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발로 가는 낙남정간 종주 제10구간★
고향으로 가는 脈 | |
정날재-305봉-백운산-391봉-문고개-부런이재-양전산-봉대산-350봉-돌장고개
2004. 6. 13.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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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새벽 4시50분 부회장과 mbc의 허군과 함께 떠난 강원 정선 동강 백운산 답사길. 잠한숨 못자고 먼 길을 갔지만 단양천위 남한강에서 시작되는 이른 아침의 강가 풍경은 싱그로움 그 자체였다. 정말 오랫만에 느끼는 여행의 묘미다. 영월에 다다르면 남한강은 정선 동강의 큰 물줄기와 신동읍 예미리 고랑에서 내려오는 실낱같은 물줄기도 예사로 여기지않고 큰손으로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어느해였지 희망을 안겨주었던 석탄길 태백선 숨차게 오르던 기차마져도 이제 긴 호흡음이 들리지 않는다. 정선 신동읍(이름이 읍이지 이곳 면소재지 보다 더 적게 느껴짐)의 짧은멈춤 그리고 죽령.육십령보다 더 돌고돌았던 고성리재(구러기재) 점제나루의 이종수 어른의 빈배.유속없는 동강.그리고 당찬 백운산과 제장나루의 주막. 동강은 이방인들에게 추억을 제공하기에 충분한 거리에서 볼거리를 가지고 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4시간 정도 수면)출발지에 나가니 모두들 기다리고 있다. 오늘은 고향으로 가는 맥이라 김해아우는 벌써 금곡에 도착하여 우릴 기다린다며 전화가 왔고 고성 정날고개로 일행들 실어다줄 하창준 운영위원도 금곡에서 기다린다는 전갈이 와 여대장은 차를 급히몰고 간다. 고향 우체국앞에서 합류하여 돌장재에 도착하니 대전 통영간 고속도 공사현장엔 인부들의 손놀림이 부지런하다. 공터에 차를 세워두고 정날고개에 도착하니 8시22분 날씨는 무척 쾌청하다. 정날고개 반사경을 뒤로하고 작은섬 같은 산에오르니 풀향기가 좋다. 여위지만 키큰 소나무숲을 지나고 얼마 진행하지 않아 이내 임도를 만났다. 멀리 이화공원 묘원이 아득하고 얼마전 답사때 부착한 리본이 우릴 반기지만 이내 굵은 쇠줄이 외부인 통제하는 농장 바리케이트가 볼상 사납다. 다시 우측 능선을 올라 솔숲길과 잡목숲을 지나 백운산으로 가는데 산딸기가 정간꾼들 유혹한다. 쾌청한 날씨지만 울창한 숲으로 기대했던 유년의 그림을 볼수가 없어 답답하기 그지없다.
정날고개
390봉엔 산불 흔적도 있지만 태풍매미의 상처가 보행을 더디게한다. 철탑(송전탑)을 지나 백운산(동강의 산명과 같음)을 오르면서 붉다못해 검게 변해가는 산딸기를 한옹큼씩 따 입에넣고 사방을 둘러보아도 조망은 어렵다. (09:32)완만한 경사가 계속되고 391봉에서 문고개로 내려가는길은 경사가 급해 힘이든다. 정선 왕복운전과 산행으로 부회장도 피곤한지 오늘은 속도가 느리다. 10시14분 문고개에 도착해 휴식하면서 주변을 응시해보지만 조망이 없다. 첩첩산중처럼 느껴지는 고향길에 김해아우는 신바람이 나는지 산행대장과 선두다. 작년까지만 해도 큰산을 기피하던 사람이 이젠 완연한 산꾼이 되어 일요일이면 가까운 신어산이라도 올라야 몸이 개운하단다.
