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절을 맞아 유비와 유표가 술잔을 기우리며 쉬고 있는데 유표의
장남 유기 왈, 지금 채모가 죽이러 오니 유비에게 피하라고 이릅니다.
유비는 신야로 도주하고 유비가 없어진 숙소에는 유표를 조롱하는 시가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유표는 시가 조잡하다며 유비의 짓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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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를 물립니다. 형주에서 1년에 한 번 열리는 묘회에 참석해 달라는
유기의 청에 응해 조운을 대동하고 참석하게 된 유비는 또다시 나타난
채모의 군사들 때문에 곤란에 처합니다. 꼴통 채모는 유표의 승낙도
받지 않고 유표의 손님인 유비를 죽이러 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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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주는 물자가 풍부하고 인구가 많았으며 인재 층 자체도 풍족하다고
할 수 있어 이를 바탕으로 힘을 길러 천하를 도모해 볼만도 했으나,
유표는 죽는 순간까지 적극적인 전략을 구사하지 않고 그저 조용히
지내기만 했습니다. 후한서에 따르면 유표가 20년간 형주를 다스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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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축재한 재산은 전혀 없었다고 해요. ‘범엽’은 유표에게
장자다운 풍모가 있었다고 해요. 단지 가만히 누워 관망하면서 천운을
거두고 천하가 삼분될 것이라 여기니 나무인형과 같은 인물이라며
별로 좋지 않게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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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어람'에 따르면 유표는 남쪽 땅을 마음대로 차지했고, 자식들 또한
방자하게 날뛰는 성품이었는데 이들 부자는 하나같이 술을 좋아했다고
해요. 술잔 세 개를 만들어서 큰 것을 ‘백아’라 하고, 다음 것을 ‘중아’,
작은 것을 ‘계 아‘라 했고 백아는 일곱 되, 중아는 여섯 되, 계아는 다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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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가 들었는데, 술자리 끝자락엔 큰 바늘을 둬 취해서 바닥에 쓰러져
뻗은 사람이 있으면 갑자기 바늘로 찌르며 취했는지 확인했다고 합니다.
별 희안한 주법이네요. 이는 조경후가 통에 담은 술을 사람에게 부은
것만큼이나 추악한 일이라고 덧붙이고 있습니다. 이로 미뤄 짐작하건데
유표 삼부자의 술버릇은 매우 좋지 않았던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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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비는 강으로 가로막힌 길에서 구사일생하지만 산 넘어 산이라고 이
산을 넘으니 저산이 있습니다. 산속을 헤매다가 외딴집을 찾아 들어
갑니다. 거기서 묵으면서 ‘서서’를 만나 서서에게 군사가 되어 달라고
부탁을 해요. 그러나 군사회의에서 동생들과의 마찰이 생기게 되고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