백미꽃!
한방에서는 뿌리를 백전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기침이 심하고 가래가 많을 때 사용한다고 한다.
꽃말이 '그대 곁에' 이다!
캬! 좋다 듣기만 해도...
은방울꽃!
웨딩 부케의 대명사 은방울꽃, 그러나 거의 재배가 되지않아 가격이 100~150만원 하는 고가의 부케란다.
성모마리아와 같이 청초함의 대명사라 하니 돈들일만 하질 않는가!
그 많은 은방울꽃이 도대체 돈으로 얼마여?
그것도 자연산인디...
나무 데크를 그럴 듯하게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개발에 편자 꼴이다.
이곳하고는 전혀 맞질 않고, 주변 환경하고도 어울리지 않는다.
양쪽에서 나무들이 침범하고 있다. 조만간에 있는 그대로 자연 복원될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앉아서 사진 찍기는 좋지만, 이런 용도로 만들지는 않았을텐데 전시 행정이 아닐른지!
이건 뭣이여?
이런 것들이 우리가 지날 때 인사를 하는건지 물세례를 머리 위로 뿌린다. 한여름 같으면 시원해서 고마워할텐데, 지금은 아니올씨다!
지금은 고도의 염장질일 뿐!
병꽃나무!
고비?
박석산 도착 14시 43분.
'바람' 은 지금 "이그 이놈의 빗물을 어찌할 것인가?" 하고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고 있다. 뭔 고민을 그렇게 혀?
비오면 맞고 물폭탄 쏟아지면 샤워하며 지나가면 되지!
'딱선생' 은 오랬만에 대간에 들어서서 그런지 폭탄도 좋고 몸이 개떨듯 떨려도 마냥 좋은 모양이다.
일월비비추!
연한 잎을 데쳐서 쌈 싸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으며 달착지근하고 부드럽단다.
독초인줄 알았더니 등산로 옆에 대궁이 잘린 비비추를 보면서 산짐승들은 독초도 먹나 하고 의심을 했는데, 나의 지식의 오류였다.
맛난 풀인 줄도 모르고 지나쳤으니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것이 진리임에 틀림없다!
둥굴레 군락지!
맷돼지 밥상이다. 한번 흩으면 삼박 사일은 아무것도 안먹어도 될 듯 싶다!
드디어 운무가 걷히고 하늘이 열리는 순간이다. 장님이 눈뜬 기분이랄까 눈앞이 다 시원해진다!
백수리산 동영상!
간헐적으로 해가나기 시작하니 한기가 사그러든다. 정말이지 태양은 생명의 근원임에 틀림없다. 한줄기 햇볕이 몸을 풀리게 하고 생기가 돌게하니 말이다.
우리 머리 위를 무겁게 덮었던 운무와 안개비는 햇볕의 위상에 눌려 줄행랑을치고 있다.
이런 경치를 보며 가는 산행은 덜 힘이 드는데, 좌우 사방이 막힌 그야말로 안개 지옥에서는 힘이 더들 수 밖에 없다!
황악산 구간에서는 정상 부근이 초록의 몰결이 아니었는데, 이곳은 이미 녹음 방초가 지천이다. 자연은 하루가 다르게 여름으로 치닫고 있다.
부항령이 다와 가니 좋아서 그런 것이여 아니면 해가 나서 이젠 살만해서 그런 것이여?
아주 좋아 죽는구만!
부항령까지는 내리막 길 1.5km만 남았다.
10시간째 산행중이다! 햇볕이 나무들 사이로 언듯 언듯 비추니 한결 행동도 부드러워지고 옷도 뽀송 뽀송해진다.
해가 이렇게 좋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드디어 釜項령 도착이다.
부항령 밑으로 터널을 뚫었는데 부항령 터널이 아니고 삼도봉 터널이다. 삼도봉은 여기에서도 북쪽으로 10km지점에 있는 것이고, 또하나는 남쪽으로10km지점에 있는 대덕산에도 경남, 경북, 전북의 지경인 삼도봉이 또 있다.
왜 부항령 터널이라 부르지 못했을까?
들리는 말로는 지역이기주의 때문이라는데, 터널의 이쪽은 부항면이고 터널 저쪽은 무주군 무풍면이라 전라도쪽에서 반대하여 이름도 상관없는 삼도봉터널이 된 것이란다.
부항이란 지명은 원래 고개 아래에 있던 가목마을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목이란 마을이 자리 잡은 곳이 가마솥 같다고 해서 가매실또는 가매목이라 하였는데 한자로 표기한 것이라고 한다.
어쨌든 원래 이름이 있는데 뜬금없이 삼도봉터널이라는 것은 이치에 맞질 않는다.
이제라도 우리부터 부항령 터널이라고 부르자!
부뚜막을 닮은 고개 그 이름하야 부항령!
부항령 팻말 뒤에 고양이가 매달려 있나? 어째 고양이 발이 보이누?
고양이가 턱걸이 하는 건 아니겠쥐?
드디어 부항령 터널 도착이다!
아침에 타고 온 택시를 불렀는데 이미 와서 기다리고 있다.
김천터미널에 도착하여 젖은 옷을 갈아 입고 매번 가는 오뎅집에 들러 주인장이 감춰 논 비장의 수면제(쇠주) 한병을 시켜, 4등분하여 뱃속에 떡볶기랑 오뎅을 우그려 넣었다.
이놈들이 들어가면 내몸을 데우고 나를 꿀잠으로 인도할 것이다. 등산화도 젖어 껄쩍지근했지만 잠의 나락으로 빠지는덴 아무 문제가없다.
고향의 맛집 도착!
안먹어 본 것을 먹으려니 마땅한 것이 없다.
그래서 시킨 것이 생선구이, 이게 가자민지 모르지만 나오자마자 뼈만 남았다. 살은 다 어디간 겨? 마실간 겨?
부추전이랑 밥이랑 고등어 조림을 배가 찢어지게 먹고 또 먹고, '바람' 은 거기다가 밥을 한공기 더 먹으며 하는 말,
나 탄수화물 중독인게비여 시방!
핑계를 대려면 뱃고래에다 핑계를 대야지 왜 애먼 탄수화물을 들먹이누?
여기는 많이 먹는다고 타박하거나 눈총주는 사람이 없다. 내가 주인이고 먹는 사람이 왕이다.
'바람' 한그릇 더 하지!
오늘도 수고한 우리 안빈낙도 회원들에게 물개 박수 짝짝짝!
나의집 도착 시간 12시 반.
첫댓글 청학!!꽃이름에 동네유래 등 연구하느라 고생 많았다...
딱선생도 오랫만에 쫒아와 고생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