문고개
다시 일어나 맞은편 산에올라 10시33분 부런이재(영부리재)에 도착했다. 이 길 따라 내려가면 영부리마을 중학교시절 친구들이 서넛 있었던 곳이다. 물론 시방은 모두 객지에서 살지만... 무던히도 긴 시간의 흐름속에 이제사 2차선 도로가 포장되고 멀게 느껴지던 재넘어 고봉가는길은 이제 5분이나 걸리려나... 영부리 지나면 영동마을이고 그 다음이 당시 유일하게 공립학교였던 졸자가 다니던 영현중학교다. 신축한 교실이 없어 푸라다나스 그늘 밑에서 각자가 주워온 돌방석에 앉아 반년도 넘게 수업을 받았고 오후엔 운동장 확장과 연못파는일에 모두가 동원되었다. 찐빵하나 사먹을 여력이 없어 배탈날 각오로 부잣집 아들놈과 죽기살기로 먼저먹기 내기를 하던 그 시절. 영천벼리끝 삭풍 몰아치는 겨울아침 학교뒤 징검다리 건너가면 무명 내복입은 바지 가랑이 사이로 웬놈의 바람은 그리도 차겁든지 암울했던 그 시절도 이제 생각해보니 모두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추억이다. 그 때 잔솔들이 모두 커 유년의 그림마져 막아선다.
부런이재. 우측 길따라 가면 친구들 보리고개 넘던 영부리.영동이다.
11시02분 양전산에 닿았다. 조망만 된다면 우측으로 학생수 감소로 폐교 위기에 직면한 모교와 맑은 영천강이 보일것이고 방과후 허기져 가다가 만취산 밑 강바닥 자갈위에 지천으로 늘려있던 고구마 빼떼기(절간 고구마)상습적으로 가방에 주워담다가 결국 덜미를 잡혀 책가방 압수(압류)당해 발이손이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돌려주지않던 강부잣집(姜)어른(작고)(그 분 자제분이 졸자 중악교 농업 선생하시다가 교육대학 교수로 재직 현재 정년퇴임) 무섭던 평촌앞강변도 보일텐데... 그때 맞은 볼때기 몇대가 어찌나 분하고 억울했던지 모두가 두고두고 원망했었다.
이곳에 나는 얼마만에 오는가? 잘 다듬어진 헬기장엔 잡초가 무성해 분간이 어려운 내 고향에서 가장높은 봉대산이다. 발아래 유서깊은 남악서원과 설총과 김유신 장군의 정신을 모신 사당이 있어 해마다 제를 올린다. 장군이 삼국통일후 피묻은 보검을 영천강에 씻고간후 마을명이 없었던 졸자의 고향마을은 보검을 씻어니 명경(거울)과 같다고 하여 "세경(洗鏡)이라 지었다 하던가?(졸자 主) 옛날 졸자의 부(父)께서는 이곳 봉대산엔 호랑이를 비롯해 야수가 득실거려 나무꾼조차도 접근을 못했다는 이야기를 종종 해주셨고 지역의 수호산이라며 신성시 하기를 당부 하셨다. 봉대산 조차도 밀림지대라 조망을 못하고 12시10분 350봉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들기로 했다. 김해아우는 낙남정간의 脈이 고향으로 나 있는줄을 몰랐다며 사뭇 기분좋게 무게를 둔다.
장재.죽곡마을.
