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혹은 우드의 표면을 보면 볼록하게 커브가 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위에서 보았을 때에 옆으로 볼록 한 것을 벌지 (Bulge), 그리고 옆에서 보았을 때 볼록 한 것을 롤 (Roll)이라고 부르고, 드라이버 페이스 디자인을 할 때 아직까지 제대로 효과 및 설계 방법이 규명되지 않은 부분중 하나라 하겠다.
그림 1: 벌지(Bulge)의 개략적인 원리
먼저 중요한 벌지(Bulge) 부터 살펴 보도록 하자.
그림 1에서 보듯이 벌지(Bulge)는 보통 8인치, 10인치, 12인치 등의 곡률 반경을 가지고 디자인 된다. 곡률 반경이 작을 수록 좀 더 급한 커브를 가지고 있는 것일 것이고, 곡률 반경이 클 수록 완만한 커브가 될 것이지만, 최근 현대 골프 클럽 메이커들은 굳이 원호 모양을 띠지 않고 새로운 커브 모양을 창출해 내기도 한다.
이러한 벌지(Bulge)의 역할은 기어 효과 (Gear Effect)라는 것에 따른 것이다. 만약 골프 클럽이 아웃사이드 인이나 인사이드 아웃이 아닌 스퀘어로 접근한다고 가정한다면, 페이스의 토(toe)쪽에 임팩트가 일어나면 훅 스핀이 걸리고 힐(hill)쪽에 임팩트가 일어나면 슬라이스 스핀이 걸린다는 것이 기어 효과이다.
왜 그럴까?
그림 1: 벌지(Bulge)의 개략적인 원리
골프 클럽을 위에서 보았을 때에 무게중심은 페이스에서 한참 떨어진 바디 중간 어디쯤에 위치할 것이다. 이 무게중심과 실제 임팩트 지점과의 거리 차이는 대용량 헤드일수록 더 커질 것이다.
문제는 페이스의 스윗 스팟이 아닌 곳에 임팩트가 일어날 경우 이 거리 때문에 순간적으로 비틀림 현상이 생긴다는 데에 있다. 이 비틀림의 양은 샤프트의 강성에 많이 의존하는데 – 샤프트의 토오크가 작거나 팁 스티프 (tip stiff)샤프트라면 덜 휠 것이고, 아니라면 더 많이 휠 것이다 –
이 비틀림이 일어나는 동안, 즉 임팩트가 일어나는 동안 골프공과 클럽 페이스는 완전히 밀착되어 있게 된다. 만약 토우 쪽에 임팩트가 일어난다면 그림 1에서 클럽 페이스는 시계방향으로 회전하게 되고, 톱니 바퀴가 맞물려 가듯이 공에는 반시계 방향으로 스핀이 걸리게 된다.
그림 1: 벌지(Bulge)의 개략적인 원리
그러므로 만약 벌지(Bulge)가 없는 페이스에 임팩트가 일어난다면 최초 궤적은 똑바로 날아가겠지만 기어 효과에 의한 훅 스핀 때문에 결국 왼쪽으로 휘어져 버리는 결과가 일어날 것이고, 이를 보상해 주기 위하여 볼록한 커브를 주면 아예 공을 약간 오른쪽으로 최초에 날아가게 하면서 훅 스핀에 의하여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그러한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게 된다.
물론 힐 쪽에 일어나는 임팩트는 반대효과를 가진다 (그러나 샤프트에서의 거리가 비교적 가까우므로 비틀림이 덜하게 되고, 결국 토우쪽에서 일어나는 효과보다는 조금 덜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똑같은 임팩트 지점을 때리는데 스윙 스피드가 빠른 사람과 느린 사람은 기어 효과가 어떨까? 당연히 스윙 스피드가 빠른 사람이 비틀림도 많이 일어날 것이고, 덕분에 토우 쪽의 임팩트일 경우 훅 스핀이 많이 걸리게 될 것이다. 그래서 스윙 스피드가 빠른 골퍼들이 여성용 채를 가지고 스윙 할 때 훅이 나는 이유중에 하나가 이러한 것도 있다고 보기도 한다.
꼭 이러한 벌지(Bulge)가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 골프 스윙이라는 것이 같은 것이 하나도 없어서 스윙 궤도가 아웃사이드 인일 수도 있고 인사이드 아웃일 수도 있고, 클럽 페이스가 열려 맞을 수도 있고 닫혀 맞을 수도 있다.
이러한 모든 경우를 변하지 않는 벌지(Bulge) 설계 및 곡률 반경 가지고 만족시키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그림 1: 벌지(Bulge)의 개략적인 원리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최근 골프 클럽 메이커들이 비대칭 벌지(Bulge) 설계를 내 놓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많은 아마츄어 골퍼들이 클럽페이스가 열려 맞는 슬라이스를 많이 내는데, 이를 벌지(Bulge)로 부터 만회하기 위하여 곡률의 정점이 스윗 스팟이 아닌 토우 쪽으로 치우쳐 있는 모델을 내 놓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클럽 페이스를 닫히도록 설계한 클럽이나 이러한 벌지(Bulge)의 비대칭을 통한 슬라이스 방지, 과다한 오프셋을 통한 슬라이스 방지 등의 클럽 설계 방법은 일종의 땜빵식 처치에 불과해서 결국 스윙을 향상시키는데에 해가 된다고 본다. 그리고 과다한 벌지(Bulge), 즉 작은 곡률 반경은 결국 임팩트시의 감각을 이상하게 만들고 클럽의 컨트롤을 힘들게 하는 측면도 있다.
또한 이러한 기어 효과는 실제적으로 아직 얼마나 일어나는 것인지, 정확하게 규명이 된 바가 없다는 것도 중요하다. 아니면 각 클럽메이커들이 마지막까지 비밀로 지키는 영역인지도 모른다. 이 커브는 실제로 최근 많은 문제가 되고 있는 스프링 효과 페이스와도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만약 페이스가 임팩트시 찌그러진다면 실제 필요한 벌지(Bulge) 보다도 더 급한 곡률반경을 가진 벌지(Bulge) 디자인을 채용하여야 하는데,
그러한 디자인 과정에서의 해석 및 실험 부문은 필자의 소견으로도 만약 정말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면 상당한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필자의 다른 추측으로 클럽들 사이의 품질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에도 이 벌지(Bulge) 디자인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단조가 아닌 주조 클럽에서 실제로 로프트 각도의 경우에도 0.5도 이하의 오차를 가지기가 쉽지 않은데, 이러한 정밀한 커브의 모양과 곡률 반경을 일관성 있게 구현해 낸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벌지(Bulge)의 개략적인 원리
왜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에는 벌지(Bulge)가 많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 그 답은 헤드의 사이즈에 있다. 헤드의 사이즈가 작고 특히 아이언의 경우에는 무게중심과 임팩트 지점과의 거리가 멀지 않으므로 뒤틀림 효과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주 연한 그라파이트 샤프트를 쓴다면 기어 효과가 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만, 어찌되었건 굳이 힘들여서 만들기도 힘든 벌지(Bulge)를 디자인해 넣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다.
가끔가다가 볼 수 있는 드라이빙 아이언들의 경우에는 비교적 헤드의 크기가 크고 토우와 힐 사이의 거리가 길기 때문에 이러한 벌지(Bulge)를 디자인해 넣기도 한다.
첫댓글 풍차, 좋은글 올리느라 수고 많습니다.... 올 겨울방학 쯤에는 퍼블릭에서라도 좀 배울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그렇게 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