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식, 고독한 1인입니다. 기타실력은 초딩 실력...
허나 기타선율은 한없이 아름답고, 30년전 내손에 들어온 가야 기타
먹고사는 일로 제대로 쳐보지도 못하고 방치하다, 오랜시간을 기다린
끝에 다시 단장 하고 작년부터 틈틈히 연습하나. 노안시력과 기억력,
양손의 바란스, 운지도 힘듭니다. 그래도,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아래글은 제가 가야기타 부활기를 상.중.하로 나눠서 쓴 글입니다.
우선 "상편"을 올려봅니다. 별것 아니지만, 기타애호가 선배님들께
신고하는 의미로 올려봅니다. 앞으로 많은 지도 편달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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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대한민국 남자로 태어나 국방색제복 입고, 강원 산골 산악군단에 배치를 받아 근무중,
신입으로 부산태생의 클래식기타를 잘 연주하는 이등병이 있었다. 그가 졸병티를 벗어날 즈음
그와 나는 휴식시간을 맞춰 2년정도, 개인사사를 받다, 제대를 하며, 군복무때 감성을 유지하고
싶어 당시,꽤 여러달에 달하는 급여를 모아 두었다가, 종로2가 악기상에서 졸병 스승님이 추천
하여준 가야, 오봉 두가지를 비교하다 이 수제품 클래식기타 "가야(伽倻)"를 구입하게 되었다.
"手製品 伽倻 吳赫煥" 조금 작아 보이지만, 왠지 끌리는 폭이 깊고, 맑은음에 끌려서였다.
장가를 가기전 까진 퇴근을 하면, 가끔을 연주를 하며 무료함을 달래기도 하였으나, 군대
시절만큼은 운지가 되지 않았고, 자꾸만 퇴보되는 것을 느껴가며,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1983년 결혼 하고, 큰아이가 태어나며 악기 소음이 육아에 지장을 주게되고
잦은 출장에다가, 퇴근하면 걸친 한잔술, 도시생활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으로
나의 재산목록 1호였던 기타는 아내와, 자식들, 늘어나는 살림살이로 인해 장농위로
올라가는 신세가 되어버렸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겨울철이면 연탄을 때는 당시
아파트의 구조상 하드케이스에 넣어두었음에도 장시간 전해진 열기로 인해 네크가
휘어지고, 사운드홀도 불룩하게 배가 불거지고 브릿지가 벌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연주를 하면 일정한 부분에서 버징소리가 섞여 나오고, 불룩해진 사운드홀은 금방이라도
산고를 해결해 버릴것만 같아 안쓰럽기도 해, 하드케이스에 넣어 놓고, 이사 갈때는 버리지
않고 챙겨갔다. 그러면서 다시 몇해가 지나고, 구입했던 곳도 없어지고, 제작자를 수소문해
도 알수가 없는 상태로 지나다, 세고비아 김진영님 핸드메이드 SCH-50을 구입하면서,
가야는 나의 관심에서 사라질수밖에 없었다. 가끔 집안정리를 하며 버리려고 하였으나
아내가 버리지 말라며 챙겨두어 지금까지 곁에 두게 되었다.
그러던중, 내 나이도 50중반을 훌쩍넘어, 아이들도 다 성년이 되고, 기타생각이
문득 떠올라, "가야"기타를 다시 꺼내본다. 곳곳에 30여년간 겪은 세월의 흔적티
가 남아는 있지만, 다시한번 이녀석을 살릴수 없을까 하는 기대감에, 웹서핑을
이곳 저곳 하다보니, 가야악기란 곳이 눈에 띤다. 반신반의 입수한 전화번호로
신호를 보내니, 허걱, 가야를 직접 제작하셨다는 분께서 전화를 직접 받으신다.
가야를 제작한 분을 만나기로 약속한 날인, 2010.4.11(일) 아내와 함께 드라이브도 할겸,
미사리에서 강변손두부로 점심을 마치고, 경기 광탄면 용미리쪽으로 차머리를 돌린다.
드셌던 지난겨울 동장군도 봄바람엔 어쩔수없이 물러가고, 살구꽃이 만개해 자태를
자랑하는듯 하다. 내마음도 "가야" 제작자를 만난다는 들뜸에 가속페달을 세게 밟는다.
"가야"가 과연, 정말로 부활을 할수있을까?
아랑훼즈, 어거스틴, "가야"만큼 오랜세월을 개봉을 못한채 하드케이스속에서
기다린, 6현의 울림줄들도 설레였는지, 붉은 카펫위에 온몸 속살을 드러내고,
울림을 채비를 하듯 나붓이 드러 눞는다. 어서 내 답답한 걷옷을 벗겨주셔요,
그리고 날 맘껏 짚어주고..... 튕겨주고 세요......^^
2010. 4. 11(일). 32년 묵은 가야 수제품 기타 쥔장, 김대현
첫댓글 중편이 기다려집니다~!!!
제 아시는 선배님도 천달사님처럼
오래 된 가야기타를 저에게 보여주시면서
쓸만하냐고 하셨지요 ^^
제가 쳐보니 소리 좋던걸요 ㅋ
그러시군요^^ 맑은 소리를 내야 하는데
쥔장 실력이 영~~^^ 그래서^^
많은 지도편달 바랍니다.
흠 아주 멋집니다.
소리도 묵은 만큼 아주 잘 날것같아요 ^^
맑고 깊은 소리가 나는 것 같습니다.
무광으로 마무리까지 했다는...^^
억! 저도 군대시절 파견대장님께 클래식기타를 배워 직장에 막 들어온 다음해인가? 1983년쯤에 구입한 가야기타 오혁환 수제품을 아직도 가지고 있습니다. 특별히 관리를 하지도 않았는데 아직까지 전혀 이상없이 소리를 잘 내어 주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무가 상당히 가벼워 졌습니다. 한동안 기타를 치지 않았는데, 이제 퇴직도 다가오고해서 다시 잡아 보려니 잘 되지를 않네요. 그러나 30여년이 지난 가야기타는 아직도 건재합니다. 아직까지 배부름이나 버징 등 어떠한 문제도 발생 하지않고 소리를 잘 내어 줍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저와 비슷합니다. 가볍기도 하지만,
꽤 많은 부분 재활수술을 했읍니다.
다행이 제작하신 분께서 하셨다는..^^
그래서 더욱 건강해 졌다는...^^
남자들 대부분이 군대제대후 먹고 사는데 신경이 쓰이다 보니 기타하고는 자연스레 멀어지게 되나 봅니다. 그러다가 다시 세월이 흐른뒤에 장롱속에서 다시 꺼내 들게 되고요... 너무나 애틋합니다 저두 비슷한 사연 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