무려 67분간의 식사와 디저트로 허기진배를 채운 우리는 14:46. 310봉에 도착하고 15시24분경 260봉 감나무밭쪽으로 나가니 그제서야 지나온 봉대산과 죽곡.장재마을이 손에 잡힐듯 보인다. 멀리 영천벼리끝 계승사가 있는 금태산과 도립공원 연화산이 하늘금을 그리며 제법 중후한 산세를 뽐내고 있다. 바늘하나 들어갈 틈도없이 봉대산 줄기는 온통 녹색이다. 10구간은 지금까지 걸어온 구간중 산세가 제일 부드럽고 전해오는 야설또한 많은곳이다. 남악서원이 그렇고 11구간 시작점인 돌장고개 또한 그러하다. 고향마을앞 대전 통영간 고속도로가 돌아가는 당목산(유일하게 줄기없이 육지의 섬으로 된 산)의 유래는 수년전 MBC라디오 전설따라 삼천리에도 방송이 될정도로 유명하다. 도랑에 빨래하려 나온 처녀의 놀란 고함소리가 없었다면 당목산은 현재의 위치에 있지않고 떠내려 갔을것이고 그렇게 되었다면 고향마을은 수도(首都)가 되었을것이라는 전설은 언제 들어도 기분좋다. 어릴때 그 산엔 무슨넘의 황새떼가 그리도 많던지... 191봉 밤나무밭에 오자 석계(돌고지)들판너머로 고향이 보인다. 옛부터 사천 고성 진주로 가는 사통팔달 교통 요충지라 5일장이 더없이 번창했던 이곳 (아직도 작지만 5일장은 선다)토박이 보다는 타관에서 온 사람들이 더 잘살게되어 있다는 터. 가마솥 돼지국물에 탁배기 몇사발 돌면 걸죽한 육자배기에 고달픈 삶도 한고개 넘어가던 고향. 설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고향은 언제나 어머니 품속이 아닐련지... 졸자는 팔순의 노모가 계시는 내고향이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게 보인다. 잠시 고향의 옛모습을 생각하다가 길 재촉하니 둔탁한 고속도 공사장 중기소리가 들린다. 돌장재 바로위다. 산행대장과 김해아우는 하산하여 차량을 대기 시키고 7시간53분간의 여정은 끝이나고 우리는 졸자의 고향강가로 갔다. 고향을 지키는 하창준회원이 대원들을 위해 토종닭에 각종 약초를 넣어 한솥고운 백숙은 별미다. 마주치는 정다운 고향 사람들. 아! 그리고 너무 오랫동안 잊어버렸던 추억하나 "여꼴대(여귀)를 찧어 강물에 풀어 고기를 기절시키던것을" 재현하며 무려 2시간동안 물장구치며 동심으로 돌아간 제10구간 고향가는길은 참 행복한 산길이였다. 대원들 보신해준 하창준회원 고향의 맥 함께 동행한 김해 김종길아우. 그리고 부대장을 비롯한 종주대원 여러분께 또 감사를 드린다. 11구간은 물레돌 박힌 돌장재에서 시작하여 의무담당(여 총무)의 친정마을뒤로 돌아 갑니다.
고향강. 옛생각에 여꼴대를 쉼없이 찍었지만 피래미 한마리 기절하지 않았다.
낙남정간 제10구간 기록표 / 기록 김상복 부회장
지 점 도착시간 소요시간 누 계 비고
정날고개 08:22
백운산 09:32 1:10 1:10 산딸기 지천
문고개 10:14 :42 1:52 임도
부런이재 10:33 :19 2:11 영부리.영동 고봉
양정산 11:02 :29 2:40
봉대산 11:58 :56 3:36 남악서원.죽곡
350봉 12:10 :12 3:48 점심(67분간)
310봉 14:46 2:36 6:24 봉대산보임
260봉 15:24 :38 7:02
191봉 16:06 :42 7:44
돌장고개 16:15 :09 7:53 고향마을 보임
제10구간 개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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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나도 따라다니고싶다.ㅎㅎㅎㅎ부럽네..
회장님 꼭 제 고향에 간것 같습니다. 서럽던 시절들...땔나무 엄청시리 하던 지금도 나무는 하기싫다
고향강가에 발담근 대원들의 모습이 참말로 여유로워 보여 넘 좋슴니다.
우리들의 고향산천과 옛추억 한아름 담고 가는 낙남정간 종주길 ♬흘러간다~ ♬돌아간다~ ♬머물다간다~
복분자 넝쿨에 좀 할퀴였지만,상쾌한 산길 이였습니다. 회장님,대원님 모두 건강하시고,영신봉 구간을 고대 합니다. 소고기,엄계탕 잘먹었습니다.올여름 보양식은 그것으로 족할것 같습니다.
회장님 장재 죽곡마을 올려놓으셨군요 저도 그옆을 지나가면서 감회가 깊었습니다. 친정 감나무산을 지나니까요.울 회원님도 가을이였으면 감한개씩 따 주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