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와인의 종류를 언급할 때 흔히들 “하늘의 별만큼 많다”는 말을 한다. 오늘은 그 하늘의 별들 중 특별한 별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된 사연을 소개하고자 한다.
캐나다 퀘벡 주의 동쪽에 있는 해발 712미터의 피나클 산 기슭에는 52만 평의 대규모 사과농장이 있다. 북위 45도로서 세계 주요 와인 생산지역과 같은 위도상이다. 여기에서는 캐나다 원산인 매킨토시 품종을 비롯해 여섯 종류의 사과를 재배하는데, 바로 아이스 애플와인을 만드는 원료들이다.
사과는 익어가는 정도에 따라 10월부터 다음해 1월까지 수확 후, 즙착 과정을 거쳐 생산한 사과즙에 효모를 첨가시켜 애플와인을 만드는데 그 과정이 일반 와인과는 상당히 다르다.
일반 와인은 발효기간이 1 ~ 2주에 불과하고 발효기간도 가장 긴 후식용 와인이 1~3개월인데 비해, 애플와인은 8~9개월의 발효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긴 기간을 거쳐서 생산되므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품질이 잘 변하지 않아 장기간 보관이 가능함은 물론 다양한 종류의 향도 갖게 된다.
이 와인은 밝고 짙은 황금색을 띠는데 일반 와인 병의 절반 크기인 375밀리리터의 매우 개성 있게 디자인된 병에 담겨 나온다. 맛은 단맛과 신선한 사과 향이 잘 조화를 이뤄 아주 부드러우며 마시고 나면 사과 특유의 신맛으로 해서 상쾌한 기분이 든다. 풍부한 질감과 애플와인만의 특징인 산뜻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끼려면 섭씨 4~6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낮은 온도에서 집중되는 듯한 느낌을 잘 전달해 주기 때문이다.
원래 단맛이 강한 아이스와인은 포도로 제조하는데 17세기에 독일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독일의 추운 기후를 이용해 포도가 얼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해 꿀 향이 진하게 풍기며 단맛이 나는 와인으로 아이스바인(Eiswein)이라고도 부른다. 1970년대 초부터 캐나다 오대호 부근 포도 재배 지역에서도 청포도로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국제적으로도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아이스 애플와인은 프랑스 출신의 와인 메이커 크리스티앙 바토므프(Cristian Barthomeuf)가 최초로 개발했는데, 10년간의 연구 개발과정을 거쳐 완전히 새로운 타입의 와인을 만들어냈다.
현재 대한항공 기내에서 판매 중인 피나클(Pinnacle) 애플와인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사과를 사용해 제조한 아이스와인으로서 사과 이외의 첨가물이 전혀 없는 순수 자연산 와인이다. 또한 사과 특유의 신맛이 단맛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와인의 품질 유지 기간이 최소 10~15년으로 병에 담은 후에도 계속 품질이 향상된다. 단맛이 강하지만 신맛이 살아있어 식전주로도 좋으며 가벼운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후식 와인, 식후주로도 적합하다.
와인은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술 중에 하나다. 따라서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와인을 발견하는 것도 와인을 마시는 즐거움 중 하나일 것이다.
<방진식 / 대한항공 기내식사업본부 차장>